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윈도우 비스타를 싫어하는 이유

편집부 | GamePro Online 2008.06.09
에반스 데이터가 실시한 최근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윈도우 개발자들 중 8%만이 윈도우 비스타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윈도우 프로그래밍 툴 개발업체인 디벨로퍼 익스프레스의 CTO 줄리안 벅네일은 “우리 고객 중 WPF 컨트롤이 필요하다는 곳은 아무 데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WPF(Windows Presentation Foundation)는 윈도우 비스타가 자랑하는 기능 중의 하나이다. 줄리안 벅네일은 대부분의 고객이 아직 ASP나 닷넷, 윈도우 폼 애플리케이션을 고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ASP나 닷넷, 윈도우 폼 같은 윈도우 XP의 기술은 비스타에서도 생생하게 잘 돌아가고 있다. 이는 역으로 많은 비스타 기술을 XP에 애드온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데모웨어에 질린 개발자들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에는 항상 따르는 것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에도 개발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무시할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 비스타의 경우 WPF를 비롯해 PDF의 경쟁기술로 자랑해 마지않는 XPS 프린팅 포맷, 윈도우 사이드바 게이젯 등이 바로 그것이다. 더구나 이들 기술은 비스타의 후신이 될 윈도우 7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중심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PDSA 부사장 마이클 크라소스키는 “마이크로소프트는 10여 개의 새로운 기술을 한꺼번에 퍼붓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 수용되는 것은 2~3개에 불과하다”며, 윈도우 DNA 아키텍처를 그 예로 들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런 상황은 피하려고 했을 것이다. 실제로 이들 문제는 5년 전부터 공공연하게 거론되어 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런 과도한 마케팅은 때로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경력 있는 개발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최신 기술의 대표적인 예로 자랑하는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에 신물이 나 있다. 크라소스키는 이런 애플리케이션을 ‘데모웨어(Demoware)’라고 부르는데, 대부분 플래시와 동영상으로 번쩍번쩍거리는 것들이다.

크라소스키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데모 버전처럼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동시 사용자 100명을 지원하지 못하는 제품에 전력을 투여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비스타가 완전히 실패했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고 주장한다. 비스타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장대로 1억 4,000만 카피가 팔렸다고 하더라도 아직 시장이 전환점에 이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플로리다의 닷넷 사용자 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데이브 노더러는 “윈도우 XP와 윈도우 2003 사용자가 많은 상황에서 비스타 만을 타깃으로 한 제품을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데이브 노더러는 컴퓨터 웨이즈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도 운영하고 있다.

대기업의 느린 반응도 원인
윈도우 개발자와 대기업 간의 공생관계도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와 같은 시장조사기관은 대기업은 시장의 대부분이 비스타로 옮긴 다음에야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컨설턴트인 새넌 브라운은 “대기업은 하룻밤에 새로운 플랫폼으로 옮기지 않는다”며, “이를 감안하면 개발자들이 비스타를 받아들이는 속도는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설명한다.

크라소스키도 “비스타는 첨단 기술이다. 개발자들에게는 모르지만, 고객들에게는 너무 첨단이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PDSA의 주요 대기업 고객인 카이저나 보잉은 비스타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마이그레이션 소프트웨어 업체인 AppDNA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윈도우 XP를 기반으로 운영 중인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20%가 비스타로 마이그레이션하면 오류가 생긴다. 이는 윈도우 XP 이전부터 사용하던 코드들이 아직도 애플리케이션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비율은 64비트 비스타 환경으로 마이그레이션할 경우 거의 50%까지 올라간다.

또 다른 이유로는 맥을 따라잡기 위한 기능이 비스타에 잔뜩 들어있기 때문이다. 비스타가 내세우고 있는 WPF, Aero, 다이렉트X10 3D 그래픽 렌더링 엔진 등 모든 것은 비스타와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그저 보기 좋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보기 좋지만 먹기는 쉽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끌리는 애플리케이션이 사용자 친화적인 애플리케이션이며, 결국 사용자 생산성도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기업 환경에는 잘 먹히지 않는다. 크라소스키는 “기업들은 애플리케이션이 혼란스럽고 흩어져 있는 상태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비스타의 새로운 비주얼 기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 역시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벅놀은 “데이터 표현을 향상시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걸 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무덤불을 통과해야 한다. 즉 새로운 기능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개발자는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낙관적인 견해도 있는데, 윈도우 폼과 같은 XP 시대의 기술도 제대로 자리 잡는데 몇 년씩 걸렸다는 것이다. 노더러는 WPF와 같은 비스타 시대의 기술도 다른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처럼 서서히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버 기반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증가하면 비스타의 클라이언트 그래픽 기능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크라소스키는 “98%의 애플리케이션이 웹 환경을 타깃으로 개발되는데, 이들은 매우 유연하고 유지보수가 쉽다. 많은 기업들이 비주얼 베이직이나 닷넷을 기반으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을 마이그레이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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