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08

토픽 브리핑 | PC 부품 공급난의 원인과 2021년 전망

허은애 기자 | ITWorld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 카드인 RTX 3080의 공식 판매가격(MSRP)은 699달러였다. 그러나 현재 아마존, 뉴에그 등 북미 쇼핑몰에서는 850달러 미만에 판매되는 제품을 찾아볼 수 없다. 후속 제품인 RTX 3080 Ti 역시 999달러에 출시됐지만, 1,200달러 이상에 판매되고 있으며 그나마도 종류가 많지 않다. CPU도 마찬가지다. 800~900달러에 출시된 라데온 RX 6800XT는 온라인에서 200달러 이상 가격이 올랐다.
 
ⓒ ITWORLD

PC 시장은 확실히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전 세계 PC 출하량은 2011년 3억 6,500만 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영상 편집 등 고성능 데스크톱 PC 중심 콘텐츠가 늘고, 노트북 등 모바일 PC 부문이 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19년에는 8년만에 출하량이 하락세를 면하고 반등했다. 이후 2020년 3분기 PC 출하량은 지난 10년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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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CPU나 그래픽 카드 등 주요 PC 부품 공급은 급증한 수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0년 출시된 거의 대다수 최신 부품의 판매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부 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품절된 후 다시 재입고되지 않아 온라인 소매점의 가격이 점차 올랐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일까? 이미 오래 지속되고 있는 PC 하드웨어 공급난의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첫 번째는 늘어난 수요다. 리서치 업체 카날리스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세계 PC 수요가 늘었고, 기업도 직원의 원격 근무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PC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물리적인 이동 능력이 제한되면서 재택 등 원격 근무, 원격 교육, 게임 등  PC를 중심으로 한 활동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한동안 마니아들만 주목했던 고성능 게임용 PC 시장이 2020년 185억 달러의 수익을 내며 크게 성장했다. 실내 홈 엔터테인먼트를 원하는 사용자가 급증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관심을 얻은 AMD 라이젠 9, 라데온 6000 시리즈 등 일부 최신 부품의 경우, 재고 조달이 원활하지 않아 오히려 이전 세대인 구형 제품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제조사 AMD 역시 수요가 전례 없이 높다면서 간접적으로 수급이 어려운 상황을 인정했다. 

두 번째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악재다. 제조 및 물류 시장이 타격을 받은 것이다. 카날리스는 2020년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2016년 이후 출하량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잔뜩 긴장한 제조 부문이 급증한 수요를 소화하지 못한 탓이다. 항공이나 컨테이너 선박 등의 운항이 줄면서 주요 부품이 제조국에서 수입국으로 이동하는 기간이 지연되고, 적시에 제품이 수급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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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상황이 불확실한 가운데 제조업체의 예측과 대응 능력이 부족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미국 PC 부품 공급업체들은 엔비디아의 경우, 신제품 그래픽 카드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는 의견을 냈다.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 카드는 항상 출시와 동시에 매진됐고, 2, 3주가 지나면 다시 물량이 확보되는 패턴을 거쳤다. 그러나 팬데믹 위기 하에 놓인 지금은 산업 화물을 포함한 제반 물류 운송과 재입고 과정이 전반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말 기판 등 그래픽 카드 구성품 수급에 제약이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특히 이러한 지속적인 공급난이 주요 부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움직임이 관측된다. 에이수스는 운영, 물류, 관세, 부품 비용 증가를 반영해 소비자 정가를 다시 책정할 예정이며,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다른 하드웨어 공급 업체들도 사업 수행 비용이 대폭 늘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에이수스처럼 신제품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2021년 그래픽 카드 공급난 더 심해진다" 에이수스, 일부 제품 가격 인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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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등 주요 업체는 2021년 초까지 공급 부족이 완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2020년 내내 공급 물량을 25% 확대하면서 사용자 수요 파악 및 예측에 주력했지만,연말쯤에는 주요 최신 칩셋의 재고가 충분하지 않았다. AMD는 보통 발표 직후 협력사에 설계와 규격을 전달한 후 단종하는 레퍼런스 제품을 계속 자체 생산해서 공급난에 대응하겠다고 결정했다. 

주요 제조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는 있지만, 여러 가지 원인이 맞물려 단시간에 공급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개인 사용자라면 한동안은 PC 업그레이드를 늦추고 공급과 사양별 가격을 관망하는 편이 가장 안전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2021.01.08

토픽 브리핑 | PC 부품 공급난의 원인과 2021년 전망

허은애 기자 | ITWorld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 카드인 RTX 3080의 공식 판매가격(MSRP)은 699달러였다. 그러나 현재 아마존, 뉴에그 등 북미 쇼핑몰에서는 850달러 미만에 판매되는 제품을 찾아볼 수 없다. 후속 제품인 RTX 3080 Ti 역시 999달러에 출시됐지만, 1,200달러 이상에 판매되고 있으며 그나마도 종류가 많지 않다. CPU도 마찬가지다. 800~900달러에 출시된 라데온 RX 6800XT는 온라인에서 200달러 이상 가격이 올랐다.
 
