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Jan Tik/JR Raphael
요즘은 안드로이드를 약체로 보기 어렵지만 초창기(이제는 옛날이 된 2008년에서 2010년 사이)만 해도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소박한 시작을 지나 더 큰 그림을 완성해 나간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앞뒤 모르는 바보 취급을 받았다.
당시에는 애플이 모바일의 왕이었다. 스마트폰 세계의 완벽한 리더였고 그 아성에 감히 누구도 도전하지 못할 듯했다. 반면 구글의 모바일은 여전히 빈약한 미완의 상태였고 투박한 1세대 드로이드가 갓 나온 상태였다. 스마트폰 구매자들이 견고히 추종하는 요새, 애플을 그런 구글이 따라잡는다는 생각은 그저 비웃음의 대상이 될 뿐이었다. 추월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 후로 참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구글이 애플의 왕좌를 빼앗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안드로이드 초창기 이야기를 하자니 완전히 할아버지가 된 기분이 들 정도다).
물론 지금 안드로이드는 모바일 시장 점유율에서 경주라고 말하기도 무색할 만큼 완전히 독주 중이다. 가트너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2016년 4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중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비율은 무려 81%에 달했다. 2위인 애플 폰이 18%고, 나머지는 존재감조차 거의 없다.
기타 등등 어쩌고 저쩌고. 이미 다 아는 얘기다. 더 이상 스릴은 없다.
하지만 잠깐! 이 지루한 경마에 새로운 구경거리가 등장했다. 이미 들은 사람도 있겠지만 스탯카운터(StatCounter)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인터넷 사용량을 기준으로 모바일 및 기타 플랫폼을 통틀어 가장 인기 있는 운영 체제 순위에서 안드로이드가 윈도우를 추월했다.
스탯카운터는 안드로이드가 아주 간발의 차이로 거함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를 최초로 앞질렀음을 확인했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량에서 안드로이드는 37.93%, 윈도우는 37.91%를 기록했다. 결과에 대해 스탯카운터는 “기술 역사의 이정표”, “한 시대의 끝”으로 논평했다.
솔직히 저 표현은 지나치게 선정적이다. 한 업체가 조사한, 겨우 1개월 범위에 국한된 0.02% 차이일 뿐이고 그나마 아시아 지역에서 데스크톱에 비해 모바일 기기의 사용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주 요인이다. 스탯카운터의 연구에 인용된 데이터 신봉자들이 뭐라고 하든 지각변동이라고 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나름 중요한 의미는 있다. 운영체제 시장 점유율 경쟁이 소비자가 각 기업의 충성스러운 치어리더가 되어 벌이는 이상한 팀 시합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다.
판매와 전체적인 온라인 활동 측면에서 이제 명확하게 드러난 안드로이드의 계속되는 성공을 보면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사용자를 유인하고 잡아두는 일을 아주 잘 하고 있음이 분명하고, 이는 곧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안드로이드를 중시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바로 그래서 위의 통계 수치가 중요하다.
안드로이드가 큰 그림에서 좋은 성과를 낼수록 더 많은 앱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에 투자하고 안드로이드를 우선하게 된다.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더 많은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눈에 띄는 기기와 액세서리를 만들게 된다. 그렇지 않은 기업은 인터넷 사용 소비자의 압도적 다수에 도달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는 상식적인 비즈니스 관점에서 점점 더 정당화하기가 어렵다.
현재 시점에서는 새 플랫폼이 안드로이드를 따라 잡기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게다가 크롬북에서의 안드로이드 앱 사용이 생태계에 미칠 영향까지 감안해야 한다. 지금 당장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핵심은 이렇다. 시장 점유율과 같은 분야에서 하나의 통계 또는 연구는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볼 때 지속되는 추세는 당연히 유의미하다. 사용자에게 간접적이지만 매우 현실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현실적인 영향이다. 이번과 같은 통계가 소비자인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도 그래서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