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이 제품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삼성 생태계에 전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라고 해도 이 제품의 다양한 기능성을 활용하기에도 나쁘지 않다.
적절한 외관
갤럭시 버즈 프로는 꽤 멋지다. 갤럭시 버즈 플러스(Galaxy Buds Plus)와 갤럭시 버즈 라이브(Galaxy Buds Live)도 괜찮았지만, 버즈 프로의 광택 있는 외관은 감탄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런 제품은 거의 보이지 않을 때 가장 가치 있는 것이다. 갤럭시 버즈 프로는 삼성의 전작처럼 귀에서 튀어나온 모습이 아니었고, 제품에 딸려오는 3개의 실리콘 팁 가운데 필자에게 꼭 맞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갤럭시 버즈 프로는 ‘완벽하게’ 작동했다. 글자 그대로의 의미다. 샌프란시스코의 언덕을 가볍게 달리거나, 테니스를 칠 때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2~3시간 동안 착용해도 편안한 느낌이 계속됐다. 안정 핀(stabilizing fin) 없이 이를 달성한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 제품이 젖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IPX7 방수 등급 때문이다. 운동 중에 땀이 나더라도 안전하고 폭풍우 속에서도 문제없다. 에어팟 프로(AirPods Pro), 자브라 엘리트 85t(Jabra Elite 85t) 같은 경쟁 제품이 IPX4를 지원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 제품은 차원이 다르다.
제품 컨트롤은 삼성의 다른 이어버즈를 사용해 봤다면 익숙하다. 한번 탭 하면 음악을 실행하거나 멈추고, 두 번을 탭 하면 다음 노래로 넘어가고, 세 번을 탭 하면 이전 노래로 돌아간다. 갤럭시 웨어러블(Galaxy Wearable) 앱에서 오래 누르기를 앰비언트 모드, 음성 비서, 또는 음량과 연계되도록 선택할 수 있다.
단, 실제로 쓰다 보면 이런 컨트롤을 약간 개선할 필요가 느껴진다. 예를 들어 이어버즈 위치를 단순히 조정하기만 해도 음악을 실행하거나 정지하는 명령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재생/정지 명령은 원활히 작동하지만, 2회 및 3회 탭은 빈번하게 1회 탭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갤럭시 버즈 프로를 사용할 때 가장 짜증 나는 측면이다. 갤럭시 웨어러블 앱에서 터치 컨트롤을 완전히 끌 수는 있다.
음질
여러 무선 제품 대신 이 이어버즈를 구매해야 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깊이 있는 베이스와 깨끗한 고음부다. 각 버드 안에 있는 11mm 우퍼와 6.5mm 트위터 때문이다.갤럭시 버즈 프로로 플리트우드 맥의 ‘드림즈(Dreams)’를 들어보라. 그 유명한 저음부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스티비 닉의 보컬의 명확성을 해치지 않는다. 빌리 엘리시의 ‘배드 가이(Bad Guy)’도 마찬가지다. 오버-이어 헤드폰으로 들었던 것과 별로 차이가 없다. 필자는 갤럭시 버즈 프로로 음악을 들을 때 가장 즐거웠다.
갤럭시 버즈는 초기 설정으로도 충분히 우수하지만 (소프트웨어 지원이 전혀 없는 아이폰에서도 훌륭하다) 최고의 경험을 위해서라면 갤럭시 웨어러블 앱을 이용해 6개의 사전 설정된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물론 모든 옵션이 전부 만족스럽지는 않다. 일부 트랙에서는 지나치게 선명하다. 그렇더라도 오디오는 다른 이어버즈보다 훨씬 더 지능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고, 음악을 위해서라면 갤럭시 버즈 프로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느낌이다.
인상적인 오디오는 통화에서도 변함이 없다. 최소한 필자가 사용할 때는 그랬다. 반면 유감스럽게도 통화 수신자의 경험은 차이가 있었다. 보통은 필자의 음성이 깨끗하게 들렸지만 일부는 왜곡을 경험했고 일부는 필자가 말을 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보통 수준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
음질이 탁월한 것이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갤럭시 버즈 프로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성능은 무난한 정도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보다 주변 소음을 억누르는 성능이 약간 더 우수하지만, 탁월한 ANC 제품을 찾고 있다면, 소니의 WF-1000XM3나 애플의 에어팟 프로가 더 낫다.
갤럭시 버즈 프로는 ‘높음’ 및 ‘낮음’으로 ANC 성능을 설정할 수 있지만, 필자는 책상의 선풍기나 창 너머의 지나가는 차, 심지어 바람 같은 소리를 적절히 소거할 수 있는 ‘높음’ ANC를 계속 유지하는 편이다. 이는 ANC가 켜져 있음을 확연히 알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데, 비행기에서 사용할 정도인지는 확실치 않다(코로나로 인해 비행기에서 테스트할 기회는 없었다).
