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상무의 새 둥지가 된 ㈜한화는 한화그룹의 모기업으로 글로벌, 모멘텀, 건설이라는 3개 부문에서 무기화학부터 열 기술, 자동화 기술, 건축, 토목, 플랜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체 사업을 추진하고 기술 관련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사업 스펙트럼이 넓지만 모두 부가가치가 높고 다양한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인프라 개발 사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내부 생산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혁신 기술을 적용해 꾸준히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하는 입장에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CIO 업무를 맡은 지 이제 6개월, 정해진 상무가 구상하는 ㈜한화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전사적 문화 구축 계획을 들어봤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서 시작하는 ㈜한화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ERP로 기간계 시스템 원리를 배우고, 영업을 통해 다양한 관계 맺기에 익숙해지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초기에 혁신 랩장을 맡아 빠르게 신기술을 익힐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 영역을 바꿀 때마다 '깨지면서 배웠'지만 그만큼 성장할 수 있었죠."정해진 상무는 영업, 신사업 등 기술로 매출을 만드는 업무를 주로 해 왔다. 이제는 새로운 위치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 상태지만, 초반에는 정체성이 헷갈렸을 법도 하다.
“CIO는 PC 유지보수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까지 폭넓은 영역을 다뤄야 합니다. 특히 시스템은 장애가 발생하면 끝까지 복구해야 하고 무결해야 하므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한화의 주요 사업 부문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기술로 경쟁력을 올리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상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을 데이터로 보고 있었다. 다양한 혁신 기술이 융합되어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 과정을 지원하고 조직의 혁신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정답'을 내놓았다. 동시에 데이터의 수집-분석-시각화라는 3개 요소를 하나의 사이클로 인식하고 어떻게 적재적소에 잘 활용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각은 ㈜한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의 핵심에도 영향을 미쳤다. 3개 사업부의 인더스트리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 담기 어렵고, 따라서 사업의 자유도를 유지하면서 통합이라는 효과를 얻는 방식이 필요했다.
“㈜한화는 글로벌, 모멘텀, 건설의 3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어 공통 과제와 사업 고유 과제를 각각 선정했습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구축은 사업 특성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일반적 기술이므로 모든 데이터를 잘 수집,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틀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인적 자원 시너지다. 각 사업부가 일일이 고급 데이터 전문가를 구인해 플랫폼을 개발하기보다 ㈜한화 전체에서 인력과 틀을 함께 지원하면 데이터 전문가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고 중복 업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 정해진 상무는 여러 가지 난관이 있지만 시범 과제부터 차근차근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대는 구분일 뿐, 건강한 긴장 유지하면 갈등은 없다
정해진 상무는 특히 리더십과 실행력, 기술에 대한 이해 등 기존 CIO의 미션 외에도 급변하는 IT 세계를 읽는 힘과 내부 조직원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필요한 ‘말랑말랑한 문화 만들기’ 역시 하드웨어나 기술 도입에 앞서 사고방식의 혁신까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세운 목표다. 궁금한 신기술을 알아보기 위해서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싶어도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웠던 신입사원 시절의 기억도 영향을 미쳤다.
“하던 업무에만 익숙해져서 신기술 공부를 도외시하고 아웃소싱 업체에 의존하거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윗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불안해지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없어요. 기술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싶어 하는 직원들에게는 일일이 허락받지 말고 얼마든지 가라고 떠밉니다. 이제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기술 지식을 습득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시범 프로젝트나 PoC 역시 적극 권장한다. 실패해도 상관없고, 직접 한번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계속 던진 것이다. 정해진 상무는 직원들이 겁내지 않고 신기술을 공부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해결 방안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결과까지 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파일럿 프로젝트 없이 본격적으로 몇십억 원 투자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더 큰 일이죠. 다행히 ㈜한화 직원들은 생각이 ‘말랑말랑’해서 반응이 좋습니다.”
유튜브하는 CIO가 Z 세대를 존중하는 방법
Z 세대와 가까워지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정해진 상무는 신입 직원들은 항상 어떤 사안에든 근거를 납득하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세대는 구분일 뿐이겠지만, 업무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에게는 그 업무의 의미와 개선 효과, 배경 등을 제공하면서 동기 부여를 해야 합니다. 새로운 구성원의 특성에 맞게 회사도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바라는 것은 최대한 들어주되 아웃풋도 내자는 건강한 긴장이 필요합니다.”

