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본인 데이터를 직접 통제
애플이 최근 진행 중인 개인정보보호 관련 작업의 핵심은 정보다. 그 논거는 모든 사람이 데이터 수집과 그 의미, 그리고 어떤 앱이 무슨 정보를 수집하는지에 대해 알아야 하고 적어도 그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앱 투명성 추적(App Transparency Tracking), 개인정보보호 영양성분 표시(Privacy Nutrition Labels), 그리고 앱이 접근 가능한 데이터를 제한하는 통제 기능 등은 기업 및 소비자 사용자가 데이터 여정에 대해 좀 더 나은 통찰력을 얻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통찰력을 높이기 위해 WWDC에서 애플이 새롭게 선보인 앱 개인정보보호 보고서는 사용자가 사용하는 각 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어떤 앱이 사용자가 승인한 권한을 따르는지 보여준다.
가령, 마이크 사용 권한이 있는 앱은 실제 마이크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원하면 마이크 사용 권한을 철회할 수 있다. 또한, 해당 데이터가 누구와 공유되고 있는지를 앱이 접촉 중인 모든 서드파티 영역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조사할 수 있다.
애플은 또한 애초에 시스템과 서비스(애플 자체 것과 서드파티 것)에서 데이터 수집이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해 나가고 있다.
이 후에 좀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IP 주소 가리기, VPN 같은 브라우징 내장 기능, 마케팅 및 메일 추적에 사용되는 보이지 않는 픽셀 금지 등은 모두 많은 사람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반면, 일부 광고회사와 마케팅 회사는 새로운 방식을 채택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통제 없는 통찰력은 무용지물
사용자는 앱을 설치하면서 앱의 권한에 대해 좀 더 나은 통찰력을 얻을 뿐만 아니라 사용 중인 앱에 대해 보다 나은 통제권과 통찰력을 얻는다는 발상이다. 개인정보보호 영양성분 표시에 제시된 약속을 어기고 있는 앱을 파악하기도 쉬워진다.애플이 이런 보호 장치를 피하려는 개발자들에게 뒷감당을 해야할 것이라고 계속 경고하는 것을 보면 아직은 아니지만 곧 시행을 강화할 예정임을 알 수 있다.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VP 크레이그 페더리기는 애플이 개인정보보호에 주력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매년 애플은 사용자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좀 더 많이 통제하도록 하고 누구와 그 데이터가 공유되는지에 대해 잘 알고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신기술 개발을 위해 분발하고 있다. 올해의 업데이트 내용 중에는 사용자에게 그 어느 때보다 심도 있는 통찰력과 세밀한 통제권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기능들이 포함되어 있다.”
애플의 노력은 다른 기업에도 효과를 미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안드로이드 상의 식별 가능 데이터를 익명화한다는 계획을 확인했다.
이메일 스파이 및 IP 주소 추적 중단
심지어 메일침프(MailChimp)는 이메일에 보이지 않는 픽셀을 사용해 한 사람이 메일을 여는지 여부와 메일을 여는 시간을 확인한다. 이 정보는 마케팅 활동 효과 측정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마케터들이 매우 좋아하는 한편 남용되기도 했다.이메일 개인정보보호 기능은 발송자의 이와 같은 정보 수집을 중단시키고 IP 주소를 가린다. 이런 종류의 보호 기능은 표적 피싱 시도를 막는 또 다른 장벽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다(애플은 사파리의 지능적 추적 방지(Intelligent Tracking Prevention, ITP) 기능도 개선했다. 이제 사용자의 IP 주소는 추적자가 볼 수 없도록 감춰진다. 따라서, 이 기능이 온라인 상에서의 활동 추적에 사용되는 것을 막아 준다).
