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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순환 경제와 집단지성을 통한 '스코프 3' 감축 전략

Alex Saric | IDG Connect 2022.10.06
최근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은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일 투자로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nflation Reduction Act)’에 서명했다. 3,690억 달러(약 516조 원)에 달하는 이 투자를 통해 미국 에너지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한편, 북미의 탄소 배출 감축 전략을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 Getty Images Bank

스코프 1(Scope 1,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과 스코프 2(Scope 2,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는 전 세계 기업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제품 생산뿐 아니라 물류,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간접 배출을 포함하는 스코프 3(Scope 3)은 현재까지 간과되고 있다.

2022년 포춘 500대 기업 CEO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은 2050년 또는 그 이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에 스코프 3 감축 목표를 포함했다고 답했다. 

모든 산업 분야의 조직이 제품 및 생산 프로세스에서 배출량을 줄기이 위한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스코프 1 및 2 감축과 관련한 사항은 내부적으로 다룰 수 있지만, 스코프 3의 경우 기업의 직접적 통제 영역 밖에서 배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

전 세계 대다수 기업의 탄소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코프 3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영역을 넘어 다음 30년 여정을 위한 국가 및 산업 부문 간, 공급 업체 간의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


스코프 3 감축을 결정짓는 공급망

궁극적으로 스코프 3 배출량 감소는 기업의 공급망에 달렸다. 세계적인 명품 제조기업 모엣 헤네시(Moët Hennessy)는 스코프 3 배출량이 총 탄소발자국의 93%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로지텍은 자사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온실가스 배출의 99.8%가 스코프 3 배출량이라고 밝혔다.

현재 IT 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3%를 차지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환율을 감안하면 향후 더 많은 스코프 3 감축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스코프 3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2가지 접근법이 필요하다. 첫째, 기업은 훨씬 철저하고 혁신적인 자세로 손이 닿기 어려운 부분에서 작은 성과를 달성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둘째, 기업은 자체적인 노력만으로 이런 성과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기업은 순환 경제로 눈을 돌려야 한다. 또한 공급망 전반에 걸친 협력을 통해 기존 재료를 공유, 대여, 재사용, 수리, 정비, 재활용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야 한다. 이런 가능성을 활용하기 위해 통합적이고, 투명하며, 협동적인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 

가시성 및 참여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배출량 감소에 필수적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스펜드 매터스(Spend Matters)에 따르면, 기업 탄소 배출의 70%는 공급망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공급 업체 지속가능성에 관한 이발루아(Ivalua)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탄소 배출을 측정하는 공급 업체는 24%에 불과했다.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것은 공급 사슬 전반에 걸친 배출량 데이터를 포함하는 등 공급 업체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갖는 것이다. 이런 포괄적인 가시성 확보를 위해서는 공급 업체, 기업 및 외부 리소스 데이터를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외부 리소스로는 공급 업체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고 ESG 임팩트 및 컴플라이언스 리스트 관련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에코바디스(Ecovadis)가 있다. 기업들은 이런 외부 정보를 활용해 공급 업체를 책임감 있게 선택하고 공급 업체와의 관계 전반에 걸쳐 성과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순환 경제

이미 많은 기업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순환 경제 개념을 활용한다. 액센츄어(Accenture)는 202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컴퓨터, 서버와 같은 전자 폐기물뿐 아니라 모든 사무용 가구를 100% 재사용 및 재활용하고 있다. 또한 액센츄어는 주요 공급 업체의 90%에 환경 목표와 2025년 배출량 감축을 위해 실행 중인 조치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로지텍은 2030년까지 스코프 3 배출량을 2019년보다 최소 50% 감축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위해 로지텍은 제품 리퍼비시 및 재판매를 통한 제품 수명 연장과 저탄소 재료 사용을 감축 계획에 포함했다. 

