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애플은 유명한 하키 선수였던 웨인 그레츠키의 유명한 명언을 기억해야 한다. ‘하키 퍽이 가는 방향으로 움직여야지, 퍽이 있었던 곳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명언 말이다.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iOS 플랫폼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고 있다는 것이 확실하다. 개인정보 분산, 고도의 유연성, 시간대나 언어, 국경을 넘어 협업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면 어디든 조성되는 ‘애자일’한 업무 환경.
화상회의 내 언어 번역을 지원하는 AI 전문 신생업체 카이트(Kite)를 인수한 줌도 애플 페이스타임과의 거리를 벌리는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
문제는 모든 직원이 바라는 미래적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애플이 오히려 팬데믹 이전 시대의 기준으로 돌아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최근 (대면)협업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주 3일 출근을 골자로 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을 발표했다.
그리고 많은 직원이 여기에 반발했다. 이들은 애플이 제시한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의 유연성이 떨어지며, 새로운 미래형 접근 방식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애플은 이러한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더버지에 따르면,애플 소매 및 인적 자원 부문 수석 부사장인 디어드리 오브라이언은 한 영상에서 “대면 협업은 애플 문화와 미래에 필수 불가결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오브라이언은 대플의 성공은 예전의 근무 모델 하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른 말로 하면, 애플은 하키 퍽이 있었던 곳을 여전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성공 원인을 고수하는 것은 지금 애플에 필요한 것은 아니다. 굳이 미래학자의 조언에 귀기울이지 않아도 애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는 쉽게 알 수 있다.
하키 퍽이 가는 곳은 어디?
아무도 미래를 정확히 예견하지는 못하지만, 지금까지의 여정을 돌이켜 보면 적중률이 높은 추측을 할 수는 있다. 팬데믹이 아직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음에도 많은 기업과 정부에서 다시 예전처럼 사무실 출근 근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처럼,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과 개인의 자율성이 존중 받을 때 삶의 질과 생산성이 동반 상승한다는 점을 이제는 대다수, 아니 거의 모두가 알아 버렸다.분명 팬데믹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의 위치를 집으로 돌려 놓았다. 위기를 맞은 기업도 있지만 애플처럼 더욱 높은 수익을 거둔 곳도 많다.
어려운 시대에도 직원들은 충성심과 헌신, 투지를 증명했고 수익을 창출했다. 그런 직후에 다시 사무실에 꼬박 꼬박 출근하라는 강압적인 요구를 하는 것은 제대로 된 보상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현재 하키 퍽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바람직하지 않은 과거 기준으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다른 회사처럼, 애플도 직원들의 직접적인 의사 표명을 기다릴 것이다. 애플을 떠나 더욱 애자일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업체로의 대규모 인력 이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원격 근무나 자율적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다른 업체에는 큰 기회다.원격 업무 환경, 곧 인적 자원 유지와 직결
애플에 합류해 최고의 성과를 내던 우수한 IT 인력이 갑자기 애플 외부에서 보람을 찾기로 결심한다면 어느 정도의 기술 인력의 재부흥을 기대할 수도 있다.애플을 떠나 더욱 민첩한 근무 환경을 찾는 것이 이들 직원에게도 최선이기 때문이다. 기존 애플 직원에게 완전 원격 근무 등을 제안하는 등 인력 채용 시장도 한동안 요동칠 전망이다. 애사심이 강해 애플 외 다른 곳으로의 이직을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들조차도 파격적인 제안을 받을 수 있다. 헤드헌터 업체들이 막대한 보너스를 기대하며 웃음짓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지금이라도 애플이 근무 환경 정책을 재고하기 바란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