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 게이밍 하드웨어를 찾는 높은 수요, 물류 지연, 관세, 이더리움(Ethereum) 암호화폐 호황 등의 갖가지 요인이 맞물려 이제는 정상적인 가격에 그래픽 카드를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 일반 소매점에서는 새로 입고된 그래픽 카드가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이베이와 크레이그리스트 같은 재판매 사이트에서도 소비자 정가 대비 수백 달러의 웃돈이 붙었다. 심지어 2~3세대나 지난 중고 GPU도 몇 년 전 출시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고 있다. 상황이 너무 좋지 않자 엔비디아는 2016년 출시된 예전 제품인 GTX 1050 Ti까지 부활시켰다.
이 모든 옷돈이나 추가 수익은 AMD보다는 소매업자, 리셀러, MSI와 사파이어 같은 AMD 보드 제작 및 유통사에 돌아가고 있다. 479달러라는 높은 가격을 매긴 만큼 이제 AMD도 한 몫을 챙길 수 있을 것이고, 라데온 RX 6700 XT는 출시 후 분명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될 것이다. 엑스박스 시리즈 X, 플레이스테이션 5, 라이젠 5000 데스크톱과 모바일 프로세서, 라이젠 RX 6000 시리즈는 모두 TSMC의 7나노 공정으로 제조된다. 칩 파운드리 TSMC의 제조 공정 지연으로 AMD가 고전하고 있지만, GPU 신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거꾸로 그래픽 카드를 대량 생산할 추가적인 유인이 하나 생겨났다.

이것은 좋은 일이다. 그렇다면 나쁜 소식은 무엇일까? 479달러에 출시된 라데온 RX 6700 XT가 500달러의 지포스 RTX 3070보다는 400달러의 RTX 3060 Ti 성능에 더 가깝고(AMD의 SAM(Smart Access Memory)이 일부 게임에서는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기는 하다) 레이 트레이싱은 엔비디아의 카드만큼 강력한 성능을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현재 그래픽 카드 부족 현상 주변의 잡음이 가라앉고 난 이후에는 최소 100달러는 더 인하되어야 실질적인 경쟁이 가능할 것 같다. (전작인 라데온 RX 5700 XT는 400달러에 출시되었다.) 라데온 RX 6700 XT를 소비자 정가에 구매할 수 있다면 현재 시장을 고려할 때 구입할만하다. 지금 당장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고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스트리밍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지 않은 사용자에게 해당하는 조언이다.
이제 무대가 차려졌으니 AMD의 479달러짜리 라데온 RX 6700 XT 레퍼런스 카드에 관해 자세히 살펴보자. 이 제품은 AMD.com에서 따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판매될 것이다. 사파이어, XFX, 에이수스, MSI 등 AMD 협력 업체의 커스텀 카드도 출시되었는데 가격은 훨씬 비싸다. 커스텀 RX 6700 XT도 곧 리뷰할 예정이다.
라데온 RX 6700 XT의 사양, 특징, 가격
먼저 출시된 라데온 RX 6800 시리즈와 라데온 RX 6900 XT는 AMD RDNA 2 아키텍처에 기초한 가장 큰 GPU인 ‘빅 나비(Big Navi)’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라데온 RX 6700 XT의 ‘나비 22’ 칩은 훨씬 작고 연산 유닛(Compute Unit)과 스트림 프로세서(Stream Processor)도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한편, 40개의 연산 유닛을 갖춘 이 GPU는 AMD의 1세대 RDNA 아키텍처의 플래그십이었던 라데온 RX 5800 XT를 바로 대체한다. PCWorld의 성능 벤치마크 결과를 보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현재 라데온 RX 6700 XT과 라데온 RX 5700 XT의 기술 사양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속도는 정말로 빠르다. 라데온 RX 6700 XT에는 터무니없는 2,424MHz의 게임 클럭(Game Clock, AMD가 예상하는 게임 속도를 일컫는 용어)은 전작보다 약 700MHz 더 빠르며 벤치마크에서도 실제로 그 속도에 도달했다. 이 덕분에 그래픽 카드가 라데온 RX 5700 XT와 비교하여 일부 게임에서 30%나 높은 성능을 기록했고, 벤치마크 그래프는 이후에 확인할 수 있다.
