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필자는 아이폰의 발전을 유심히 지켜봤고 최근 휴대폰을 아이폰으로 바꿨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안드로이드 폰을 책상에 집어 넣어놓고 아이폰 11 프로와 함께 하는 삶을 시작했다. 미리 말해두자면, 아이폰은 매우 잘 만든 폰으로 알려져 있고, 오랜 기간 안드로이드 폰을 사용한 필자가 보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짜증이 치미는 수준의 단점도 있었다.
아이폰이 안드로이드폰보다 뛰어난 점
애플의 탭틱 엔진 : 햅틱(Haptics)은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다. 사실 이 기술은 스마트폰 사용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애플은 이 사실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는 것 같다. 애플의 '탭틱 엔진(Taptic Engine)'은 기본적으로 아이폰 프레임에 부착된 거대한 진동 모터로, 매우 흥미로운 기술이었다. 이 햅틱 반응은 간결하고 강력해 현재 시장에 나온 어떤 안드로이드 폰보다 뛰어났다. 때로는 마치 물리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은 느낌을 화면에서 받을 수 있다. 구글 픽셀 폰은 안드로이드 폰 중에서도 단연한 훌륭한 햅틱을 가지고 있지만 이조차도 애플에는 미치지 못한다.제스처 내비게이션 : 필자는 애플이 휴대폰 조작에 제스처를 도입한다고 했을 때 솔직히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실제 사용해보니 물리 버튼을 뛰어넘을 만큼 크게 발전했다. 실제로 애플의 제스처 방식은 필자가 본 어떤 것보다 더 뛰어났다. 놀랍도록 부드럽고 복잡하게 조작할 필요가 없었다. 마치 UI 주변을 잡아 던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화면 하단의 제스처 필이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것도 좋았다. 이 정도면 구글이 안드로이드 10에서 애플의 제스처 일부를 똑같이 따라 한 것도 이해가 간다.

배터리 성능 : 애플은 배터리 사용 시간을 개선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초기에는 사실상 배터리 사용에 대한 통제가 없었다. 앱 개발자는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었고, 많은 앱이 배터리를 흡입하듯 소모했다. 구글은 뒤늦게 지나치게 배터리를 소모하는 앱을 제한하고 있지만, iOS는 훨씬 이전부터 더 정교하게 배터리 소모량을 제한했다. iOS에 새 기능이 추가되는 속도가 느린 것도, 앱의 배터리 소모에 제한을 두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결과 최신 아이폰 11 프로의 배터리 사용 시간은 많은 앱을 사용해도 온종일 쓸 수 있을 정도다. 20~30% 더 큰 배터리를 가진 안드로이드 폰보다 사용 시간이 길다.
무음 전환 : 아이폰의 무음 모드 전환은 매우 빠르고 간편하다. 필자의 오래된 아이폰 3G에도 있었던 이 버튼이 최신 모델까지 유지되는 것이 반가웠다. 볼륨을 제어하는 버튼과 방해 금지(Do Not Disturb) 모드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휴대폰 잠금을 풀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대신 아이폰 측면에 달린 스위치는 언제든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무음 모드를 활성화했을 때 기분 좋은 '딸깍' 느낌에 햅틱 반응까지 제공한다. 간편하고 신뢰성 높은 방식이다. 덕분에 휴대폰을 주머니 안에 넣어 놓은 상태에서도 무음 모드를 해제할 수 있다.

트루 톤 디스플레이 : 색 정확도는 고귀한 지향점이지만 하루에 몇 시간씩 들여다보는 휴대폰 화면이라면 이런 지향점이 항상 좋은 것이 아니다. 애플의 트루 톤(True Tone) 기술은 주변 빛에 따라 화면의 색 온도를 조절해 눈을 더 편안한 상태로 만든다. 밝은 외부와 실내에 따라 색 온도를 조절해 눈을 덜 불편하게 한다. 아이폰 화면의 이러한 조절 기능은 필자가 사용해 본 다른 어떤 휴대폰보다 뛰어났다. 구글은 픽셀 4에서 비슷한 기능을 지원하지만 애플만큼 효과적이지 않다.