이 보호 기능은 애플이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와 협력해 개발한 기술에 의존한다는 개념이다. 이 기능은 ISP에서 사용자가 어떤 사이트를 방문하는지 쉽게 추적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CCS 인사이트(CCS Insight) 애널리스트 벤 우드는 “IP 주소, 위치, 사용자가 이메일을 열었거나 읽었는지 여부와 같은 정보를 숨기면 많은 회사가 사용자를 추적하고 수익 창출에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심하게 제한될 수 있다. 반면, 얼마나 많은 정보가 캡처되고 있는지 점점 더 의식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환영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드는 "이를 통해 소비자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한 최고라는 애플의 위치가 더욱 굳건해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사파리에도 보안 기능이 약간 강화되었다. 사파리는 이제 자동으로 HTTPS를 사용해 웹사이트로 연결된다. 웹사이트가 HTTP로 로딩된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러한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사용자가 부정 웹사이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측면에서 그렇다.
이런 여러 개선 기능이 다 합쳐지면 애플 플랫폼에 미치는 피싱의 영향을 둔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모든 원격 기업에게 필수적인 업그레이드이다.
게다가 아이클라우드 보안 기능 추가
필자는 아이클라우드 플러스(iCloud+)와 관련해 알아야 할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아이클라우드 플러스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이클라우드에 애플 VPN처럼 작동하는 아이클라우드 프라이빗 릴레이(Private Relay), 나의 이메일 숨기기, 그리고 확장된 홈킷(HomeKit) 보안 동영상 지원과 같은 새로운 기능들이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처음 두 기능은 소비자 사용자와 기업 사용자 모두에게 관심의 대상이다. 프라이빗 릴레이 기능은 사용자 기기에서 나가는 모든 트래픽을 암호화하기 때문에 아무도 접근해 읽을 수 없다.
애플이 직접 설명한 내용이 가장 명확하다. 애플은 “첫 번째 기능은 사용자에게 익명 IP 주소를 부여한다. 이는 사용자의 실제 위치가 아닌 지역에 대응된다. 두 번째 기능은 사용자가 방문하고자 하는 웹 주소를 암호화하여 목적지로 전달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공용 와이파이를 사용한 원격 근무 시에 의무화해야 한다.
애플의 [나의 이메일 숨기기] 기능은 보고서 등 업무 자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과 연락처를 공유하고 나면 스팸 이메일이 꽤 많이 쌓이는 기업 사용자에게 특히 유용할 수 있다.
이 도구는 위와 같은 목적에 무작위 이메일 주소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줌으로써 개인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게 해 준다. 사파리, 아이클라우드, 메일 내에서 아무 때나 얼마든지 주소를 생성하고 삭제할 수 있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 이에 대한 애플의 자세한 설명은 없었는데 아이클라우드 플러스는 커스텀 도메인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사실이 언급된 iOS 15 사전공개 페이지에서 애플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커스텀 도메인 이름으로 여러분의 아이클라우드 메일 주소를 개인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족 구성원을 초대하여 각자의 아이클라우드 메일 계정으로 똑같은 도메인 이름을 사용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이 가족 계정과 개인 계정을 좀 더 확장시키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를테면 SME용 아이클라우드 플러스가 구글과 겨루면 아주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홈킷 보안 동영상은 이제 더 많은 카메라를 처리할 수 있으며 아이클라우드에 암호화된 데이터를 집에서 분석할 수 있다. 아니면 재택근무 사무실의 맥 보호에 활용할 수 있다.
시리가 내 말을 듣고 있는 지 몰랐다
애플은 시리 요청의 오디오가 앞으로는 클라우드에서가 아닌 기기 상에서 처리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즉, 원치 않게 오디오가 녹음되던 일이 끝난다는 의미다(이 새로운 기능이 출시되면 필자는 시리에 대한 사용자 계약 내용을 살펴볼 것이다). 또한, 많은 요청이 인터넷 연결 없이도 처리될 수 있기 때문에 시리의 속도와 반응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의도도 있다. 이는 애플 실리콘 내 뉴럴 엔진(Neural Engine)이 강력하다는 증거다.
단, 필자가 그 후에 알게 된 사실인데 만일 시리 요청이 맥에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기기 상에서 (아마도 아직은) 처리되지 않는다.
이런 새로운 개선 내용은 애플 플랫폼에 iOS 15, iPadOS 15, macOS 몬터레이, watchOS 8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출시 시기는 모두 올해 하반기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