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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스펙터 폴더블 즉석 리뷰 | ‘눈물 나는’ 가격표, ‘마음 설레는’ 쓰리인원 디자인

Dominic Bayley | PCWorld 2023.10.16
최근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에서 열린 행사에서 길지 않은 시간 동안 HP 스펙터 폴더블(Spectre Foldable) PC를 직접 만져봤다. 이 새로운 폼팩터의 제품이 문제가 많았던 초기 단계를 지나고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새로운 기술로 기존 문제를 해결했고, 결과적으로 HP 스펙터 폴더블 PC는 예상보다 훨씬 더 세련되고 대체로 HP가 주장하는 만큼 좋은 성능을 발휘한다.
 
ⓒ Dominic Bayley/IDG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디자인이다. 대단히 얇고 가벼우며 쉽게 다룰 수 있다. 크기는 펼친 상태에서 37.6×22.7×0.8cm이고(접은 상태에서는 37.6×27.7×2.1cm), 무게는 1.4kg(키보드 부착 시 1.6kg)에 불과하다. 비슷한 경쟁 제품인 에이수스 제피러스 17 폴드 올레드(Zephyrus 17 Fold OLED)보다 약간 더 작고 가볍다. 이 제품을 잘 모르는 이를 위해 설명하면, 책처럼 접혔다가 다시 열리는 형태인데, 사실상 하나의 연속적인 디스플레이다. 노트북, 태블릿, 17인치 데스크톱 PC 등 3가지 형태가 한 제품에 구현된 쓰리인원(3-in-1)이다. 노트북 모드와 확장된 17인치 데스크톱 모드 사이의 변신은 확실히 인상적이다.

스펙터 폴더블은 눈 깜박할 사이에 변신하는 카멜레온 같다. 이 제품의 다양한 형태를 차례로 사용해 본 느낌은 마치 관광 지도를 순진하게 잘못 사용하는 바람에 도시 한 구역만 보다가 우연히 펼쳤더니 비로소 도시 전체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소형 12.3인치 노트북 형태와 데스크톱 형태의 크기 차이를 처음에는 가늠하기 힘들었다. 제품을 펼쳐 보인 첫 시연 장면을 놓쳤기 때문이다. 직접 써보니 변신 모습은 두 눈으로 제대로 집중해서 봐야 할만큼 대단했다.
 
노트북 모드로 접으면 꽤 작다. ⓒ Dominic Bayley/IDG

어느새 이런 제품이 나왔고 실제 당장 사용할 수 있다니 놀라웠다. 사실 필자는 이동할 일이 매우 잦고 더 큰 화면으로 리뷰를 작성하고 싶은 마음이 매우 간절해 24인치 게임용 모니터를 가지고 다닐까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필자 같은 생각을 했던 사용자라면 매우 좋아할 제품이다. 여러 가지 구성을 살펴보니 놀라운 점이 더 있었다. 노트북 모드, 태블릿 모드, 데스크톱 모드만이 아니라 HP에서 확장 1.5 화면 모드라고 부르는 추가 모드로도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모드에서는 하단 디스플레이의 4분의 1만 보이는데, 에이수스 로그 제피러스 듀오(ROG Zephyrus Duo) 노트북의 듀얼 화면 구성과 비슷하다.

스펙터의 지능형 일반 크기 블루투스 키보드는 다양한 모드를 각각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데 큰 부분을 차지한다. 디스플레이에 붙이고 떼기가 쉽고 접촉 시 디스플레이의 하단 부분을 검게 처리하기까지 해서 원치 않는 빛 반사가 전혀 없다. 자석으로 단단히 고정되어 쉽게 분리되지 않고 떼어낼 때는 최소한의 힘만 든다. 스펙터 폴더블에는 자석형 HP 무선 충전식 MRP2.0 틸트 펜(HP Wireless Rechargeable MPP2.0 Tilt Pen)도 함께 제공된다. 키보드와 펜 모두 모두 잘 작동하고 사용하기 편하다. 장치에 부착된 상태로 충전된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노트북 모드에서는 우리가 익히 아는 노트북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마그네틱 키보드는 쉽게 뗄 수 있다. ⓒ Dominic Bayley/IDG

