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및 완성도
이전과 전혀 다른 대화면 폴더블 폰을 기대하는 사용자가 있다면, 갤럭시 Z 폴드4는 처음에는 다소 실망스러울 것이다. 갤럭시 Z 폴드4는 디자인적으로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 V자 형태로 마치 책을 피듯이 열수 있는 구조. 긴 외장 디스플레이와 넓은 내부 디스플레이. 모두 이전에 있었던 디자인이다. 단, 이번에는 세로폭이 3.1mm 짧아지고 가로폭이 3mm 넓어져 그립감이 좋아졌고, 스마트폰을 접었을 때나 펼쳤을 때 화면의 가로 세로 비율이 최적화된 느낌이다.더 좁고 짧아진 것뿐만이 아니라 갤럭시 Z 폴드4는 3세대(271g)보다 263g 더 가볍다. 두께도 마찬가지이다. 삼성 갤럭시 Z 폴드3는 펼쳤을 때 6.4mm 접었을 때 16mm였지만, 갤럭시 Z 폴드4는 각각 6.3mm와 15.8mm로 좀 더 얇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스마트폰을 펼치거나 주머니에 넣었을 때 덜 거추장스럽다. 그렇다고 사용자가 체감할 만큼의 극적인 변화는 아니다.
갤럭시 Z 폴드4의 프레임 및 외관 케이스는 삼성의 아머 알루미늄(Armor Aluminum) 소재가 적용됐다. 테크 어드바이저(Tech Advisor)는 작년에 같은 소재를 적용한 Z 플립 3(Z Flip 3)를 떨어뜨리는 실험을 해봤는데, 아머 알루미늄은 내부 디스플레이를 손상시키지 않을 정도로 튼튼했다. 그런 면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내구성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기술은 코닝(Corning)의 고릴라 글라스 빅투스+(Gorilla Glass Victus+)를 적용해서 화면이 긁히거나 기타 흔적으로 손상되는 것을 막았다. 힌지 시스템도 개선됐다.
갤럭시 Z 폴드4의 가장 큰 결점은 휴대폰을 접었을 때 틈새가 생긴다는 것이다. 접힌 디스플레이 사이 빈 공간에는 먼지나 옷의 보풀 같은 게 들어간다. 필자도 주머니에서 Z 폴드4를 꺼낼 때마다 화면을 닦아야 할 경우가 많았다. 공식적으로 방진 기술을 지원하지 않아 아쉽지만 그래도 Z 폴드4는 완전한 IPX8 방수를 제공하는 몇 안 되는 폴더블 폰이다. 하지만 오포, 화웨이, 샤오미 등의 다른 기업들이 틈새 없이 완전히 접히는 기능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삼성이 관련 기술 지원 시도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디스플레이
이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갤럭시 Z 폴드4는 두개의 디스플레이로 구성됐다. 접었을 때 보이는 얇고 좁은 외부 6.2인치 디스플레이. 그리고 펼쳤을 때 보이는 크고 두꺼운 7.6인치의 내부 디스플레이다. 이번에 너비와 길이가 조금 조정되면서 사용자는 접었을 때나 펼쳤을 때나 조금 더 넓고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을 즐길 수 있다. 외부 디스플레이의 가로세로 비율은 23.1:9이고 내부 디스플레이는 21.6:18이다. 참고로 Z 폴드3는 각각 25:9 및 5:4 디스플레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엄청난 차이는 아니다. 즉, 외부 디스플레이는 이상하게 보일 정도로 얇고 좁으며, 내부 디스플레이는 꽤 두껍다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 디스플레이는 나름의 장점이 있다. 6.2인치 아몰레드(AMOLED) 화면은 선명한 해상도(904 x 2316), 부드러운 120Hz 리프레시 비율, 720cd/m2의 최대 밝기 등을 지원해 훌륭하다. 야외에서 사용하기 좋고, 좁기 때문에 한 손으로 사용하기 쉽다. 단 타이핑할 때는 조금 좁게 느껴져 작은 디스플레이에서 메시지를 입력하기 어려웠다. 물론, 펼칠 때 보이는 7.6인치 디스플레이가 Z 폴드4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 좁은 휴대전화가 태블릿에 가까운 크기로 확장되는 모습은 마법처럼 느껴진다.
