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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C 다음은 서드파티 앱스토어" EU, 또 다른 애플 생태계 장벽 허문다

Jonny Evans | Computerworld 2022.11.07
유럽연합이 애플이 사용자를 자신의 기술 생태계에 가두는 소위 ‘정원‘을 둘러싼 장벽을 허무는 새로운 조치를 시작했다.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이 법안은 애플 기기에 서드파티 앱 스토어를 지원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이다.
 
ⓒ Getty Images Bank
 

또 다른 장벽을 허문다

EU의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의 다양한 사항을 요구한다. 이 법안은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IT 분야를 강타하는 세계적인 규제 강화 물결과 맥락을 같이 하는 최신 규제다.

유럽 집행위원회 수석 부집행위원장인 마가렛 베스티커는 “DMA는 디지털 환경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소수의 대기업이 상당한 시장 권력을 손에 쥐고 있다. 현재 디지털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누리고 있는 게이트키퍼(gatekeepers)들은 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 법안은 애플에 많은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 밸리 오피스(Silicon Valley Office)의 EU 디렉터인 제라드 드 그라프는 “아이폰 사용자에게 앱 스토어(App Store)뿐만 아니라 타 앱스토어 혹은 인터넷에서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즉, 빅테크 기업이 플랫폼을 개방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드 그라프는 이 법안의 영향을 받는 IT 기업과 만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EU 사무소를 열었다. 애플은 앱 스토어 결제 문제 관련해 일련의 소송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러한 소송은 DMA와 방향성이 같다. 이 법안으로 애플은 메시지, 페이스타임, 시리 서비스까지 변화시켜야 할 수 있다. 앱을 출고 단계에서 설치하는 것이 금지되거나 서드파티 기업과 강제로 데이터를 공유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애플은 이러한 법안의 일부 조항이 사용자에게 “불필요한 프라이버시 및 보안 취약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EU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DMA 요구 사항과 타 기존 법령 요구 사항 간 불일치가 생기는 지점에서 새로운 규제 법안 조항 과 적용 방식에 대한 법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예를 들어 사용자 프라이버시와 광고 데이터 공유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 EU가 이 두 사안 관련 규제 권한을 모두 갖추고 있음을 감안할 때, 개인정보보호 규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GDPR)과 DMA 중 무엇이 우선시될지 아직은 확실치 않다. 그럼에도 규제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듯하다. 
 

집행 타임라인 

DMA는 11월 1일 시행되었으나 조항은 아직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IT 기업은 2023년 5월까지 기업 사업 관행 조정하기 시작해야 하며, 2024년 3월 6일부터 시정 사항을 시행해야 한다. 다른 플랫폼 간 화상 통화와 같은 DMA의 요구사항은 2026년까지 유예된 상태다. 한편, DMA의 영향을 받는 모든 기업은 이 법안의 요건을 완화하기 위해 모든 조처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애플의 사업 특정 부분에는 영향을 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즉, iOS 17에서 기존 앱 및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후퇴하는 이상한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다. 이런 변화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다양한 앱 중 사용자의 선택폭이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새 아이폰에 사파리, 크롬, 엣지, 파이어폭스 혹은 덕덕고(Duck Duck Go) 중 어떤 것을 설치할지 선택하는 식이다.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경쟁 정책과 교수 아멜리아 플렛처가 언급한 것처럼, 이런 변화는 모든 운영 체제에 걸쳐 확산할 가능성이 크므로, 야후 초이스박스(choice boxes)의 중요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 이런 변화는 오히려 '선택 피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이는 애플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아마존, 구글, 메타 등 다른 기업도 같은 규제를 받는다. 동시에 이를 어겼을 때 패널티 또한 상당하다. 높은 벌금과 추가적인 재정적 패널티와 함께 기업의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된다. 기업은 사업 일부를 강제로 매각당하거나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당할 수도 있다.
 

DMA의 목표

'게이트키퍼'라 불리는 주요 인터넷 기업의 경쟁에 대한 개방을 강제하고 대형 플랫폼이 책임을 다하는 기업 시민으로 기능하도록 의무화하자는 게 DMA의 골자다. 시장 규모가 75억 유로 이상이고 적어도 3개의 EU 주에 걸쳐 4,500만 명의 활성 최종 사용자를 가진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애플을 포함해 이런 요건을 만족하는 기업은 게이트키퍼와 동일시되며, 다음과 같은 엄격한 요구사항에 직면하게 된다.
 
  • 최종 사용자가 핵심 플랫폼 서비스를 쉽게 구독 취소할 수 있도록 하거나 사전 설치 핵심 플랫폼 서비스를 제거한다. 
  • 운영체제에 병행해 기본 설정에 따른 소프트웨어 설치를 중단한다. 
  • 광고 성과 데이터 및 가격 정보를 제공한다. 
  • 대체 인앱 결제 시스템 사용을 허용한다. 
  • 최종 사용자의 대체 앱 스토어 사용을 허용한다. 

이 모든 조항이 애플의 사업에 타격을 줄 것이다. 가장 논쟁적인 이슈는 서드 파티 앱스토어와 대체 결제 서비스 지원을 강제한 것이다. 특정한 종류의 광고 관련 데이터에 대한 요구도 애플의 사용자 프라이버시 관련 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부 핵심 앱을 빼고 운영체제를 제공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애플 사용자에게 어떤 혜택을 줄지도 아직 확실치 않다.
 

예상되는 애플의 대응

물론 애플은 ‘게이트키퍼’로 지정되는 것에 대해 저항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나 높은 PC, 모바일, 태블릿 시장 점유율을 가진 기업이 노골적으로 저항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자칫하면 EU가 애플을 조사하고 높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애플이 향후 제품에서 USB-C로 전환하기로 한 것처럼 규제를 준수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EU 모두 대부분의 유사한 문제와 관련해 협력하는 경향이 있음을 감안할 때, EU에서의 DMA 통과는 미국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발효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로 인한 사용자에 대한 영향은 예측하기 어렵다. 필자가 너무 성급한 것일 수도 있지만,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을 광범위한 객관식 시험으로 대체한다고 해서 대부분 사용자가 훨씬 행복해지리라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완전히 상이한 철학을 기반으로 구축된 서드파티 서비스를 채택하면서도 최대한 사용자 중심 편의성을 살리려 했던 애플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이너에게는 악몽이 될 것이다. 물론 애플이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경쟁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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