'주변 소리 듣기(ambient)' 모드는 ANC보다 훨씬 인상적이었다. 마이크를 이용해 외부 소리를 증폭한다.
‘로우(Low)부터 ‘엑스트라 하이(Extra High)’까지 4가지를 설정할 수 있는데, 필자는 ‘하이(High)’로 설정할 것을 추천한다. ‘엑스트라 하이’는 소리가 너무 커서 평범한 대화를 들을 때조차 움찔하는 느낌이었다. 에어팟 프로만큼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갤럭시 버즈 라이브에 비하면 크게 향상됐다.
‘음성 감지’ 기능 역시 인상적이다. 갤럭시 버즈 프로가 이용자의 목소리를 감지하면 음량을 낮추고 ANC에서 앰비언트 모드로 전환된다. 효과는 10초 정도 지속하는데, 상대방의 응답을 듣기까지 충분한 시간이다. 다른 이어버즈도 이 기능을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컨트롤을 조작할 이유가 하나 줄어들기 때문이다.
혹시 음악을 들으며 따라 부르는 것이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삼성 웨어러블 앱에서 음성 감지 기능을 끌 수도 있다.
배터리 사용 시간
ANC 지원 기기가 다 그렇지만 ANC는 배터리에 치명적이다. ANC가 활성화한 채 음악을 들으면 갤럭시 버즈 프로의 배터리 지속 시간은 4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통화하거나 음량을 높이면 시간은 더 단축된다. 반면 ANC를 끄면 8시간 정도로 많이 늘어난다. 꽤 괜찮은 수준이다. 물론, ANC가 없는 갤럭시 버즈 플러스의 11시간에는 못 미친다.
충전 케이스에 넣는다면 ANC를 활성화하더라도 18시간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ANC를 끈 상태로 유지하면 28시간으로 늘어난다. 케이스 자체는 앙증맞게 작은 사각형이어서 청바지 주머니에 깔끔하게 들어가고, USB-C와 치(Qi) 무선 충전을 모두 지원한다.
갤럭시 버즈 프로는 삼성 이어버즈 가운데 가장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반면 유감스럽게도 삼성 기기 생태계에 가장 밀접하게 연동돼 있어 삼성 폰이 아니면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삼성 폰이 없는 안드로이드 이용자라면 삼성 폰에서 삼성 태블릿으로 자동으로 페어링이 전환되는 등의 멋진 기능을 쓸 수 없다. 빅스비와 함께 핸즈-프리 음성 비서를 활성화할 수도 없다.
그러나 터치 컨트롤을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나 알렉사를 이용할 수는 있다. 삼성은 이제 애플과 아주 흡사한 ‘신속 페어링 기능’도 지원한다. 갤럭시 버즈 프로 충전 케이스를 삼성 폰 가까이 들고 있으면 페어링 창이 즉시 나타난다.
갤럭시 버즈 프로는 삼성의 3D 오디오 기능도 지원한다. 지난해 말 애플이 에어팟 프로에 도입한 입체 음향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돌비 서라운드 음향을 지원하는 영화를 본다면 갤럭시 버즈 프로는 이어버즈만으로 그 경험을 부분적으로 재현한다. 3D 오디오는 갤럭시 S21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이번 리뷰에서 사용한 갤럭시 노트 20 울트라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
이런 기능 제한이 이 제품 구매를 포기하도록 할 정도는 아니다. 단지, 삼성 제품 이용자가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구매할 필요가 있다.
