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7

글로벌 칼럼 | 스냅드래곤 888이 퀄컴의 미국 시장 몰락의 시작점이 될 이유

Michael Simon | PCWorld
퀄컴이 차세대 고성능 안드로이드 제품을 위한 최신 프리미엄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88(Snapdragon 888)'을 공개했다. 항상 그렇듯 전작인 865에 비해 많은 향상을 제공하는데, 865와 888 사이의 숫자 차이만큼이나 큰 개선이 있었다. 물론, 퀄컴은 의도적으로 칩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다. 835부터 시작하는 지난 몇 가지 버전 이름은 10의 배수로 증가했다. 그렇다고 해도 23개의 숫자를 건너뛴 것은 스냅드래곤 칩셋이 새로운 개발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다.

그렇다면 왜 888일까. 가장 논리적인 대답은 중국 때문이다. 중국 문화는 숫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원플러스(OnePlus)는 3T에서 5로 버전 명이 건너뛰었는데, 이유는 숫자 ‘4’는 중국어의 ‘죽음’이라는 단어와 매우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숫자 8은 4만큼이나 미신적인 의미가 있다. 888은 3배의 운을 의미하고, 중국 수점술(numerology)에서 극히 운이 좋은 것을 가리킨다.

그러나 중국의 미신을 존중하는 것이 중국 기업인 원플러스에는 의미가 있지만, 퀄컴은 미국 기업이므로 스냅드래곤 버전의 숫자식 명명법에 888을 선택한 것은 조금 의아하다. 중국에서 출시되는 우수한 스냅드래곤 기반 스마트폰이 몇몇 있지만, 스냅드래곤 8 시리즈 프로세서는 미국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 삼성과 LG, 구글 스마트폰 중 일부에 계속 사용됐고, 이런 추세는 차세대 칩에서도 지속될 것으로 보였다.
 
ⓒ MICHAEL SIMON/IDG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퀄컴은 888이 2021년의 최고급 스마트폰의 기준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수사를 잔득 내놓았지만, 미리 이 칩을 도입한 기업 중 미국 내에 888을 사용한 스마트폰을 내놓은 기업은 눈에 띄게 줄었고, 특히 삼성의 제품 판매량이 가장 적었다. 아직 시장 진입 초기의 한 장면일 수도 있지만, 퀄컴이 주요 파트너를 잃고 있다는 증거는 이뿐만이 아니다.
 

엑시노스와의 경쟁

스냅드래곤 888은 퀄컴이 만든 프로세서 중 단연 최고다. 최소한 공개한 자료상으로는 그렇다. 865에 비해 25% 성능이 향상됐고, 35% 더 빠른 그래픽 렌더링과 함께, 통합된 3세대 스냅드래곤 X60 5G 모뎀-RF 시스템(Modem-RF System)을 탑재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상용 5G 속도를 최대 7.5 Gbps까지 제공하고 열과 전력 수요를 더 잘 처리한다고 업체는 주장한다.

또한 AI 아키텍처를 역대 가장 크게 개선한 6세대 퀄컴 AI 엔진과 함께, 최초로 동시에 3장의 사진 또는 4K HDR 영상 촬영을 할 수 있는 트리플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Image Signal Processor)를 사용한 스펙트라 580 ISP(Spectra 580 ISP)를 탑재했다. 보안 강화와 게임 성능 향상, OLED 개선, 와이파이 6e 지원, 새로운 수준의 선명하고 안정적이며 반응이 빠른 오디오라고 업체는 자랑한다.
 
ⓒ CHRISTOPHER HEBERT/ID

이러한 기능과 개선은 갤럭시 S21을 매우 놀라운 제품으로 만들겠지만, 정작 삼성은 스냅드래곤 888을 탑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단순히 삼성이 퀄컴의 신제품 사용 업체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삼성이 자사의 대표 프로세서인 엑시노스의 차세대 버전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퀄컴의 최신 칩보다 앞서 가을에 출시한다.

제품명은 엑시노스 2100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지만, 삼성은 맞춤형 AMD 라데온 GPU와 스냅드래곤 888과 똑같은 코어텍(Cortex-X1) CPU로 칩을 재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퀄컴이 8시리즈 칩에서 제공하는 그래픽과 전력 효율을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2100에서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퀄컴의 칩 판매 조건과 가격은 이미 865부터 악명높았고 삼성의 최고급 스마트폰 가격을 끌어올린 주요 이유였다. 만약 삼성이 자체 개발 칩으로 전환하면 이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소문의 사양대로라면, 해외에 수출한 삼성의 많은 최고급 모델 스마트폰에 이미 사용 중인 하이엔드 엑시노스 칩은 이제 퀄컴의 최신 및 최고 성능의 프로세서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마침내 까다로운 미국 소비자의 요구에도 충족하고, 퀄컴을 고급 갤럭시 제품군에서 영원히 퇴출할 수 있고, 이는 퀄컴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전방위 압박

