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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국 오라클 이수아 상무가 전하는 ‘디지털 혁신’ 이야기

Brian Cheon | CIO Korea 2016.09.20
오늘날 산업계의 화두는 단연 ‘디지털 디스럽션’이다. 파괴적 혁신을 의미하는 디지털 디스럽션은 비록 업종에 따라 체감 강도는 다를지언정 모든 산업에 걸쳐 관심사로 부상했다.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모빌리티 혁명에서부터 소셜,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에 이르는 디지털 충격파가 이제 경제 전반을 격렬하게 뒤흔들고 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무적인 현상은 CEO를 위시한 경영진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IT를 골치 아픈 무언가로 간주해 IT 부서에게 맡겨 놓던 과거와 달리, 디지털화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과 접촉이 찾은 경영진들에게서 뚜렷이 찾아볼 수 있는 경향이다.

그러나 비즈니스를 디지털화하기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자칫 막연한 논의로 이어지기 쉬우며 투자 대비 효과를 확인하는 것도 까다롭다. 기업 내외부에서 생각하지 못한 반발에 부딪히기도 십상이다. 한국오라클 이수아 상무를 만나 그간 디지털 혁신(DDE) 워크숍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발굴한 교훈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현장에서 느끼는 디지털 디스럽션 위기감
한국오라클이 국내에 디지털 혁신(DDE) 워크숍을 소개한 시점은 작년 9월이다. 이수아 상무는 그간 약 20여 곳의 기업과 만나 각각의 비즈니스 환경을 확인하고 디지털화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국내 기업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의외였던 사실이 있습니다. 많은 국내 기업이 디지털라이제이션에 대해 적극적인 조직 구조를 이미 가지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전략팀을 구성하거나 최고 디지털 책임자를 임명한 기업이 상당수였습니다. 이러한 전담 조직은 클라우드, 모바일, IoT, 소비자 경험 등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면서 디지털을 다루고 기업의 변혁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오라클 모빌리티 TFT를 이끌다 작년부터 오라클 미들웨어(MW) 디지털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이수아 상무는 디지털 디스럽션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기대 이상이었음을 먼저 언급했다. 새로운 기업이 출현해 새로운 시장을 가져가고 디지털로 인해 국가간 경계가 희박해지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혼합되는 현상을 비즈니스 현장의 기업들이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다는 것. 특히 최고 경영진이 이를 느끼고 디지털 전략 전담 부서 구성을 지시하는 경우가 흔했다고 그녀는 전했다.

“회사 내 변화를 시도하고 싶다, 디지털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설명해달라, 어떤 방법론을 이용해야 하느냐, 이러한 주문과 질문들을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제시하곤 했습니다. 디지털 디스럽션 위기감을 기업 전반에 걸쳐 공유하고 싶다는 원론적인 요구도 있었습니다. 대체적으로 위기감이 절실했고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공통점이었습니다.”

그녀에 따르면 이러한 위기감은 C-레벨 경영진 외에 고객과 접촉하는 부서에서도 두드러졌다. 일반 소비자들의 디지털 경험이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는 반면 기업 내 디지털 인프라는 구식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잦다. 기업이 소비자들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짐에 따라 대고객 부서에서 변화를 주문하고 나서고 있었다는 진단이다.

“기업 내 IT 부문이 오히려 보수적이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IT 부서와 같이 일하기 어렵다며 다른 대안을 찾아달라는 주문도 있었습니다. 디지털 아이디어는 많은데 어떤 그릇에 어떻게 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조직들이 전반적으로 그랬습니다.”

실수와 시행착오
이수아 상무는 이러한 고민을 품은 기업에게 오라클 디지털 혁신(DDE : Digital Disruption Experience) 워크숍을 구성해 서비스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대 4주의 기간 동안 진행되는 디지털 혁신(DDE) 워크숍은 지금껏 3곳의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상무는 그간의 미팅 및 워크숍 결과 기업들이 디지털 혁신과 관련해 흔히 범하는 실수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먼저 IT 인프라와 관련한 실수가 있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기존 IT 조직과 인프라를 배제하거나 배제하려 했습니다. IT 부문에 대한 불신이 큰 조직일 수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접근하면 비용 낭비가 너무 커집니다. 기존 인프라와 시스템을 송두리째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아닌, ‘연결’시키려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이수아 상무는 항공사를 예로 들었다. 모든 항공사는 배후에 방대한 I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혁신을 위해 IT 인프라를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해야 할까? 이러한 IT 인프라를 관리하는 인력들이 답답하게 반응한다는 이유로 디지털 혁신에서 배제시켜야 할까? 결코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중요한 것은 연결입니다. 모바일 앱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보다 다양한 정보 출처를 수용하고 애널리틱스 시스템과 연계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시스템 및 인력과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디지털 비즈니스 성패는 협업에 달려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디지털 혁신은 개별 기술이 아닌 ‘체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관점이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기술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실수도 있었다고 이수아 상무는 전했다. 이러한 경향은 IT 부문이 선도적인 기업에서 종종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IoT나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 자체 집중하는 실수도 있습니다. 기술과 관련해 정교한 로드맵을 구축하고 해당 로드맵을 준수하려는 태도입니다. 그리고 혁신성을 과시하는 겁니다. 하지만 디지털 혁신의 ROI는 선도적 기술 자체가 아닌 고객과 현업의 반응에서 비롯되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수아 상무는 경험이 빠진 디지털 프로젝트는 실패로 귀결된다고 잘라 말했다. 소비자의 경험과 현업 사용자의 경험에 줄곧 유의하고 확인하면서 프로젝트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완벽한 디지털 전략이라는 것이 가능할까요? 실수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실수를 염두에 둔 계획을 진행해야 합니다. 실수를 빠르게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성해야 합니다. 참고로 이는 디지털 혁신 시기를 앞당기는 효과도 가져다 줍니다. 완성도 높은 계획을 세우려다 우물쭈물하며 시기를 놓치는 실수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요약하자면 일단 저지르는 태도가 필요하되, 실수를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수아 상무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것은 ‘재미’였다. 위기감과 절실함에서 비롯된 ‘심각함’ 자체가 실수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디지털은 심각하면 안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디지털 혁신에는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이는 공유와 참여라는 단어와 연결됩니다. 조직 구성원은 물론 소비자들까지도 참여하고 기여하고 실감할 수 있게 하려면 ‘재미’라는 단어를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게임화’(Gamification)에 주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라도 슬림하고 민첩한 조직 구조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수많은 별들이 등장할 디지털 혁신의 미래
이수아 상무는 전세계 모든 업종에서 나타나고 있는 디지털 디스럽션 현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상상해보라고 주문했다. 과거에는 진입장벽이었던 기술이 보편화되고 국경과 지역, 언어 장벽이 허물어진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기반해 기업을 만들기 더욱 쉬워지며, 이는 경쟁 기업이 더 빠르게 나타나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개인의 아이디어가 있으면 나머지는 ‘서비스로서의 비즈니스’가 채워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조그맣게 나뉜 수많은 디지털 조각이 핵심 비즈니스와 조합돼 플랫폼을 이뤄 에코 시스템을 형성할 것이라는 생각을 부쩍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마지 우주와 같을 것 같습니다. 거대한 빅뱅 이후 수많은 신생 별들이 태어나는 겁니다. 지금까지의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낼 변화는 어쩌면 아무 것도 아닐지 모릅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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