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스위퍼 "윈도우 11 도입률 아직 한 자릿수…미지원 하드웨어 절반 이상"
랜스위퍼가 PC 관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1천만 대 이상의 마이크로소프트 기기를 조사한 결과, 2022년 4월 초까지의 윈도우 11 구동 비율은 1.44%로 나타났다. 지난 1월 0.52%에서 상승한 수치다. 랜스위퍼 측은 “윈도우 11이 일반에 처음 공개된 지 6개월에 가깝지만 전체적인 채택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이전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 기기의 55%가 윈도우 11로 업그레이드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TPM 미지원 하드웨어 특히 많아
랜스위퍼에 따르면, 랜스위퍼 소프트웨어로 검사한 마이크로소프트 기기 중 대다수(91%)가 RAM 테스트를 통과한 반면, TPM 요건을 충족한 워크스테이션은 절반가량이었으며, 19%는 불합격, 28%는 TPM 호환 또는 활성화가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랜스위퍼 측은 “가상 머신(VM) 워크스테이션의 예측 결과는 더욱 비관적이다. CPU 호환성은 약간 높은 44.9%이지만, RAM을 충분히 갖춘 비율은 66.4%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TPM 부문 결과는 암울하다. 전체 가상 워크스테이션 중에서 TPM 2.0이 활성화된 것은 불과 0.23%였다”라고 말했다.
이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다. 랜스위퍼는 “윈도우에 TPM이 필요했던 적이 없었고, 가상 머신의 TPM을 확인하는 방법인 vTPM가 존재하지만 사용되는 일이 드물다. 대부분의 VM 워크스테이션은 수정을 거쳐 vTPM을 입수해야만 윈도우 11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랜스위퍼의 데이터에 따르면, 물리적 서버상의 TPM 테스트 통과 비율은 1.49%에 불과했다. 랜스위퍼는 “만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향후 유사한 요건의 서버 운영체제를 만든다면 약 98%는 업그레이드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가상 서버의 경우에도 TPM이 활성화된 서버가 거의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컴퓨터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애듀플렉스(AdDuplex)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3월 윈도우 11 채택률은 19.4%로 랜스위퍼의 결과보다는 높다. 단, 애듀플렉스의 조사에서도 윈도우 11 채택률 증가세는 지난달 주춤했다. 타 윈도우 에디션 대비 시장 점유율이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제이 골드 어소시에이츠(J. Gold Associates) 수석 애널리스트 잭 골드는 애듀플렉스의 윈도우 11 채택률이 지나치게 높고 랜스위퍼에서 주장하는 윈도우 11 구동 불가 PC 비율인 55%는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골드는 “현재 사용 중인 전체 PC의 윈도우 11 구동 비율이 19%라는 것은 솔직히 의심스럽다. 어떤 출처의 수치를 믿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윈도우 10 구동 비율은 75%에 그친다. 윈도우 11 구동 비율이 19%라고 가정하면 윈도우 10 PC 가운데 약 25%가 윈도우 11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뜻인데, 윈도우 11과 호환되는 윈도우 10 PC 비율이 25%라는 것은 믿기 어렵다. 사용하는 PC 가운데 3~5년 이상 된 기기가 많다(최소한 40%)”라고 말했다.
애듀플렉스 데이터와 랜스위퍼 데이터를 평가할 때는 각 업체의 데이터 입수 방식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드는 특정 웹 사이트와 상호작용하는 웹 브라우저를 통해서 수집한 데이터인지(직접 선정한 사용자 그룹), 자진해서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실행한 사용자를 통해서인지(직접 선정한 하위 그룹) 파악해야 한다. 정확한 데이터 입수 방식을 모르면 수치의 정확도를 평가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확실히 높은 수치보다 낮은 수치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라고 말했다.
몇 년 이상인 PC라면 윈도우 11과 호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따라서 윈도우 11로 업그레이드할 수 없음), 더 오래된 저가형 PC는 호환 가능성이 더욱 낮다.
윈도우 11의 성공 여부 판단은 아직 '시기상조'
지난해 12월 애듀플렉스 데이터에 따르면, 윈도우 11 활용률은 거의 9%에 이르렀다. 이 수치 역시 랜스위퍼에서 공개한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당시 랜스위퍼 데이터에 따르면, 윈도우 11의 채택률은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1로 업그레이드하도록 강력하게 권장하고 있지만, 윈도우 10을 그대로 사용하는 비율이 압도적이다.랜스위퍼 최고 전략 책임자 로엘 데크뉴엣은 “이전 윈도우 릴리스와 달리 윈도우 11은 윈도우 10의 조정 버전일 뿐이고 양쪽 간의 핵심적인 차이가 매우 적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기업들은 검증이 거의 되지 않은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대신 익숙한 윈도우 10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가트너 조사 담당 VP 스티브 클레이한스도 상용 고객이 새 운영체제로 업그레이드하지 않는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들 상용 고객은 2023년이 되어야 윈도우 11로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클레이한스는 아직은 윈도우 11의 성공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클레이한스는 앞선 인터뷰에서 “OS 업데이트가 나온 지 6개월 되었지만 대다수 PC가 업데이트를 제공받기 시작한 것은 몇 달밖에 되지 않았다. 현재의 설치 비율은 새로운 버전의 운영체제 출시 초기 단계에서 일어나는 정상적인 시장의 움직임에 불과하고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징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랜스위퍼의 업데이트된 조사 결과, ‘수명이 끝난’ 운영체제, 즉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이 중단된 플랫폼의 비율이 지난 1월 9.75%에서 4월 6.6%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시스템 가운데 상당 비율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2014년과 2020년에 각각 지원을 중단한 윈도우 XP 및 윈도우 7을 구동하고 있다.
데크뉴엣은 “채택률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비즈니스 환경에서의 윈도우 11 업그레이드는 확실히 마이크로소프트의 기대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다. 많은 기업이 이런 하드웨어 조건을 충족하는 새 PC를 구입해야 한다는 점에 거부감을 느꼈다. 2025년까지 계속 지원되는 윈도우 10의 존재에 그저 만족하는 기업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데크뉴엣은 윈도우 10과 11 간에 차이점이 미미하기 때문에 업그레이드해야 할 강력한 이유가 없는 한 기업의 윈도우 11의 활용은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데크뉴엣은 “윈도우 11 채택을 고려한다면 먼저 기존 장치 중에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IT 자산 관리가 기업에 매우 중요한 이유다. 기업은 심도 있는 감사를 수행하여 IT팀에 PC의 하드웨어 사양을 알려 줘야 한다. 그래야 IT팀이 업그레이드 대상 기기의 수량과 업그레이드 시 잠재 비용을 가늠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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