결론
삼성 갤럭시 버즈는 방수 기능 등 일부 매우 인상적인 부분이 있지만 무선 이어버즈 경쟁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갖지는 못한다. 반면 가격 대비 오디오 성능이 우수하고,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무난하며 사용하기 편리하고 배터리 지속시간도 괜찮은 편이다.ANC는 더 개선할 여지가 있지만, 삼성 기기 사용자라면 현명한 구매가 될 것이다. 다른 안드로이드 폰에서 이용할 수 없는 추가 기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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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l
데이터센터 성능을 재정의하는 게임 체인저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 Getty Images Bank AI, HPC, 첨단 분석 등 새로운 유형의 워크로드가 급부상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성능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사파이어 래피즈)라는 답을 내놓았다. 인텔은 이전 세대에 비해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로 차세대 데이터센터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성능 최적화의 새로운 관점 ‘워크로드 최적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 각각의 요구에 맞는 최대 성능을 끌어 낸다’라는 한 줄로 핵심을 짚을 수 있다. 이 프로세서의 설계 사상은 AI, HPC, 첨단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CPU 및 관련 기술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주목하는 주요 워크로드는 각각 성능에 대한 요구와 기준이 다르다. 예들 들어 AI 워크로드는 매트릭스 연산과 병렬 처리에 크게 의존한다. 더불어 대용량 데이터 세트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CPU와 메모리 간의 효율적인 데이터 전송을 위해 높은 메모리 대역폭이 필요하다. AI 워크로드에 맞는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고급 매트릭스 확장(AMX)과 같은 특수 명령어 세트와 통합 가속기를 내장하였다. 이는 꽤 주목할 개선이다. AMX의 내재화는 CPU도 AI 처리가 준비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AI 인프라에서 CPU의 역할을 크게 확장할 전망이다. 최근 ChatGPT의 등장과 함께 모든 기업의 관심사가 된 초거대 언어 모델 기반 생성형 AI 전략 수립에 있어 AMX에 관심을 두는 곳이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HPC 워크로드는 복잡한 수학적 계산이 포함되며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을 보장해야 한다. HPC 워크로드에는 병렬 처리가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멀티코어 CPU는 이러한 워크로드를 가속하는 데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HPC 시뮬레이션은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를 위해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도 요구한다. 이런 특수성도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유연하게 수용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8채널 DDR5 메모리 구성 및 인텔 옵테인 퍼시스턴트 메모리(Optane Persistent Memory)를 지원하여 HPC 시뮬레이션을 위한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제공한다. 또한, PCIe 5.0을 지원하여 PCIe 4.0의 두 배에 달하는 대역폭을 제공하여 CPU와 가속기 및 스토리지와 같은 기타 장치 간의 통신 속도가 빠르다. QAT를 통해 암호화 및 압축 워크로드를 가속화하여 네트워킹 및 스토리지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성능과 효율성도 크게 높인다. 열거한 특징들은 HPC뿐 아니라 AI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에도 부합한다. 다음으로 첨단 분석의 경우 적시에 통찰력을 제공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려면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CPU가 필요하다. 인텔은 단일 스레드 성능 및 멀티 스레딩 기능을 향상시켜 실시간 분석을 위한 저지연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인텔 프로세서는 최적화된 캐시 계층 구조를 갖추고 있어 메모리 액세스 시간을 최소화하여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의 지연 시간을 줄이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여기에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넓은 메모리 대역폭으로 데이터베이스 성능을 향상하고 인텔 인-메모리 분석 가속기(IAA),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이는 인텔 데이터 스트리밍 가속기(DSA)까지 통합하여 실시간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였다. 요약하자면 워크로드마다 특화된 CPU 기능, 아키텍처 또는 가속기가 필요한 요구사항이 다르다. AI 워크로드는 가속 기술과 넓은 메모리 대역폭의 이점을 누리고, HPC 워크로드는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과 병렬 처리가 필요하며,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는 지연 시간이 짧은 처리와 효율적인 I/O 및 스토리지가 필요하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를 수용하여 각각 최대의 성능을 끌어 낸다. 워크로드 최적화 성능 추구가 가능한 이유 CPU의 발전사를 보면 무어의 법칙의 시대를 지나 멀티 코어의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멀티 코어는 현재 진화를 거듭 중인데 최근 동향은 더 나은 성능과 에너지 효율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워크로드별 최적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텔은 코어 수를 늘리는 가운데 다양한 가속기를 CPU에 통합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멀티코어 아키텍처는 병렬 처리를 가능하게 하여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예를 들어 인텔의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60개의 코어를 가지고 있어 AI, HPC, 실시간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 처리에 이상적이다. 여기에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여 워크로드마다 차이를 보이는 최적의 성능 목표 달성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또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CPU와 가속기 간의 고속 통신을 위해 설계된 개방형 산업 표준 인터커넥트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인텔은 상호 연결 및 효율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4개의 실리콘 다이를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라는 고급 패키징 기술로 연결했다. 인텔의 EMIB 기술은 CPU 설계 및 패키징의 패러다임 전환을 잘 보여준다. 인텔은 프로세서를 타일이라고 하는 더 작은 모듈식 구성 요소로 분할하고 EMIB라는 작은 실리콘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Monolithic 구조와 같은 성능, 에너지 효율성 및 설계 유연성을 높였고 그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인텔은 고급 패키징 기술을 통해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면서도 높은 전력 효율을 달성했다. 가령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내장된 가속기를 사용하면 이전 세대 대비 워크로드 처리에 있어 평균 2.9배 높은 와트당 성능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더 자세히 알아보면 범용 컴퓨팅에서 53% 평균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AI는 최대 10배 높은 추론과 학습 성능, 네트워킹과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95% 적은 코어로 더 높은 데이터 압축 성능을 보여 최대 2배 성능을 높일 수 있고, 데이터 분석의 경우 최대 3배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 달라진 게임의 법칙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의 등장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장을 놓고 벌이는 다양한 프로세서 간 새로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다. 다양한 워크로드의 급변하는 요구 사항을 해결하고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에 중점을 둔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상징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반도체 시장의 게임의 법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증인이다.
