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11이 형편없는 운영체제는 아니다. 이 (불)명예는 윈도우 ME(Windows ME)에게 돌아갔고, 비스타(Vista)가 2위를 차지했다(개인적으로 윈도우 ME가 설치된 부모님의 컴퓨터를 손봤을 때가 인생 최악의 순간 중 하나다). 순위권에 들진 않았지만... 윈도우 11이 출시된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윈도우 11을 사용할 때마다 윈도우 10을 그리워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운영체제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즉 근무 시간 동안 참고 견뎌내야만 하는 존재가 됐을까? 이 운영체제는 여러 골칫거리의 집합이다. 쉽게 피할 수도 없다. 이를테면 윈도우 11 시작 메뉴는 여전히 성가시다. 여기서는 가장 짜증 나는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묻힌(또는 제거된) 컨트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팀은 어떤 피드백도 경청하지 않은 모양이다. 작년에 윈도우 11의 우측 클릭 메뉴가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기사를 썼었는데, 무려 12개월이 지난 지금도 이 비판은 여전히 반복할 가치가 있다. 수십 년 동안(말 그대로 진짜 수십 년) 윈도우는 ‘컨텍스트 메뉴(context menu)’를 통해 새로고침 등의 작업 단축키를 제공했다. 하지만 윈도우 11에서는 이런 주요 기능이 갑자기 우측 클릭 보조 메뉴로 옮겨졌다.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찾을 수 있었던 기능이 이제는 두 번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파일 탐색기의 리본(ribbon)이 없어져 다른 많은 명령이 전면 중앙에 배치된 것과 마찬가지로, 이 불편한 기능은 기본값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무용으로 실행하는 모든 윈도우 11 PC의 레지스트리를 살펴볼 수 있을까? 가능하다. 그렇다고 레지스트리를 엉망으로 만드는 게 좋을까? 그렇지 않다.
모두 똑같아 보이는 설정 메뉴

윈도우 11의 설정 메뉴 옵션이 모두 너무 비슷해서 황당할 정도다. 오해는 말자. 반투명한 블록이어서 예쁘긴 하다. 하지만 조정하고 싶은 기능을 빠르게 찾는 것이 너무 어렵다. 윈도우 10에서 윈도우 11로 가면서 일부 요소가 변경됐기 때문에 더 그렇다. 검색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구글에서 적절한 검색어를 먼저 파악하고 그다음 입력해야 한다면 실제로는 더 빠른 게 아니다.
버그

현재 사용 중인 윈도우 11 컴퓨터는 때때로 알 수 없는 빈 시작 메뉴를 표시한다. 검색 기능도 동시에 작동을 멈춘다. 그 이유를 아직도 파악하지 못했다. 물론 매일 혹은 이틀마다 재부팅하는 일이 그렇게 끔찍하지는 않다. 일반적인 문제 해결 단계를 밟는 것보다는 시간이 덜 걸린다. 하지만 항상 즉시 재부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까 봐 늘 노심초사하게 된다. 설치한 앱과 윈도우가 맞지 않아서 그런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든 것을 삭제하고 다시 시작해야 하나? 소프트웨어가 거의 없는 PC치고는 이런 현상을 보인다는 게 상당히 이상하다.
이런 문제가 절대 일어나지 않는 게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윈도우 10이다.
기본 시작 메뉴 위치

윈도우 11 PC를 사용할 때마다 중앙의 시작 메뉴 버튼과 열린 앱 클러스터는 정말 당황스럽다. 물론 이제는 변경 가능한 설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업무상 끌 수가 없다. 필자의 업무 중 하나는 기본값을 고수하는 사용자가 있는 그대로 사용하거나 덜 귀찮게 변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 취향에 맞춰 컴퓨터를 구성해버리면 기본값이 무엇인지 그리고 기본값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필자는 모든 것을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한 대로 둔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의 경험을 직접 체득할 수 있어 잘 조언할 수 있다. 마조히즘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사실 맞기도 하다), 친구나 친척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기본값으로 남겨둔 부분과 수정한 부분을 기억하려 애쓰는 것은 정말 원하지 않는다.
