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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애플의 성공 비법 ‘보안’, 아직 2% 부족하다

Dan Moren | Macworld 2022.12.13
애플은 구글, 메타, 아마존 같은 라이벌에 비해 보안과 프라이버시 영역을 자사 제품의 주요 강점으로 홍보해왔다. 그리고 다시 한번 보안 및 프라이버시 기술에서 한 발 더 앞서는 모양새다. 지난주 아이클라우드용 고급 데이터 보호(Advanced Data Protection) 기능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새로운 데이터 보호 기능은 해커, 정부 기관을 포함한 제3자가 애플 제품 안에 저장된 데이터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다. 이런 보호 기능에 투자하는 건 매우 훌륭하지만, 아직 메일과 공유 계정과 관련된 기능을 보면 아쉬운 감이 있다. 
 
ⓒ Apple


암호화된 이메일 

애플의 이번 발표에서 제외된 영역은 이메일이다. 애플은 보도자료에서 “이메일, 연락처, 캘린더 데이터는 글로벌 시스템과 호환되야 하기 때문에, 아이클라우드의 데이터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어느 정도 일리 있는 주장이다. 전 세계에는 수많은 메일 시스템이 있으며, 대부분의 메일 시스템은 종단간 암호화를 사용하지 않는다. 애플의 자체 메일 서비스는 전송 중이나 서버에서 암호화의 형태로 보안을 제공하지만, 이러한 키는 사용자가 아닌 애플이 관리한다.

보안성이 높은 이메일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다. 프로톤(Proton)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프로톤 메일은 보안 이메일로 유명하다. 프로톤 메일 서비스에서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읽을 수 있는 메일을 전송할 수 있고, 종단 간 암호화 기능도 제공한다. 참고로 프로톤은 보안성이 높은 일정 관리 및 연락처 서비스도 지원한다.

메일을 암호화하는 기술은 이미 오래 전 개발됐다. 애플에서도 자체 소프트웨어에서 사용되는 메일 클라이언트는 암호화 표준을 모두 지원하며, 맥의 경우 서드파티 기술까지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메일 암호화는 키를 관리하고 다른 채널을 사용하여 연락처와 중요한 정보를 교환해야 하기에, 때로는 혼란스럽고 복잡한 과정으로 여겨졌다. 
 
ⓒ Foundry / IDG

애플은 암호화 메일 영역에서 기술을 개선하고 사용자 친화성을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암화화된 이메일을 다른 아이클라우드 메일 계정으로 보낼 수 있게 지원한다. 암호화 메일은 디지털 서명과 결합되면 기술은 훨씬 더 유용하다. 피싱 및 타 메일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해킹을 어느 정도 방어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애플은 2023년 아이메세지 컨텍트 키 검증(iMessage Contact Key Verification)라는 기능을 지원해 보안 기능을 높일 예정이다. 

좋든 나쁘든, 전세계 소통의 대부분은 여전히 이메일로 이뤄진다. 애플은 ‘나의 이메일 가리기’ 같은 기능을 출시하며, 프라이버시 영역에서 큰 진전을 이뤄냈지만, 이메일 암호화까지 지원해야 제대로 된 보안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공유 비밀번호

애플이 구현한 최고의 보안 기능은 아이클라우드 키체인이다. 키체인은 강력한 개별 암호를 쉽게 생성하고 저장한다. 대신 다른 사람과 암호를 공유할 때 이런 구조는 다소 불편 해진다. 예를 들어,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고, 이를 아이패드, 아이폰, 애플 TV와 같은 다양한 기기에서 실행한다고 가정해보자. 키체인을 이용할 경우, 다른 기기에서 특정 서비스를 로그인하면, 다른 기기에서 미리 연결된 계정은 로그아웃되는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다. 

에어드롭을 이용할 경우,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특정 키체인에 대한 접근 권한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에어드롭은 근처에 기기가 있어야만 작동한다. 정보를 공유하려는 기기가 멀리 떨어져 있다면, 아이클라우드 키체인에서 암호를 복사하여 문자 또는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 이때 길이가 길고 복잡한 패스키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문자나 메일로 보내기 힘들다. 
 
ⓒ Apple

애플은 이미 ‘가족 공유’ 기능 그리고 아이클라우드 공유 보관함(iCloud Shared Libraries)를 내놓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가족 구성원이 특정 암호를 공유하고, 암호를 지정할 방법까지 제공된다면 좋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가족 구성원 모두가 특정 암호 및 패스키에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으로 동기화된다는 장점이 있다. 즉 암호가 변경되도 알아서 다른 가족 구성원 기기에서 업데이트된 비밀번호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비밀번호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귀찮은 작업도 없어진다. 
 

투명한 정책

지금까지 잘하고 있지만, 사용자의 신뢰를 유지하고 싶다면 애플은 보안과 프라이버시와 관련해서 계속해서 투자해야 한다. 특히 이번에 나온 고급 데이터 보호 기능의 경우 중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 출시될 예정이다. 중국처럼 국가 권력이 강하거나 검열이 심한 국가에서는 사용자 데이터를 보호하기 어려웠다. 그런 면에서 고급 데이터 보호 기능은 애플에게 높은 명성을 가져다줄 수 있다.

또한 애플은 모든 보안과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해 더 투명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몇몇 독립 연구원은 애플 제품 사용자가 데이터 전송 동의를 하지 않는 경우에도 사용자 정보가 애플에게 넘어간다고 주장했다. 해당 주장은 일시적인 버그나 오해일 수도 있지만, 애플은 보안의 나머지 부분에 관해서는 명성을 잃지 않도록 관련 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해야 한다. 신뢰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신뢰는 잃기도 쉽고 되찾기도 어렵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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