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글로벌 칼럼 | 트위터 내부 고발 사건으로 살펴보는 선거 보안의 중요성

Christopher Burgess | CSO 2022.09.06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선거 보안(election security)은 과거에도 문제가 되긴 했지만, 요즘처럼 그 중요성이 커지는 시기도 없을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러시아, 중국, 이란 등 국가 차원에서 선거 개입을 시도한 정황이 발견되면서 선거 보안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선거 보안에서 소셜 네트워크의 역할은 별로 논의되지 않았다. 실제로 이전에는 소셜 네트워크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하지만 최근 전직 트위터 CISO의 내부 고발을 계기로 소셜 네트워크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주목받게 됐다. 
 
ⓒ Getty Images Bank 
 

소셜 네트워크와 선거의 역사

2008년과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운동은 선거 메시지를 전달하고, 유권자를 결집할 때 소셜 네트워크가 엄청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보여줬다. 당시 전문가와 기술 분석가는 소셜 네트워크 영역만큼은 오바마 대통령이 상대 진영을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선거 캠프는 당시 메시지를 바이러스처럼 퍼뜨리면서 증폭시키는 소셜 네트워크의 특징을 잘 이해했던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이번엔 러시아 정부가 미국의 주 선거 인프라를 노리고 부정확한 정보와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여론을 조작한 활동이 포착됐다. 러시아는 2016년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미국에서 활동 중인 별도의 직원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미 2015년에 미국연방수사국(FBI)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게 경고하며, 소속 후보와 정당 인프라를 비롯한 선거 인프라를 노리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이 있다고 알려주기도 했다. 2016년 10월에는 특정 단체가 부분적 또는 전면적으로 사실이 아닌 정보를 배포하기도 했다. 
 

선거 허위 정보에 대처하는 민간 및 공공의 노력

2017년만 해도 ‘오정보(misinformation)’와 ‘허위 정보(disinformation)’는 미국 유권자에게 익숙한 단어가 아니었다. 하지만 2022년 현재 ‘오정보’와 ‘허위 정보’라는 말은 일반인은 물론 모든 전문가와 유명인이 자주 쓰는 단어가 되었다. 미국 국무부은 아예 공공 외교 및 공무국 산하 기관 형태로 글로벌 인게이지먼트 센터(Global Engagement Center, GEC)라는 곳을 설립했는데, GEC은 미국은 물론 미국의 동맹국 및 우호국의 정책, 안보, 사회 안정을 약화시키거나 영향을 주려는 해외 활동을 감시한다. 특히 선전, 허위 정보 같은 활동을 인지, 파악하고 알리고 대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기관인 바이파티슨 폴리시 센터(Bipartisan Policy Center)는 2022년 8월 24일 ‘기술 및 선거 관계자가 온라인상에서 선거를 보호할 방법’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기술 기업은 선거에서 선한 세력이 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여기에 미국 국토안보부 작전분석센터(HSOAC)는 랜드(RAND) 연구소와 함께 ‘미국 선거 안전 보장:선거 인프라 내 사이버보안 위험의 우선적 처리 방법’이라는 보고서를 2022년에 발간했다. 58쪽으로 구성된 이 보고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선거 안전을 보장하는 기술에 대해 주로 다뤘다. 그뿐만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이 어떻게 ‘정보(또는 허위 정보)를 확산하고, 여론을 형성하고, 후보를 지지하거나 투표를 독려하는 도구가 되었는지 소개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플랫폼은 언제나 사이버 위협을 받을 수 있지만, 취약성은 선거 관계자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 사이버보안 및 인프라 보안국(CISA)에서도 ‘사회 전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진화 중인 새로운 위협’라는 주제의 선거 보안 자료를 만들었다. 미국 선거관리위원회(EAC)와 함께 제작된 해당 자료는 기술적인 사이버 보안 서비스나 평가 기술을 다루며, 지방 및 연방 정부가 선거 보안 위험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분석 자료를 제공한다. 선거 인프라 보안을 관리하는 CISO가 있다면, CISA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참고하면 좋다. 
 