한편 이 와중에도 시작 메뉴 단추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본능적으로 작업 표시줄의 왼쪽을 계속 클릭하고 있다.
로컬 계정의 부재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자신의 삶을 더 잘 아는 것은 사용자 개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스마트 보호 기능을 제공한다는 데 동의하는가? 그렇다. 특히 요즘 노트북을 많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PC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했을 때 기기 암호화 및 기타 기능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업무를 위해 수많은 컴퓨터에서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로그인한 후 온갖 잡다한 항목이 동기화되는 상황까지 원하는가? 그렇지 않다.
윈도우 10은 사용자가 계정으로 로그인하도록 부드럽게 재촉하지만 빠져나갈 수 있는 뒷문은 여전히 존재한다. 윈도우 11은 기본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을 사용하도록 한다. 윈도우 11이여, 엣지에서 살게 해 주길 바란다. 알아서 다 할 수 있다.
수정할 순 있지만 작동하진 않는...
레지스트리 수정이나 유료 소프트웨어로 모든 것을 조정할 수 있다는 필자의 언급을 약 15억 명의 사람들이 몰려와서 비판하기 직전이다. 물론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잠시 뒤로 물러나 생각해 보자.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그럴 수 없는 이유는 제쳐 두고, 왜 수십 년 동안 작동하던 기능을 되살리기 위해 레지스트리를 수정해야 하는 것일까? 또는 조정을 통해 익숙한 기능을 다시 추가하는 소프트웨어 비용을 왜 지불해야 하나? 이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런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능 중 일부는 수십 년 동안 사용돼 왔다.이는 윈도우 11 시작 메뉴가 공백이 될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혹은 아무 생각 없이 마우스를 작업 표시줄 왼쪽으로 옮길 때 드는 생각이다. 그때마다 한숨을 내쉬며 윈도우 10을 그리워한다. 필자처럼 미련을 떨쳐버릴 수 없다면 윈도우 11의 설정 5가지를 즉시 변경해보는 것도 좋다.
editor@itworld.co.kr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
Sponsored
Intel
데이터센터 성능을 재정의하는 게임 체인저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 Getty Images Bank AI, HPC, 첨단 분석 등 새로운 유형의 워크로드가 급부상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성능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사파이어 래피즈)라는 답을 내놓았다. 인텔은 이전 세대에 비해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로 차세대 데이터센터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성능 최적화의 새로운 관점 ‘워크로드 최적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 각각의 요구에 맞는 최대 성능을 끌어 낸다’라는 한 줄로 핵심을 짚을 수 있다. 이 프로세서의 설계 사상은 AI, HPC, 첨단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CPU 및 관련 기술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주목하는 주요 워크로드는 각각 성능에 대한 요구와 기준이 다르다. 예들 들어 AI 워크로드는 매트릭스 연산과 병렬 처리에 크게 의존한다. 더불어 대용량 데이터 세트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CPU와 메모리 간의 효율적인 데이터 전송을 위해 높은 메모리 대역폭이 필요하다. AI 워크로드에 맞는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고급 매트릭스 확장(AMX)과 같은 특수 명령어 세트와 통합 가속기를 내장하였다. 이는 꽤 주목할 개선이다. AMX의 내재화는 CPU도 AI 처리가 준비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AI 인프라에서 CPU의 역할을 크게 확장할 전망이다. 최근 ChatGPT의 등장과 함께 모든 기업의 관심사가 된 초거대 언어 모델 기반 생성형 AI 전략 수립에 있어 AMX에 관심을 두는 곳이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HPC 워크로드는 복잡한 수학적 계산이 포함되며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을 보장해야 한다. HPC 워크로드에는 병렬 처리가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멀티코어 CPU는 이러한 워크로드를 가속하는 데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HPC 시뮬레이션은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를 위해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도 요구한다. 이런 특수성도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유연하게 수용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8채널 DDR5 메모리 구성 및 인텔 옵테인 퍼시스턴트 메모리(Optane Persistent Memory)를 지원하여 HPC 시뮬레이션을 위한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제공한다. 또한, PCIe 5.0을 지원하여 PCIe 4.0의 두 배에 달하는 대역폭을 제공하여 CPU와 가속기 및 스토리지와 같은 기타 장치 간의 통신 속도가 빠르다. QAT를 통해 암호화 및 압축 워크로드를 가속화하여 네트워킹 및 스토리지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성능과 효율성도 크게 높인다. 