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까지 수용"…페이스북 '리브라' 살리기 승부수

Lucas Mearian | Computerworld 2020.03.10
페이스북이 현금과 연동되는 리브라(Libra) 암호화폐 출시 계획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의 디지털 지갑 칼리브라(Calibra)를 통해 리브라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디지털 화폐까지 수용한다는 구상이다.



리브라는 불변의 블록체인 원장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다. 모든 글로벌 거래에서 단일 통화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리브라는 이제 페이스북의 여러 디지털 결제 방법의 하나로 바뀐다. 페이스북의 디지털 화폐 계획에 미국 달러와 유로화 같은 정부 지원 법정화폐를 지원하는 것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단, 페이스북과 함께 암호화폐 거래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비영리 리브라 협회는 디지털 화폐 추가에 대한 직접적 언급 없이 "계획 변경은 없다"라고만 밝혔다. 리브라 협회의 정책과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단테 디스파트는 “리브라 협회는 규제를 준수하는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구축 목표와, 그 목표를 지원하는 기본 설계 원칙을 변경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화된 규제 압력과 6개 이상의 리브라 프로젝트의 초기 지지 기업과 기관의 이탈은 페이스북이 더 포괄적인 입장으로 바뀐 결정적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페이스북이 리브라 계획을 처음 발표했을 때, 리브라 협회의 회원은 28개였다. 하지만 이제는 22개로 줄어들었다.

작년 10월, 페이팔, 비자, 마스터카드, 이베이, 메르카도 파고(Mercado Pago), 부킹 홀딩스(Booking Holdings)가 리브라 협회에서 탈퇴했고, 지난 1월에는 통신 업체 보다폰(Vodafone)이 리브라와의 관계를 정리했다(단, 보다폰은 앞으로 리브라 협회와 협력할 가능성까지는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협회는 당시 성명에서 “리브라 협회의 회원 구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리브라의 정책과 기술은 탄력적인 리브라 결제 시스템을 보장하도록 설계됐다”라고 설명했다.

칼리브라는 리브라와 리브라 전용 온라인 디지털 지갑 출시를 담당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자회사다. 업체는 “처음부터 현금 지원의 암호화폐 계획은 개인정보의 판매가 아니라 광고를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이다. 따라서 소셜 미디어 사이트 사용자의 금융 정보는 금융 거래 네트워크와 별도로 유지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IDC 연구원 제임스 웨스터는 리브라 협회가 규제 당국으로부터 너무 많은 부정적인 주목을 받아, 협회 회원사가 리브라 프로젝트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는 출시 시점부터 규제 당국과의 갈등을 예상했어야 했다. 결국 이런 규제의 상당 부분은 페이스북에 대한 반감과 관련이 있다. 물론 일부는 암호화폐, 디지털 통화, 결제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의 부족 때문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새롭고 안전한 실시간 지급 및 결제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FRB 위원 라엘 브레너드에 따르면 정부 지원 디지털 화폐 움직임은 핀테크 업체와 은행 업계가 주도하고 있으며, 이미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디지털 토큰을 시범 운영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법정 화폐로 지원되는 디지털 코인을 구축하면 거의 실시간 자금 이체가 가능하며 통관, 결제와 관련된 수수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브레너드에 따르면, 고정 수입이 적은 가정은 자금에 대한 즉각적인 접근이 특히 중요하다. 청구서 지급을 하려고 자금을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 초과 인출 수수료나 이에 더해 연체료까지 발생할 수 있다. 소기업도 비슷하다. 판매로 얻은 자금에 즉각적인 접근을 통해 공급품을 구매하고 결제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FRB 외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전 의장은 액센추어(Accenture)와 제휴해 비영리 디지털 달러 프로젝트(Digital Dollar Project)를 만들어, CBDC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가트너 리서치 부사장 아비바 리탄은 “솔직히 페이스북과 리브라 협회는 처음부터 이러한 ‘통화 포함’ 접근방법으로 출발했어야 했다. 이전의 방식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페이스북과 협회가 새로운 자체 통화를 만들어 세계 금융 시스템의 많은 부분을 독차지하려 한다는 인상을 줬다"라고 말했다.

리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디지털 토큰을 법정 화폐에 연결하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규제 당국을 멈칫하게 했다. 페이스북이 당국의 통화 공급 통제 능력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페이스북의 새로운 계획은 소비자와 기업, 정부가 사용하기에 더 안정적이다. 그는 “페이스북이 통화에 대한 선택권을 제공하면 페이스북의 자체 법정 화폐를 포함해 많은 환영을 받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업은 새로운 통화에 대해 별도의 장부와 계좌를 가질 필요가 없다. 이제는 선택권이 생기고 많은 기업이 법정 화폐 통화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 입장에서도 통제 가능한 상황이 된다. 현금이나 다른 자산으로 지원되는 스테이블 코인 또는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면, 리브라 통화를 통해 법정 화폐를 추적하고 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법정 화폐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리브라에 다소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큰 흐름은 여전히 이쪽에 있다. 메릴랜드 대학의 로버트 H. 스미스 경영대학원의 재정학 교수인 클리포드 로시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은행 시장 진출로, 기존 상업 은행들은 민첩하고 기술에 정통한 핀테크 업체와 경쟁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FRB 의장 제롬 파웰은 “개인정보보호, 돈세탁, 소비자 보호, 재무 안정성 등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리브라 프로젝트는 진척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FRB는 당시 이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전 세계 중앙은행과 협력하기 위해 실무그룹을 만들었다.

웨스터는 “리브라와 같은 디지털 통화는 불가피하다. 또한, 마스터카드와 비자가 매우 관심을 보이는 부분을 포함해 결제 산업에 분산원장과 블록체인에 의한 파괴적인 혁신도 결국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리브라 협회를 탈퇴한 마스터카드, 비자, 페이팔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이들은 기술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것이며, 리브라 협회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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