다이(Die) 크기를 보자. 라데온 RX 6700 XT의 GPU는 라데온 RX 5700 XT의 그것보다 훨씬 크다. AMD는 RDNA 2를 광선 레이 액셀러레이터와 혁신적인 인피니티 캐시 등 온갖 새로운 고급 기능으로 강화했다. 다음에서 간략하게 다루겠지만 RDNA 2 아키텍처 심층 분석에서 훨씬 세부적으로 설명했다.
각 RDNA 2 연산 유닛에는 1개의 레이 액셀러레이터가 포함되어 있어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 작업 부하 처리를 도와주기 때문에 AMD GPU 사상 처음으로 첨단 광원 효과를 구동할 수 있다. 하지만 AMD는 현재 전용 하드웨어와 머신러닝을 사용하여 성능을 개선하고. 레이 트레이싱으로 손실되는 프레임을 되살리는 엔비디아의 DLSS에 상응하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AMD는 ‘피델리티 FX 슈퍼 레졸루션’이라는 더욱 개방적인 대안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출시된 것은 아니고, 상세한 설명도 제공하지 않았다. DLSS의 부재로 라데온 RX 6000 시리즈 GPU는 레이 트레이싱 활성화 상태에서 1080p 해상도로 제한되기 때문에, 500달러가량의 높은 가격으로 1440p 게이밍을 겨냥한 라데온 RX 6700 XT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1440p 게이밍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AMD는 라데온 RX 6700 XT에 작은 192비트 버스로 충분한 12GB GDDR6 메모리를 탑재해 여유를 얻었다. AMD가 큰 VRAM을 탑재한 후, 엔비디아도 (여전히 가격이 과도하게 높은) RTX 3060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RDNA 2의 급진적인 인피니티 캐시는 제한된 버스의 한계를 극복한다. 인피니티 캐시는 게이밍 작업 부하 처리에 최적화된 대용량 온다이(On-die) L3 캐시를 제공하기 때문에 라데온 RX 6700 XT가 특정 프레임의 작업 데이터 대부분을 온다이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칩 패키지를 통해 온보드 메모리까지 신호를 보낼 필요가 없으며, 특히 캐시는 이후의 프레임에서도 재사용할 수 있는 많은 시공간 데이터를 보존한다. AMD는 라데온 RX 6700 XT가 메모리 설정을 넓혀 256비트 버스를 적용한 표준 VRAM 구성 대비 최대 2.5배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놀라운 발전이다.
라데온 RX 6700 XT에는 96MB의 인피니티 캐시가 탑재되어 있다. 더 비싼 AMD GPU의 128MB보다는 작지만 라데온 RX 6800 시리즈와 6900 XT는 4K 게이밍을 위한 것이다. 제품 관리자 니시 닐라로자난은 언론에 1440p에서 라데온 RX 6700 XT의 인피니티 캐시의 ‘적중률’이 더 빠른 GPU가 4K 해상도에서 보여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최근 RTX 3060에 채굴 제한을 도입하여 파란을 일으켰다(하지만 해당 기업은 유감스럽게도 그 이후로 이를 비활성화하는 드라이버를 공개했다). AMD는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채굴 성능을 제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인피니티 캐시 구성 때문에 라데온 RX 6700 XT가 이더리움 채굴에 덜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이더리움 데이터 세트는 4GB 이상이기 때문에 초고속 인피니티 캐시에 적합하지 않을 것이며 암호화폐 채굴은 메모리 대역폭이 더 큰 그래픽 카드에서 더 효율적이다. AMD가 인피니티 캐시의 능력 덕분에 빈약한 192비트 메모리 버스를 선택했기 때문에 라데온 RX 6700 XT는 채굴 시 엔비디아의 대안보다 훨씬 느릴 것이다. 초기 유출 자료에 따르면 이더리움 채굴 시 RX 5700 XT보다도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데온 RX 6700 XT는 그래픽 카드와 호환되는 CPU 및 마더보드를 조합하는 경우 일부 시나리오에서 더 높은 프레임률을 제공할 수 있는 AMD의 킬러 SAM 기능도 지원한다. AMD는 라데온 RX 6700 XT의 가치 제안의 큰 부분을 이 여전히 제한적인 기능에 맡기고 있는 것 같다. PCWorld는 두 번째로 PCWorld가 보유한 모든 게임을 SAM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테스트했으며 일반 벤치마크 이후에 성능에 대한 별도의 섹션을 할당할 것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라데온 RX 6700 XT는 AMD의 레퍼런스 카드에 대한 새로운 미학 및 기능을 반영한다. 이 세대부터 악명 높은 블로워 스타일 레퍼런스 쿨러에서 훨씬 시원하고 조용하게 작동하는 더욱 보편적인 액시스형 설계로 전환했다. 전통적인 단일 GPU 게이밍 장비로서는 상당한 장점이다. 레퍼런스 카드는 듀얼 슬롯 디자인과 표준 길이 덕분에 거의 모든 시스템에 문제 없이 장착될 것이다. 외관은 라데온 RX 6800 시리즈의 느낌과 일치하며 가장자리에 매력적인 은색과 검은색의 메탈 장식과 ‘Radeon’ 로고 조명이 적용되었다.

