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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시대' 사무가구 트렌드도 바뀐다

Paul Gillin | Computerworld 2022.02.09
필자는 6년 전 새 집으로 이사 가자마자 부엌 옆 작은 방을 개인 사무실로 정했다. 채광이 좋고 유선 인터넷이 깔린 약 3평 크기의 방이어서 첫눈에는 완벽해 보였다.
 
ⓒ Getty Images Bank

그러나 집에 다른 사람들도 산다는 점을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 학교에 갔다 온 아이들은 부엌으로 달려갔고 옆에 붙은 거실에서 베개 싸움을 했다. 소음이 워낙 커서 컨퍼런스 콜을 하는 중에 화제가 될 정도였다. 하는 수 없이 다락방을 사무실로 개조했고 공사가 진행되는 6개월 동안 동네 도서관에서 근무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방을 임시 업무장소로 개조하는 과정에 적응해 온 많은 사람이 집에서 장기간 적어도 파트타임으로 근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 가정내 사무공간을 꾸미는 일은 진지하게 고민하고 돈을 들여야 하는 일이 됐다.

원격 근무로 인해 사무 가구 업계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사무실 가구 매출이 ‘엄청나게’ 증가했으며 그 중에서도 사무실 의자 매출은 75% 이상 늘었다. 전미주택건설협회에서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집을 사는 사람 중 63%가 재택근무 공간을 필수 요건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USA 투데이는 별채가 매력적인 근무공간으로 떠오르면서 지난 여름 뒷마당 헛간 구매 문의가 최대 400%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가구 업계는 2020년 기업 대상 매출이 급감하면서 개인 구매자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으로 방향을 바꿔야 했다. 실용적인 재택근무 사무 가구를 제작하는 BDI의 마케팅 담당 VP 데이브 아담스는 “사람들이 임시 방편으로는 안 될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라고 말했다. 

BDI는 노트북용 책상으로도 쓸 수 있는 협탁, 밤에는 식탁으로 변신하는 워크스테이션, 컴퓨터 작업에 딱 맞는 높이로 상판을 올릴 수 있는 커피 테이블 등 재택근무자의 수요에 맞게 좁은 공간에서 여러 기능을 하는 신제품을 내놓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세리프(Serif) 탁자의 인기가 높다. 탁자 기둥이 유압식이라서 손으로 간단히 높이를 조절할 수 있고 받침대는 옆쪽으로 나 있어서 탁자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일할 때 다리가 걸리적거리지 않는다. 쓸 일이 없을 때는 편하게 구석에 밀어두면 된다. 클라우드 나인(Cloud 9) 커피 테이블도 많이 팔린 제품이다. 도자기 소재의 상판 밑에 노트북 크기의 수납 장소가 숨어 있다. 

BDI는 재택 근무자의 기대치에 맞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나인은 상판 높이를 41cm에서 61cm로 높일 수 있고 길이는 사용자 쪽으로 32cm 당길 수도 있다. 작업하기에 이상적인 높이와 각도를 만들 수 있다고 아담스는 설명했다. 이들 제품에 사용한 유압식 피스톤은 자동차 업계의 부품을 응용한 것이다. 
 

새로운 사업 모델의 부상 

재택 근무자의 수요를 잡기 위해 창업하거나 사업 모델을 바꾼 사례도 많다. 기업 사무실의 필요 없는 고급 가구를 사들여 다른 회사에 판매하던 오피스 퍼니처(OFIS Furniture)는 팬데믹 발발 후 기업 시장에서 일반 소비자로 타겟을 변경한 결과 지난 해 재택 근무자를 대상으로 150만 달러 매출을 올렸다.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스탠딩 책상 제조업체 아이무브알(IMovR)은 일부 제품의 디자인을 손재주가 없는 고객도 8분 안에 조립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업체는 실내 장식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자재와 다기능 가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아담스에 따르면, 영구적인 재택근무 사무실 공간을 설계할 때는 기능적인 면과 심미적인 면을 둘 다 고려해야 한다. 또한, 아이 등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에 작업 공간을 두지 말고 가구는 서로 잘 맞고 공간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게 설계된 것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대부분의 경우 단순히 전용 책상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동식 받침대나 수납용 캐비닛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배선 관리는 스타일의 문제이자 안전의 문제이기도 하다. 멀티탭은 책상 뒤나 밑에 설치해야 발에 걸려 넘어지거나 케이블이 끊어지는 위험이 최소화된다. 아담스는 “책상만 잘 골라도 숱한 '허물'을 감출 수 있다. 이런 것들은 후면 패널에 맡기면 된다”라고 말했다.

화면은 대략 팔을 뻗어야 닿을 수 있는 거리만큼 떨어져 있어야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이상적인 책상의 높이는 75cm 정도이고 사무용 책상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아담스는 “재택근무에 필요한 것은 낡은 부엌 의자가 아니라 작업용 의자다. 이동과 조절이 쉽고 통기성이 좋으며 허리와 팔을 튼튼히 받칠 수 있는 제품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너무 책상 앞에만 앉아만 있게 될까 걱정이라면 앉아서도 일하고 서서도 일할 수 있도록 높이가 조절되는 책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비용은 얼마나 들까? 아담스는 고픔질 책상, 캐비닛, 이동식 파일 받침대는 대략 2,000~3,000달러가 들 것으로 보았다. 그는 “많은 부분이 개인적인 취향에 달려 있다. 책상에만 200달러에서 4,000달러까지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용 가구 판매업체 SOS(Standard Office Systems)의 견적을 보면, 저가형은 240달러, 고급형은 2,500달러 이상이다. 이케아(IKEA)나 웨이페어(Wayfair)에서 가구를 사서 직접 조립하면 돈을 아낄 수 있다. 

한편, 방음 패널과 노이스 캔슬링 헤드폰을 활용하면 시끄러운 곳에서도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필자가 6년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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