에어드롭 : 오늘날 인터넷으로 대규모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은 매우 간편하다. 페이스북, 트위터, 스냅챗 등 원하는 대로 고르면 된다. 그러나 바로 옆에 있는 사람과 특정 내용을 안전하게 공유하는 것은 안드로이드가 아이폰보다 상대적으로 더 어렵다. 반면 아이폰에서는 에어드롭 덕분에 거의 식은 죽 먹기다. 공유 버튼을 누르고 에어드롭을 탭하면 마치 마법처럼 가까이 있는 사람이 나타난다. 자료를 받을 사람이 각 파일 전송에 대해 받을지, 거절할지 결정할 수 있다. 대담한 성격이라면 내 연락처에 없는 사람까지 보이도록 에어드롭을 설정할 수 있다.
아이폰이 안드로이드폰보다 부족한 점
첫 화면 : 필자가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로 전환한 것이 벌써 10년도 더 됐지만 아이폰의 첫 화면은 본질적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 다시 아이폰으로 돌아온 필자에게 가장 불편한 것도 이것이었다. 안드로이드의 앱 보관함(app drawer)이 너무 그리웠다. 또한, iOS는 기본적인 위젯만 지원하고 모든 위젯을 한 화면에 욱여넣었는데 이것도 불편했다. 설치한 모든 앱이 홈 화면에 나타나는 것도 혼란스러웠다. 마치 나중에 무언가를 빨리 찾으려면 이 모든 아이콘 리스트를 제때 정리해 놓아야 한다고 강제하는 것 같았다. 이런 과정은 매우 짜증 나는 일이었고 결국 필자는 정말 필요하지 않은 앱은 설치하지 않게 됐다.기본 앱 : 누구나 한 번쯤은 시도해 봤겠지만 결국은 실패하는 것이 바로 아이폰 기본 앱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다른 브라우저와 이메일 클라이언트를 설치할 수는 있지만 애플 플랫폼에서는 '이류' 앱처럼 보여 결국 기본 앱으로 돌아오곤 한다. 실제로 그렇다. URL은 항상 사파리에서 열리고, 누군가에게 주소를 받으면 애플 지도가 실행된다. 키보드의 경우 애플은 '마지못해' 서드파티 키보드를 지원한다. 그러나 애플 키보드처럼 시스템 수준으로 통합해 지원하지는 않고 있다. 결국 이러한 기본 앱을 둘러싼 제약사항은 큰 불편함이었다. 특히 안드로이드에서 기본 앱을 원하는 대로 설정해 사용하는데 익숙한 필자에게는 더 그랬다.

올웨이즈온 디스플레이 : 애플은 OLED 스크린 기술 경쟁에 다소 뒤늦게 참여했고, 그 결과 이 기술을 활용했을 때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를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올웨이즈온이다. 안드로이드 휴대폰 대부분이 올웨이즈온 디스플레이 기능(혹은 앰비언트 디스플레이(ambient display)라고 불리기도 한다)을 지원한다. 안드로이드 폰은 이 기능을 이용해 알림과 다른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까만 OLED 픽셀은 전원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배터리를 많이 소모하지도 않는다. 반면 애플은 이와 비슷한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알림을 받으면 아이폰 화면 전체에 불이 들어온다. 분명한 낭비다.