삼성은 힌지를 재설계해 얇고 내구성이 좋은 스마트폰을 만들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삼성은 힌지가 얇아지고 폴더블 유리가 단단해지면서 최대 20만 회를 접었다 펼 수 있다고 밝혔다. 1년 동안 하루 약 560회 또는 2년 동안 하루 약 280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하루 종일 접었다 편다면 몇 년 후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리뷰에서는 테스트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안타깝게도 새로운 힌지 시스템은 디스플레이의 홈을 시각적 그리고 물리적으로 완전히 가리지 못했다. 대부분의 사용자라면 접히는 부분이 눈에 띌 것이다. 대신 내부의 7.6인치 120Hz AMOLED 디스플레이는 인상적인 해상도, 선명도, HDR10+ 지원하고, 어느 환경에서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754cd/m2 밝기 등을 두루 갖췄다.
카메라
갤럭시 Z 폴드4는 4Mp f/1.8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nder Display Camera, UDC)를 다시 도입했다. 갤럭시 Z 폴드3이 엉터리였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 같은 모습이다. UDC란 디스플레이 아래에 전면 카메라가 들어가 있지만, 사용자에게는 그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기술인데, 사실 Z 폴드4에서는 UDC가 어디 있는지 쉽게 찾을 수 있다. 경쟁 스마트폰이자 UDC를 도입한 ZTE 액슨 40 울트라(ZTE Axon 40 Ultra)에서 카메라가 거의 안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이미지 품질이 개선됐는데, 이 부분은 이미지 처리 도구를 사용할 때 특히 좋다. 전면 카메라는 셀카 촬영보다는 대형 화면으로 영상 통화하기 적합하게 설계됐고, 실제로 써보니 영상 통화를 할 때 유용했다. 좋은 셀카를 찍고 싶다면 외부 디스플레이의 중앙에 위치한 19Mp f2.2 렌즈를 이용하는 편이 더 낫다. 소셜 미디어 등에서 사용하기 충분한 수준의 셀카를 제공할 것이다. 해당 렌즈는 Z 폴드3에 탑재된 렌즈와 동일하다.
업데이트된 후면 카메라 시스템은 가장 인상적인 요소다. 사실상 Z 폴드4에서 가장 크게 업그레이드된 부분이다. 12Mp 카메라 트리오는 사라지고, 최신 기기인 삼성 갤럭시 S22 및 갤럭시 S22+와 같은 50Mp 메인 및 10Mp 3x 광학 렌즈가 제공되며, Z 폴드3와 같은 12Mp 초광각 렌즈를 자랑한다.
전작과 비교하여 Z 폴드4의 메인 센서로 촬영한 이미지는 더욱 섬세한 품질을 제공하며, 삼성 휴대폰의 특징인 강렬한 색상과 다이나믹 레인지를 잘 표현한다. 이런 성능은 빛이 충분한 환경 또는 까다로운 환경에서 촬영할 때 도움이 되며, 개선된 인물 촬영 모드 등 사진 모드를 선택해 촬영할 때 성능을 높인다. 특히, 광학 이미지 안정화와 23%나 많은 빛을 수용할 수 있도록 커진 f/1.8 조리개의 조합 덕분에, 저조도 성능이 개선되었다. 그 결과, 특히 어두운 상황에서 삼각대를 사용하지 않고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밝고 정교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업그레이드된 10Mp 3x 광학 센서는 지난해 나왔던 보잘 것 없었던 2x 줌 성능을 개선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의 스페이스 줌(Space Zoom)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줌의 성능을 10x에서 30x까지 높였다. 이런 줌 기능을 활용하면 엄청나게 상세한 사진은 촬영할 수 없지만, 맑은 날 밤에 달을 촬영할 때는 꽤 괜찮다. 틈새시장을 노린 기능인데 나름 인상적이다. 12Mp f/2.2 123도 초광각은 이전 세대와 똑같이 제공한다. 뛰어난 디테일과 함께 괜찮은 광각 경험을 제공하며 심지어 일부 초광각 카메라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색상과 다이나믹 레인지가 메인 카메라와 거의 일치하며, 둘 사이의 일관성도 괜찮게 유지된다.
커버 스크림 프리뷰(Cover Screen Preview) 같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Z 폴드4의 카메라 기능을 더 개선할 수 있다. 가령 후면 카메라를 사용해 셀카를 촬영할 수 있고 스마트폰을 펼쳐진 상태에서는 외부 디스플레이를 뷰파인더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뷰파인더와 최근에 촬영한 이미지를 큰 내부 디스플레이에 나란히 표시하는 옵션도 있다.
Z 폴드4는 폴더블 스마트폰 최초로 8K 비디오 녹화 기능을 제공한다. 대부분 사용자는 VDIS(Video Digital Image Stabilisation)와 저조도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8K보다 낮은 해상도를 선택할 할 가능성이 높다. UDC는 개선할 부분이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그래도 Z 폴드4는 전작 대비 나은 사진을 촬영할 방법이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