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질문은 이번 주 서로 무관한 두 개의 뉴스 보도를 본 이후에 떠올랐다.
AP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소비자가 추적을 차단하는 개인정보보호 옵션을 선택한 이후에도 소비자를 추적해왔다. 이 보도가 나오고 며칠 후 구글의 도움말 페이지에 있는 “위치 내역을 끄면 사용자가 방문한 장소는 더 이상 저장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은근슬쩍 “이 설정은 디바이스의 다른 위치 서비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부 위치 데이터는 검색 및 지도와 같은 다른 서비스에서 사용자 활동의 일부로 저장될 수 있습니다”로 바뀌었다.
두 번째는 뉴욕타임즈의 기사로, 행동 분석을 사용해서 고객을 식별하는 대형 은행에 관한 기사다. 기사는 은행이 고객을 호도한다는 점보다는 고객이 달갑게 여기지 않을 가능성이 큰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고객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했다. 바람직한 방법은 ‘행동 분석을 사용 중이지만 그 목적은 오로지 인증에 있음’을 명확히 밝히고, 이를 인증 이외의 다른 어떤 용도로도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서약하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은행은 이 데이터의 활용 방안에 제약을 두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입을 다무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타임즈는 “웹사이트를 탐색하는 중 마우스 커서가 사라진다면 컴퓨터 문제일 수도 있지만 방문자가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한 의도적인 시험일 수도 있다. 전화기 화면 또는 키보드를 누르고 스크롤하고 입력하는 방식은 지문 또는 얼굴 생김새 못지않게 사람마다 고유하다. 일부 기업은 자동화된 공격과 의심스러운 거래를 걸러내는 용도로만 이 기술을 사용하지만, 디바이스를 터치하고 잡고 탭하는 방식으로 그 사용자가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는 수천만 개의 프로파일을 축적하는 기업도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 사건부터 보자. 핵심 질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원래의 도움말 페이지를 승인한 사람은 누구이며, 그 당시 무엇을 알고 있었는가? “사용자가 방문하는 장소는 더 이상 저장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작성한 구글 담당자는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가(즉, 마케팅을 위해 “거짓말”을 했는가), 아니면 구글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그 페이지를 작성하고 승인했는가?
구글은 가타부타 설명 없이 그냥 도움말 페이지 내용을 바꿨다. 위의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구글 도움말 페이지에 관여한 사람이 누구든 그 사람은 시스템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페이지에서 하는 말이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쪽으로 기운다.
다만 또 다른 가능성도 존재한다. 구글은 현실을 알았지만 복잡다단한 설명을 생략하고 지름길을 택한 것이다. 이는 구글 지도의 위치 추적은 누구나 아는, 명확하고도 필요한 일임을 전제한다.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가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거기까진 좋다. 그런데 사용자를 추적하는 것은 구글 지도뿐만이 아니다. “검색”도 여전히 추적한다. 위치 추적을 꺼도 검색 엔진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도도, 검색도 위치 추적 끄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대체 뭐가 영향을 받는다는 말인가? 구글이 답해야 할 질문은 바로 그것이다. 그래야 전 세계를 통틀어 아직 구글을 신뢰하는 11명의 신뢰라도 계속 지킬 수 있다.
은행의 경우 다소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적어도 은행은 ‘고객을 추적하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입을 다물었을 뿐이다. 그러나 은행 앱 개발자는 은행이 구글보다 훨씬 더 위태로운 위치에 있으며 훨씬 더 공개적인 방식으로, 최소한 신뢰성을 갖춘 척이라도 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왜냐하면 구글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포괄적인 검색 엔진이기 때문이다. 덕덕고(DuckDuckGo)를 비롯해서 개인정보보호를 중시하는 다른 엔진이 구글만큼 좋거나 구글을 능가한다면 필자도 좋겠지만, 아직은 구글이 한참 앞서 있다. 빙과 야후도 구글과의 검색 전쟁에서 오래 전에 패했다.