Intel
인텔이 12가지 가속기로 데이터센터에 확장성과 유연성을 추가하는 방법
ⓒ Getty Images Bank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인텔의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최근 출시됐다. 이 칩은 12가지 가속기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능적인 흥미를 넘어 인텔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데이터센터, 서버, 클라우드 시장에 대응하는 방법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로세서의 근본적인 역할은 연산에 있다. 프로세서는 여전히 연산을 빠르게 많이 할 수 있으면 좋다. 하지만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종류와 특성이 다양해지면서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도 진화했다. 그리고 이는 실질적인 성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나승주 인텔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새로운 데이터센터 환경을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 Intel “단순히 작동속도와 코어의 개수를 늘리는 것만이 최고의 가치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와 복잡한 데이터 처리에 대한 필요성을 풀어내기 위한 방법은 단순히 트랜지스터 수에만 의존할 일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인텔코리아 나승주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데이터센터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프로세서 구조도 새로 그려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 관점에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이전과 다른 두 가지 전환점을 갖는다. 한 가지는 연산의 양적 증가, 다른 하나는 데이터 처리의 효율성이다. “모놀리식 아키텍처로는 소켓당 절대적 성능을 높이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단위 칩을 더 작게 만들고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고 단일 칩에 준하는 처리 능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최대 4개의 칩릿을 묶는 구조로 같은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을 수 있다. ⓒ Intel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칩릿(Chiplet)’ 구조를 녹였다. 한정된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는 것은 반도체 업계의 숙제였다.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4개의 칩릿을 이어 붙여 최대 60개 코어를 쓴다. 칩릿 구조는 생산이 훨씬 쉬워지고 필요에 따라서 단일 칩부터 2개, 4개 등 필요한 만큼 이어 붙여 다양한 설계의 자유도를 제공하기도 한다. 핵심 기술은 칩과 칩 사이를 손실없이 연결하는 데에 있다. “중요한 것은 인터페이스와 패키징 기술입니다. 사실 이 칩릿 구조는 인텔만의 고민은 아닙니다. 반도체 업계, 그리고 더 나아가 산업 전체의 숙제이기 때문에 이를 공론화해서 업계가 함께 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나승주 상무는 기술 개방과 표준에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다.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컨소시엄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경쟁을 내려놓고 답을 찾아가고 있다. UCIe는 단순히 코어와 코어를 연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단일 패키지 안에서 GPU도, 컨트롤러도, 또 가속기도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이어붙일 수 있다. 성능의 확장 뿐 아니라 단순화된 칩들을 자유롭게 맞붙이는 설계의 자유도 얻게 된다. ⓒ Intel 이 모듈형 칩릿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바로 12가지 가속기다. 데이터의 특성에 맞는 처리 방법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인텔은 오래 전부터 MMX(Multi Media eXtension)와 SSE(Streaming SIMD eXtensions)를 비롯해 AVX(Advanced Vector Extensions)와 최근에는 AMX (Advanced Matrix Extensions) 까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사파이어 래피즈의 가속기는 프로세서를 현대 데이터센터의 필요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나승주 상무의 설명이다. “클라우드는 가상머신과 네트워크는 물론이고, 암호화와 인공지능 처리까지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에 기업은 설계의 고민이 많습니다. 클라우드에서 GPU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머신러닝의 학습과 추론 작업의 80%가 CPU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프로세서가 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AMX(Advanced Matrix Extensions)가 더해진 이유도 막대한 실시간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범용적인 인공지능 학습이 CPU만으로 충분히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AMX는 텐서플로와 파이토치 등 범용적인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에 최적화되어 기존 환경을 그대로 가속한다. 12가지 가속기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특성에 맞는 서버를 구성할 수 있다. ⓒ Intel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에서 큰 리소스를 차지하는 암호화 효율을 높여주는 QAT(QuickAssist Technology), 로드밸런싱을 맡는 DLB(Dynamic Load Balancer), 인메모리 분석 처리를 가속하는 IAA(In-Memory Analytics Accelerator), 데이터 스트리밍을 가속하는 DSA(Data Streaming Accelerator) 등 별도의 전용 가속 코어를 두고, 필요에 따라서 가속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이는 데이터센터의 자원 관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가속기가 실제 현장에서 주는 가치는 특정 리소스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도 있지만 특정 처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 CPU가 본래 해야 할 연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데이터센터에서 70개 코어를 할당해서 쓰던 암호화가 사파이어 래피즈의 QAT 가속기를 이용하면 11개 코어로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실제로 데이터센터가 처리해야 하는 인스턴스에 할당되면서 자원의 효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 Intel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구조의 변화와 가속기를 통해서 ‘스케일러블(Scalable)’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확장성을 갖게 됐다. 이는 곧 데이터센터의 최적화, 그리고 유연성과도 연결된다. 반도체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하고,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기술로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