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개발했다는 의미인 G를 단 픽셀 스마트폰은 핵심 기능을 모은 스마트폰의 대명사가 되었다. 갤럭시 같은 고급스러움, 아이폰 같은 빠르고 자연스러운 매력은 없지만, 픽셀은 어시스턴트, 안드로이드, 스마트한 사진 촬영 기능을 무기로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스마트폰 중 하나로 꼽힌다.
눈부시게 빛나는 소프트웨어도 있지만, 구글이 정말 판매하려고 하는 것은 플랫폼이다. 스마트폰은 단지 그릇에 불과하다. 이제 구글은 그 플랫폼을 더욱 저렴한 그릇에 담았다.
어제 발표된 픽셀 3a와 픽셀 3a XL의 사양은 다음과 같다.
디스플레이 : 5.6인치 / 6인치 FHD+ OLED
프로세서 : 스냅드래곤 670
RAM: 4GB
저장공간 : 64GB
카메라 : 1,220만 화소, 밝기 f/1.8
배터리 용량 : 3,000mAh / 3,700mAh
그러나 더 사양이 고급인 픽셀과 마찬가지로, 숫자나 사양으로 픽셀 3a와 3a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픽셀 3 XL과 비교하면 디스플레이와 프로세서 사양이 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사양이 경험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 스냅드래곤 670 프로세서는 오리지널 픽셀의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와 동급의 속도를 지원하고, 1,080p 디스플레이도 환영할 만하다.
판매가가 절반에 가깝기 때문에 기술적 사양을 많이 타협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픽셀 3a에서 빠진 무선 충전, 방수, 전면 듀얼 카메라 같은 기능은 ‘픽셀’이라는 브랜드의 경험을 훼손하지 않는다.
저렴한 가격에 프리미엄 경험을
초고가의 고급 스마트폰을 겨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3a가 진정한 픽셀 스마트폰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픽셀 3 XL의 가격을 모르는 상태에서 그 제품이 899달러나 한다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디자인도 평범하고, 노치는 디스플레이를 가리며 후면 카메라도 1개뿐이기 때문이다.픽셀 3a는 마치, 최고급 사양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구글의 사인 같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최고 등급 스마트폰의 점유 공간에 자물쇠를 닫아 걸었다. 여기에 화웨이가 살짝 발을 들여놓고는 있다. 구글은 픽셀도 갤럭시 S10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사용자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다.
3a는 픽셀의 장점을 강조하기 좋은 기기다. 플라스틱 소재에 두툼한 베젤은 실용성을 강조하고, 바로 그 실용성이 핵심이다. 비싼 가격표의 무게 없이도 카메라, 런처, 어시스턴트 기능이 빛난다. 대다수 사용자는 제일 큰 화면이나 가장 빠른 프로세서 같은 사양을 신경쓰지 않을 것이며, 399달러라는 가격에 픽셀 스마트폰을 살 수 있다면 무조건 이익이다. 799달러라면 어려운 결정이 되겠지만 말이다.
브랜드 인지도
픽셀 3a는 유리 소재 대신 플라스틱을 채택했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픽셀 플랫폼이 다른 안드로이드 폰의 우위에 설 수 있다. 정말이지 경쟁자가 없다. 4~500달러 가격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살펴보면, 거의 모든 제품이 평균 이하의 카메라, 느린 업데이트라는 공통점이 있다. 구글은 픽셀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확고히 다지면서 카메라와 빠른 공식 업데이트를 모두 제공한다.과거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지만, 구글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 픽셀 플랫폼에 공식적인 자격을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픽셀 3a는 기술 사양이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했다. 카메라 렌즈가 1개이고 스냅드래곤 670 프로세서인 스마트폰으로도 최고급 경험을 할 수 있다면, 플랫폼을 갖춘 스마트폰을 만들고 싶어하지 않을 제조 업체가 어디 있을까? 구글은 안드로이드 원 같은 시스템의 통제권을 얻었고, LG나 원플러스가 만든 픽셀이라는 군단을 편성했다.
그러나 다른 업체가 이 시나리오에 동참하지 않더라도, 구글은 이미 이 작업을 마쳤다. 픽셀 3a는 천재적인 작품이며, 대부분의 사용자가 손에 넣을 수 없는 스마트폰의 가장 좋은 부분만 가져와 아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최초로 픽셀이 외양뿐 아니라 내면까지도 가치 있게 보이는 순간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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