알림 : 애플은 아이폰에 푸시 알림을 사용해 왔고 알림 센터는 안드로이드의 그것과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유사성은 여기까지다. 아이폰의 알림 관리는 안드로이드보다 한참 뒤떨어져 있다. 일단 내용을 여러 섹션으로 나눠 보여주기 때문에 특정 알림을 계속 추적하기 힘들다. 게다가 알림을 찾았다고 해도 보여주는 내용이 너무 짧고 일단 앱을 열어야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처럼 바로 확장해 볼 수도 없는 이런 방식은 얼마나 조잡한가. 이미 본 알림을 끄려면 스와이프, 탭 등 여러 단계의 거쳐야 하는 것도 번거롭다. 배지 방식도 좋지 않다. 사실 앱은 여러 가지 이유로 알림을 보여준다. 알림이 몇 개인지만 보여주는 현재의 '빨간 숫자' 방식은 앱이 알리려고 하는 내용을 전혀 담지 못하고 있다. 내용과 무관한 숫자일 뿐이다.

라이트닝과 충전 : 필자는 USB 타입-C 제품이 정말 많다. 컴퓨터와 헤드폰, 카메라는 물론 키보드까지 이 표준을 사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으로 전환한 후 애플 라이트닝 포트를 사용하는 것은 복잡성만 늘릴 뿐 전혀 편리하지 않았다. 게다가 USB-C의 장점은 공통 표준이라는 점만이 아니다. 매우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 애플이 충전 편의성을 개선하고 있지만 여전히 안드로이드 휴대폰이 가볍게 앞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행히 애플은 태블릿, 노트북 등에서 USB-C를 채용했다. 결국 이를 휴대폰에 적용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그때까지 아이폰 사용자는 이 애플 독자 케이블에 계속 메어 있어야 한다.
시리 : 애플은 스마트폰의 차별화 기능으로 가상 비서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 제조업체였다. 그리고 시리(Siri)는 수년간 경쟁자가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가 시리보다 더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어시스턴트는 더 많은 스마트홈 기기에 지원하고 검색 성능이 뛰어나고 질문을 더 잘 이해한다. 필자 역시 안드로이드 폰을 사용할 때 필자의 데이터와 완전하게 통합된 어시스턴트를 즐겨 사용했다. 이처럼 시리가 뒤처진 이유 중 하나는 애플이 프라이버시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필자는 기꺼이 프라이버시를 '약간' 양보할 의사가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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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성능을 재정의하는 게임 체인저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 Getty Images Bank AI, HPC, 첨단 분석 등 새로운 유형의 워크로드가 급부상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성능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사파이어 래피즈)라는 답을 내놓았다. 인텔은 이전 세대에 비해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로 차세대 데이터센터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성능 최적화의 새로운 관점 ‘워크로드 최적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 각각의 요구에 맞는 최대 성능을 끌어 낸다’라는 한 줄로 핵심을 짚을 수 있다. 이 프로세서의 설계 사상은 AI, HPC, 첨단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CPU 및 관련 기술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주목하는 주요 워크로드는 각각 성능에 대한 요구와 기준이 다르다. 예들 들어 AI 워크로드는 매트릭스 연산과 병렬 처리에 크게 의존한다. 더불어 대용량 데이터 세트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CPU와 메모리 간의 효율적인 데이터 전송을 위해 높은 메모리 대역폭이 필요하다. AI 워크로드에 맞는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고급 매트릭스 확장(AMX)과 같은 특수 명령어 세트와 통합 가속기를 내장하였다. 이는 꽤 주목할 개선이다. AMX의 내재화는 CPU도 AI 처리가 준비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AI 인프라에서 CPU의 역할을 크게 확장할 전망이다. 최근 ChatGPT의 등장과 함께 모든 기업의 관심사가 된 초거대 언어 모델 기반 생성형 AI 전략 수립에 있어 AMX에 관심을 두는 곳이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HPC 워크로드는 복잡한 수학적 계산이 포함되며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을 보장해야 한다. HPC 워크로드에는 병렬 처리가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멀티코어 CPU는 이러한 워크로드를 가속하는 데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HPC 시뮬레이션은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를 위해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도 요구한다. 이런 특수성도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유연하게 수용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8채널 DDR5 메모리 구성 및 인텔 옵테인 퍼시스턴트 메모리(Optane Persistent Memory)를 지원하여 HPC 시뮬레이션을 위한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제공한다. 또한, PCIe 5.0을 지원하여 PCIe 4.0의 두 배에 달하는 대역폭을 제공하여 CPU와 가속기 및 스토리지와 같은 기타 장치 간의 통신 속도가 빠르다. QAT를 통해 암호화 및 압축 워크로드를 가속화하여 네트워킹 및 스토리지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성능과 효율성도 크게 높인다. 