이 말은 즉, 구글의 행태에 화가 난 구글 사용자는 검색 기능성 측면에서 큰 희생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구글을 떠날 수 없다는 의미다. 게다가 안드로이드 폰의 경우 검색 의존성은 더 깊고 더 통합돼 있다. 그러나 은행은? 전혀 그렇지 않다. 기분이 상한 고객은 손쉽게 돈과 데이터를 찾아 길 건너의 경쟁 은행으로 가버릴 수 있으며, 서비스 중단이나 서비스 수준의 저하를 겪을 일도 거의 없다.
은행은 크건 작건 진정한 기술 도입에 있어 끔찍할 만큼 느리다는 점도 있다. 지금 핀테크가 크게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은행은 조금이라도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핀테크 파트너의 기술 역량이 필요하다.
둘째, 신뢰는 검색 엔진이나 모바일 지도 서비스를 선택할 때보다 은행을 선택할 때 훨씬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소비자는 가진 돈의 상당부분을 은행에 맡긴다. 여기에는 많은 신뢰가 필요하다. 나중에 다양한 마케팅에 고객의 신원 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두기 위해 중요한 신뢰를 위험에 처하게 할 이유가 있는가? 이 행위가 순수한 선의라면, 고객에게 알려 이들이 이용할 은행을 결정할 때 고려하도록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까지 신뢰를 위해 사이트 방문자에게 정직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미국 연방통상위원회는 기업이 대중에 알리는 관행과 실제로 하는 행위 사이의 불일치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GDPR을 시행하는 EU 규제 기관 역시 기업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면밀히 살피고 실제 기업이 하는 행위와 비교한다. 민감한 PII를 다루는 방법을 주시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많은 이유로 구글과 은행은 큰 도박을 하고 있다. 두둑한 월급 봉투의 맛에 빠진 개발자라면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editor@itworld.co.kr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
Sponsored
Intel
데이터센터 성능을 재정의하는 게임 체인저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 Getty Images Bank AI, HPC, 첨단 분석 등 새로운 유형의 워크로드가 급부상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성능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사파이어 래피즈)라는 답을 내놓았다. 인텔은 이전 세대에 비해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로 차세대 데이터센터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성능 최적화의 새로운 관점 ‘워크로드 최적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 각각의 요구에 맞는 최대 성능을 끌어 낸다’라는 한 줄로 핵심을 짚을 수 있다. 이 프로세서의 설계 사상은 AI, HPC, 첨단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CPU 및 관련 기술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주목하는 주요 워크로드는 각각 성능에 대한 요구와 기준이 다르다. 예들 들어 AI 워크로드는 매트릭스 연산과 병렬 처리에 크게 의존한다. 더불어 대용량 데이터 세트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CPU와 메모리 간의 효율적인 데이터 전송을 위해 높은 메모리 대역폭이 필요하다. AI 워크로드에 맞는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고급 매트릭스 확장(AMX)과 같은 특수 명령어 세트와 통합 가속기를 내장하였다. 이는 꽤 주목할 개선이다. AMX의 내재화는 CPU도 AI 처리가 준비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AI 인프라에서 CPU의 역할을 크게 확장할 전망이다. 최근 ChatGPT의 등장과 함께 모든 기업의 관심사가 된 초거대 언어 모델 기반 생성형 AI 전략 수립에 있어 AMX에 관심을 두는 곳이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HPC 워크로드는 복잡한 수학적 계산이 포함되며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을 보장해야 한다. HPC 워크로드에는 병렬 처리가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멀티코어 CPU는 이러한 워크로드를 가속하는 데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HPC 시뮬레이션은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를 위해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도 요구한다. 이런 특수성도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유연하게 수용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8채널 DDR5 메모리 구성 및 인텔 옵테인 퍼시스턴트 메모리(Optane Persistent Memory)를 지원하여 HPC 시뮬레이션을 위한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제공한다. 또한, PCIe 5.0을 지원하여 PCIe 4.0의 두 배에 달하는 대역폭을 제공하여 CPU와 가속기 및 스토리지와 같은 기타 장치 간의 통신 속도가 빠르다. QAT를 통해 암호화 및 압축 워크로드를 가속화하여 네트워킹 및 스토리지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성능과 효율성도 크게 높인다. 