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 안드로이드

픽셀 4의 가장 큰 문제점 "가격도 성능도 못 잡았다"

Michael Simon  | PCWorld 2019.10.17
어떤 평행 세계에서 구글은 안드로이드 계의 애플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세상은 픽셀 4가 판매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과 사각형의 툭 튀어나온 후면 카메라에 대한 의견으로 가득 차 있는 곳이다. 이때의 화제는 픽셀 4가 가격만큼의 값어치를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용량을 살지, 어떤 색상을 선택해야 할지가 될 것이다. 기본 제품에 이어버드가 빠져 있는 것도 전혀 구매욕을 꺾지 못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느끼는 픽셀 4의 가격은 너무 비싸다. 100달러 인상될 것이라는 소문대로는 아니었지만, 6.3인치 XL 128GB의 가격이 999달러로 갤럭시 S10+와 같은 정도이고, 아이폰 11보다는 250달러나 더 비싸다. 제조사가 밝힌 대로라면 물론 갤럭시 S10+나 아이폰 11보다 사양이 높지만, 현실은 이렇다. 구글은 공격적인 스마트폰 가격 유지 정책에 대응하고 픽셀 4를 고성능 고가의 스마트폰의 한 선택지가 아니라 더 나은 대안으로 제시할 적시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픽셀 4에 빠진 것들, 즉 끝내주는 디자인, 855+ 프로세서, 기본 용량 128GB부터의 사양, 확장 가능한 메모리, 번들로 제공되는 이어버드 등을 감안해보면, 같은 가격의 다른 제품과 경쟁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너무나 잘 드러난다. 그리고 애플이 가치 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드러낼 때는 뭔가 정말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좋은 제품, 잘못된 가격 책정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픽셀은 안드로이드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못생긴 인터페이스 스킨, 필요 없는 기능, 의심스러운 업데이트가 넘쳐난 안드로이드 세계에서 픽셀은 구원자로 대접받았고 실제로 갤럭시 S7 가격이 약간 인하되기도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오리지널 픽셀 : 649달러 / 749달러
픽셀 2 : 649달러 / 849달러
픽셀 3 : 799달러 / 899달러
픽셀 4 : 799달러 / 899달러

오리지널 픽셀은 출시 당시 아이폰 7이나 아이폰 7 XL과 비슷한 가격이었다. 픽셀 4는 정확하게는 아이폰 11 프로, 아이폰 11 프로 맥스보다 가격이 낮다. 하지만 애플은 저가형 보급형을 찾는 사용자를 위해 699달러짜리 아이폰 11을 내놨고 구글은 여기에 대항할 제품이 없다.



문제는 여기에서 기인한다. 아이폰 11은 픽셀 3a의 변형도 아니다. 아이폰 11은 최고급 카메라, 최신 프로세서, 설계, 배터리를 탑재했고 그럼에도 가격은 픽셀 4와 비슷하거나 훨씬 낮다. 50달러라는 인하 폭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는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압력을 받았지만, 픽셀은 아마도 연락을 받지 못한 것 같다.

그렇다면 보급형인 픽셀 4e라는 제품은 있는가? 픽셀 4 라이트라는 이름으로라도? 아니면 단순한 가격 인하라도 좋다. 지난 수 개월간 구글은 픽셀 3을 499달러, 픽셀 3XL을 599달러라는 훌륭한 가격에 판매해 왔다. 그래서 픽셀 4의 가격 정책이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다. 현재 픽셀 4XL이 899달러라는 가격을 정당화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만일 599달러라면, 픽셀 4는 분명 아이폰 11을 단숨에 밀어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상태로는 그저 과도하게 비싸 보이기만 할 뿐이다.
 

놓쳐버린 기회

출시 당시에는 3년 동안 버라이즌에서만 판매되던 픽셀이 처음으로 미국 4개 통신사에서 출시된다. 물론 큰 변화지만, 아이폰 11 프로와 갤럭시 S10 만큼이나 높은 가격 때문에 판매량이 높지는 않을 것 같다. 새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사람은 두 가지 기준을 보고 판단한다. 가격과 디자인이다. 픽셀 4은 어느 쪽에도 강점이 없다. 그러므로 대다수 사용자는 픽셀이 AT&T나 티모바일 같은 통신사에서 픽셀이 어떤 제품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바로 다른 제품으로 눈을 돌릴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픽셀 4는 그저 그런 안드로이드 신제품이 아니라 다른 스마트폰보다 훨씬 빨리 순정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를 3년 동안 보장하는 유일한 제품이다. 또한, 3D 얼굴 인식 잠금 해제를 제공하는 유일한 미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고, 차세대 어시스턴트 기술은 스마트폰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일상 생활을 조금 더 편리하게’ 만들어준다는 구글의 표어와도 들어맞는다.

구글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사람이 시스템의 중심이라고 주장한다. 사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로운 어시스턴트와 모션 센스, 그리고 네스트와 호환되는 홈 피드(Home Feed)까지 구글이 진행하는 모든 변화는 픽셀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픽셀은 구글이라는 우주의 중심이며, 픽셀이 진행하는 통합적 기능은 다른 안드로이드 폰에는 제공되지 않는 것들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가격 정책이 사용자의 접근을 가로막고 있다. 픽셀 3a을 399달러에 판매할 수 있었다면, 픽셀 4XL도 599달러에 판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용자의 삶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여러 제품을 내놓고 있으니만큼 구글은 픽셀 사용자를 가능한 많이 확보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면서 이어버드도 기본으로 제공하지 않고, 구글 사진 앱의 무제한 저장 공간 혜택도 없앤 픽셀 4에 과도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니.

4세대 제품이 출시된 지금 픽셀은 더 이상 그 이름이 의미하는 힘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쟁력과 성능은 점점 강화되는 현재, 초 고성능 제품을 고집하지 말고, 구식 디자인과 고가 정책과도 거리를 두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즉, 아이폰 11 같은 보급형 픽셀 버전이나 픽셀 4의 가격 인하 둘 중 하나가 필요한 상황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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