ⓒ ITWORLD

PC 시장은 확실히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전 세계 PC 출하량은 2011년 3억 6,500만 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영상 편집 등 고성능 데스크톱 PC 중심 콘텐츠가 늘고, 노트북 등 모바일 PC 부문이 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19년에는 8년만에 출하량이 하락세를 면하고 반등했다. 이후 2020년 3분기 PC 출하량은 지난 10년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4분기 PC 시장, 전년 대비 35% 성장··· 데스크톱도 다시 뜬다" 카날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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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CPU나 그래픽 카드 등 주요 PC 부품 공급은 급증한 수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0년 출시된 거의 대다수 최신 부품의 판매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부 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품절된 후 다시 재입고되지 않아 온라인 소매점의 가격이 점차 올랐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일까? 이미 오래 지속되고 있는 PC 하드웨어 공급난의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첫 번째는 늘어난 수요다. 리서치 업체 카날리스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세계 PC 수요가 늘었고, 기업도 직원의 원격 근무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PC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물리적인 이동 능력이 제한되면서 재택 등 원격 근무, 원격 교육, 게임 등  PC를 중심으로 한 활동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한동안 마니아들만 주목했던 고성능 게임용 PC 시장이 2020년 185억 달러의 수익을 내며 크게 성장했다. 실내 홈 엔터테인먼트를 원하는 사용자가 급증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관심을 얻은 AMD 라이젠 9, 라데온 6000 시리즈 등 일부 최신 부품의 경우, 재고 조달이 원활하지 않아 오히려 이전 세대인 구형 제품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제조사 AMD 역시 수요가 전례 없이 높다면서 간접적으로 수급이 어려운 상황을 인정했다. 

두 번째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악재다. 제조 및 물류 시장이 타격을 받은 것이다. 카날리스는 2020년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2016년 이후 출하량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잔뜩 긴장한 제조 부문이 급증한 수요를 소화하지 못한 탓이다. 항공이나 컨테이너 선박 등의 운항이 줄면서 주요 부품이 제조국에서 수입국으로 이동하는 기간이 지연되고, 적시에 제품이 수급되지 않고 있다.

"2021년에도 수요는 UP" 계속되는 GPU·CPU 공급난의 원인은?
AMD, 라데온 6000 시리즈 레퍼런스 디자인 계속 생산할 예정 "공급 부족에 적극 대응"
“비싸도 없어서 못산다” AMD 라이젠 3900X, 여전히 공급 부족으로 고전

외부 상황이 불확실한 가운데 제조업체의 예측과 대응 능력이 부족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미국 PC 부품 공급업체들은 엔비디아의 경우, 신제품 그래픽 카드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는 의견을 냈다.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 카드는 항상 출시와 동시에 매진됐고, 2, 3주가 지나면 다시 물량이 확보되는 패턴을 거쳤다. 그러나 팬데믹 위기 하에 놓인 지금은 산업 화물을 포함한 제반 물류 운송과 재입고 과정이 전반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말 기판 등 그래픽 카드 구성품 수급에 제약이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특히 이러한 지속적인 공급난이 주요 부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움직임이 관측된다. 에이수스는 운영, 물류, 관세, 부품 비용 증가를 반영해 소비자 정가를 다시 책정할 예정이며,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다른 하드웨어 공급 업체들도 사업 수행 비용이 대폭 늘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에이수스처럼 신제품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2021년 그래픽 카드 공급난 더 심해진다" 에이수스, 일부 제품 가격 인상 예고
컴퓨팅 핵심 부품 공급 부족 심각…생산부터 물류까지 악재의 연속

2021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등 주요 업체는 2021년 초까지 공급 부족이 완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2020년 내내 공급 물량을 25% 확대하면서 사용자 수요 파악 및 예측에 주력했지만,연말쯤에는 주요 최신 칩셋의 재고가 충분하지 않았다. AMD는 보통 발표 직후 협력사에 설계와 규격을 전달한 후 단종하는 레퍼런스 제품을 계속 자체 생산해서 공급난에 대응하겠다고 결정했다. 

주요 제조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는 있지만, 여러 가지 원인이 맞물려 단시간에 공급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개인 사용자라면 한동안은 PC 업그레이드를 늦추고 공급과 사양별 가격을 관망하는 편이 가장 안전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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