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글로벌 칼럼 | AI 시대 필요한 것은 오픈‘소스’가 아닌 오픈소스 ‘접근권’

Matt Asay | InfoWorld 2022.07.21
기술 업계는 오픈소스와 개방성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2006년 오스콘(OSCON) 컨퍼런스에서 이미 비슷한 질문을 던졌고 당시 패널이었던 구글과 야후 직원에게 “왜 의미 있는 오픈소스를 공개하지 않느냐”고 따진 적 있다. 팀 오라일리는 블로그를 통해 이 문제를 따로 언급하며 “클라우드 시대에는 오픈소스 기술을 공유할 동기가 사라졌다. 프로그램 실행할 때 사본 파일은 필요 없고 서비스 접근 권한만 주면 된다. 필요하지 않을 뿐 아니라 대형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사본을 주는 것 자체가 이제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 Getty Images Bank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지난 10년간 오픈소스라는 정의는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오라일리 미디어의 부사장 마이크 루키데스는 최근 블로그를 통해 “오픈소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인공 지능(AI) 기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AI에서 처리하는 데이터 규모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오픈소스가 있어도 대형 언어 모델을 활용하기는 상당히 힘들다”라고 밝혔다. 

2006년 클라우드 시대와 비슷하게, AI 시대에 오픈소스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공개하려 한다면 여러 문제를 겪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오픈소스 공개가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니다.
 

특별한 하드웨어가 필요한 오픈소스

루키데스에 따르면 많은 업체가 AI 기술에 관여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AI 산업을 주도하는 업체는 페이스북, 오픈AI(OpenAI), 구글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방대한 모델을 대규모로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일반적인 기업은 불가능한 방식으로 AI를 개발하고 있다. 그런 사실을 굳이 숨기지도 않으며, 세 업체는 필자 같은 일반인은 모르는 인프라와 운영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루키데스는 “페이스북이 만든 OPT(Open Pretrained Transformer)-175B의 소스 코드는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델을 다운받고 훈련할 만한 하드웨어는 대다수가 없을 것이다. 대학이나 연구 기관도 다루지 못할 수준이다. 실제로 활용할 방법이 없으니 페이스북이 전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야 한다. 페이스북 스스로 다른 커뮤니티에서 새로운 기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OPT-175B를 오픈소스로 공개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이를 쓸 수 없는 사람은 없는 셈이다”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활동은 훌륭해 보이지만 충분한 컴퓨팅 리소스가 있는 구글과 오픈AI조차 OPT-175B는 활용할 수 없다. 왜 그럴까? 루키데스는 “OPT-175B는 페이스북의 자체 하드웨어 및 인프라와 너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구글의 인프라에서 재현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페이스북은 OPT-175B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굳이 숨기지 않는다. 자금과 노하우가 있더라도 이런 인프라를 구축하기가 매우 어렵기에, OPT-175B를 이용하는 곳이 있다면 페이스북과는 다른 무언가를 결국 구축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2006년 오스콘(OSCON)에서도 구글과 야후는 비슷한 입장이었다. 물론 두 기업은 원한다면 오픈소스 기술을 더 공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로 실행되며 다른 곳에서는 재현될 수 없는 그런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AI로 돌아가 보자. AI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이 하드웨어 내부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AI는 신뢰하기 어렵다. 따라서 AI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루키데스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루키데스는 “외부 연구원과 초기에 관심이 보이는 사람에게 무료 접근 권한을 주면 오픈소스 기술을 제공한 기업에게 질문을 던지며 결과를 다양하게 검토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때 접근 권한이란 페이스북, 구글, 오픈AI의 데이터센터 출입 카드를 받겠다는 것이 아니라 공개 API를 활용하자는 뜻이다. 효과가 있을 법한 흥미로운 아이디어다. 많은 사람이 원하는 수준의 오픈소스는 아니지만 이정도 분명 괜찮다.
 

다시 생각해야 하는 ‘오픈소스’의 개념

필자는 2006년 구글과 야후 같은 초대형 업체가 오픈소스 기술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런 비난은 아무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예를 들어, 2006년 이후로 구글은 전략적으로 필요할 때만 주요 인프라를 패키지화하고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대표적으로 텐서플로우(TensorFlow)와 쿠버네티스(Kubernetes)가 있다. 필자는 이런 류의 오픈소스 기술을 자사 서비스 고객을 늘리기 위한 통로 기술이라고 표현한 적 있다. 텐서플로우나 쿠버네티스 사용자를 구글 클라우드 이용자로 유도하고 이를 통해 머신러닝 표준을 주도하는 기회를 잡고자 하는 의도가 보이기 때문이다. 사업적으로 똑똑한 결정일지 몰라도 강성 오픈소스 지지자에게 두 기술은 오픈소스 기술로 보이지 않는다. 

구글만 그런 것도 아니다. 대부분 업체가 점점 오픈소스를 전략으로 활용한다. 사실 소스 코드를 공개하는 활동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인 행동이다. 소스 코드를 공개하면서 무엇인가 얻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 및 개인은 항상 자신 또는 고객에게 유리한 코드를 공개한다.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루키데스는 전통적인 오픈소스의 정의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앞서 언급했던 클라우드 시대처럼 오픈소스 기술은 이제 개발자와 소비자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가치를 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10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는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물론 달성한 업적도 있다. 

필자는 루키데스의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하며 오픈소스 라이선스에 대해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루키데스는 특정 AI 모델의 작동 방식과 성공 및 실패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접근 권한을 외부 연구원이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방식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코드와 인프라에 접근할 필요는 없다. 노트북에서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파생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정도의 접근 권한이면 충분하다. 현재 구글 또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실행되는 코드의 규모와 고유한 복잡성을 생각할 때, 이런 방식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어쨌든, 모든 클라우드 코드가 대규모로 실행되는 것은 아니다.

오픈소스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는 사라져야 한다. 그런 시각은 오픈소스 세계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클라우드 시대를 지나면서 점점 적용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대신 소프트웨어 접근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과거의 오픈소스 개념을 클라우드 기술로 옮기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AI 분야에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소프트웨어 접근성을 높이면 고객과 서드파티 개발자가 기술을 더 활용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오픈소스 기술을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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