열거한 특징들은 HPC뿐 아니라 AI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에도 부합한다. 다음으로 첨단 분석의 경우 적시에 통찰력을 제공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려면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CPU가 필요하다. 인텔은 단일 스레드 성능 및 멀티 스레딩 기능을 향상시켜 실시간 분석을 위한 저지연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인텔 프로세서는 최적화된 캐시 계층 구조를 갖추고 있어 메모리 액세스 시간을 최소화하여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의 지연 시간을 줄이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여기에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넓은 메모리 대역폭으로 데이터베이스 성능을 향상하고 인텔 인-메모리 분석 가속기(IAA),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이는 인텔 데이터 스트리밍 가속기(DSA)까지 통합하여 실시간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였다. 요약하자면 워크로드마다 특화된 CPU 기능, 아키텍처 또는 가속기가 필요한 요구사항이 다르다. AI 워크로드는 가속 기술과 넓은 메모리 대역폭의 이점을 누리고, HPC 워크로드는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과 병렬 처리가 필요하며,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는 지연 시간이 짧은 처리와 효율적인 I/O 및 스토리지가 필요하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를 수용하여 각각 최대의 성능을 끌어 낸다. 워크로드 최적화 성능 추구가 가능한 이유 CPU의 발전사를 보면 무어의 법칙의 시대를 지나 멀티 코어의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멀티 코어는 현재 진화를 거듭 중인데 최근 동향은 더 나은 성능과 에너지 효율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워크로드별 최적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텔은 코어 수를 늘리는 가운데 다양한 가속기를 CPU에 통합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멀티코어 아키텍처는 병렬 처리를 가능하게 하여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예를 들어 인텔의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60개의 코어를 가지고 있어 AI, HPC, 실시간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 처리에 이상적이다. 여기에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여 워크로드마다 차이를 보이는 최적의 성능 목표 달성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또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CPU와 가속기 간의 고속 통신을 위해 설계된 개방형 산업 표준 인터커넥트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인텔은 상호 연결 및 효율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4개의 실리콘 다이를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라는 고급 패키징 기술로 연결했다. 인텔의 EMIB 기술은 CPU 설계 및 패키징의 패러다임 전환을 잘 보여준다. 인텔은 프로세서를 타일이라고 하는 더 작은 모듈식 구성 요소로 분할하고 EMIB라는 작은 실리콘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Monolithic 구조와 같은 성능, 에너지 효율성 및 설계 유연성을 높였고 그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인텔은 고급 패키징 기술을 통해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면서도 높은 전력 효율을 달성했다. 가령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내장된 가속기를 사용하면 이전 세대 대비 워크로드 처리에 있어 평균 2.9배 높은 와트당 성능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더 자세히 알아보면 범용 컴퓨팅에서 53% 평균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AI는 최대 10배 높은 추론과 학습 성능, 네트워킹과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95% 적은 코어로 더 높은 데이터 압축 성능을 보여 최대 2배 성능을 높일 수 있고, 데이터 분석의 경우 최대 3배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 달라진 게임의 법칙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의 등장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장을 놓고 벌이는 다양한 프로세서 간 새로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다. 다양한 워크로드의 급변하는 요구 사항을 해결하고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에 중점을 둔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상징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반도체 시장의 게임의 법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증인이다.
