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에 대한 10가지 기억②

Dan Tynan | PCWorld 2008.06.30
친근한 괴짜와 무서운 흡혈귀를 섞어놓은 듯한 인물인 빌 게이츠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우리와 함께했다. 샌님이면서 냉혹한, 훌륭한 업적과 오명을 동시에 짊어진 그는 디지털의 모든 분야에 결코 지워지지 않을 족적을 남겼다. 그런 빌 게이츠가 6월 27일부로 자선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이 기사에서는 조금 삐딱한 시선으로 빌 게이츠의 경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10가지 사건을 추려보고, 각 기로에서 그가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어떤 직업이 어울렸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6. 공수표에 대한 벨기에의 응징(1998년 2월 4일)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에 대해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는, 그림의 떡과 같은 전망을 하기로 유명하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1998년 2월 브뤼셀을 방문했을 때 얼굴에 파이(떡) 세례를 받은 사건도 별로 놀랄 일은 아니다.

빌 게이츠는 벨기에 플랑드르 정부가 후원한 교육 행사 참여를 위해 콘서트 노블 홀에 들어설 때 크림 파이를 뒤집어썼다. 이 일격의 주인공은 벨기에의 무정부주의자인 노엘 “파이맨” 고딘으로, 그는 이 사건 외에도 여러 유명 인사들에게 과일 파이 공격을 가한 전력이 있었다. 빌 게이츠는 이후 여러 차례 “별로 맛은 없었다”고 회고했다.

다음 직업: 서커스 광대? 빌 게이츠는 수피 세일즈(역주: 얼굴에 파이를 맞는 쇼로 유명한 코미디언)에 못지 않게 파이를 뒤집어썼습니다. 확실히 소질이 있네요. (사진을 제공한 벨기에 TV 방송국 een에 감사를 전합니다.)

7. 빌 게이츠, 꿈의 집을 짓다(1988년부터 1995년)

엄청난 돈을 번 남자는 당연히 ‘그녀’를 위한 집을 짓고 싶어한다. 시에틀의 레이크 워싱턴에 위치한 빌 게이츠의 저택은 완공까지 7년이 걸렸고 약 4,0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

포천지에서는 “이 집은 남자에겐 꿈이지만 여자에겐 악몽이다. 4만 평방 피트의 면적에 주차장만도 여러 개에다 트램펄린 룸, 실내 수영장, 팝콘 자판기가 비치된 극장, 그리고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첨단 디스플레이로 장식되어 있어 신부에게 마치 비디오 게임 속에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전했다.

결혼 후 멜린다 게이츠는 이 집에서 사내 아이의 장난감적 취향을 어느 정도 없앴다. 그러나 PBS의 로버트 X. 크링글리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집의 방문객은 여전히 전자 배지를 달아야 하는데, 이 배지는 방문객이 집의 이곳 저곳으로 이동할 때 온도, 음악, 조명, 심지어 벽면의 전자식 전시 작품까지 기호에 맞게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럼 한 방에 두 명 이상이 있을 때는 어떻게 될까? 배지에 관한 확실한 사실 하나는 빌 게이츠가 왕이란 점이다. 빌 게이츠가 방에 있으면 다른 누구보다 그의 취향이 우선한다.

다음 직업: 집 설계사? 그냥 세를 내서 살겠습니다.

8. 빌 게이츠의 결혼(1994년 1월 1일)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면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도 그만큼 어렵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 관리자였던 멜린다 프렌치와 결혼을 결심한 빌 게이츠는 조그마한 하와이의 라나이 섬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하고 파파라치들을 따돌리기 위해 이 섬의 모든 호텔 방을 예약하고 하와이주의 헬리콥터를 모조리 대여했다.

마날레 베이 호텔 골프 코스의 12번 티에서 100만 달러 규모의 축하연이 열렸다. 하객으로는 신랑의 들러리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설립자 폴 앨런, 워렌 버핏, 그리고 워싱턴 포스트 대표 캐더린 그레이엄 등이 참석했고 가수 윌리 넬슨이 흥을 돋웠다.

다음 직업: 웨딩 플래너? 빌 게이츠의 스타일은 마음에 들지만 우리 같은 서민들에겐 너무 사치스러우니까 그냥 제니퍼 로페즈(역주: 영화 ‘웨딩 플래너’에서 웨딩 플래너 역할을 맡은 여배우)에게 맡기는 편이 좋겠습니다.

9. 분할 모면한 마이크로소프트(2001년 6월 28일)

미국 정부와 마이크로소프트 간의 소송에서 연방 지방 법원 토마스 펜필드 잭슨 판사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둘로 분할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연방 항소 법원은 이 판결을 뒤집었고, 덕분에 빌 게이츠와 그의 회사 마이크로소프트는 커다란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항소 법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포함시킨 것이 독점적 행위라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잭슨 판사의 판결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빌 게이츠는 2000년 1월에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CEO 직위를 사임하고 모든 권한을 스티브 발머에게 넘긴 상태였다. 누가 알겠는가? 만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정말 둘로 분할되었다면 빌 게이츠와 오랜 동창이자 단짝인 스티브 발머는 하나씩 회사를 쥐고 서로 경쟁을 벌이게 됐을지도 모르고, 쪼개진 두 회사를 야후가 인수하려 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음 직업: 야후 직원? 그거 재미있겠는데요.

10. 빌 게이츠, 마침내 졸업(2007년 6월 7일)

하버드 대학을 중퇴한지 30년 이상이 지난 후 빌 게이츠에게도 마침내 학사모를 던질 기회가 찾아왔다. 비록 학창시절 수업을 듣기보다 포커와 프로그래밍에 열중한 것으로 유명했지만 모교는 2007년 6월 졸업 축사 연설을 마친 그에게 명예 법학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한편 왕년의 보스턴 셀틱스 스타였던 빌 러셀도 이날 명예 법학 학위를 받았다. 그야말로 ‘빌’들의 날이었던 셈이다.

그건 그렇고, 빌 게이츠 덕분에 학생들에게 “학교는 꼭 다녀야 한다”는 말을 하기가 난처하게 됐다. 정말 다니기 싫으면 직접 소프트웨어 회사를 차려서 30년 동안 세계를 지배해보라고 얘기해야 하나?

다음 직업: 직업 상담사? 확실한 사실 하나는 ‘다음 직업’ 분야에 관한 한 빌 게이츠가 단연 최고란 점입니다. 정말 타고났습니다.

* 자유기고가인 댄 타이난은 앞으로 빌 게이츠를 쪼아대는 글을 쓸 수 없다는 사실에 낙담하고 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독설을 퍼붓지 않는 시간 동안에는 자신의 기술 블로그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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