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와이파이 7의 사양은 아직 완료 단계에 가까이 가지도 않은 상태이다. IEEE의 문서에 따르면, 와이파이 7에 해당하는 802.11be EHT(Extremely High Throughput, 이하 802.11be)는 2024년에나 표준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하지만 기존 와이파이 표준과 마찬가지로 솔루션 업체들은 초안을 기반으로 칩을 개발하고, 표준 사양이 최종 승인 과정을 거치는 동안 펌웨어나 기타 업데이트를 통해 수정할 것이다.
물론, 와이파이 7은 한층 더 빨라질 것이며, 여기에는 더 넓은 채널 대역폭이 한몫 할 것이다. 하지만 와이파이 7이 제공하는 발전의 핵심은 기존 와이파이 기술이 제공하는 것을 얼마나 영리하게 활용하는지에 있다.
와이파이 7은 대역폭이 크게 증가한다. IEEE에 따르면, 와이파이 7의 최대 처리량은 46Gb/s이며, 와이파이 6보다 4.8배 빠르고 썬더볼트(Thunderbolt) 3/4 커넥터가 제공하는 40Gb/s보다 조금 더 빠르다.
물론 현실에서는 수치가 이보다 낮아질 것이다. 퀄컴의 제품 마케팅 글로벌 부사장 마이크 로버트에 따르면, 패스트커넥트 7800은 실제 입출력 처리 속도는 이전 세대(와이파이 6E)보다 60% 빠른 5.8Gb/s, 평균 지연 시간은 2ms 미만(이전 세대 대비 60% 개선)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와이파이 7 동작 시연을 한 미디어텍(Mediatek)은 와이파이 6보다 2.4배 빠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와이파이 7은 단지 전송 속도만이 아니라 조금 복잡한 방식으로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을 개선한다.
와이파이 6는 혼잡 및 무선 효율성에 맞춰 최적화되어 있어 공유기가 수십 개의 무선 장치와 효과적으로 통신할 수 있다. 와이파이 6E는 전용 6GHz 주파수를 사용하며, 메시 공유기 등의 고대역폭 장치가 서로 통신하기 위한 추가적인 채널을 추가했다. 무선 통신을 고속도로 차선으로 생각해 보면, 와이파이 6E는 버스 전용차선을 효과적으로 추가해 우선순위가 높은 버스와 앰뷸런스가 트래픽이 없는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는 경로를 변경해 혼잡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와이파이는 불가능하다. 와이파이 6 공유기는 2.4GHz, 5GHz, 6GHz 채널에서 동시에 데이터를 통신할 수 있지만, 모두 서로 독립적이다.
와이파이 7의 가장 중요한 개선사항은 공유기를 멀티링크 디바이스로 바꾼다는 점이다. 여러 대의 무선 디바이스는 각각의 주파수로 통신해도 와이파이 7은 하나의 MAC 인터페이스로 이 모든 통신을 묶는다. 엑스박스 게임기이든 스마트 스피커이든 그저 하나의 디바이스로 연결되는 것이다. 와이파이 7 공유기는 사용하는 주파수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가장 덜 혼잡한 주파수 채널에 데이터 패킷을 할당할 수 있다.

이제 2.4GHz 또는 5GHz 네트워크에서 장치를 수동으로 구성하던 시대는 끝난 것처럼 보인다. 와이파이 7은 어떤 주파수 대역이 혼잡도가 가장 낮은지 선택하고 해당 채널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한다. 퀄컴은 이 기능을 AML(Alternating Multi-Link)이라 부르며, 접속 디바이스는 가용 대역폭 간을 쉽게 전환할 수 있다. IEEE에 따르면, 채널 간의 전환은 전력 절감 효과도 있다.
와이파이 7 공유기가 다른 장치와 ‘통신’만 하는 경우 퀄컴이 말하는 ‘HBSML(High Band Simultaneous Multi-Link)’이라는 옵션도 있다. 모든 대역을 동시에 사용해 데이터를 모든 가용 무선 주파수로 전송하는 기능이다. 즉, 와이파이 7 장치는 6GHz 채널 하나에서만 통신할 필요가 없으며, 이론적으로 한 번에 3개 채널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실제 환경에서는 다를 것이다. 2.4GHz 대역은 여전히 느린 IoT 장치에 할당될 것이다. 퀄컴은 패스트커넥트 7800에서 HBS ML(Multi-Link)이 2개의 5GHz 및 6GHz 주파수에 걸쳐 4개의 스트림을 결합한다고 밝혔다.