Intel
인텔이 12가지 가속기로 데이터센터에 확장성과 유연성을 추가하는 방법
ⓒ Getty Images Bank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인텔의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최근 출시됐다. 이 칩은 12가지 가속기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능적인 흥미를 넘어 인텔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데이터센터, 서버, 클라우드 시장에 대응하는 방법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로세서의 근본적인 역할은 연산에 있다. 프로세서는 여전히 연산을 빠르게 많이 할 수 있으면 좋다. 하지만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종류와 특성이 다양해지면서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도 진화했다. 그리고 이는 실질적인 성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나승주 인텔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새로운 데이터센터 환경을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 Intel “단순히 작동속도와 코어의 개수를 늘리는 것만이 최고의 가치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와 복잡한 데이터 처리에 대한 필요성을 풀어내기 위한 방법은 단순히 트랜지스터 수에만 의존할 일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인텔코리아 나승주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데이터센터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프로세서 구조도 새로 그려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 관점에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이전과 다른 두 가지 전환점을 갖는다. 한 가지는 연산의 양적 증가, 다른 하나는 데이터 처리의 효율성이다. “모놀리식 아키텍처로는 소켓당 절대적 성능을 높이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단위 칩을 더 작게 만들고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고 단일 칩에 준하는 처리 능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최대 4개의 칩릿을 묶는 구조로 같은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을 수 있다. ⓒ Intel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칩릿(Chiplet)’ 구조를 녹였다. 한정된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는 것은 반도체 업계의 숙제였다.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4개의 칩릿을 이어 붙여 최대 60개 코어를 쓴다. 칩릿 구조는 생산이 훨씬 쉬워지고 필요에 따라서 단일 칩부터 2개, 4개 등 필요한 만큼 이어 붙여 다양한 설계의 자유도를 제공하기도 한다. 핵심 기술은 칩과 칩 사이를 손실없이 연결하는 데에 있다. “중요한 것은 인터페이스와 패키징 기술입니다. 사실 이 칩릿 구조는 인텔만의 고민은 아닙니다. 반도체 업계, 그리고 더 나아가 산업 전체의 숙제이기 때문에 이를 공론화해서 업계가 함께 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나승주 상무는 기술 개방과 표준에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다.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컨소시엄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경쟁을 내려놓고 답을 찾아가고 있다. UCIe는 단순히 코어와 코어를 연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단일 패키지 안에서 GPU도, 컨트롤러도, 또 가속기도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이어붙일 수 있다. 성능의 확장 뿐 아니라 단순화된 칩들을 자유롭게 맞붙이는 설계의 자유도 얻게 된다. ⓒ Intel 이 모듈형 칩릿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바로 12가지 가속기다. 데이터의 특성에 맞는 처리 방법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인텔은 오래 전부터 MMX(Multi Media eXtension)와 SSE(Streaming SIMD eXtensions)를 비롯해 AVX(Advanced Vector Extensions)와 최근에는 AMX (Advanced Matrix Extensions) 까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사파이어 래피즈의 가속기는 프로세서를 현대 데이터센터의 필요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나승주 상무의 설명이다. “클라우드는 가상머신과 네트워크는 물론이고, 암호화와 인공지능 처리까지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에 기업은 설계의 고민이 많습니다. 클라우드에서 GPU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머신러닝의 학습과 추론 작업의 80%가 CPU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프로세서가 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AMX(Advanced Matrix Extensions)가 더해진 이유도 막대한 실시간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범용적인 인공지능 학습이 CPU만으로 충분히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AMX는 텐서플로와 파이토치 등 범용적인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에 최적화되어 기존 환경을 그대로 가속한다. 12가지 가속기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특성에 맞는 서버를 구성할 수 있다. ⓒ Intel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에서 큰 리소스를 차지하는 암호화 효율을 높여주는 QAT(QuickAssist Technology), 로드밸런싱을 맡는 DLB(Dynamic Load Balancer), 인메모리 분석 처리를 가속하는 IAA(In-Memory Analytics Accelerator), 데이터 스트리밍을 가속하는 DSA(Data Streaming Accelerator) 등 별도의 전용 가속 코어를 두고, 필요에 따라서 가속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이는 데이터센터의 자원 관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가속기가 실제 현장에서 주는 가치는 특정 리소스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도 있지만 특정 처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 CPU가 본래 해야 할 연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데이터센터에서 70개 코어를 할당해서 쓰던 암호화가 사파이어 래피즈의 QAT 가속기를 이용하면 11개 코어로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실제로 데이터센터가 처리해야 하는 인스턴스에 할당되면서 자원의 효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 Intel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구조의 변화와 가속기를 통해서 ‘스케일러블(Scalable)’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확장성을 갖게 됐다. 이는 곧 데이터센터의 최적화, 그리고 유연성과도 연결된다. 반도체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하고,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기술로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