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은 장소에 관한 것이 아니며, 대면 상호작용이 필수적인 활동도 아니다. 협업에 필요한 것은 팀 전체가 공통으로 지향하는 목표이며, 제품이나 개념, 전술, 전략에 집중할 역량을 갖춘 직원, 목표 달성을 위한 집합적인 움직임이다. 화상회의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우리는 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 협업했다. 이상적인 협업 툴은 매우 유연하고 어디서든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접속 기기나 위치보다는 협업 노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엔비디아는 자사 메타버스 솔루션 옴니버스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뉴클러스(Nucleus)’로 이상적인 협업 툴을 만들고자 했다. 옴니버스 뉴클러스는 3D 에셋 공유 및 씬 디스크립션(scene description)을 지원하는 데이터베이스 엔진이다. 그리고 엔비디아는 CES 2022에서 뉴클러스의 초점을 ‘기술’에서 ‘업무’로 전환한 ‘뉴클러스 클라우드(Nucleus Cloud)’를 공개했다.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뉴클러스와 뉴클러스 클라우드가 앞으로의 협업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살펴보자.
‘비밀 실험’ 프로젝트
필자가 참여했던 가장 효과적인 협업 노력 가운데 일부는 이른바 ‘비밀 실험(Skunkworks)’ 프로젝트였다. 실패할 수 있는 협업 노력이었지만, 기업의 미래가 달린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였다. 실패는 선택사항이 아니었다. 비밀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일반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갖춘 직원으로 팀을 꾸려 안전한 외딴 공간으로 보낸다. 팀에 참여하는 직원은 기존 업무에서 벗어나 주어진 툴로 문제를 해결한다.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달성하기도 한다. 비밀 실험 프로젝트의 핵심은 팀 구성원이 방해받지 않고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적절한 협업 방법 및 도구 선택, 프로세스를 종료할 때까지 홀로 남겨지는 것이다. 비밀 실험 프로젝트를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능력 있는 직원으로 구성된 팀이 필요할 뿐 아니라, 팀 구성원을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팀 구성원은 일상 업무와 팀 외 주변 직원과의 관계를 일시적으로 끊어야 하며, 외딴 작업실에 격리되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메타버스로 실현하는 ‘비밀 실험’
하지만 외딴 작업실을 가상으로 구축한다면 어떨까?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것을 가상으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외딴 작업실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도 편리하게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값비싼 하드웨어를 구매하는 대신 클라우드의 방대한 처리 능력을 활용해 필요한 모든 하드웨어를 가상화할 수 있다면 어떨까?메타버스는 이런 모든 것을 약속한다. 또한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뉴클러스는 메타버스로 가능한 많은 부분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뉴클러스는 옴니버스 앱과 DCC 툴, 렌더러, 데이터 스토리지, 액세스 컨트롤을 단일 솔루션으로 연결한다. 뉴클러스 클라우드는 동일한 기능을 클라우드에서 제공한다. 관련 클라우드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어 대규모 하드웨어를 구매할 필요성이 적어진다.
과거를 돌아보지 마라
그동안 우리는 협업에 적합하지 않았던 화상회의에 초점을 맞추고 원격 근무로 인해 저하된 협업 능력을 강제로 조정해서 해결하려 했다. 즉, 협업에 역방향으로 접근한 것이다. 회의는 지침을 전달하거나 이정표를 수립하고 진행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진정한 협업이라 할 수 없다. 오히려 회의는 업무에 방해가 되고 효율성을 낮춘다. 회의를 없애는 것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니, 우리는 더 쉽게 회의하는 툴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 과거에는 비밀 실험 프로젝트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지만, 모든 구성원이 같은 장소에 있어야 했기 때문에 원격으로는 진행하기 어려웠다. 이제는 메타버스가 좋은 ‘장소’가 될 수 있다. 옴니버스 뉴클러스 같은 툴로 기업은 메타버스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용해 협업 노력을 실현할 수 있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참여할 수 있는 가상 비밀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면 초기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유연성까지 높일 수 있다.
뉴클러스 클라우드는 우리가 협업에 접근해야 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회의’를 가상화하는 것이 아닌, ‘협업 절차’를 가상화하는 것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툴을 새로운 원격 작업에 활용할 수 있으며, 비용도 훨씬 저렴한 협업 노력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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