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이탈리아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이유로 자국 내 챗GPT 접속을 차단한 첫 서방국가가 됐다. 지난달 20일 챗GPT는 사용자 이름, 이메일, 결제 주소, 신용카드 번호 및 만료일 정보 등이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챗GPT는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지원받아 개발한 GPT 기반 챗봇으로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이탈리아 데이터 보호청은 오픈AI의 챗봇이 EU 안팎에서 개인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위반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오픈AI는 GDPR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기술 업계는 GPT가 GPT-5로 진화할 것이며, GPT-5는 인공일반지능, 즉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AGI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AI를 의미하며, 그때가 되면 알고리즘은 시간 경과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더 똑똑해질 것이다.
AI 발전을 예측하는 연구 그룹 에포크(Epoch)에 따르면 2016년 무렵 이전 시스템보다 2~3배 더 큰 AI 학습 모델이 등장했다. 이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에포크의 이사 제이미 세빌라는 현재 GPT-4보다 큰 AI 시스템은 없지만, 머지않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UC 산타크루즈 대학교의 물리학 교수 겸 공개서한을 보낸 비영리 단체 FLI(Future of Life)의 부소장 앤소니 어콰이어는 GPT-4의 연산 능력이 매년 2배 이상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가장 큰 규모의 컴퓨팅이 매년 약 2.5배씩 증가하고 있다. 오픈AI는 GPT-4의 매개 변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런 추세가 멈추거나 느려졌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라고 전했다.

빌 게이츠는 지난 3월 23일 개인 블로그에서 어떤 작업이나 과목이든 학습할 수 있는 AGI를 “컴퓨팅 산업의 위대한 꿈”이라고 언급했다. “AGI는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AGI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심지어는 만들 수 있는 것인지 컴퓨팅 업계에서 활발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 머신러닝과 대규모 컴퓨팅 연산이 등장하면서 정교한 AI는 현실이 됐고, 매우 빠르게 발전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기업용 생성형 AI 개발 업체 아이세라(Aisera)의 CEO 무두 수다카르는 오픈AI 그리고 (구글의 지원을 받는) 딥마인드처럼 막대한 재정적 및 기술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동시에 AGI에만 초점을 맞추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픈AI와 딥마인드조차 AGI에 도달하려면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수다카르는 컴퓨터월드에 보낸 이메일에서 “인간은 상식적 추론, 사실 관계 파악, 추상적 개념(예: 정의, 정치, 철학 등) 이해 등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지만, AI 시스템은 그렇지 않다. AGI를 위한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달성된다면, AI 시스템은 인간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것은 분명 파괴적일 것이며, AGI가 완전한 통제권을 가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가드레일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먼 미래의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SF 소설의 영역에 더 가깝다”라고 전했다.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AI 기술과 챗봇 비서는 거의 모든 산업에 진출해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진출할 전망이다. 이 기술은 효율성을 높이고 일상적인 업무를 대신하여 사람들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면 챗봇의 기반이 되는 LLM은 수백만 개의 알림, 온라인 채팅, 이메일을 선별할 뿐만 아니라 피싱 웹 페이지와 잠재 악성 파일도 찾아낼 수 있다. LLM 기반 챗봇은 간단한 사용자 프롬프트만으로 에세이와 마케팅 캠페인을 작성하거나 컴퓨터 코드를 제안할 수 있다.
LLM 기반의 챗봇은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질문에 따라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자연어 프로세서다. 따라서 사용자가 챗봇에게 낸터킷의 해변에 앉아 있는 사람을 주제로 한 시를 써달라고 요청하면, AI는 단순히 이전에 학습된 내용을 기반으로 가장 좋은 반응에 해당하는 단어, 문장, 단락을 연결할 것이다. 하지만 LLM은 주목할 만한 실수를 저질렀고, 차세대 엔진은 궤도를 벗어나 기괴한 반응을 보이는 ‘환각’을 일으킬 수 있다.