열거한 특징들은 HPC뿐 아니라 AI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에도 부합한다. 다음으로 첨단 분석의 경우 적시에 통찰력을 제공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려면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CPU가 필요하다. 인텔은 단일 스레드 성능 및 멀티 스레딩 기능을 향상시켜 실시간 분석을 위한 저지연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인텔 프로세서는 최적화된 캐시 계층 구조를 갖추고 있어 메모리 액세스 시간을 최소화하여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의 지연 시간을 줄이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여기에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넓은 메모리 대역폭으로 데이터베이스 성능을 향상하고 인텔 인-메모리 분석 가속기(IAA),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이는 인텔 데이터 스트리밍 가속기(DSA)까지 통합하여 실시간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였다. 요약하자면 워크로드마다 특화된 CPU 기능, 아키텍처 또는 가속기가 필요한 요구사항이 다르다. AI 워크로드는 가속 기술과 넓은 메모리 대역폭의 이점을 누리고, HPC 워크로드는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과 병렬 처리가 필요하며,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는 지연 시간이 짧은 처리와 효율적인 I/O 및 스토리지가 필요하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를 수용하여 각각 최대의 성능을 끌어 낸다. 워크로드 최적화 성능 추구가 가능한 이유 CPU의 발전사를 보면 무어의 법칙의 시대를 지나 멀티 코어의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멀티 코어는 현재 진화를 거듭 중인데 최근 동향은 더 나은 성능과 에너지 효율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워크로드별 최적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텔은 코어 수를 늘리는 가운데 다양한 가속기를 CPU에 통합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멀티코어 아키텍처는 병렬 처리를 가능하게 하여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예를 들어 인텔의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60개의 코어를 가지고 있어 AI, HPC, 실시간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 처리에 이상적이다. 여기에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여 워크로드마다 차이를 보이는 최적의 성능 목표 달성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또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CPU와 가속기 간의 고속 통신을 위해 설계된 개방형 산업 표준 인터커넥트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인텔은 상호 연결 및 효율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4개의 실리콘 다이를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라는 고급 패키징 기술로 연결했다. 인텔의 EMIB 기술은 CPU 설계 및 패키징의 패러다임 전환을 잘 보여준다. 인텔은 프로세서를 타일이라고 하는 더 작은 모듈식 구성 요소로 분할하고 EMIB라는 작은 실리콘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Monolithic 구조와 같은 성능, 에너지 효율성 및 설계 유연성을 높였고 그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인텔은 고급 패키징 기술을 통해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면서도 높은 전력 효율을 달성했다. 가령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내장된 가속기를 사용하면 이전 세대 대비 워크로드 처리에 있어 평균 2.9배 높은 와트당 성능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더 자세히 알아보면 범용 컴퓨팅에서 53% 평균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AI는 최대 10배 높은 추론과 학습 성능, 네트워킹과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95% 적은 코어로 더 높은 데이터 압축 성능을 보여 최대 2배 성능을 높일 수 있고, 데이터 분석의 경우 최대 3배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 달라진 게임의 법칙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의 등장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장을 놓고 벌이는 다양한 프로세서 간 새로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다. 다양한 워크로드의 급변하는 요구 사항을 해결하고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에 중점을 둔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상징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반도체 시장의 게임의 법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증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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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12가지 가속기로 데이터센터에 확장성과 유연성을 추가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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