열거한 특징들은 HPC뿐 아니라 AI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에도 부합한다. 다음으로 첨단 분석의 경우 적시에 통찰력을 제공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려면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CPU가 필요하다. 인텔은 단일 스레드 성능 및 멀티 스레딩 기능을 향상시켜 실시간 분석을 위한 저지연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인텔 프로세서는 최적화된 캐시 계층 구조를 갖추고 있어 메모리 액세스 시간을 최소화하여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의 지연 시간을 줄이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여기에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넓은 메모리 대역폭으로 데이터베이스 성능을 향상하고 인텔 인-메모리 분석 가속기(IAA),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이는 인텔 데이터 스트리밍 가속기(DSA)까지 통합하여 실시간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였다. 요약하자면 워크로드마다 특화된 CPU 기능, 아키텍처 또는 가속기가 필요한 요구사항이 다르다. AI 워크로드는 가속 기술과 넓은 메모리 대역폭의 이점을 누리고, HPC 워크로드는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과 병렬 처리가 필요하며,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는 지연 시간이 짧은 처리와 효율적인 I/O 및 스토리지가 필요하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를 수용하여 각각 최대의 성능을 끌어 낸다. 워크로드 최적화 성능 추구가 가능한 이유 CPU의 발전사를 보면 무어의 법칙의 시대를 지나 멀티 코어의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멀티 코어는 현재 진화를 거듭 중인데 최근 동향은 더 나은 성능과 에너지 효율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워크로드별 최적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텔은 코어 수를 늘리는 가운데 다양한 가속기를 CPU에 통합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멀티코어 아키텍처는 병렬 처리를 가능하게 하여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예를 들어 인텔의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60개의 코어를 가지고 있어 AI, HPC, 실시간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 처리에 이상적이다. 여기에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여 워크로드마다 차이를 보이는 최적의 성능 목표 달성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또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CPU와 가속기 간의 고속 통신을 위해 설계된 개방형 산업 표준 인터커넥트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인텔은 상호 연결 및 효율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4개의 실리콘 다이를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라는 고급 패키징 기술로 연결했다. 인텔의 EMIB 기술은 CPU 설계 및 패키징의 패러다임 전환을 잘 보여준다. 인텔은 프로세서를 타일이라고 하는 더 작은 모듈식 구성 요소로 분할하고 EMIB라는 작은 실리콘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Monolithic 구조와 같은 성능, 에너지 효율성 및 설계 유연성을 높였고 그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인텔은 고급 패키징 기술을 통해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면서도 높은 전력 효율을 달성했다. 가령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내장된 가속기를 사용하면 이전 세대 대비 워크로드 처리에 있어 평균 2.9배 높은 와트당 성능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더 자세히 알아보면 범용 컴퓨팅에서 53% 평균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AI는 최대 10배 높은 추론과 학습 성능, 네트워킹과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95% 적은 코어로 더 높은 데이터 압축 성능을 보여 최대 2배 성능을 높일 수 있고, 데이터 분석의 경우 최대 3배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 달라진 게임의 법칙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의 등장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장을 놓고 벌이는 다양한 프로세서 간 새로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다. 다양한 워크로드의 급변하는 요구 사항을 해결하고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에 중점을 둔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상징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반도체 시장의 게임의 법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증인이다.