수십억 개의 조정 가능한 매개 변수를 가진 LLM 기반의 AI가 궤도를 벗어날 수 있다면 그리고 AI가 더 이상 인간의 가르침을 필요로 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위험이 얼마나 클까? 가트너 리서치의 부사장 겸 애널리스트 아비바 리탄은 훨씬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리탄은 AI 개발이 아무런 감독 없이 놀라운 속도로 전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AGI를 통제 불가능하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I 개발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적절한 도구를 마련하지 않은 채 앞만 보고 달려왔다.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우려되는 것은 기업에서 사용하려는 AI 기술이 정확한 정보를 생성하는지 또는 부정확한 정보를 생성하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도구 없이 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리탄은 “이 모든 혁신적인 능력을 가진 선한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나쁜 사람도 이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워터마크 시스템을 갖춰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알아야 한다. 아울러 탐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콘텐츠 인증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정보가 들불처럼 번질 것이다”라고 전했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주 GPT-4 기반의 시큐리티 코파일럿(Security Copilot)을 출시했다. 이 도구는 사이버 보안 전문가가 위협을 신속하게 탐지 및 대응하고, 전반적인 위협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챗봇이다. 리탄은 “문제는 사용자가 직접 챗봇의 실수를 식별해야 한다는 점이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 결과는 95% 사실일 가능성이 높고, 5%의 오류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일종의 점수 체계가 있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성능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머지않은 미래에 오픈AI가 AGI를 지원하는 버전을 출시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 시점에서 기술을 통제하기에는 너무 늦었을 수 있다. 리탄이 제안한 한 가지 해결책은 모든 생성형 AI 도구에 2가지 모델을 출시하는 것이다. 하나는 답변을 생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확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모델이 신뢰할 수 있는 답을 내놓는지 확인하는 데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사람이 모든 콘텐츠를 살펴보고 무엇이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다른 모델을 활용한다면 사용자는 성능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22년 타임지는 챗GPT의 성능 이면에 노동 착취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GPT LLM이 안전한 정보를 생산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오픈AI가 케냐의 저소득층을 저임금으로 고용해 일을 시켰다는 것. 보도에 따르면 전문 외주업체 사마(Saam)가 고용한 인력들은 시간당 2달러 미만의 급여를 받고 “폭력적이며, 성차별적이고, 심지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내뱉기 쉬운’ GPT 응답을 가려내야 했다.
리탄은 “노동 착취가 AI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방법인가? 이는 사람들에게 시간당 2달러를 지급하면서 병에 걸리게 하는 것이다. 전적으로 비효율적이고 완전히 부도덕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탄은 AI 개발자가 정책 입안자와 협력해야 하며, 새롭고 유형의 규제 당국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 당국은 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 이미 수년 전에 예견된 일이다. 새로운 유형의 권한과 규제 당국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AI 스타트업 픽시스(Pixis)의 공동 창업자 겸 글로벌 CEO 수범 미스라는 AI 분야의 발전이 “멈출 수 없고 멈춰서도 안 되지만, AI 개발을 잠시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은 타당하다”라고 밝혔다. “생성형 AI가 식별하기 어려운 정보를 쏟아내 대중에게 혼란스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미스라는 “할 수 있는 일은 AI 발전에 대비하는 것이다. 지나친 경쟁을 멈추고 모두가 AI 모델의 안전한 개발을 위한 지침과 프로토콜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을 때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AI 개발 중단 요구는 AI 개발을 아예 금지하자는 게 아니라, 인간 지능과 경쟁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대규모 모델 개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자는 것이다. 새롭고 강력한 AI 혁신과 모델이 개발되는 놀라운 속도를 감안한다면, 모두 함께 안전 조치와 프로토콜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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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성능을 재정의하는 게임 체인저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 Getty Images Bank AI, HPC, 첨단 분석 등 새로운 유형의 워크로드가 급부상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성능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사파이어 래피즈)라는 답을 내놓았다. 인텔은 이전 세대에 비해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로 차세대 데이터센터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성능 최적화의 새로운 관점 ‘워크로드 최적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 각각의 요구에 맞는 최대 성능을 끌어 낸다’라는 한 줄로 핵심을 짚을 수 있다. 이 프로세서의 설계 사상은 AI, HPC, 첨단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CPU 및 관련 기술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주목하는 주요 워크로드는 각각 성능에 대한 요구와 기준이 다르다. 예들 들어 AI 워크로드는 매트릭스 연산과 병렬 처리에 크게 의존한다. 더불어 대용량 데이터 세트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CPU와 메모리 간의 효율적인 데이터 전송을 위해 높은 메모리 대역폭이 필요하다. AI 워크로드에 맞는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고급 매트릭스 확장(AMX)과 같은 특수 명령어 세트와 통합 가속기를 내장하였다. 이는 꽤 주목할 개선이다. AMX의 내재화는 CPU도 AI 처리가 준비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AI 인프라에서 CPU의 역할을 크게 확장할 전망이다. 