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G 블로그 | "애플보다 못해도 상관 없다" 안드로이드 통합 메시지 나와야 할 시점

Michael Simon | PCWorld 2018.04.23
필자가 스마트폰 리뷰를 전문적으로 하게 되면서부터 메시지 창은 줄곧 엉망이었다.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 제품으로 스마트폰을 바꾸면서는 모든 기기에서 아이메시지 기능을 비활성화해야 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무 때나 어떤 기기에서든 나를 찾아오던 파란 말풍선이 귀여웠다. 아이폰에서는 어떤 대화를 하고 있었더라도 다른 기기에서 바로 이어서 대화를 참여할 수 있다.

이런 기기간 스위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잘 되지 않는다. 안드로이드 메시지는 기기마다 동기화 되거나 문자 대화 내역을 저장하지 않는다. 구글이 내놓은 메신저 알로(Allo)를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서드파티 앱은 어딘가 삐걱거린다. 다양한 기기간 대화를 동기화하기 위해 펄스(Pulse) 서비스를 써보기도 했지만, 애초에 여러 대의 스마트폰 사용을 고려하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보니 SIM 카드를 교체할 때마다 대화 참여에 신중해야 했다. 그 동안의 대화 내역이 다 날아가고 새로운 대화창을 여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이제 구글이 새로운 해법을 내놓으려고 하는 것 같다. 알로, 행아웃, 보이스(Voice), 메신저(Messenger), 그룹(Groups)과 토크(Talk), 빠뜨린 구글 메신저가 더 있나? 여기에 더해 구글은 챗(chat)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메시지 프로토콜을 안드로이드에 도입하려는 것 같다. 특정 클라이언트가 아니라 프로토콜의 일종이므로 고유명사가 아니라 일반명사다. 더 버지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챗은 단독 앱이라기보다는 안드로이드 순정 메시지 앱인 메시지(Messages)에 모던 문자 기능을 가져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문자를 작성하는 중임을 나타내는 말 줄임표 표시나, 빠른 답장, 적절한 단체 문자, 가장 중요한 사진과 영상 원래 해상도 지원 기능 등이 있다.

빠른 답장(좌) / 그룹 메시지(우)


이런 기능은 사실 구현되기까지 너무 오래 걸린 인상이 강하다. 아이폰과 와츠앱 사용자들은 벌써 수년 동안이나 이런 현대적 기능을 사용해 왔는데, 구글은 그렇게 많은 제조사와 통신사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이런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머뭇거려왔다. 이 작업이 성공하려면 구글은 모든 관련 업체를 참여시켜야 하며, 이것은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더 버지의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55개 통신사와 11개 스마트폰 제조사의 지원을 얻어냈다고 한다. 심지어 삼성도 포함돼 있다.

챗 프로토콜은 안드로이드 메시지의 SMS 분야를 지원하는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의 기여가 크다. 아이메시지처럼 기본 설정으로는 활성화되어 있고, 스위치 하나로 끌 수 있는 기능이며 통신사와 제조사에 따라 탑재 시기는 조금씩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챗 프로토콜을 지원하지 않은 스마트폰에 메시지가 전송되면 일반 SMS로 인식된다. RCS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에서는 ‘챗 메시지’로 표시되고, 비RCS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문자 메시지’로 나타날 것이다.

구글은 국제적으로 이미 RCS를 공개했지만 모든 관련 업체를 모으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기능도 아이메시지만큼 훌륭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혼돈 그 자체였던 안드로이드 메시지 세계에 처음으로 희망이라는 것이 생겼다.

안드로이드 메시지의 이상과 현실
완벽한 메시지 기능이 출시될 경우 어떻게 작동할까?

1. 삼성 갤럭시를 포함한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메시지를 기본 채팅 메시지 앱으로 사용할 것이다.
2. 통신사마다 RCS를 지원하므로 모든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같은 품질의 경험을 할 수 있다.
3. 애플 앱 스토어에서도 다운로드를 지원할 것이다.
4. 구글 어시스턴트는 알로와 통합된다.
5. 스티커, 검색, GIF 지원도 이뤄진다.
6. 모든 대화 내역은 매일 밤 사용자의 구글 계정에 자동으로 업로드되고, 스마트폰을 바꾸더라도 로그인만 하면 데이터는 그대로 보존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마 이렇게 될 것이다.