하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라데온 RX 6700 XT 레퍼런스 카드에는 슈라우드(Shroud)에 2개의 축형 팬이 포함되어 있고 세 번째는 대형 ‘R’ 로고로 대체되어 있으며, 빅 나비 카드처럼 듀얼 8핀이 아니라 8핀과 6핀 전원 커넥터가 필요하다. 높은 클럭 속도와 매력적인 새로운 RDNA 2 기능에도 불구하고 라데온 RX 6700 XT는 이전 세대의 5700 XT보다 5와트 높은 230와트 밖에 소모하지 않는다. AMD는 RDNA 2의 개선된 전력 효율성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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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l
데이터센터 성능을 재정의하는 게임 체인저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 Getty Images Bank AI, HPC, 첨단 분석 등 새로운 유형의 워크로드가 급부상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성능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사파이어 래피즈)라는 답을 내놓았다. 인텔은 이전 세대에 비해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로 차세대 데이터센터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성능 최적화의 새로운 관점 ‘워크로드 최적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 각각의 요구에 맞는 최대 성능을 끌어 낸다’라는 한 줄로 핵심을 짚을 수 있다. 이 프로세서의 설계 사상은 AI, HPC, 첨단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CPU 및 관련 기술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주목하는 주요 워크로드는 각각 성능에 대한 요구와 기준이 다르다. 예들 들어 AI 워크로드는 매트릭스 연산과 병렬 처리에 크게 의존한다. 더불어 대용량 데이터 세트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CPU와 메모리 간의 효율적인 데이터 전송을 위해 높은 메모리 대역폭이 필요하다. AI 워크로드에 맞는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고급 매트릭스 확장(AMX)과 같은 특수 명령어 세트와 통합 가속기를 내장하였다. 이는 꽤 주목할 개선이다. AMX의 내재화는 CPU도 AI 처리가 준비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AI 인프라에서 CPU의 역할을 크게 확장할 전망이다. 최근 ChatGPT의 등장과 함께 모든 기업의 관심사가 된 초거대 언어 모델 기반 생성형 AI 전략 수립에 있어 AMX에 관심을 두는 곳이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HPC 워크로드는 복잡한 수학적 계산이 포함되며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을 보장해야 한다. HPC 워크로드에는 병렬 처리가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멀티코어 CPU는 이러한 워크로드를 가속하는 데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HPC 시뮬레이션은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를 위해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도 요구한다. 이런 특수성도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유연하게 수용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8채널 DDR5 메모리 구성 및 인텔 옵테인 퍼시스턴트 메모리(Optane Persistent Memory)를 지원하여 HPC 시뮬레이션을 위한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제공한다. 또한, PCIe 5.0을 지원하여 PCIe 4.0의 두 배에 달하는 대역폭을 제공하여 CPU와 가속기 및 스토리지와 같은 기타 장치 간의 통신 속도가 빠르다. QAT를 통해 암호화 및 압축 워크로드를 가속화하여 네트워킹 및 스토리지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성능과 효율성도 크게 높인다. 열거한 특징들은 HPC뿐 아니라 AI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에도 부합한다. 다음으로 첨단 분석의 경우 적시에 통찰력을 제공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려면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CPU가 필요하다. 