Intel
인텔이 12가지 가속기로 데이터센터에 확장성과 유연성을 추가하는 방법
ⓒ Getty Images Bank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인텔의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최근 출시됐다. 이 칩은 12가지 가속기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능적인 흥미를 넘어 인텔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데이터센터, 서버, 클라우드 시장에 대응하는 방법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로세서의 근본적인 역할은 연산에 있다. 프로세서는 여전히 연산을 빠르게 많이 할 수 있으면 좋다. 하지만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종류와 특성이 다양해지면서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도 진화했다. 그리고 이는 실질적인 성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나승주 인텔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새로운 데이터센터 환경을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 Intel “단순히 작동속도와 코어의 개수를 늘리는 것만이 최고의 가치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와 복잡한 데이터 처리에 대한 필요성을 풀어내기 위한 방법은 단순히 트랜지스터 수에만 의존할 일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인텔코리아 나승주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데이터센터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프로세서 구조도 새로 그려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 관점에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이전과 다른 두 가지 전환점을 갖는다. 한 가지는 연산의 양적 증가, 다른 하나는 데이터 처리의 효율성이다. “모놀리식 아키텍처로는 소켓당 절대적 성능을 높이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단위 칩을 더 작게 만들고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고 단일 칩에 준하는 처리 능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최대 4개의 칩릿을 묶는 구조로 같은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을 수 있다. ⓒ Intel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칩릿(Chiplet)’ 구조를 녹였다. 한정된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는 것은 반도체 업계의 숙제였다.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4개의 칩릿을 이어 붙여 최대 60개 코어를 쓴다. 칩릿 구조는 생산이 훨씬 쉬워지고 필요에 따라서 단일 칩부터 2개, 4개 등 필요한 만큼 이어 붙여 다양한 설계의 자유도를 제공하기도 한다. 핵심 기술은 칩과 칩 사이를 손실없이 연결하는 데에 있다. “중요한 것은 인터페이스와 패키징 기술입니다. 사실 이 칩릿 구조는 인텔만의 고민은 아닙니다. 반도체 업계, 그리고 더 나아가 산업 전체의 숙제이기 때문에 이를 공론화해서 업계가 함께 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나승주 상무는 기술 개방과 표준에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다.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컨소시엄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경쟁을 내려놓고 답을 찾아가고 있다. UCIe는 단순히 코어와 코어를 연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단일 패키지 안에서 GPU도, 컨트롤러도, 또 가속기도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이어붙일 수 있다. 성능의 확장 뿐 아니라 단순화된 칩들을 자유롭게 맞붙이는 설계의 자유도 얻게 된다. ⓒ Intel 이 모듈형 칩릿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바로 12가지 가속기다. 데이터의 특성에 맞는 처리 방법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인텔은 오래 전부터 MMX(Multi Media eXtension)와 SSE(Streaming SIMD eXtensions)를 비롯해 AVX(Advanced Vector Extensions)와 최근에는 AMX (Advanced Matrix Extensions) 까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사파이어 래피즈의 가속기는 프로세서를 현대 데이터센터의 필요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나승주 상무의 설명이다. “클라우드는 가상머신과 네트워크는 물론이고, 암호화와 인공지능 처리까지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에 기업은 설계의 고민이 많습니다. 클라우드에서 GPU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머신러닝의 학습과 추론 작업의 80%가 CPU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프로세서가 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AMX(Advanced Matrix Extensions)가 더해진 이유도 막대한 실시간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범용적인 인공지능 학습이 CPU만으로 충분히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AMX는 텐서플로와 파이토치 등 범용적인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에 최적화되어 기존 환경을 그대로 가속한다. 12가지 가속기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특성에 맞는 서버를 구성할 수 있다. ⓒ Intel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에서 큰 리소스를 차지하는 암호화 효율을 높여주는 QAT(QuickAssist Technology), 로드밸런싱을 맡는 DLB(Dynamic Load Balancer), 인메모리 분석 처리를 가속하는 IAA(In-Memory Analytics Accelerator), 데이터 스트리밍을 가속하는 DSA(Data Streaming Accelerator) 등 별도의 전용 가속 코어를 두고, 필요에 따라서 가속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이는 데이터센터의 자원 관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가속기가 실제 현장에서 주는 가치는 특정 리소스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도 있지만 특정 처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 CPU가 본래 해야 할 연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데이터센터에서 70개 코어를 할당해서 쓰던 암호화가 사파이어 래피즈의 QAT 가속기를 이용하면 11개 코어로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실제로 데이터센터가 처리해야 하는 인스턴스에 할당되면서 자원의 효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 Intel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구조의 변화와 가속기를 통해서 ‘스케일러블(Scalable)’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확장성을 갖게 됐다. 이는 곧 데이터센터의 최적화, 그리고 유연성과도 연결된다. 반도체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하고,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기술로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