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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현실화된 '스플린터넷', 메타버스도 웹3도 해법이 아니다

Mike Elgan | Computerworld 2022.06.29
필자는 오랫동안 '스플린터넷(splinternet)'의 도래를 우려했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현실이 됐다. 스플린터넷 개념은 간단하다. 사실 우리에게는 이제 초기 네트워크 개척자가 의도했던 하나의 개방된 글로벌 인터넷이 없다. 실제로는 여러 개의 미연결 인터넷이 존재한다.
 
ⓒ Getty Images Bank

필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첫 번째 증거는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인터넷 검열과 더불어 소위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 of China)'으로 인해 중국이 고립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단순히 국내 검열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적인 검열은 물론 친중 정부 선전, 허위 정보 확산에도 나서고 있다. 일례로,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 트위터에 가짜 계정 및 봇 수천 개가 적극ont id='ul_11' color='green' class='ul' onclick='fShowHelp(11)'>적극 활동하면서? 올림픽과 중국 정부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는 유명 트위터 사용자의 논평이 묻혀버렸다. 트위터 측은 나중에서야 이들 가짜 계정을 삭제했다.

중국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핀터레스트, 스냅챗 등 외국 SNS를 차단했다. 반면, 중국의 틱톡은 해외에서 금지되지 않고 있다. 참고로, 많은 사람이 잘 모르는 사실 하나는 중국에서는 틱톡마저 금지됐다는 점이다. 틱톡 대신 중국에서만 쓸 수 있는 바이트댄스(ByteDance)의 더우인(Douyin)이 허용되지만 당연히 중국 정부의 엄격한 검열을 받고 있다. 결국 중국의 인터넷 사용 경험은 중국 밖에서의 인터넷 사용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 됐다.

중국만이 아니다. 러시아 역시 글로벌 인터넷에서 점점 분리되고 있다.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텔레그램 같은 메시징 서비스와 VPN 등의 리소스를 공격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 외에도 북한,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시리아, 튀니지, 베트남, 미얀마에서도 정부가 국영 인트라넷을 관리한다.
 

현재 스플린터넷의 분열이 심화된 이유

러시아는 이미 중국과 같은 인터넷 분리 노선을 따른 지 오래였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강력한 제재가 있었고 이에 러시아 정부의 또 다른 대응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현재는 완전히 별개의 러시아 인터넷 구축 작업이 사실상 완성됐다.

실제로 애플, 구글,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다수의 실리콘 밸리 회사들이 러시아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러시아에서의 영업 활동을 축소하고 윈도우 다운로드를 차단했다. 외국 IT 기업의 철수 행렬 속에 러시아 정부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대부분의 외부 미디어 웹사이트를 금지하는 등의 규제 조치를 밀어붙였다. 최근 구글의 러시아 자회사가 파산 신청을 했다. 러시아 정부의 조치로 러시아 내 사업 진행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가 지속해 온 자국 분리 움직임은 우크라이나 내 충돌을 계기로 가속화되고 확고해졌다.

작년 IT 업계 양대 키워드로 등장한 “메타버스” 플랫폼과 “웹3” 플랫폼은 인터넷을 추가로 분열시킬 가능성이 높다. 니나 시앙은 저서 “병렬 메타버스(Parallel Meteverses)”를 통해 소위 “메타버스”란 사실 “여러 메타버스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이며 현재의 인터넷처럼 ‘시장 점유, 독점 관행,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 사용자 데이터 조작’ 등의 특징을 띨 것이라고 주장했다. 필자 역시 그의 우려에 동의한다.

러시아가 글로벌 인터넷과 단절된 이후 웹3의 장점에 스플린터넷 방지를 추가하려는 웹3 지지 진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더리움(Ethereum), 아발란체(Avalanche), 솔라나(Solana) 같은 탈중앙화 공용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웹3 애플리케이션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고 검열이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 검열이 불가능할 수는 있겠지만 차단은 확실히 가능하다. 무엇보다 공용 블록체인은 그 사용자를 독재 정부에게 드러낸다. 독재 정부라면 공용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사람을 감옥에 보낸다는 협박할 수 있다. 나아가 SNS 업체의 “소유권”을 검열 및 스플린터넷과 결부시키는 웹 3 진영의 주장 역시 말이 안 된다. 중국을 비롯한 독재 정권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금지한 것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언론의 자유를 허용하기 때문이지 갑부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또한 웹3 지지 주장에는 공통된 중대한 결함이 있다. 바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시스코를 비롯한 수천 개 기업과 전 세계 (민주 혹은 독재) 정부, 현실에 안주하는 수십억 명의 사용자가 소수의 지지자가 꿈꾸는 모호하고 불안정하며 위험한 웹3의 비전을 따를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현실에서의 웹3은 분열을 심화시킨다. 일부 사용자는 전통적인 앱 대신에 토큰화된 분산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겠지만 대부분은 소위 '웹2'를 계속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웹3은 웹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대체 웹'을 만들 것이다. 이것은 또 다른 스플린터넷과 다르지 않다.

스플릿터넷을 우려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정치적 경계 내에서 허용되는 대상에 대한 법적 통제가 증가하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과 유사법이 있다. 사용자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목표는 가상하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는 책임은 개별 글로벌 웹사이트에 떠넘겼다. 결국 유럽에서 수많은 뉴스 사이트가 차단됐고, 뉴스 출처의 메뉴가 유럽 안팎에서 서로 달라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밖에도 사례는 많다.

미국은 이러한 스플린터넷 경향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 “디지털 독재주의”에 저항하는 글로벌 선언문을 발표했다. 61개국이 조인한 이 문건은 '개방적이고 자유롭고 글로벌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안전한' 인터넷을 추구한다. 이 문건은 단일 개방 인터넷이라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인터넷을 활발하게 분열시키고 있는 국가를 포함한 대다수 국가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러한 공허한 몸짓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IP 분리주의 국가를 개방된 글로벌 인터넷에 다시 합류하도록 설득하는 효과? 모든 기업과 국가에 단일 메타버스를 강요하는 효과? 웹3을 금지하거나 웹 사용자가 모두 똑같은 기술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효과? 아니다. 아무 효과도 없을 것이다.
 

어차피 실현 가능성은 없었다

결국 스플린터넷 흐름은 계속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앞으로 인터넷은 계속 분열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글로벌 인터넷과 비슷한 것에라도 접근할 수 없는 사람이 최소 몇십억 명이라는 점이다. 이들의 권리(구체적으로 세계 인권 선언 제19조)가 침해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지식의 차단이 상호작용과 사업의 차단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그 결과 모든 사람에게 세계가 좁아진다. 필터 버블,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 독재주의적 검열 등 사람들을 인터넷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 넣는 요소는 정보의 흐름에 바람직하지 않은 제한을 가한다. 모든 이에게 해롭다.

그렇다면 스플린터넷에 대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유일한 방법이 각자에게 합당한 폐쇄형 “인터넷” 내부에 진출하도록 열심히 노력하는 것뿐이다. 단, 웹에 글을 올리는 것을 세계가 접근권이 있다는 의미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이제부터 우리는 ‘단일 글로벌 인터넷’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어차피 실현 가능성이 없었다. 메타버스는 우리를 구원해 주지 않고, 웹3도 마찬가지다. 대신 환상은 버리고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인터넷은 여러 개 존재하며 그러한 여러 생각과 시장에 접근하려면 큰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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