노트북을 확장 1.5 화면 모드로 바꿀 때는 디스플레이 가장자리의 센서와 일치하는 키보드의 측면 센서가 잘 활용된다. 하단에서 키보드를 떼어낸 후 얼추 디스플레이 하반부 쪽으로 맞추기만 하면 자석 키보드가 제자리에 탁 붙는다. 따라서 정확한 자리를 찾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이 노트북에는 키보드 외에도 1TB PCIe 4세대 NVMe SSD 드라이브, 16GB DDR5 RAM, 5MP HP 트루 비전 카메라(True Vision Camera), 와이파이 6E 가능 무선 네트워크 카드 등이 들어갔다. 필자는 포트 옵션을 미처 살펴보지 못한 상태로 제품을 접했기 때문에 썬더볼트 4 포트가 두 개밖에 없다는 점을 보고 꽤 놀랐다. 노트북 대부분은 썬더볼트 4 포트는 물론이고 여러 개의 USB-C, USB-A 옵션이 있는데 이 제품은 달랐다. 기존 노트북보다 약간 얇기 때문인 것 같은데, 어쩌면 0.8cm 패널에 썬더볼트 4 포트가 있다는 것이 놀라운 것일 수도 있다.
 
1.5 확장 모드에서는 키보드가 아래쪽 일부를 차지한다. ⓒ Dominic Bayley/IDG

기존 접이식 노트북에 대한 주요 비판거리 중 하나는 접는 부분에 대한 것이었는데 실제로 비판을 받을 만 했다. 접는 부분의 오목한 모양이 빛을 반사하는 경향이 있어서 디스플레이에서 접는 부분이 나타나는 곳은 보기가 거의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스펙터 폴더블에도 같은 문제가 있다. 빛이 많이 반사됐다. 그러나 경쟁 제품에 비해 눈에 훨씬 덜 띈다. HP가 주름 폭을 단 3mm로 만드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에이수스 제피러스 17 폴드 올레드의 5mm 주름에 비하면 스펙터에서 빛이 반사되는 부분이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더구나 스펙터는 접이식 기기에서 자주 발생하는 다른 2가지 문제, 즉 눈에 보이는 혹과 접히는 부분의 내구성 부족을 어느 정도 극복했다. 디스플레이는 놀랍도록 평평해 보이고, 접힌 부분 바로 뒤의 금속 보강재를 둬서 튼튼하게 느껴진다. 이런 스마트한 디자인의 중요성은 충분히 높게 평가할만한 변화다.
 
데스크톱 모드에서는 17인치 OLED 디스플레이가 된다. ⓒ Dominic Bayley/IDG

CPU 성능에 관련해서 리뷰 시간이 짧아서 벤치마크를 해 볼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브라우징, 프로그램 열고 닫기, 동영상 실행 등 가벼운 작업을 해보니 상당히 빠르고 반응성이 좋았다. 프로그램이 2초도 안 되어 열려 이 노트북의 인텔 코어 i7-1250U CPU가 일반적인 생산성 작업은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영상과 이미지 역시 이 노트북의 2.5K(2560×1920), 99.5% DCI-P3 색상 범위 OLED 디스플레이에서 훌륭하게 재생됐다. 스펙터가 폴더블 기술을 적용했다는 이유만으로 OLED 패널보다 품질이 낮은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일반 노트북에 탑재된 OLED에서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베젤도 꽤 얇아 시각적으로 거슬리지도 않는다.

배터리 지속 시간 테스트도 이번에는 불가능했지만, 이런 얇은 기기에 놀랍게도 6셀 충전식 94.3 WHr 배터리를 장착했다. 배터리는 두 부분으로 분할해 패널 한쪽 아래에 별도로 배치했고 그 밖의 부품을 다른 영역에 넣었다. HP 측은 최대 12시간 30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실제로 이 정도를 지원한다면 매우 준수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받침대가 안정적이다. ⓒ Dominic Bayley/IDG

제품을 잠시 만져보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HP가 스펙터 폴더블에서 성취한 성과는 상당하다. 단순히 앞으로 더 좋은 제품을 위한 과도기적 기기가 아니라 지금 이미 만족할 수준의 제품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단, 단점이 없지는 않다. 오랜만에 만난 '설레는' 기기임은 분명하지만, 4,999.99달러라는 가격표는 아무리 폴더블 노트북이라고 해도 '눈물 나게' 비싸다. HP 스펙터 폴더블은 (미국 기준) HP 웹사이트(HP.com)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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