1. 삼성 전자는 구글의 메시지 앱을 따르는 대신 독자적인 RSC 시스템 개발에 나설 것이다.
2. 이동 통신사는 챗 프로토콜 지원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다. 특히 미국 4대 통신사 중 한 둘은 분명 질질 끌면서 합류할 타이밍만을 노릴 것이다.
3. 애플은 아이폰에서 챗 프로토콜을 지원하지 않는다.
4. 구글 어시스턴트 통합에는 1년이 걸린다.
5. 스티커와 검색 기능은 천천히 추가되고, GIF 지원은 더 나중에야 가능해질 것이다.
6. 대화 내역 백업 기능은 픽셀 스마트폰에만 지원된다. 그나마도 첨부 사진 등 미디어는 제외될 것이다.

챗과 RCS 시스템을 지원하는 완벽한 안드로이드 세상과 최악의 메시지 시스템을 비교해봤지만, 실제로는 저 두 종류가 섞인 어느 지점쯤이 현실과 가까울 것이다. 필자는 그것만으로도 괜찮다. 최소한 현재의 구글 메시지 시스템보다는 나을 것이고, 향후를 위한 메시지 토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대로라면 안드로이드의 모든 메시지 시스템을 모두 통합할 수 있는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단순한 SMS만 가지고도 아이폰과 비교가 된다. 챗 프로토콜로 안드로이드 메시지가 하루 아침에 iOS 수준을 따라잡지는 못하겠지만,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것만은 분명하다. 심지어 웹 인터페이스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장애물
안드로이드 메시지와 마찬가지로 챗은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통신사의 서버를 통해 전송되는 메시지도 구글 제품은 아니다. 이것이 바로 애플 서비스와의 큰 차이점이며, 따라서 구글 페이나 스티커 같은 새로운 기능을 덧붙이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웹 인터페이스도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시그널, 텔레그램, 알로의 익명 모드, 아이메시지 등은 모두 종단간 암호화를 텍스트 메시지에 적용한다. 챗은 그렇지 않다. 사실 종단간 암호화는 대다수 사용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능은 아니다. SMS도 암호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신경 쓰는 사용자는 이미 보안 기능이 우수한 메시지 앱을 따로 쓰고 있을 것이고, 안드로이드 메시지가 개선돼도 이런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용자들에게 챗 프로토콜은 지금껏 안드로이드에 등장한 것 중 가장 현대적이고 적절한 서비스의 출발점이다. 어떤 면에서는 구글이 혼란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고, 필자의 관점에서는 독점 서비스 방식보다 폭넓은 일반적 방식 사용해 비로소 제대로 일을 하는 것 같다. RCS 시스템과 챗 프로토콜 도입이 성과를 거두려면, 구글은 한 곳에 집중하고 행아웃, 알로, 보이스 등 지금까지 런칭한 실패를 거듭해선 안 된다. 지원 설계는 통신사와 제조 업체의 비중이 클 것이며, 앱 스토어에서도 챗이 적용된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애플의 양해도 얻어야 한다.

지금까지 계속 실패했던 구글의 메신저 전략, 이번에는 올바른 방향으로 갈까?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메시지 앱에서의 구글 실적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나아가는 방향이 올바르게 잡힌 것은 처음이다. 알로로 안드로이드 메시지를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했을 때는 핵심 개념이 잘못돼 있었다. 성공하려면 사용자들의 전적인 참여와 몰입이 필요하며, 구글 서비스라 해도 마찬가지다.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기본 앱이 아니라면 불가능할 것이다.

구글은 새로운 서비스를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 시작하려는 것은 아니다. 안드로이드 메시지의 기존 토대를 발전시키고,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하며 새롭고 훌륭한 무언가를 시작하곘다는 다짐을 내보이는 것이다.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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