인텔은 단일 스레드 성능 및 멀티 스레딩 기능을 향상시켜 실시간 분석을 위한 저지연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인텔 프로세서는 최적화된 캐시 계층 구조를 갖추고 있어 메모리 액세스 시간을 최소화하여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의 지연 시간을 줄이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여기에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넓은 메모리 대역폭으로 데이터베이스 성능을 향상하고 인텔 인-메모리 분석 가속기(IAA),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이는 인텔 데이터 스트리밍 가속기(DSA)까지 통합하여 실시간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였다. 요약하자면 워크로드마다 특화된 CPU 기능, 아키텍처 또는 가속기가 필요한 요구사항이 다르다. AI 워크로드는 가속 기술과 넓은 메모리 대역폭의 이점을 누리고, HPC 워크로드는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과 병렬 처리가 필요하며,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는 지연 시간이 짧은 처리와 효율적인 I/O 및 스토리지가 필요하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를 수용하여 각각 최대의 성능을 끌어 낸다. 워크로드 최적화 성능 추구가 가능한 이유 CPU의 발전사를 보면 무어의 법칙의 시대를 지나 멀티 코어의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멀티 코어는 현재 진화를 거듭 중인데 최근 동향은 더 나은 성능과 에너지 효율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워크로드별 최적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텔은 코어 수를 늘리는 가운데 다양한 가속기를 CPU에 통합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멀티코어 아키텍처는 병렬 처리를 가능하게 하여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예를 들어 인텔의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60개의 코어를 가지고 있어 AI, HPC, 실시간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 처리에 이상적이다. 여기에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여 워크로드마다 차이를 보이는 최적의 성능 목표 달성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또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CPU와 가속기 간의 고속 통신을 위해 설계된 개방형 산업 표준 인터커넥트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인텔은 상호 연결 및 효율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4개의 실리콘 다이를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라는 고급 패키징 기술로 연결했다. 인텔의 EMIB 기술은 CPU 설계 및 패키징의 패러다임 전환을 잘 보여준다. 인텔은 프로세서를 타일이라고 하는 더 작은 모듈식 구성 요소로 분할하고 EMIB라는 작은 실리콘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Monolithic 구조와 같은 성능, 에너지 효율성 및 설계 유연성을 높였고 그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인텔은 고급 패키징 기술을 통해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면서도 높은 전력 효율을 달성했다. 가령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내장된 가속기를 사용하면 이전 세대 대비 워크로드 처리에 있어 평균 2.9배 높은 와트당 성능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더 자세히 알아보면 범용 컴퓨팅에서 53% 평균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AI는 최대 10배 높은 추론과 학습 성능, 네트워킹과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95% 적은 코어로 더 높은 데이터 압축 성능을 보여 최대 2배 성능을 높일 수 있고, 데이터 분석의 경우 최대 3배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 달라진 게임의 법칙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의 등장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장을 놓고 벌이는 다양한 프로세서 간 새로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다. 다양한 워크로드의 급변하는 요구 사항을 해결하고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에 중점을 둔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상징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반도체 시장의 게임의 법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증인이다.
