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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HTC 스마트폰 엔지니어링 팀 인수… 애플 같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제 필요 반영

Lucas Mearian | Computerworld 2017.09.22
구글이 11억 달러에 HTC의 스마트폰 엔지니어링 부문을 인수하기로 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긴밀한 통합이라는 애플의 성공 전략을 인정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또한, 제조업체와 통신사가 지배하는 생태계로 인해 품질이 일관되지 않은 수많은 디바이스를 양산하게 됐다는 점에 대한 인정이기도 하다.

이런 배경에 따라, 구글은 HTC의 엔지니어링 인력을 인수함으로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구글의 의도대로 잘 맞는 순수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파편화를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구글에는 HTC에서 안드로이드 폰의 내부 설계를 담당했던 2,000명의 엔지니어가 합류하게 됐다. 이에 따라, 카메라와 센서, 퀄컴 제품 같은 프로세싱 칩을 더 잘 통합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은 이를 통해 다른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동경할 만한 표준이 될 ‘플래그십(flagship)’ 스마트폰을 만들길 바라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완벽한 통합 목표
포레스터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프랭크 질레트는 이번 구글의 HTC 인수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컴퓨터와 같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4~5년 전 애플의 맥 제품군과 경쟁할만한 제품이 없다고 느낀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기업만의 방식으로 서피스 노트북을 직접 만들었다.

순수한 안드로이드 경험을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원 모토 X4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하드웨어팀과 소프트웨어 팀을 분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윈도우 디바이스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역할이 있다고 느낀다.

질레트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OEM 파트너들의 역할을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파트너들과 경쟁은 하고 있지만, 시장 전체와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구글 역시 이런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안드로이드와 iOS는 현재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지배적인 스마트폰 운영체제로 전체 시장의 73%를 차지하고 있고, 2016년 현재 사용되는 안드로이드폰은 18억 대 이상이다.

포레스터는 올해도 안드로이드가 점유율 74%로 계속해서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애플은 21%, 윈도우 폰은 4%로 예상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는 이미지 문제가 있다.

디바이스 제조업체들은 더 안전한 휴대폰과 태블릿을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신사가 담당하는 파편화된 생태계 속에서 일부 업데이트는 몇 개월간 지연되기도 한다.

파편화된 생태계 풀 전략
J. 골드 어소시에이츠의 수석 애널리스트 잭 골드는 “안드로이드는 최신 버전의 점유율이 적다는 문제도 있다”라면서, “업그레이드가 배포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애플이 업그레이드하면 모든 사람이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iOS 11을 배포한 애플은 통신사들과의 독특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앱 테스트나 디바이스 인증부터 운영체제 업데이트까지 모든 것을 애플이 통제한다. 이런 방식으로 iOS 업데이트나 패치가 배포되면 거의 즉시 모든 디바이스에 적용된다.

가트너의 수석 리서치 애널리스트 투옹 응우옌은 구글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을 통해 어느 정도 일관성 있는 안드로이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은 무엇보다 일관성에 대한 통제력을 가지려고 한다”고 전했다.

응우옌은 질레트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구글이 고사양 제품의 예시로 픽셀 스마트폰을 내놨으나 출시에 한계가 있었고 다른 안드로이드 파트너들을 전혀 위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응우옌은 “다른 선두 업체와 경쟁하려면 온라인 쇼핑몰이 아닌 여러 통신사를 통해 전 세계에 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갤럭시 노트8


HTC의 엔지니어링 인력과 함께 만들 고사양 스마트폰은 또다른 고사양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직접 경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질레트는 “삼성은 프리미엄 영역을 차지하고 있으며, 구글이 앞으로 내놓을 제품은 사실상 갤럭시 S와 노트 제품군에 직접 도전하게 된다. 이제 삼성의 대응은 녹스(Knox) 기술을 더욱 강화해 보안 측면에서 더 강한 기업용 휴대폰이라는 것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하드웨어 영역으로의 진출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구글은 모토로라를 125억 달러에 인수했으나, 3년 후에 휴대폰 제조 부문을 레노버에 29억 달러에 매각했다.

응우옌은 구글은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하드웨어 부분의 수익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발견했고, 이것이 모토로라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 대신 IP와 하드웨어 특허만을 보유하기로 한 배경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글의 픽셀과 유사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는 에이수스나 델, 혹은 누구와 경쟁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 플랫폼을 홍보하고 얼마나 훌륭한 프리미엄 제품이 나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었고, 다른 제조업체들에게 “우리가 이끄는 대로 따라와라”라고 말하는 용도였다”고 설명했다.

구글과 HTC는 이미 함께 휴대폰을 만든 경험이 있다. HTC는 첫 번째 픽셀을 만들었으며, 두 번째 버전은 10월 4일에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구글의 이번 행보는 스마트폰을 넘어서, 픽셀북(Pixelbook)이라 일컬어지는 새로운 크롬북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더 긴밀히 통합하는 것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구글은 또한, 크롬캐스트 스트리밍 디바이스와 스마트 스피커인 구글 홈을 만들고 있으며, 서드파티 스피커 제조업체들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질레트는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구글은 애플이 많은 하드웨어 카테고리해서 해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긴밀한 통합이 성공적인 전략이라는 점을 깨닫고, 그러한 역량을 구축하려는 것”이라면서, “구글은 이제 여러 하드웨어 시장에서 자신의 비전을 증명할 지위를 추구하고 있으며, 나머지 업체들이 서로 경쟁해 이 지위에 도전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해석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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