구글의 움직임도 퀄컴에 의미심장하다. 올해 초, 구글은 스마트폰 비용을 낮추기 위해 스냅드래곤 865보다 느린 765G를 선택해 픽셀 5를 프리미엄 폰이 아닌 미드레인지 폰으로 만드는 놀라운 결정을 했다. 내년 가을 픽셀 6 출시 전에 퀄컴이 후속 제품을 발표한다면, 구글이 2021년에도 이 추세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결국 미국에서 888을 탑재한 주요 제품은 LG의 G9 씽큐(G9 ThinQ)와 와 원플러스의 9 프로 모델 정도가 남는다. 모두 훌륭한 스마트폰이지만, 둘 다 통신사에 크게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LG는 윙(Wing)에 대해 한국의 자급제폰과 같은 언락폰(Unlocked phone) 모델 제공을 중단해, 통신사에 가격과 블로트웨어, 업데이트에 대한 모든 권한을 넘겼다. 원플러스는 미국에서 메이저 이동통신사 티모바일(T-Mobile) 이외의 통신사들과 협력관계가 약하다. 실제로 원플러스의 2020년 모델 중 어떤 것도 버라이즌의 mmWave 네트워크를 지원하지 않는다.
 
ⓒ MICHAEL SIMON/IDG

차세대 엑시노스 칩이 소문만큼 좋다면, 퀄컴에 더 타격이 될 수 있다. 삼성은 이미 모토로라 폰에 칩을 라이선스했으며, 다음은 오포(Oppo)와 샤오미가 될 수 있다. 이들 폰은 저가 모델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지만, 얼마 전까지도 칩 설계 및 제조의 주요 파트너였던 퀄컴과 삼성의 갈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이 더 낮은 가격에 비슷한 속도를 제공한다면, LG와 소니 같은 중급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대한 퀄컴의 지배력이 약해질 수 있다.

우리는 자체 개발 칩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애플을 통해 똑똑히 확인했다. 퀄컴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일 것이다. 물론 삼성이 갤럭시 S21을 발표할 때까지 이 제품에 어떤 칩이 탑재될지 알 수 없지만, 스냅드래곤 888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만약 888을 사용하더라도, 퀄컴이 프리미엄 칩 판매량을 끌어 올리기 위해 점점 더 중국을 지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행운은 스냅드래곤 888의 벤치마크와 가격이 아니라 삼성 쪽에 미소 짓고 있는 것 같다. editor@itworld.co.kr 


2020.12.07

글로벌 칼럼 | 스냅드래곤 888이 퀄컴의 미국 시장 몰락의 시작점이 될 이유

Michael Simon | PCWorld
퀄컴이 차세대 고성능 안드로이드 제품을 위한 최신 프리미엄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88(Snapdragon 888)'을 공개했다. 항상 그렇듯 전작인 865에 비해 많은 향상을 제공하는데, 865와 888 사이의 숫자 차이만큼이나 큰 개선이 있었다. 물론, 퀄컴은 의도적으로 칩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다. 835부터 시작하는 지난 몇 가지 버전 이름은 10의 배수로 증가했다. 그렇다고 해도 23개의 숫자를 건너뛴 것은 스냅드래곤 칩셋이 새로운 개발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다.

그렇다면 왜 888일까. 가장 논리적인 대답은 중국 때문이다. 중국 문화는 숫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원플러스(OnePlus)는 3T에서 5로 버전 명이 건너뛰었는데, 이유는 숫자 ‘4’는 중국어의 ‘죽음’이라는 단어와 매우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숫자 8은 4만큼이나 미신적인 의미가 있다. 888은 3배의 운을 의미하고, 중국 수점술(numerology)에서 극히 운이 좋은 것을 가리킨다.

그러나 중국의 미신을 존중하는 것이 중국 기업인 원플러스에는 의미가 있지만, 퀄컴은 미국 기업이므로 스냅드래곤 버전의 숫자식 명명법에 888을 선택한 것은 조금 의아하다. 중국에서 출시되는 우수한 스냅드래곤 기반 스마트폰이 몇몇 있지만, 스냅드래곤 8 시리즈 프로세서는 미국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 삼성과 LG, 구글 스마트폰 중 일부에 계속 사용됐고, 이런 추세는 차세대 칩에서도 지속될 것으로 보였다.
 
ⓒ MICHAEL SIMON/IDG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퀄컴은 888이 2021년의 최고급 스마트폰의 기준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수사를 잔득 내놓았지만, 미리 이 칩을 도입한 기업 중 미국 내에 888을 사용한 스마트폰을 내놓은 기업은 눈에 띄게 줄었고, 특히 삼성의 제품 판매량이 가장 적었다. 아직 시장 진입 초기의 한 장면일 수도 있지만, 퀄컴이 주요 파트너를 잃고 있다는 증거는 이뿐만이 아니다.
 