정해진 상무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IT 업체 행사에서 발표한 영상을 영구적으로 보관할 방법을 찾다가 채널을 연 이후로 ESG, 예지보전 사업 홍보 영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 결과물 등을 직접 업로드하고 있다. 이후 여행과 하버드 최고 경영자 과정(Advanced Management Program) 교육 경험 등 개인 영상도 공유한다. 유튜브 채널을 보고 ESG 시스템 구축에 대한 문의를 하는 업체도 많다.
유튜버 경영진답게 직원들에게 업무 시간에도 당당하게 유튜브를 보라고 이야기한다. ‘지금 당장 하지 않을 일인데 왜 알아야 하나?’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나 방향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해진 상무는 신기술을 일찍 익혀 둬야만 실제 적용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업무 제1원칙 “작게 여러 번 실패해야 빨리 일어난다”
여러 보직을 거치는 동안 해외 혁신 기술 업체의 사고와 행동 방식도 많이 관찰했다. 꼼꼼한 계획주의자 성향을 지녔지만, 큰 고민 없이 도전한 후 실패하더라도 얼른 방향을 전환하는 유연한 사고가 현대 IT에 꼭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은 것이다.
“한국인 시각에서 보면 정말 일 안 하는 것 같은데, 세상은 결국 그런 사람들이 이끌고 있더라고요.”
정해진 상무는 대표적인 시행착오로 해외 AI 업체와 한화손해보험의 클레임 고도화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을 꼽았다. AI 학습 초기였기 때문에 기술 격차가 커 프로젝트 내용을 일일이 물어보지도 못하고, 물어봐도 이해하지 못하는 수모 아닌 수모를 겪었다. 이후 고려대학교와 산학 협정을 맺고 프로젝트 내용을 복기하는 학습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직원들의 반응은 고무적이었다. 작은 실패 후 빠르게 회복하고 지식 내재화로 전환할 수 있음을 직접 체험했다.
“기술 격차를 뼈저리게 느꼈지만, 산학 과정에서 프로젝트를 되풀이하는 오답 풀이를 진행한 후에는 ‘우리 직원들이 달라졌어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래의 CIO, 멀티 플레이어가 돼야
과거 CIO의 주요 관심사는 ERP,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버, 네트워크 등의 시스템 구축이었다. 그러나 정해진 상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구성하는 혁신 기술을 적용하고 기업의 주요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역할을 크게 강조했다. 또한, 챗GPT 등 AI 기술의 등장으로 다시 한번 일어나는 지각 변동에 관심을 가지고 기술의 발전 방향을 주시하면서 CTO와 CISO의 역할까지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정해진 상무는 ㈜한화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서도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궁극적으로는 원하는 데이터를 적시에 활용해 업무 경험치나 인력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을 시스템화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사무 생산성도 개선해 신기술로 수작업을 줄이고 업무의 핵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혁신 기술을 적시에 적용해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을 ㈜한화만의 특색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기존의 경직된 구조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따라서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학습과 도전으로 기술 이해와 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rin_hu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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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l
데이터센터 성능을 재정의하는 게임 체인저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 Getty Images Bank AI, HPC, 첨단 분석 등 새로운 유형의 워크로드가 급부상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성능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사파이어 래피즈)라는 답을 내놓았다. 인텔은 이전 세대에 비해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로 차세대 데이터센터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성능 최적화의 새로운 관점 ‘워크로드 최적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 각각의 요구에 맞는 최대 성능을 끌어 낸다’라는 한 줄로 핵심을 짚을 수 있다. 이 프로세서의 설계 사상은 AI, HPC, 첨단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CPU 및 관련 기술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주목하는 주요 워크로드는 각각 성능에 대한 요구와 기준이 다르다. 예들 들어 AI 워크로드는 매트릭스 연산과 병렬 처리에 크게 의존한다. 더불어 대용량 데이터 세트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CPU와 메모리 간의 효율적인 데이터 전송을 위해 높은 메모리 대역폭이 필요하다. AI 워크로드에 맞는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고급 매트릭스 확장(AMX)과 같은 특수 명령어 세트와 통합 가속기를 내장하였다. 이는 꽤 주목할 개선이다. AMX의 내재화는 CPU도 AI 처리가 준비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AI 인프라에서 CPU의 역할을 크게 확장할 전망이다. 최근 ChatGPT의 등장과 함께 모든 기업의 관심사가 된 초거대 언어 모델 기반 생성형 AI 전략 수립에 있어 AMX에 관심을 두는 곳이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HPC 워크로드는 복잡한 수학적 계산이 포함되며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을 보장해야 한다. HPC 워크로드에는 병렬 처리가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멀티코어 CPU는 이러한 워크로드를 가속하는 데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HPC 시뮬레이션은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를 위해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도 요구한다. 