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진짜 휴대폰이 아니라, 폴더블 폰에 사용될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Infinity Flex Display)였다. 삼성의 수석 부사장 저스틴 덴션은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에 적용된 첨단 소재와 말리는 디스플레이 폴더블 스마트폰, 더 얇은 스마트폰을 가능하게 하도록 두께를 줄인 것에 대해 장황히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아주 잠시 공개된 것은 거대한 베젤과 힌지가 뚜렷한 매우 두꺼운 휴대폰이었다. 실제 제품을 가리기 위해 육중한 케이스로 뒤덮었기 때문에 실제 폴더블 폰의 모습은 알 수 없었다. 만일 이대로 갤럭시 F라는 이름을 달고 폴더블 폰이 나온다면 꽤 놀림감이 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
폴더블 폰의 동작 방식도 아직 확실하지 않다. 10초 정도 되는 소개 영상에는 기능적인 부분보다는 그 안의 UI와 디자인만 강조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무대의 조명도 낮춰서 사람들이 실제로 보기 어렵게 만들었다.
답보다 더 많은 의문들
그렇다면 우리가 알게 된 것은 무엇일까? 그렇게 많지 않다. 삼성은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으로 소개했지만 우리가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멀티 액티브 윈도우라는 새로운 특징 덕분에 3개의 앱을 구동할 수 있다는 것뿐이다. 시연에 따르면, 3개의 창은 상호작용을 하며 커다란 창 하나와 작은 창 2개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공식적으로 구글이 함께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삼성 행사에 구글이 등장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인데, 구글은 이날 안드로이드 앱들이 디바이스를 접었을 때도 ‘스크린 연속성(screen continuity)’를 구현할 수 있도록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지원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개발자들이 다양한 안드로이드 디스플레이 크기에 맞춰 앱을 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API에 대한 이야기인데, 일반적이진 않아서 새로운 도구 세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확하게 이 앱들이 어떻게 동작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추측컨데, 휴대폰이 열린 상태에서 앱을 사용하면 휴대폰을 닫았을 때 그 위치를 기억하는 것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이 이 부분을 시연하진 않았다. 단, 발표에 따르면 책처럼 안쪽으로 접혀서 밖에는 작은 디스플레이가, 안에는 큰 디스플레이가 자리하게 된다. 하지만 삼성은 인피니티 플렉스 기술은 안으로 접는 것과 밖으로 접는 것 모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폴더블 폰을 위한 새로운 UI, 원UI
삼성은 이날 행사에서 새로운 UI인 원UI(OneUI)도 함께 공개했다. 터치위즈(TouchWiz)와 삼성 익스피리언스(Samsung Experience)에 이은 세 번째 UI 브랜드다. 원UI는 제어 기능을 화면 아래로 몰아넣고, 화면 상단을 ‘콘텐츠 영역’으로 만드는 기존보다 더 깔끔한 인터페이스다.
예를 들어, 메시지 앱에서 화면 중앙에서 대화를 시작해서 새로 온 문자 메시지에 답하기 위해 화면 상단까지 손가락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 팝업이 화면 아래에서 나와 한 손으로도 접근이 쉽다.
원UI에는 또한 시스템 전체에 다크 모드(dark mode)와 디바이스 색상에 맞춘 새로운 색 조합이 포함되어 있다. 삼성은 작업에 집중하고 화면에서 방해 요소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원UI가 폴더블 폰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베일에 쌓인 폴더블 폰
아직 밝혀지지 않아 답이 필요한 것들을 살펴보자.
• 출시 시기 : 삼성은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가 “몇 달 안에” 제조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지만, 휴대폰에 부착되는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 일반 안드로이드 앱은 구동되는가 : 삼성은 폴더블 UI에 대해 넓은 관점에서 언급했으나, 현재 플레이 스토어에 있는 수백만 개의 앱들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 사용 방향 : 삼성이 이번에 보여준 UI는 세로 모드 중심이며, 이 제품에 가속도계가 있는지, 태블릿처럼 돌려서 사용할 수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 가격 : 이 휴대폰의 가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 이름 : 루머에 따르면, 갤럭시 F라고 불릴 것 같지만, 삼성은 공식적으로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이 밖에도 다른 의문점들이 많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나 화면 해상도, RAM 크기, 스토리지 옵션, 연 상태에서 전화는 어떻게 받는지, 휴대폰 잭은 있는지 등이다.
키노트에서 이어진 개발자 세션에서 밝혀진 유일한 사양은 디스플레이 크다. 씨넷(CNET) 보도에 따르면, 전면 디스플레이는 4.58인치고 해상도는 1960x840이며, 픽셀 집적도는 420이다. 내부 디스플레이는 현재 시중의 스마트폰보다 뛰어나다. 7.3인치 크기에 2152x1536 해상도이며, 픽셀 집적도는 전면 디스플레이와 같은 420ppi다. 닫힌 상태에서의 디스플레이 비율은 21:9로 다소 낯설고, 내부 디스플레이의 비율은 조금 더 표준에 가까운 4.2:3이다.
크기에 대해서 조금 더 확실해지긴 했지만, 삼성이 이번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보여준 것은 그들이 지난 4년간 연구했던 것들이 실존한다는 것을 증명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 우리가 사고 싶어 할 휴대폰이 될지는 두고 봐야 알 것이다.
* 2018년 11월 8일 업데이트 : 삼성이 키노트에 이어진 개발자 세션에서 공유한 디스플레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추가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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