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 퍼스널 컴퓨팅

“M2 프로 칩으로도 안 된다” 맥이 게이밍 기기로 엉망인 이유

Jason Cross | Macworld 2023.02.10
맥 미니에 M2 프로 칩이 들어가면서 애플은 이 기기가 훌륭한 게임용 컴퓨터라고 주장한다. 맥 미니에 대한 소개 웹사이트를 보면 “M2 혹은 M2 프로의 놀라운 GPU 성능이 가능케 하는 유연한 프레임 레이트 및 높은 충실도로 노 맨스 스카이(No Man’s Sky)와 레지던트 이블 빌리지(Resident Evil Village)와 같은 그래픽 집약적인 AAA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돼 있다.



최신 버전의 맥OS는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를 자체적으로 지원하므로 2,000달러 미만의 맥 기기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해보면 PC와 비교해 여전히 갈 길이 매우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애플 경영진은 테크크런치(TechCrunch)와의 인터뷰에서 맥을 게임을 원활하게 즐길 만큼 최고 속도로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애플 실리콘(Apple Silicon)은 멋진 칩이지만 맥에서의 전반적인 게임 경험은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실망스럽다. 애플이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성능은 괜찮지만 가격은 아니다

이번에 테스트한 맥 미니는 16GB RAM, 1TB의 SSD, M2 프로 칩을 탑재한 1,800달러짜리 구성이다. 이 기기에서 레지던트 이블 빌리지를 실행해보면 최신 AAA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1080p 해상도로 게임의 우선순위 그래픽스(Prioritize Graphics)를 미리 설정하면 위치 및 동작에 따라 70~120fps 성능을 낸다. 품질 모드에서 새로운 메탈FX 업스케일링(MetalFX Upscaling) 기능을 켜면 품질의 실질적인 손실 없이 성능이 약 30% 향상된다. 4K 해상도까지 올려 우선순위 그래픽스 모드에서 40~60fps로 플레이할 수 있다. 

맥 미니와 같이 작고 조용한 컴퓨터치고는 매우 놀라운 성능이다. 그러나 비슷한 가격의 윈도우 게이밍 PC와 비교하면 어떨까? 전혀 상대가 안 된다. 라이젠 9 5900X(Ryzen 9 5900X), 지포스 3070 Ti(GeForce 3070 Ti)로 구성한 필자의 게이밍 PC는 현재 베스트 바이(Best Buy)에서 1,850달러에 팔리고 있는데, 게임 성능 면에서 맥 미니를 훨씬 앞선다.

실제로 같은 설정에서 게이밍 PC로 레지던트 이블 빌리지를 실행하면 프레임 레이트는 3배 뛰어나다. 업스케일링을 활성화한 4K 해상도에서는 120fps를 훨씬 넘었다. 맥 미니의 40~60fps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레이 트레이싱까지 고려하면 160fps에서 활성화된 상태에서 1440p 해상도에서 실행된다. 레이 트레이싱은 맥에서 사용할 수도 없다. 
 
우선순위 그래픽스 사전 설정 및 업스케일링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해상도가 1080p인 동일한 장면. 윈도우 PC(우측)는 2.5배 이상 빠르다.  

맥용 게임은 선택 범위가 상당히 좁기 때문에 벤치마크할 최신 게임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Rise of the Tomb Raider) 벤치마크를 실행해 봤다. 하이(High) 프리셋 설정이 적용된 1920×1200에서 맥은 초당 프레임 수가 118fps였지만, PC는 2배인 234fps다.

물론 이들 기기를 가격으로만 비교할 수는 없다. 맥 미니는 크기가 훨씬 작고 기본적으로 소음이 없지만 게이밍 PC는 크고 여러 가지 팬이 달려 있다. 하지만 게이머가 관심은 주로 성능이다. 게임을 얼마나 멋지고 부드럽게 실행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정리하면 게임 플레이의 경우 같은 가격에 PC에서 최소한 2배의 성능을 얻을 수 있거나 더 적은 비용으로 맥 미니 성능과 같은 성능을 얻을 수 있다. PC는 더 크고 전력 소모량이 많은 단점이 있지만, 반면 맥과 달리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다. 솔직히 M2 프로의 게임 성능은 좋지만 자랑할 정도는 아니다.
 