부분적으로는 와이파이 7의 넓은 채널 스펙트럼을 사용하는 추가 이점도 활용한다. 퀄컴에 따르면, 와이파이 7은 최대 가용 채널폭을 160Mhz에서 320Mhz로 넓힌다. 채널폭이 넓으면 가용 처리량이 늘어난다.
하지만 320MHz 채널을 항상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신에 와이파이 7은 2개의 160MHz 채널을 높은 (5GHz 및 6GHz) 대역으로 결합해 효과적인 320MHz 데이터 채널을 생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와이파이 7은 한 디바이스와의 통신에 하나의 무선 주파수를 사용하고, 다른 주파수는 데이터 수신에 사용하는 등 채널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와이파이 7은 간섭을 처리하는 더욱 공격적인 수단인 ‘PP(Preamble Puncturing)’를 통합했다. 와이파이 7 공유기가 부분적으로 간섭되는 채널에 연결하려 시도하는 경우, 공유기는 접속을 포기하는 대신 간섭이 없는 채널 대역폭을 찾아 연결한다. 결과적으로 와이파이 7은 데이터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아날로그 신호로 전달되는 비트의 수를 높여 처리량을 효과적으로 높이는 1024QAM도 포함되어 있다. IEEE는 와이파이 5의 256QAM보다 25% 많은 데이터를 사용한다 밝혔다.
한 가지 중요한 추가적인 이점이 있다. 퀄컴의 관점에서 채널을 지능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와이파이 공유기는 무선 지연시간, 즉 랙을 크게 낮춰준다. 이는 어지러움증을 방지하기 위해 지연시간이 없는 동영상이 필요한 퀄컴의 AR/VR 목표에 필요한 요소이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클라우드 게이밍과 VR로 바뀌는 세계에서 지연시간 감소는 무엇보다 중요한 장점이 될 것이다.
한편, 패스트커넥트 7800은 퀄컴의 고급 연결 기술 솔루션인 스냅드래곤 커넥트의 일부이다. 로버트는 "스냅드래곤 커넥트 기준을 만족하는 디바이스는 최고의 5G, 와이파이, 블루투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더 빠르고 반응성이 뛰어나며 신뢰성이 높은 커넥티드 경험이 가능해질 것이다. 장치에 스냅드래곤 커넥트가 있으면, 퀄컴의 베이스밴드부터 안테나 시스템까지 포괄적인 기술이 적용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스냅드래곤 커넥트에는 퀄컴의 최신 5G 모뎀인 스냅드래곤 X70도 포함된다. 이 칩은 ‘개선된 속도, 서비스 범위, 모빌리티, 링크 건전성을 위해 6GHz 미만 및 밀리미터 웨이브 링크의 AI 기반 최적화’를 특징으로 내세운다. 또한 작동 범위가 2배로 늘고 페어링 시간은 반으로 줄어든 어드밴스드 블루투스 오디오(Advanced Bluetooth Audio)도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퀄컴은 레노버 씽크패드(Lenovo ThinkPad) X13S에 최초로 새로운 스냅드래곤 8cx Gen 3가 사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냅드래곤 커넥트 지원 노트북은 놀라운 28시간의 배터리 사용 시간을 갖추게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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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l
인텔이 12가지 가속기로 데이터센터에 확장성과 유연성을 추가하는 방법
ⓒ Getty Images Bank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인텔의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최근 출시됐다. 이 칩은 12가지 가속기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능적인 흥미를 넘어 인텔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데이터센터, 서버, 클라우드 시장에 대응하는 방법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로세서의 근본적인 역할은 연산에 있다. 프로세서는 여전히 연산을 빠르게 많이 할 수 있으면 좋다. 하지만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종류와 특성이 다양해지면서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도 진화했다. 그리고 이는 실질적인 성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나승주 인텔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새로운 데이터센터 환경을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 Intel “단순히 작동속도와 코어의 개수를 늘리는 것만이 최고의 가치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와 복잡한 데이터 처리에 대한 필요성을 풀어내기 위한 방법은 단순히 트랜지스터 수에만 의존할 일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인텔코리아 나승주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데이터센터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프로세서 구조도 새로 그려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 관점에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이전과 다른 두 가지 전환점을 갖는다. 한 가지는 연산의 양적 증가, 다른 하나는 데이터 처리의 효율성이다. “모놀리식 아키텍처로는 소켓당 절대적 성능을 높이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단위 칩을 더 작게 만들고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고 단일 칩에 준하는 처리 능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최대 4개의 칩릿을 묶는 구조로 같은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을 수 있다. ⓒ Intel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칩릿(Chiplet)’ 구조를 녹였다. 