올 초 진행된 공급망 관련 행사 이발루아 나우 2022(Ivalua NOW 2022)에서는 모엣 헤네시, 볼보 및 항공기 장비 제조기업 사프란(Safran)가 순환 경제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해 이야기했다. 부분적으로 이들 업체가 깨달은 것은 순환 경제 전략을 통해 2050년까지 전반적인 배출량을 55% 감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EU 그린 딜(The European Green Deal)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발루아 나우 2022에서 업계 리더들은 다른 공급 업체와 협력해 개발 중인 맞춤형 솔루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예를 들어, 모엣 헤네시는 작물 수확 과정에서 추출한 액체를 다른 작업 및 프로젝트에서 재사용 및 재활용할 수 있는 골든 시드(Golden Seeds) 프로젝트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다만 순환 경제 관련 논의에서 볼보 및 사프란이 선도기업으로 부각되는 다른 산업의 경우, 배출량 감축 성과를 내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볼보는 그린 스틸(Green Steel)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주요 파트너 기업 2곳과 협업하고 있으며, 철강을 만드는 데 이미 사용되고 있는 잉여 친환경 수소를 주유소 및 자동차 전력 공급에 활용하고 있다. 한편, 사프란은 항공용 티타늄 합금을 개발하는 공장인 에코티타늄(EcoTitanium)에 대한 투자 덕분에 티타늄 및 니켈 합금 주원료의 60%를 재활용하고 있다. 이 공장은 이미 자사 및 하청업체에서 수집한 스크랩으로부터 티타늄 잉곳(Ingot)을 생산한다.


집단지성

이런 사례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거의 모든 산업이 순환 경제 접근방식을 적용할 수 있으며, 기업은 이런 방식을 경제적 이익을 희생하지 않고 장기적인 핵심 전략으로 접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또 ESG 기준에 미치지 못해 도태되는 모든 기업은 비판받거나 최악의 경우 경쟁사와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순환 경제는 결국 브랜드, 성장 및 필수 인재 확보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규제는 더욱 엄격해지고 있고, 소비자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전략을 주시하는 한편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반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 기업이 엄격하고 야심 찬 2020~2050년 목표를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코프 3 배출량에 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성과를 위한 계획안 마련과 달성 노력, 측정 및 증명은 다른 이야기다. 기술을 사용한 개입과 개별 공급 업체의 성과를 효과적으로 측정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성과는 협동적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액 즉, 재정적 측면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운송 및 유통 채널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평가해 문서로 남겨두어야 한다. 또 재료 및 에너지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 배출량을 감사 가능한 형태로 보여주는 것도 측정에 도움 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더 광범위한 산업 연계로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볼보는 공급 업체와 기업 간 사용되는 데이터 공유 플랫폼인 카테나-X(Catena-X)와 협업하고 있다. 

이런 사례를 통해 공급망이 전반적인 탄소 배출량 최적화 및 감소를 위한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집단적 책임은 공급망 전반에 걸친 배출량 관련 정보를 모두가 공유할 수 있을 때만 달성할 수 있다. 기업, 공급 업체 및 이해당사자를 연결하는 협력 도구 또한 순환 경제를 위한 필수적 근간이다. 지속가능성 조건에 부합하는 공급 업체를 선택하는 등 순환 경제 이니셔티브를 실행하는 기업을 돕기 위해서는 더 현명하고 가시적인 동시에 투명하고 협동적이며 연결된 도구가 필요하다. 

2021년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기업의 58%는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공급 업체가 충족해야 하는 최소한의 요건을 설정하고 있다. 주요 이정표가 되는 시점이 점차 다가옴에 따라 스코프 1 및 2 배출량은 통제될 수 있으나, 스코프 3의 경우 산업 부문 전반 및 국내외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에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계획 과정, 나아가 일상적인 진행 과정 속에서 공급 업체 및 파트너 기업 간 협력을 도모한다면 스코프 3 감축 관리와 측정이 더욱 쉬워질 것이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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