이런 특수성도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유연하게 수용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8채널 DDR5 메모리 구성 및 인텔 옵테인 퍼시스턴트 메모리(Optane Persistent Memory)를 지원하여 HPC 시뮬레이션을 위한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제공한다. 또한, PCIe 5.0을 지원하여 PCIe 4.0의 두 배에 달하는 대역폭을 제공하여 CPU와 가속기 및 스토리지와 같은 기타 장치 간의 통신 속도가 빠르다. QAT를 통해 암호화 및 압축 워크로드를 가속화하여 네트워킹 및 스토리지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성능과 효율성도 크게 높인다. 열거한 특징들은 HPC뿐 아니라 AI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에도 부합한다. 다음으로 첨단 분석의 경우 적시에 통찰력을 제공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려면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CPU가 필요하다. 인텔은 단일 스레드 성능 및 멀티 스레딩 기능을 향상시켜 실시간 분석을 위한 저지연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인텔 프로세서는 최적화된 캐시 계층 구조를 갖추고 있어 메모리 액세스 시간을 최소화하여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의 지연 시간을 줄이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여기에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넓은 메모리 대역폭으로 데이터베이스 성능을 향상하고 인텔 인-메모리 분석 가속기(IAA),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이는 인텔 데이터 스트리밍 가속기(DSA)까지 통합하여 실시간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였다. 요약하자면 워크로드마다 특화된 CPU 기능, 아키텍처 또는 가속기가 필요한 요구사항이 다르다. AI 워크로드는 가속 기술과 넓은 메모리 대역폭의 이점을 누리고, HPC 워크로드는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과 병렬 처리가 필요하며,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는 지연 시간이 짧은 처리와 효율적인 I/O 및 스토리지가 필요하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를 수용하여 각각 최대의 성능을 끌어 낸다. 워크로드 최적화 성능 추구가 가능한 이유 CPU의 발전사를 보면 무어의 법칙의 시대를 지나 멀티 코어의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멀티 코어는 현재 진화를 거듭 중인데 최근 동향은 더 나은 성능과 에너지 효율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워크로드별 최적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텔은 코어 수를 늘리는 가운데 다양한 가속기를 CPU에 통합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멀티코어 아키텍처는 병렬 처리를 가능하게 하여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예를 들어 인텔의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60개의 코어를 가지고 있어 AI, HPC, 실시간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 처리에 이상적이다. 여기에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여 워크로드마다 차이를 보이는 최적의 성능 목표 달성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또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CPU와 가속기 간의 고속 통신을 위해 설계된 개방형 산업 표준 인터커넥트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인텔은 상호 연결 및 효율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4개의 실리콘 다이를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라는 고급 패키징 기술로 연결했다. 인텔의 EMIB 기술은 CPU 설계 및 패키징의 패러다임 전환을 잘 보여준다. 인텔은 프로세서를 타일이라고 하는 더 작은 모듈식 구성 요소로 분할하고 EMIB라는 작은 실리콘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Monolithic 구조와 같은 성능, 에너지 효율성 및 설계 유연성을 높였고 그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인텔은 고급 패키징 기술을 통해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면서도 높은 전력 효율을 달성했다. 가령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내장된 가속기를 사용하면 이전 세대 대비 워크로드 처리에 있어 평균 2.9배 높은 와트당 성능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더 자세히 알아보면 범용 컴퓨팅에서 53% 평균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AI는 최대 10배 높은 추론과 학습 성능, 네트워킹과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95% 적은 코어로 더 높은 데이터 압축 성능을 보여 최대 2배 성능을 높일 수 있고, 데이터 분석의 경우 최대 3배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 달라진 게임의 법칙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의 등장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장을 놓고 벌이는 다양한 프로세서 간 새로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다. 다양한 워크로드의 급변하는 요구 사항을 해결하고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에 중점을 둔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상징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반도체 시장의 게임의 법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증인이다.