소셜 네트워크 영향력을 공론화한 ‘트위터 내부 고발 사건’

오픈소스 프로그래머이자 해커로 유명한 전직 트위터 CSO 피터 머지 자트코는 8월 말 내부 고발 형식으로 트위터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내용은 해외 정부가 트위터 플랫폼을 물론 트위터의 직원과 운영까지 개입해서 통제, 악용, 감시, 검열 활동을 하고 있는데, 트위터는 이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심지어 공모까지 했다는 부분이 담겨있다. 

84쪽으로 구성된 소장에서 자트코는 특히 2020년 대선 기간 트위터를 조작할 수 있는 여러 보안상 결점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현재 미국의 두 정당은 허위 정보와 오정보 확산을 막는 부분에 있어 트위터 같은 기업에만 의지하는 상황인데, 소장에 내용이 사실이라면 당장 11월에 미국 중간 선거부터 문제가 될 수 있다. 

트위터는 해당 소송에 대해 “피터 자트코는 무능한 리더십과 부진한 성과로 인해 2022년 1월 트위터 임원직에서 해고되었다. 자트코는 트위터 개인정보 보호 및 데이터 보안 관행에 대한 허위로 진술하고 있으며, 대부분 모순과 오류로 가득 차 있고 중요한 맥락이 부족하다”라고 반박했다. 

보안 업체 태그 인포스피어(TAG InfoSphere)의 CEO 에드워드 아모로소는 자트코의 결정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글을 링크드인에 올리기도 했다. 여기에는 댓글 250개가 넘게 달릴 만큼 관심을 받았으며, 필자도 아모로소의 의견에 동의한다. 필자가 보기에, CISO는 자원 분배, 예산 가용성, 전략 실행을 놓고 CEO, CFO, CIO와 끝없는 사투를 벌인다. 기업 내 사이버 보안 문제는 투명성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공시 자료를 위한 증거를 제출하라고 따로 요건을 만들 정도였다. 비슷하게, 현재 진행 중인 전직 우버(Uber) CSO의 고발 사건으로 인해 모든 임원의 과실과 태만을 막을 수 있는 책임보험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봤을 때 CISO가 집중해야 할 일은 결국 위험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상시 가동’으로 얻을 수 있는 선거 보안

국내외 정보나 허위 정보, 오정보는 투표 참여와 정치 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이미 사용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선거 운영 관리자에게 부정적인 해를 끼치므로 당장 해결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바이파티슨 폴리시 센터의 보고서는 “향후 선거 기간의 양상은 다를 것”이라며 “기술 회사들이 선거 관계자들과 공조해야 한다”라고 언급한다.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기술 기업은 사실 선거와 관련된 허위 정보와 오정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2020년 선거 기간에 있었다. 그런 기회를 놓쳤기에 허위 정보는 점점 많아지고, 온·오프라인에서 선거 관계자에게 괴롭힘이 가해지고, 현재까지도 2020년 선거 결과에 대한 끝없이 의문을 제기하는 사태가 생기고 있다.

바이파티슨 폴리시 센터는 기술 기업과 선거 관계자들이 2022년 중간 선거만이 아니라 2023년 지방 선거와 2024년 대선을 대비하기 위해 지금 당장 나서라고 권고한다. 다시 말해 기술 기업과 선거 관계자는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위해 최신이자 최고의 보안 제품을 준비하고 상황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바이파티슨 폴리시 센터 보고서는 “위협 행위자가 전 세계에 퍼뜨리는 잘못된 정보와 정정이 필요한 뉴스의 차이가 무엇인지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라며 실용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선거와 관련된 ▲내용 ▲허위/오/악성 정보 ▲검증 ▲광고 ▲보안을 다루는 투명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바이파티슨 폴리시 센터는 선거 준비 기간만이 아닌 언제나 보고서 내용을 ‘상시’ 적용하고 활용할 것으로 촉구했다. 필자도 동의한다.

*필자 Christopher Burgess는 보안 분야 전문 작가로 이전에 시스코에서 선임 보안 자문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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