한정된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는 것은 반도체 업계의 숙제였다.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4개의 칩릿을 이어 붙여 최대 60개 코어를 쓴다. 칩릿 구조는 생산이 훨씬 쉬워지고 필요에 따라서 단일 칩부터 2개, 4개 등 필요한 만큼 이어 붙여 다양한 설계의 자유도를 제공하기도 한다. 핵심 기술은 칩과 칩 사이를 손실없이 연결하는 데에 있다. “중요한 것은 인터페이스와 패키징 기술입니다. 사실 이 칩릿 구조는 인텔만의 고민은 아닙니다. 반도체 업계, 그리고 더 나아가 산업 전체의 숙제이기 때문에 이를 공론화해서 업계가 함께 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나승주 상무는 기술 개방과 표준에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다.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컨소시엄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경쟁을 내려놓고 답을 찾아가고 있다. UCIe는 단순히 코어와 코어를 연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단일 패키지 안에서 GPU도, 컨트롤러도, 또 가속기도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이어붙일 수 있다. 성능의 확장 뿐 아니라 단순화된 칩들을 자유롭게 맞붙이는 설계의 자유도 얻게 된다. ⓒ Intel 이 모듈형 칩릿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바로 12가지 가속기다. 데이터의 특성에 맞는 처리 방법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인텔은 오래 전부터 MMX(Multi Media eXtension)와 SSE(Streaming SIMD eXtensions)를 비롯해 AVX(Advanced Vector Extensions)와 최근에는 AMX (Advanced Matrix Extensions) 까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사파이어 래피즈의 가속기는 프로세서를 현대 데이터센터의 필요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나승주 상무의 설명이다. “클라우드는 가상머신과 네트워크는 물론이고, 암호화와 인공지능 처리까지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에 기업은 설계의 고민이 많습니다. 클라우드에서 GPU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머신러닝의 학습과 추론 작업의 80%가 CPU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프로세서가 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AMX(Advanced Matrix Extensions)가 더해진 이유도 막대한 실시간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범용적인 인공지능 학습이 CPU만으로 충분히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AMX는 텐서플로와 파이토치 등 범용적인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에 최적화되어 기존 환경을 그대로 가속한다. 12가지 가속기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특성에 맞는 서버를 구성할 수 있다. ⓒ Intel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에서 큰 리소스를 차지하는 암호화 효율을 높여주는 QAT(QuickAssist Technology), 로드밸런싱을 맡는 DLB(Dynamic Load Balancer), 인메모리 분석 처리를 가속하는 IAA(In-Memory Analytics Accelerator), 데이터 스트리밍을 가속하는 DSA(Data Streaming Accelerator) 등 별도의 전용 가속 코어를 두고, 필요에 따라서 가속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이는 데이터센터의 자원 관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가속기가 실제 현장에서 주는 가치는 특정 리소스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도 있지만 특정 처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 CPU가 본래 해야 할 연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데이터센터에서 70개 코어를 할당해서 쓰던 암호화가 사파이어 래피즈의 QAT 가속기를 이용하면 11개 코어로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실제로 데이터센터가 처리해야 하는 인스턴스에 할당되면서 자원의 효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 Intel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구조의 변화와 가속기를 통해서 ‘스케일러블(Scalable)’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확장성을 갖게 됐다. 이는 곧 데이터센터의 최적화, 그리고 유연성과도 연결된다. 반도체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하고,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기술로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