Intel
인텔이 12가지 가속기로 데이터센터에 확장성과 유연성을 추가하는 방법
ⓒ Getty Images Bank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인텔의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최근 출시됐다. 이 칩은 12가지 가속기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능적인 흥미를 넘어 인텔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데이터센터, 서버, 클라우드 시장에 대응하는 방법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로세서의 근본적인 역할은 연산에 있다. 프로세서는 여전히 연산을 빠르게 많이 할 수 있으면 좋다. 하지만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종류와 특성이 다양해지면서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도 진화했다. 그리고 이는 실질적인 성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나승주 인텔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새로운 데이터센터 환경을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 Intel “단순히 작동속도와 코어의 개수를 늘리는 것만이 최고의 가치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와 복잡한 데이터 처리에 대한 필요성을 풀어내기 위한 방법은 단순히 트랜지스터 수에만 의존할 일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인텔코리아 나승주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데이터센터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프로세서 구조도 새로 그려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 관점에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이전과 다른 두 가지 전환점을 갖는다. 한 가지는 연산의 양적 증가, 다른 하나는 데이터 처리의 효율성이다. “모놀리식 아키텍처로는 소켓당 절대적 성능을 높이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단위 칩을 더 작게 만들고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고 단일 칩에 준하는 처리 능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최대 4개의 칩릿을 묶는 구조로 같은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을 수 있다. ⓒ Intel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칩릿(Chiplet)’ 구조를 녹였다. 한정된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는 것은 반도체 업계의 숙제였다.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4개의 칩릿을 이어 붙여 최대 60개 코어를 쓴다. 칩릿 구조는 생산이 훨씬 쉬워지고 필요에 따라서 단일 칩부터 2개, 4개 등 필요한 만큼 이어 붙여 다양한 설계의 자유도를 제공하기도 한다. 핵심 기술은 칩과 칩 사이를 손실없이 연결하는 데에 있다. “중요한 것은 인터페이스와 패키징 기술입니다. 사실 이 칩릿 구조는 인텔만의 고민은 아닙니다. 반도체 업계, 그리고 더 나아가 산업 전체의 숙제이기 때문에 이를 공론화해서 업계가 함께 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나승주 상무는 기술 개방과 표준에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다.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컨소시엄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경쟁을 내려놓고 답을 찾아가고 있다. UCIe는 단순히 코어와 코어를 연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단일 패키지 안에서 GPU도, 컨트롤러도, 또 가속기도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이어붙일 수 있다. 성능의 확장 뿐 아니라 단순화된 칩들을 자유롭게 맞붙이는 설계의 자유도 얻게 된다. ⓒ Intel 이 모듈형 칩릿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바로 12가지 가속기다. 데이터의 특성에 맞는 처리 방법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인텔은 오래 전부터 MMX(Multi Media eXtension)와 SSE(Streaming SIMD eXtensions)를 비롯해 AVX(Advanced Vector Extensions)와 최근에는 AMX (Advanced Matrix Extensions) 까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사파이어 래피즈의 가속기는 프로세서를 현대 데이터센터의 필요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나승주 상무의 설명이다. “클라우드는 가상머신과 네트워크는 물론이고, 암호화와 인공지능 처리까지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에 기업은 설계의 고민이 많습니다. 클라우드에서 GPU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머신러닝의 학습과 추론 작업의 80%가 CPU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프로세서가 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AMX(Advanced Matrix Extensions)가 더해진 이유도 막대한 실시간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범용적인 인공지능 학습이 CPU만으로 충분히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AMX는 텐서플로와 파이토치 등 범용적인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에 최적화되어 기존 환경을 그대로 가속한다. 12가지 가속기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특성에 맞는 서버를 구성할 수 있다. ⓒ Intel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에서 큰 리소스를 차지하는 암호화 효율을 높여주는 QAT(QuickAssist Technology), 로드밸런싱을 맡는 DLB(Dynamic Load Balancer), 인메모리 분석 처리를 가속하는 IAA(In-Memory Analytics Accelerator), 데이터 스트리밍을 가속하는 DSA(Data Streaming Accelerator) 등 별도의 전용 가속 코어를 두고, 필요에 따라서 가속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이는 데이터센터의 자원 관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가속기가 실제 현장에서 주는 가치는 특정 리소스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도 있지만 특정 처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 CPU가 본래 해야 할 연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데이터센터에서 70개 코어를 할당해서 쓰던 암호화가 사파이어 래피즈의 QAT 가속기를 이용하면 11개 코어로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실제로 데이터센터가 처리해야 하는 인스턴스에 할당되면서 자원의 효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 Intel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구조의 변화와 가속기를 통해서 ‘스케일러블(Scalable)’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확장성을 갖게 됐다. 이는 곧 데이터센터의 최적화, 그리고 유연성과도 연결된다. 반도체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하고,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기술로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