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판매량 급감, 구조 조정으로 이어져…HP 6,000명 감원 발표
불경기 여파로 메타, 트위터, 아마존 등 굵직한 IT 기업이 차례로 감원과 구조 조정을 발표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움직임이다.
HP 감원 소식은 2022년 4분기 실적과 함께 발표됐다. HP의 전년 대비 4분기 매출은 11.2% 하락한 148억 달러였다. 개인 PC, 일반 사용자 및 커머셜 분야 실적은 각각 13%, 25%, 6%씩 하락했다. 노트북과 데스크톱 부문 매출 역시 도합 21% 줄었다.
HP의 ‘퓨처 레디’ 전략에 따른 감원도 이러한 부진에 따른 결정이었다. 애널리스트와의 실적 보고 회의에서 HP CEO 엔리케 로레스는 퓨처 레디 전략으로 고객에 기여하고, 비용을 줄여 핵심 성장 부문에 재투자하면서 장기적 가치 창출을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레스 CEO는 퓨처 레디 계획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2025년 회계연도까지 최소 14억 달러 이상을 절감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단기적 시장 역풍에 대응해 몸을 낮추고” HP 핵심 시장에 유연함을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표에서 HP는 대응 조치의 일부로 향후 3년 간 4,000~6,000명에 이르는 감원 계획이 예정되어 있다며 직원을 아끼는 만큼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애정과 존중으로 직원을 대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나 경력 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2015년 HPE는 PC와 프린터 사업을 HP로 분사했다. HPE는 기업용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사업을 담당한다. HPE의 분기 실적은 다음주에 발표될 예정이다.
급락하는 PC 판매량이 미치는 영향
일찍이 올해 초 IDC는 3분기 PC 판매량이 전년 대비 15%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10월에도 IDC 모빌리티와 소비자 기기 트래커 부문 이사인 지테시 우브라니는 팬데믹이 한창일 때는 많은 사용자나 각급 학교, 기업이 앞다투어 새로운 PC를 구입했다. 당시 수요가 상당 부분 충족됐다”라고 설명했다.기록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이 전 세계를 강타하는 가운데 기본 생활 비용도 급격히 치솟았다. 노트북이나 PC 등 고가의 사치재 비용을 줄이는 가정도 늘었다.
델 테크놀로지의 PC 판매량 역시 지난 12개월 간 감소했다. 지난 화요일 발표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은 6% 줄어든 정도였지만, 일반 사용자 부문 매출이 29%나 급락했다. PC 수요가 어느 정도 충족되고 인프라 요구 수준도 완화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델은 스토리지 업체 EMC를 인수해 기업용 기술 부문을 보강했다. PC 시장 매출 하락을 어느 정도 상쇄한 셈이다. 스토리지, 네트워킹, 클라우드 등이 소속된 인프라 사업 부문은 3분기 전년 대비 12% 오른 96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운영 비용을 아끼기 위해 감원을 택한 다른 IT 기업과 달리 델은 구조 조정 계획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와의 질문에 델 CFO 톰 스위트는 지출 관점에서 신규 채용을 제한하고 다른 발생 비용을 긴축 통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기존 직원 해고와 신규 채용 감소가 IT 구직자나 전문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IT 인력 컨설팅 업체 잰코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미국에는 IT 경력자를 찾는 일자리가 10만 곳 이상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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