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고서는 애버딘 리서치(Aberdeen Research)가 이번 여름 미국과 유럽의 IT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전체 응답자의 90%는 2023년 IT 지출을 늘리거나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기업 규모별로 차이가 있었다. 대기업의 61%는 2023년 IT 지출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답한 반면, 소규모 기업에서는 이런 응답이 41%에 그쳤다.
보고서는 반직관적이지만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향후 계획에 있어) IT 지출을 더 많이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경기침체 대비 계획이 없다고 밝힌 기업의 30%만이 IT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지만 경기침체 대비 계획을 이미 세우고 있거나 곧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힌 기업은 이렇게 응답한 비율이 각각 68%, 55%였다.
애버딘의 부사장 겸 수석 애널리스트 짐 라포자는 “이 차이는 몇몇 기업이 다른 영역의 비용 절감분을 IT에 재투자할 계획이라는 점과 함께, 과거 경기침체에서 배운 교훈을 반영한다”라고 전했다.
불황 속 IT 지출의 이점
그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컨퍼런스 콜에서 팬데믹 기간 동안 기술에 투자한 기업이 상당한 혜택을 봤다고 말했다. 라포자는 “초기에 인프라를 현대화한 기업들은 성능, 안정성, 보안이 개선되고, 전반적인 IT 비용도 절감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경기침체가 IT 예산 감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라며, “2001년과 2008년에 그렇게 했던 기업들은 그로 인해 불이익을 당했다. 따라서 대기업, 특히 과거의 경제 위기를 이미 극복해 본 기업들은 IT 지출 수준을 유지하거나 불황 속에서도 지출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라고 파포자는 설명했다.아울러 보고서는 이러한 트렌드가 새로운 기술(5G, 엣지, 서버리스 컴퓨팅, AI) 도입률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언급했다. 이 기술이 상호연관돼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를테면 5G 연결은 AI 모델에 필요한 데이터를 생성하는 엣지 컴퓨팅을 더 쉽게 배포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이러한 기술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거나 매니지드 서비스 업체를 써서 관리할 수 있는 재정적 여유가 있는 기업, 즉 대기업은 이를 통해 혜택을 받을 가능성도 훨씬 더 높다.
스파이스웍스/지프 데이비스의 기술 인사이트 부문 책임자 피터 차이는 “일반적으로 대기업일수록 매니지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비율이 더 높으며, 이는 이러한 기업이 경기침체나 또 다른 대규모 역풍에 견뎌낼 준비가 더 잘 되어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원격에서 일해야만 하는 상황이 또다시 온다면 팬데믹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하이브리드 인프라를 사용하면, 즉 기술을 활용하면 원격 환경으로 전환하기가 훨씬 더 쉽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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