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이번 주 미래 iOS 11의 흥미로운 기능 몇 가지를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AR킷, 헬스, 시리, 기업 사용자 등을 위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발표 속에는 어드밴스드 모바일 로케이션(Advanced Mobile Location, 이하 AML) 지원이 숨겨져 있었다. 사용자가 응급 전화를 했을 때, 위치를 정확하게 수집할 수 있는 강력한 기능이다.
AML은 유럽 응급 전화 조합(European Emergency Number Association, 이하 EENA)가 개발한 것으로, 영국,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의 모든 모바일 네트워크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다. 올해는 더 많은 국가에서 이 시스템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진저브레드 이상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지원된다.
AML의 가장 큰 장점은 응급 서비스에서 응급 전화 추적을 위해 사용되는 셀-ID(Cell-ID) 같은 전통적인 다른 표준들보다 더 정확하다는 것이다. AML의 위치 탐지 정확도는 셀-ID의 4,000배로 알려져 있다. EENA에 따르면, AML을 사용한 위치 추적 중 85%가 발신자로부터 반경 50미터 내였다.
2016년 EENA는 유럽의 응급 전화 중 70~80%가 휴대폰에서 발신된다면서, 이런 전화 중 상당수의 위치 정보가 부정확하거나 파악에 시간이 오래 소모됐다고 밝힌 바 있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이 기술은 응급 전화가 걸릴 때만 활성화된다. EENA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응급 전화를 걸 때만 활성화되며, 응급 서비스 기관에만 위치가 정보되고 사용 즉시 비활성화된다. 활성화되는 시간은 보통 30초 정도다.”
생명을 살리는 기술
AML은 이미 여러 생명을 살렸다. EENA 웹사이트에 공개된 사례는 다음과 같다.
- 뉴질랜드에서 경찰은 기찻길에서 자살하려는 사람을 찾고 구할 수 있었다. AML 시스템이 이 사람의 위치를 반경 4미터까지 추적했다.
- 에스토니아에서 자동차 연쇄 추돌 사고의 희생자를 AML 시스템으로 구할 수 있었다. 모바일 통신사의 위치 데이터는 사고지점으로 반경 868미터까지 추적했으나, AML은 반경 11미터까지 추적했다.
- 리투아니아에서 7살 된 아들이 아버지의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아버지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아들이 응급 기관에 전화를 했고, 주소는 몰랐지만 기관이 AML 시스템으로 추적할 수 있었다.
애플의 대응
애플이 아이폰에 FM 라디오 기능 탑재를 거부한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FM 라디오는 비상상황에 모바일 네트워크대신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비판에 당시 애플은 “우리는 사용자들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특히 위기 상황에서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때문에 현대적인 안전을 위한 솔루션을 탑재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몇 주 전 EENA는 애플이 AML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AML 지원으로 애플은 이제 다음처럼 사용자의 생명을 살리는 여러 내장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 응급 서비스 기관에 연락하고 잠금 화면에서 바로 의료 기록 카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음
- 정부 응급 알림 지원
- 애플 워치와 활동 상태 모니터링
- 건강 앱
- 응급 SOS
한편, 2016 유럽 전기 통신 표준 협회(European Telecommunications Standards Institute, 이하 ETSI)는 AML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상황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앰뷸런스 서비스(Ambulance Service)의 통계에 따르면, 만일 자동으로 정확한 위치가 제공된다면, 30초의 짧은 통화만으로 사람을 살릴 수 있고, 스트레스, 부상, 언어 문제, 혹은 낯선 장소 등의 문제로 발신자가 정확히 장소를 이야기할 수 없는 경우 몇 분이 소요된다.”
한 데이터에 따르면, AML이 지난 10년간 EU에서 7,500명의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했다.
이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모두 AML 표준을 지원하게 되면서, 미국의 모바일 네트워크 운영업체들이 이 기술을 지원하게 될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연결된 자동차가 대중화될수록 AML 기술 지원이 의무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