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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미국 캘리포니아주 '게이밍 PC 판매 금지'가 시사하는 것

Gordon Mah Ung | PCWorld 2021.08.04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게이밍 PC를 금지했다는 소식을 들었는가? 예를 들면 이런 제목의 기사다. ‘미국의 몇몇 주에서 게이밍 PC를 금지할 예정(Several US states are banning gaming PCs)’이라거나 ‘캘리포니아 에너지 법안이 고성능 PC에 대한 판매를 제한하면서 미국의 6개 주에서 고급 게이밍 PC 금지될 것(Hind-end gaming PCs banned in six US states after California energy bill limits sales on high performance PCs)’이라는 식이다.

실제로 에일리언웨어(Alienware)는 자사 웹사이트에서 특정 데스크톱 PC 모델을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워싱턴, 오리건, 하와이, 버몬트에서 판매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이유는 이들 주에서 채택한 전력 소비 규정 때문이다. 업체는 '배송 예정인' 주문도 취소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예견된 사태

사람들은 에일리언웨어의 이 조치에 놀라워했지만, 사실 그 배경이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필자는 지난 2016년 통과된 규정 때문에 캘리포니아에서 고급 PC의 판매 금지가 가까워졌다는 PC 업체들의 말을 들은 후 2018년 진상을 조사한 적이 있었다.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캘리포니아 에너지 위원회(California Energy Commission, CEC)’ 보고서와 회의록을 검토했다. 일단, 이 기록만 보면 캘리포니아가 엄격한 전력 규정에 따라 2019년 7월 1일을 기점으로 대부분의 데스크톱 PC의 판매를 중단시킬 것처럼 들렸다.

물론 진실은 이렇게 단순하지 않다. 전력 규제 기관은 주로 PC를 쓰지 않는 상태에서 소비하는 대기 전력을 줄일 방법을 찾고 있었다. 몇몇 환경 단체가 이 규제를 처음 추진했던 내용을 봐도 (이들은 ‘제로-와트 연대(Zero-Watt Coalition)’라고 불릴 수 있다), 실제 PC 사용 시 전력이 아닌 대기 상태의 전력 소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평일 에너지 사용량을 관리하려는 차원이었다.

규제 당국은 처음에 게이밍 PC가 아니라 은행, 병원, 기업의 일반적인 소형 PC 또는 올인원 PC를 표적으로 했다. 그러나 전형적인 관료주의 행태 속에서 어떤 PC가 규제 대상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이를 위해서는 인텔의 ‘확장성 점수 계산(Expandability Score Calculation)’ 차트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이 에너지 가이드라인은 GPU의 메모리 대역폭, 전원공급 장치의 효율, 심지어 USB 및 다른 PC 부품 수에 따라 점수를 계산하는데, 상당히 복잡해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해야 한다.
 
인텔의 확장성 점수 계산. 메인보드 업체가 캘리포니아 전력 규제를 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 Intel

전혀 직관적이지 않은 이 차트를 보고 있으면 PC가 성능이 높을수록 전력 규제에 더 많은 허점이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어쩌면 규제 당국이 PC 부품 개발업체에 우회할 수단을 주는 것일 수 있다). 이는 PC 애호가에게 반가운 일이다. 2곳의 대형 부품 제조업체에 확인하니, 캘리포니아 전력 규제기관이 자사의 의견을 청취했고 합리적인 내용을 규칙에 포함했다고 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에일리언웨어가 업계 최초로 이들 주에 게이밍 PC를 출하를 중단했고, 다른 주도 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단, 이들 6개 주가 ‘게이밍 PC’를 아예 금지한 것이 아니다. 에일리언웨어의 일부 모델은 전력 규제에 명백히 부합하고, 일부 모델이 문제가 될 뿐이다. 에일리언웨어는 이런 제품을 구매하려는 주문은 취소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에일리언웨어 측은 “우리는 혁신, 성능, 디자인, 고급 품질에 있어서 언제나 한계를 확장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사업을 영위하는 도시, 주, 국가의 법을 존중하고 전력/성능과 에너지 효율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언제나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일리언웨어의 강력한 게이밍 시스템은 모든 50개 주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최고의 구성을 가진 에일리언웨어 오로라 R10, R12는 2021년 7월 1일 발효된 캘리포니아 에너지 위원회(CEC) 티어 2 규정으로 일해 일부 주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앞으로 나올 신형 모델 및 구성은 이들 규정을 충족할 것이고, 우리는 에너지 및 배출에 대처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에서 필자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하나 있다. 에일리언웨어는 왜 7월 1일까지 더 엄격해진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도록 이들 시스템을 준비하지 못했을까. 설사 정부의 탁상공론이 반복되면서 100% 업체만 비난할 수는 없다고 해도 말이다.
 

과거든 지금이든 게이밍 PC는 계속 팔리고 있다

그나마 좋은 소식은 2019년 7월 1일은 물론 2021년 티어 2가 시작된 지금도 대부분의 게이밍 PC는 판매가 금지되지 않았고, 몇몇 에일리언웨어만 판매를 중단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것이 앞으로도 게이밍 PC 판매가 금지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치권은 PC 업계가 전력 소비 효율적인 기기를 만들도록 계속 압박할 것이다.

사실 논리적으로 보면, PC 업계는 정치권의 복잡한 규제가 없더라도 이 난관을 해결해야 한다. 오늘날 전력 효율은 PC 성능을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단, 이는 정치가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다. 정치는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집단이 있고 이에 주목하는 정치인을 통해 발현된다. 결국 데스크톱 게이밍 PC는 (아직) 금지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계속 표적이 될 것이 분명하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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