최근 ChatGPT의 등장과 함께 모든 기업의 관심사가 된 초거대 언어 모델 기반 생성형 AI 전략 수립에 있어 AMX에 관심을 두는 곳이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HPC 워크로드는 복잡한 수학적 계산이 포함되며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을 보장해야 한다. HPC 워크로드에는 병렬 처리가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멀티코어 CPU는 이러한 워크로드를 가속하는 데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HPC 시뮬레이션은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를 위해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도 요구한다. 이런 특수성도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유연하게 수용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8채널 DDR5 메모리 구성 및 인텔 옵테인 퍼시스턴트 메모리(Optane Persistent Memory)를 지원하여 HPC 시뮬레이션을 위한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제공한다. 또한, PCIe 5.0을 지원하여 PCIe 4.0의 두 배에 달하는 대역폭을 제공하여 CPU와 가속기 및 스토리지와 같은 기타 장치 간의 통신 속도가 빠르다. QAT를 통해 암호화 및 압축 워크로드를 가속화하여 네트워킹 및 스토리지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성능과 효율성도 크게 높인다. 열거한 특징들은 HPC뿐 아니라 AI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에도 부합한다. 다음으로 첨단 분석의 경우 적시에 통찰력을 제공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려면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CPU가 필요하다. 인텔은 단일 스레드 성능 및 멀티 스레딩 기능을 향상시켜 실시간 분석을 위한 저지연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인텔 프로세서는 최적화된 캐시 계층 구조를 갖추고 있어 메모리 액세스 시간을 최소화하여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의 지연 시간을 줄이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여기에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넓은 메모리 대역폭으로 데이터베이스 성능을 향상하고 인텔 인-메모리 분석 가속기(IAA),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이는 인텔 데이터 스트리밍 가속기(DSA)까지 통합하여 실시간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였다. 요약하자면 워크로드마다 특화된 CPU 기능, 아키텍처 또는 가속기가 필요한 요구사항이 다르다. AI 워크로드는 가속 기술과 넓은 메모리 대역폭의 이점을 누리고, HPC 워크로드는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과 병렬 처리가 필요하며,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는 지연 시간이 짧은 처리와 효율적인 I/O 및 스토리지가 필요하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를 수용하여 각각 최대의 성능을 끌어 낸다. 워크로드 최적화 성능 추구가 가능한 이유 CPU의 발전사를 보면 무어의 법칙의 시대를 지나 멀티 코어의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멀티 코어는 현재 진화를 거듭 중인데 최근 동향은 더 나은 성능과 에너지 효율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워크로드별 최적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텔은 코어 수를 늘리는 가운데 다양한 가속기를 CPU에 통합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멀티코어 아키텍처는 병렬 처리를 가능하게 하여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예를 들어 인텔의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60개의 코어를 가지고 있어 AI, HPC, 실시간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 처리에 이상적이다. 여기에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여 워크로드마다 차이를 보이는 최적의 성능 목표 달성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또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CPU와 가속기 간의 고속 통신을 위해 설계된 개방형 산업 표준 인터커넥트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인텔은 상호 연결 및 효율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4개의 실리콘 다이를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라는 고급 패키징 기술로 연결했다. 인텔의 EMIB 기술은 CPU 설계 및 패키징의 패러다임 전환을 잘 보여준다. 인텔은 프로세서를 타일이라고 하는 더 작은 모듈식 구성 요소로 분할하고 EMIB라는 작은 실리콘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Monolithic 구조와 같은 성능, 에너지 효율성 및 설계 유연성을 높였고 그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인텔은 고급 패키징 기술을 통해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면서도 높은 전력 효율을 달성했다. 가령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내장된 가속기를 사용하면 이전 세대 대비 워크로드 처리에 있어 평균 2.9배 높은 와트당 성능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더 자세히 알아보면 범용 컴퓨팅에서 53% 평균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AI는 최대 10배 높은 추론과 학습 성능, 네트워킹과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95% 적은 코어로 더 높은 데이터 압축 성능을 보여 최대 2배 성능을 높일 수 있고, 데이터 분석의 경우 최대 3배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 달라진 게임의 법칙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의 등장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장을 놓고 벌이는 다양한 프로세서 간 새로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다. 다양한 워크로드의 급변하는 요구 사항을 해결하고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에 중점을 둔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상징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반도체 시장의 게임의 법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증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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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12가지 가속기로 데이터센터에 확장성과 유연성을 추가하는 방법