즐길 게임이 없다

게이밍 성능 외에도 맥 미니가 게이밍 기기로 부족한 부분은 또 있다. 바로 게임 종류다. 즐길만한 게임이 별로 없기 때문에 맥 미니는 게이머에게 좋은 제품이라고 할 수 없다. 애플이 맥 미니 웹페이지에서 ‘맥을 위한 AAA 게임 경험’으로 소개한 게임만 봐도 알 수 있다. PC 및 콘솔 게임인 ‘노 맨스 스카이’인데 이미 6년 이상 된 게임이다. 더구나 이 게임은 현재 맥에서 플레이할 수도 없다. 맥 버전이 올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직 맥용으로 출시되지도 않은 6년 된 PC 게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이야말로 ‘맥 게이밍’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최신 블리자드(Blizzard) 타이틀은 기대하지도 않는다. 오버워치(Overwatch)는 맥 버전으로 나오지 않았고 오버워치 2는 맥 버전 개발 계획조차 없으며 디아블로 IV(Diablo IV)도 마찬가지다. 스팀(Steam)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순위를 보면 더 암울하다. 상위 게임 15개 중 맥 버전이 있는 게임은 단 2개뿐이며, 둘 다 10년 이상 된 게임이다. 
 
스팀의 베스트 셀링 게임 중 단 2개만을 맥에서 플레이할 수 있으며, 둘 다 10년 된 게임이다. 최악이다.

문제는 맥이 지난 10년간 해왔던 것보다 더 큰 규모의 게임 릴리스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두 개의 새로운 인기 게임이 맥용으로 나오고 (윈도우용 게임보다 디자인과 성능이 떨어진다) 다른 몇 개의 인기 게임이 1년 후 맥용으로 나오는 정도다. 많은 사람이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의 90%는 맥용으로 절대 출시되지 않는다. 
 

맥 게이밍을 위한 로드맵

결국 애플이 실제로 맥을 주목할 만한 게이밍 플랫폼으로 만들려면 어느 정도의 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1년에 한 번 새로운 칩과 ‘애플이 가진 그 유명한 게임’을 중심으로 약간의 광고를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애플에 저렴하면서 좋은 게임 성능을 갖춘 맥을 생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고, 윈도우 PC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큰 이점을 누릴 것이다.

그러나 애플은 적어도 소프트웨어 상황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다. 애플은 수년간의 형편없는 MFI 프로그램을 뒤로 하고 맥OS, iOS, 아이패드OS, tvOS에서 엑스박스 및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를 자체 지원함으로써 외부 게임기를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맥OS는 PS5 및 엑스박스 컨트롤러를 훌륭히 지원한다. 애플은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이를 위해 밸브(Valve)의 스팀 덱(Steam Deck)을 참고할만하다. 이 기기는 리눅스 기반 운영체제를 실행하고 있음에도 게이머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리눅스는 맥OS만큼 게임 지원 면에서 뒤처져 있는데, 어떻게 성공적일 수 있었을까? 밸브와 밸브의 파트너가 프로톤(Proton)이라는 소프트웨어 호환성 계층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윈도우 게임을 리눅스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중요한 것은 프로톤이 오픈소스라는 사실이다. 만약 로제타(Rosetta) 담당 애플 엔지니어가 프로톤을 맥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애플은 반드시 이 작업을 해야 하며 같은 종류의 호환성 목록을 스팀에 제공하기 위해 밸브와 협력해야 한다. 이 작업에 6개월 정도 노력을 쏟는다면 최신 게임은 물론 앞으로 나올 수백 개 최고 PC 게임을 즉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리눅스 기반의 스팀 덱에서 어떻게 이 모든 인기 있는 윈도우 PC 게임들이 잘 실행될까? 프로톤이라는 호환성 변환 계층 때문이다. 

이것으로도 충분치 않다. 애플은 네이티브 맥 앱을 만드는 모든 이에게 메탈 그래픽스 API(Metal graphics API)를 사용하도록 더는 강요해선 안 된다. 대부분 게임 개발업체는 맥만큼 작은 게이밍 시장을 위해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게임 개발자가 더 널리 사용하는 애플 실리콘용 벌컨 API(Vulkan API)를 지원한다면, 애플이 이 부분에서 타협할 용의가 있음을 게임 개발자에게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항상 효과가 있는 직접적인 도구가 있다. 현금 지원이다. 애플은 1,500억 달러가 넘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다. 그 유휴 현금의 단 1%만이라도 맥 네이티브 버전의 인기 게임을 윈도우 버전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게임 배급사를 지원한다면 그 파급력은 엄청날 것이다.

이렇게 조성한 '맥 버전도 만들 수 있는 뇌물 15억 달러'는 매년 수십 개의 최신 게임의 맥 버전에 만들기에 충분하다. 게임을 개발하는 데는 보통 수년이 걸리므로, 오늘 당장 투자한다고 해서 즉각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일단 맥 이니셔티브를 위한 프로톤으로 단기적인 변화를 만들고, 몇 년 후에 유료 버전으로 대체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애플이 어떤 결정을 하든 현재까지의 맥 게이밍 경험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게임 플랫폼으로써 맥은 지난 10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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