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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인정하는 애플, iOS 15 일부 기능 연기는 '모두에게 좋은 일'

Jason Snell | Macworld 2021.08.20
애플 경영진이 무대에 서서 가을에 출시될 iOS 15의 신기능을 대담하게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 출시하는 모든 기능에 상당한 자신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그렇게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사실 애플의 발표 내용이 절대불변의 것은 아니다. 발표 내용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던 시절이 있었더라도 과거의 일이며, 최근의 애플은 여론이 안 좋을 때의 악영향을 잘 알고 있어서 사용자들의 반응에 따라 정책을 조정하는 일이 잦다. 

의도대로 잘 만들어지지 않은 기능이든, 버그가 너무 많은 기능이든 간에 현재의 애플은 행사 전 여름과 가을 동안 iOS의 방향을 수정한다. 따라서 지난 6월 WWDC 발표 내용 중에서는 실현되지 않을 기능도 있고, iOS 15나 맥OS 몬터레이 12.0에는 빠졌다가 겨울 이후에나 추가될 기능도 있다. 
  

준비가 끝나지 않은 경우 

애플이 화요일에 iOS 15 와 맥OS 최신 베타 버전에서 쉐어플레이(SharePlay)를 뺀 것 같은 일이 일어나면 사용자들은 놀라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실 애플이 그런 일을 해 온 지는 오래 되었다. 2018년에는 그룹 페이스타임(Group FaceTime)이 그랬고, 그 전에는 클라우드 내 메시지, 아이폰 가로 모드, 에어플레이(AirPlay) 2 등이 그랬다. 모두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발표되었다가 연기된 기능이다. 

하지만 이것은 희소식이다. 베타 버전의 쉐어플레이 기능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기된 다른 기능도 모두 마찬가지였다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출시될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애플은 이 경우 기능 출시를 미뤘다. 만일 준비가 덜 된 것을 출시한다면 사용자의 높은 기대를 무너뜨리고 버그투성이인 소프트웨어를 세상에 내보내는 셈이 되며 언론의 혹평이 뒤따르는 등의 사태가 일어났을 것이다. 그리고 출시 연기를 통해 이러한 사태는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플도 새로운 iOS 기능의 발표와 실제 출시에 간격이 있다는 점을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일례로 맥OS 몬터레이가 발표된 주에 사진 앱의 메모리 무비(Memory Movie) 기능이 맥OS에 바로 출시되지는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가을에 나온다고 실제로 약속한 적이 없다면 출시 연기는 얼마든지 가능한 것일까? 

그렇다면 애플은 더 나아가서 6월 iOS 행사에서 발표된 새로운 기능이 앞으로 12개월에 걸쳐 출시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애플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는 사용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개발사인 애플이 직접 인정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 APPLE
 

기능이 잘못 만들어진 경우 

그런가 하면  사파리 15처럼 WWDC에서 자랑스럽게 공개했지만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비판을 받아 즉각 철회한 사례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사파리 15 디자인이 발표 단계까지 갈 수 있었는지 매우 의문스럽다. 사파리 15 디자인이 훌륭하지 않다는 것을 애플 내부 직원들도 이미 알고 있었을 것 같은데 도대체 누가 밀어붙인 것일까? 그런 의문은 일단 차치하고, 애플이 비판에 대처한 방식은 칭찬하고 싶다. 

이론상으로 여름 한 철을 통째로 새로운 소프트웨어 테스트와 피드백에 할애한다는 사실은 애플이 사용자의 피드백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필요하면 변경할 의사가 있다는 뜻이다. 베타 상태의 모든 소프트웨어는 개발자가 사용자의 의견을 듣고 실수를 인정할 의사가 있는 한 변경될 수 있다.  

지난 2개월 간 사파리 15가 바로 그 과정을 겪었다. 베타 빌드마다 여기 저기 기능을 수정해 오고 있는데, 디자인 변경으로 해결될 문제를 외부인들이 지적한 복잡한 것을 추가하지 않으면서 해결할 방식을 찾으려는 것 같다. 가장 큰 조치는 이번 주에 단행됐다. 아이폰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포기한 듯, 사파리 창 하단에 툴바가 추가된 것이다. (몇 주 전에 수정된 아이패드 디자인은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탭 글씨를 읽기는 훨씬 쉬워졌다. 탭을 알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원래 디자인의 가장 큰 단점이었다.) 

물론 이번 여름 사파리 15 사태로 애플의 평판은 약간의 타격을 입었다. 디자인 발표에 앞서 좀 더 진지하게 고민했더라면 방지할 수도 있었을 일이다. 그러나 처음 발표됐던 사파리 15를 정식으로 일반 아이폰 사용자에게 내놓았다면 일어났을 소동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다. 

여름 동안 비판을 경청하고 진로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애플은 최초의 디자인 선택에 문제가 있었다는 잘못을 인정해야 했다. 그 대신 iOS 15를 그대로 공개했다면 날아들었을 엄청난 여론의 뭇매도 피했다. 

제시간에 완성되지 못한 기능이었든 그때 그때 다시 고민하고 다시 디자인해야 했던 기능이었든 간에, 애플은 실수를 꽤 잘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가을에 일반 사용자에게 불필요한 괴로움을 안겨주는 일을 피하고, 여름 동안 실수를 인정하고 약간 체면을 구기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는 점이다. 매우 성숙한 처사이고, 기꺼이 실수를 인정했다는 점이 매우 반갑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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