ⓒ Getty Images Bank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인텔의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최근 출시됐다. 이 칩은 12가지 가속기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능적인 흥미를 넘어 인텔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데이터센터, 서버, 클라우드 시장에 대응하는 방법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로세서의 근본적인 역할은 연산에 있다. 프로세서는 여전히 연산을 빠르게 많이 할 수 있으면 좋다. 하지만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종류와 특성이 다양해지면서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도 진화했다. 그리고 이는 실질적인 성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나승주 인텔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새로운 데이터센터 환경을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 Intel “단순히 작동속도와 코어의 개수를 늘리는 것만이 최고의 가치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와 복잡한 데이터 처리에 대한 필요성을 풀어내기 위한 방법은 단순히 트랜지스터 수에만 의존할 일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인텔코리아 나승주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데이터센터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프로세서 구조도 새로 그려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 관점에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이전과 다른 두 가지 전환점을 갖는다. 한 가지는 연산의 양적 증가, 다른 하나는 데이터 처리의 효율성이다. “모놀리식 아키텍처로는 소켓당 절대적 성능을 높이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단위 칩을 더 작게 만들고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고 단일 칩에 준하는 처리 능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최대 4개의 칩릿을 묶는 구조로 같은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을 수 있다. ⓒ Intel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칩릿(Chiplet)’ 구조를 녹였다. 한정된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는 것은 반도체 업계의 숙제였다.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4개의 칩릿을 이어 붙여 최대 60개 코어를 쓴다. 칩릿 구조는 생산이 훨씬 쉬워지고 필요에 따라서 단일 칩부터 2개, 4개 등 필요한 만큼 이어 붙여 다양한 설계의 자유도를 제공하기도 한다. 핵심 기술은 칩과 칩 사이를 손실없이 연결하는 데에 있다. “중요한 것은 인터페이스와 패키징 기술입니다. 사실 이 칩릿 구조는 인텔만의 고민은 아닙니다. 반도체 업계, 그리고 더 나아가 산업 전체의 숙제이기 때문에 이를 공론화해서 업계가 함께 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나승주 상무는 기술 개방과 표준에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다.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컨소시엄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경쟁을 내려놓고 답을 찾아가고 있다. UCIe는 단순히 코어와 코어를 연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단일 패키지 안에서 GPU도, 컨트롤러도, 또 가속기도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이어붙일 수 있다. 성능의 확장 뿐 아니라 단순화된 칩들을 자유롭게 맞붙이는 설계의 자유도 얻게 된다. ⓒ Intel 이 모듈형 칩릿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바로 12가지 가속기다. 데이터의 특성에 맞는 처리 방법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인텔은 오래 전부터 MMX(Multi Media eXtension)와 SSE(Streaming SIMD eXtensions)를 비롯해 AVX(Advanced Vector Extensions)와 최근에는 AMX (Advanced Matrix Extensions) 까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사파이어 래피즈의 가속기는 프로세서를 현대 데이터센터의 필요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나승주 상무의 설명이다. “클라우드는 가상머신과 네트워크는 물론이고, 암호화와 인공지능 처리까지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에 기업은 설계의 고민이 많습니다. 클라우드에서 GPU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머신러닝의 학습과 추론 작업의 80%가 CPU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프로세서가 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AMX(Advanced Matrix Extensions)가 더해진 이유도 막대한 실시간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범용적인 인공지능 학습이 CPU만으로 충분히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AMX는 텐서플로와 파이토치 등 범용적인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에 최적화되어 기존 환경을 그대로 가속한다. 12가지 가속기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특성에 맞는 서버를 구성할 수 있다. ⓒ Intel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에서 큰 리소스를 차지하는 암호화 효율을 높여주는 QAT(QuickAssist Technology), 로드밸런싱을 맡는 DLB(Dynamic Load Balancer), 인메모리 분석 처리를 가속하는 IAA(In-Memory Analytics Accelerator), 데이터 스트리밍을 가속하는 DSA(Data Streaming Accelerator) 등 별도의 전용 가속 코어를 두고, 필요에 따라서 가속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이는 데이터센터의 자원 관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가속기가 실제 현장에서 주는 가치는 특정 리소스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도 있지만 특정 처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 CPU가 본래 해야 할 연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데이터센터에서 70개 코어를 할당해서 쓰던 암호화가 사파이어 래피즈의 QAT 가속기를 이용하면 11개 코어로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실제로 데이터센터가 처리해야 하는 인스턴스에 할당되면서 자원의 효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 Intel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구조의 변화와 가속기를 통해서 ‘스케일러블(Scalable)’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확장성을 갖게 됐다. 이는 곧 데이터센터의 최적화, 그리고 유연성과도 연결된다. 반도체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하고,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기술로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