엑시노스와의 경쟁

스냅드래곤 888은 퀄컴이 만든 프로세서 중 단연 최고다. 최소한 공개한 자료상으로는 그렇다. 865에 비해 25% 성능이 향상됐고, 35% 더 빠른 그래픽 렌더링과 함께, 통합된 3세대 스냅드래곤 X60 5G 모뎀-RF 시스템(Modem-RF System)을 탑재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상용 5G 속도를 최대 7.5 Gbps까지 제공하고 열과 전력 수요를 더 잘 처리한다고 업체는 주장한다.

또한 AI 아키텍처를 역대 가장 크게 개선한 6세대 퀄컴 AI 엔진과 함께, 최초로 동시에 3장의 사진 또는 4K HDR 영상 촬영을 할 수 있는 트리플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Image Signal Processor)를 사용한 스펙트라 580 ISP(Spectra 580 ISP)를 탑재했다. 보안 강화와 게임 성능 향상, OLED 개선, 와이파이 6e 지원, 새로운 수준의 선명하고 안정적이며 반응이 빠른 오디오라고 업체는 자랑한다.
 
ⓒ CHRISTOPHER HEBERT/ID

이러한 기능과 개선은 갤럭시 S21을 매우 놀라운 제품으로 만들겠지만, 정작 삼성은 스냅드래곤 888을 탑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단순히 삼성이 퀄컴의 신제품 사용 업체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삼성이 자사의 대표 프로세서인 엑시노스의 차세대 버전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퀄컴의 최신 칩보다 앞서 가을에 출시한다.

제품명은 엑시노스 2100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지만, 삼성은 맞춤형 AMD 라데온 GPU와 스냅드래곤 888과 똑같은 코어텍(Cortex-X1) CPU로 칩을 재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퀄컴이 8시리즈 칩에서 제공하는 그래픽과 전력 효율을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2100에서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퀄컴의 칩 판매 조건과 가격은 이미 865부터 악명높았고 삼성의 최고급 스마트폰 가격을 끌어올린 주요 이유였다. 만약 삼성이 자체 개발 칩으로 전환하면 이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소문의 사양대로라면, 해외에 수출한 삼성의 많은 최고급 모델 스마트폰에 이미 사용 중인 하이엔드 엑시노스 칩은 이제 퀄컴의 최신 및 최고 성능의 프로세서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마침내 까다로운 미국 소비자의 요구에도 충족하고, 퀄컴을 고급 갤럭시 제품군에서 영원히 퇴출할 수 있고, 이는 퀄컴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전방위 압박

구글의 움직임도 퀄컴에 의미심장하다. 올해 초, 구글은 스마트폰 비용을 낮추기 위해 스냅드래곤 865보다 느린 765G를 선택해 픽셀 5를 프리미엄 폰이 아닌 미드레인지 폰으로 만드는 놀라운 결정을 했다. 내년 가을 픽셀 6 출시 전에 퀄컴이 후속 제품을 발표한다면, 구글이 2021년에도 이 추세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결국 미국에서 888을 탑재한 주요 제품은 LG의 G9 씽큐(G9 ThinQ)와 와 원플러스의 9 프로 모델 정도가 남는다. 모두 훌륭한 스마트폰이지만, 둘 다 통신사에 크게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LG는 윙(Wing)에 대해 한국의 자급제폰과 같은 언락폰(Unlocked phone) 모델 제공을 중단해, 통신사에 가격과 블로트웨어, 업데이트에 대한 모든 권한을 넘겼다. 원플러스는 미국에서 메이저 이동통신사 티모바일(T-Mobile) 이외의 통신사들과 협력관계가 약하다. 실제로 원플러스의 2020년 모델 중 어떤 것도 버라이즌의 mmWave 네트워크를 지원하지 않는다.
 
ⓒ MICHAEL SIMON/IDG

차세대 엑시노스 칩이 소문만큼 좋다면, 퀄컴에 더 타격이 될 수 있다. 삼성은 이미 모토로라 폰에 칩을 라이선스했으며, 다음은 오포(Oppo)와 샤오미가 될 수 있다. 이들 폰은 저가 모델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지만, 얼마 전까지도 칩 설계 및 제조의 주요 파트너였던 퀄컴과 삼성의 갈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이 더 낮은 가격에 비슷한 속도를 제공한다면, LG와 소니 같은 중급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대한 퀄컴의 지배력이 약해질 수 있다.

우리는 자체 개발 칩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애플을 통해 똑똑히 확인했다. 퀄컴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일 것이다. 물론 삼성이 갤럭시 S21을 발표할 때까지 이 제품에 어떤 칩이 탑재될지 알 수 없지만, 스냅드래곤 888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만약 888을 사용하더라도, 퀄컴이 프리미엄 칩 판매량을 끌어 올리기 위해 점점 더 중국을 지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행운은 스냅드래곤 888의 벤치마크와 가격이 아니라 삼성 쪽에 미소 짓고 있는 것 같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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