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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 퍼스널 컴퓨팅

환경까지 고려한 애플 자가수리 프로그램, '대세'로 확산될까

Jonny Evans | Computerworld 2021.11.29
이제 애플의 우주에서 ‘자가수리’라는 말이 허용되었다니 드디어 애플이 제정신을 찾은 것 같다. 그런데 사용자에게도 정말 실익이 있는 변화일까?
 

애플의 계획

요약하자면 애플이 마침내 사용자나 각국 정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사용자가 소유한 애플 기기를 직접 수리할 수 있는 도구와 권리를 허용했다는 것이 골자다. 

셀프 서비스 리페어(Self Service Repair) 계획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아이폰 12, 13의 순정 수리 부품을 내년부터 판매하고, 그 후 애플 실리콘 탑재 맥 제품의 부품도 공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 iFixit

SSR 프로그램은 서비스 매뉴얼과 인증 도구을 포함하며, 2022년까지 지원 국가와 최대 200개 부품으로까지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서비스 가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폰 12나 인텔 기반 맥 등 예전 제품 사용자에게는 아직 달라진 것도 없다. 아이패드는 언급도 되지 않았다.
 

달라질 리 없는 것들

못 쓰는 아이폰에서 부품을 꺼내서 다른 아이폰을 수리할 수는 없다. 현재 애플은 독립 수리점이 다른 기기에서 꺼낸 부품으로 고장난 부품을 교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아이픽스잇에 따르면, 애플이 구입한 부품과 아이폰 둘 다의 시리얼 번호 승인이 필요하다.

이런 식의 발표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 가격 같은 중요 정보가 아니라 단지 배터리나 디스플레이를 교체하고 싶을 뿐인 개인 사용자와 크게 관련이 없는 주변 정보나 지원되지 않는 것에 대한 알림 말이다. 이런 내용은 기업이나 대량의 아이폰을 관리해야 하는 곳에서나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

애플 비즈니스 에센셜(Apple Business Essentials)는 내년부터 조직 내 애플 기기를 대상으로 애플케어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사실 애플 비즈니스 에센셜을 통한 애플케어 서비스 범위는 조직에서 관리하는 모든 애플 기기를 포함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50명 규모의 직원 기기를 관리해야 한다면, 비용을 지불할 경우 여러 가지 사고에 대한 일종의 보험을 들 수 있다.

대기업은 공인 엔지니어와 맺은 기존 계약이 있을 것이다.

아이픽스잇은 독립 수리점으로 인증받은 곳에서 깨진 디스플레이를 애플에 반환하는 경우 아이폰 12 새 디스플레이를 235달러에 구입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보증기간이 만료된 아이폰 12 디스플레이 수리 금액은 현재 280달러이므로 할인폭이 극히 적다.

2022년에 자세한 가격과 비용이 공개되면 애플케어와 부품 수리를 자세히 비교하게 될 것이다. 중소기업에서는 애플 비즈니스 에센셜에 가입하는 것이, 대기업에서는 기존 수리지원 계약을 고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 같다.
 

완전 보장은 아님

어떤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지를 알면 애플이 ‘수리할 권리’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우선 구형 기기를 언급하지 않았다. 아이폰 12와 13, M1 맥에 대해서만 발표했을 뿐이다. 또한, 애플에서 승인하지 않은 부품으로 수리된 아이폰에서 가끔 ‘정품이 아님’이라는 경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없어질 것이라고도 밝히지 않았다.

아이폰을 수리할 수 있게 돼도 다른 기기에서 가져온 부품을 재활용할 수 없고, 애플에서 승인하지 않은 교체용 부품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순정 부품만 고집하는 것도 이해는 한다. 애플도 인증받지 않은 부품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법적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인증받은 서드파티 부품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도 하나의 단계일 수 있다. 기대할 만큼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현실화된다면 또 하나의 각축장이 될 것이다.
 

그저 수리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때로는 가장 중요한 주제다.

애플이 탄소중립적 공급망 구축에 투자하고 있으며 가장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다. 애플은 환경을 고려한 목표를 꾸준히 발표해왔다. 그중에는 ▲ 수 년에 걸쳐 작동하는 기기를 판매하는 것 ▲ 제조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최대한 줄이는 것 ▲ 제품 생명주기 전반에 걸쳐 탄소 중립을 실현 ▲ 오래된 부품으로 새 부품을 만드는 순환형 제조 주기 구축 등이 있다.

그리고 모든 제품 발표의 마지막 부분에서 각 제품이 환경을 고려해 설계된 점을 꼭 언급한다.

지금까지로 보면 ‘수리 가능성’은 방 안에 있는 코끼리 같다.

이제 애플이 자가 수리 서비스를 서둘러 진행하지 않을 것임을 안다. 수리할 권리를 강제하기 위해 주주 의결이나 미국 FTC 위원회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다. 애플의 친환경 개발 부서에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코끼리가 방에 들어앉아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애플이 내놓은 보도자료의 결론을 읽으면서 확신할 수 있었다.

“내구성, 수명, 수리 가능성이 개선된 제품을 설계하면 사용자는 수 년 동안 그 가치를 유지하는 제품을 경험할 수 있다.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여러 해 동안 제공한다.”

수리 가능성 개선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설계하면 향후 여러 해 동안 큰 차이를 만들게 된다.

다른 배경도 고려해야 한다. 여러 해 전 애플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지원 기기 수명을 최대 5년까지 늘리면서 많은 사용자를 놀라게 했다. 이 정도의 서비스 범위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거의 없다.

수리 가능성 개선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애플 공인 부품을 사용해야 하지만) 부품 재활용을 장려하는 움직임은 애플 비전에도 부합한다.

그리고 애플이 수리 가능성을 수용하라는 압력을 받은 지금, 이제 다음 목표는 기업이 될 것이다.
 

대세는 친환경, 재활용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업종이라면 바람이 부는 방향이 바뀌었음을 인식해야 한다. 올해 초 있었던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결론은 충분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기후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압력은 점점 커질 것이다. 아니,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중국 제조업이 에너지 공급 중단에 민감해지는 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하나의 이정표다.

지난 20년 간 모든 기업이 체감하는 변화는 점점 빨라졌다. 그리고 이 추세가 느려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즉, 규모에 관계 없이 모든 업체가 수리, 재활용, 재생, 재사용 같은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

친환경적 접근은 TCO와 가격만큼 매우 중요한 요소다. 우리 회사의 제품을 쓰는 사용자와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할 때마다 환경적 요소를 고려할 것이다.

애플도 자가 수리 서비스를 더 일찍 시작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수리할 권리를 바라는 주주나 정부 요구에 그때마다 이리저리 화살표를 바꾸는 풍향계라는 의미는 아니다.

애플이 자가 수리, 부품 재사용 등의 변화를 수용한다는 점은 변화의 바람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준다. 이렇게나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는데, 과연 수리할 권리의 정책화를 준비하는 기업은 얼마나 될까? editor@itworld.co.kr 
 Tags 아이픽스잇 셀프서비스리페어 아이폰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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