Intel
인텔이 12가지 가속기로 데이터센터에 확장성과 유연성을 추가하는 방법
ⓒ Getty Images Bank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인텔의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최근 출시됐다. 이 칩은 12가지 가속기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능적인 흥미를 넘어 인텔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데이터센터, 서버, 클라우드 시장에 대응하는 방법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로세서의 근본적인 역할은 연산에 있다. 프로세서는 여전히 연산을 빠르게 많이 할 수 있으면 좋다. 하지만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종류와 특성이 다양해지면서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도 진화했다. 그리고 이는 실질적인 성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나승주 인텔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새로운 데이터센터 환경을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 Intel “단순히 작동속도와 코어의 개수를 늘리는 것만이 최고의 가치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와 복잡한 데이터 처리에 대한 필요성을 풀어내기 위한 방법은 단순히 트랜지스터 수에만 의존할 일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인텔코리아 나승주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데이터센터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프로세서 구조도 새로 그려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 관점에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이전과 다른 두 가지 전환점을 갖는다. 한 가지는 연산의 양적 증가, 다른 하나는 데이터 처리의 효율성이다. “모놀리식 아키텍처로는 소켓당 절대적 성능을 높이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단위 칩을 더 작게 만들고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고 단일 칩에 준하는 처리 능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최대 4개의 칩릿을 묶는 구조로 같은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을 수 있다. ⓒ Intel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칩릿(Chiplet)’ 구조를 녹였다. 한정된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는 것은 반도체 업계의 숙제였다.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4개의 칩릿을 이어 붙여 최대 60개 코어를 쓴다. 칩릿 구조는 생산이 훨씬 쉬워지고 필요에 따라서 단일 칩부터 2개, 4개 등 필요한 만큼 이어 붙여 다양한 설계의 자유도를 제공하기도 한다. 핵심 기술은 칩과 칩 사이를 손실없이 연결하는 데에 있다. “중요한 것은 인터페이스와 패키징 기술입니다. 사실 이 칩릿 구조는 인텔만의 고민은 아닙니다. 반도체 업계, 그리고 더 나아가 산업 전체의 숙제이기 때문에 이를 공론화해서 업계가 함께 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나승주 상무는 기술 개방과 표준에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다.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컨소시엄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경쟁을 내려놓고 답을 찾아가고 있다. UCIe는 단순히 코어와 코어를 연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단일 패키지 안에서 GPU도, 컨트롤러도, 또 가속기도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이어붙일 수 있다. 성능의 확장 뿐 아니라 단순화된 칩들을 자유롭게 맞붙이는 설계의 자유도 얻게 된다. ⓒ Intel 이 모듈형 칩릿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바로 12가지 가속기다. 데이터의 특성에 맞는 처리 방법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인텔은 오래 전부터 MMX(Multi Media eXtension)와 SSE(Streaming SIMD eXtensions)를 비롯해 AVX(Advanced Vector Extensions)와 최근에는 AMX (Advanced Matrix Extensions) 까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사파이어 래피즈의 가속기는 프로세서를 현대 데이터센터의 필요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나승주 상무의 설명이다. “클라우드는 가상머신과 네트워크는 물론이고, 암호화와 인공지능 처리까지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에 기업은 설계의 고민이 많습니다. 클라우드에서 GPU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머신러닝의 학습과 추론 작업의 80%가 CPU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프로세서가 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AMX(Advanced Matrix Extensions)가 더해진 이유도 막대한 실시간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범용적인 인공지능 학습이 CPU만으로 충분히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AMX는 텐서플로와 파이토치 등 범용적인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에 최적화되어 기존 환경을 그대로 가속한다. 12가지 가속기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특성에 맞는 서버를 구성할 수 있다. ⓒ Intel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에서 큰 리소스를 차지하는 암호화 효율을 높여주는 QAT(QuickAssist Technology), 로드밸런싱을 맡는 DLB(Dynamic Load Balancer), 인메모리 분석 처리를 가속하는 IAA(In-Memory Analytics Accelerator), 데이터 스트리밍을 가속하는 DSA(Data Streaming Accelerator) 등 별도의 전용 가속 코어를 두고, 필요에 따라서 가속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이는 데이터센터의 자원 관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가속기가 실제 현장에서 주는 가치는 특정 리소스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도 있지만 특정 처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 CPU가 본래 해야 할 연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데이터센터에서 70개 코어를 할당해서 쓰던 암호화가 사파이어 래피즈의 QAT 가속기를 이용하면 11개 코어로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실제로 데이터센터가 처리해야 하는 인스턴스에 할당되면서 자원의 효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 Intel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구조의 변화와 가속기를 통해서 ‘스케일러블(Scalable)’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확장성을 갖게 됐다. 이는 곧 데이터센터의 최적화, 그리고 유연성과도 연결된다. 반도체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하고,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기술로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