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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 글로벌 트렌드

재택 근무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애플, 왜 보수적일까?

David Price  | Macworld 2022.05.12
고객 관점에서 애플은 원활한 원격 작업을 지원하는 훌륭한 기업이다. 지루하고 시끄러운 함성이 난무하던 과거 행사와는 달리, 매끄럽고 빠른 가상 행사를 능숙하게 치를 줄 안다, 제품 출시 브리핑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면 미디어나 기자에게도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하고 현장까지 오가는 부담을 덜어준다. 애플은 전화, 온라인 채팅을 통해 기술을 지원하고, 우편으로 제품을 수리해서 보내주며 사용자 친화적인 웹 스토어를 운영한다. 애플 스토어에 단 한 번도 발을 들이지 않은 사람이라도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손쉽게 제품을 구매하고 집안 곳곳을 애플 제품으로 장식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유연성을 왜 애플 직원에게는 적용하지 않을까? 지난 몇 년 동안 애플은 원거리에서도 효과적으로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왔으면서, 왜 정작 애플 직원은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해야만 할까?
 
ⓒ Apple

애플 직원은 애플의 사무실 복귀 방침에 진작부터 불만을 표시해왔다. 지난해 여름 CEO 팀 쿡은 전 직원이 가을부터 주 3회 사무실에 출근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그 사흘도 전 직원에게 똑같이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을 적용했다. 애플 직원은 더 높은 유연함과 커뮤니케이션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서 직원들은 애플의 원격/이동 업무 정책과 관련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이미 퇴사를 결정한 동료 직원이 있음을 경고하면서, 유연함이 주는 포용성이 없으면 많은 직원이 가족과 행복, 최선의 업무 역량의 조합과 애플 직원으로의 삶 중에서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3일 출근 계획은 지연됐지만 방향이 바뀐 것은 아니다.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에 따르면 애플의 주 3일 출근 정책은 오는 5월 23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직원의 우려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5월 7일에는 애플 머신러닝 부문 책임자가 사무실 복귀 정책에 반발하고는 유연성을 늘리는 것이 팀을 위한 최선의 정책이라고 주장하며 퇴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다른 공개 서한은 애플의 혼합 업무 정책이 유연한 업무를 인정하지 않으며, 그 배경은 두려움, 즉 업무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 직원의 자율성에 대한 두려움, 회사의 통제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주장했다.

인재 유지는 호시절에도 어려운 일이며 애플 같은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지금은 고급 인재를 데려오기 쉬운 시대가 결코 아니다. 지속적인 직원 불만을 이렇게 오랜 기간 무시하는 것은 최고의 직원이 회사에 등을 돌리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이다.
 
ⓒ  Apple
 

혁신적인 발견에 사무실이 필요하다는 환상

애플 경영진이 이토록 대면 업무 방식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뢰의 문제일 수도 있다. 등 뒤에서 살펴보는 상사가 없어도 직원이 제대로 일할 것을 믿을 수 있을까? 프로토타입 데이터를 집에 가져가서 소셜 미디어에 유출하지 않는다고 믿을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신뢰의 문제는 잠시 접어두고, 일단 우연한 발견이라는 요소에 초점을 맞춰보자. 우연한 발견이란 여러 부서의 사람이 회사 구내식당에서 맞닥뜨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연히 아이팟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발명한다는 개념이다.
 
최근의 공개 서한에서도 언급했듯 이 개념은 애플 파크처럼 거대한 현대적 작업 공간과는 거의 무관한, 비현실적이고 구시대적인 시각에 기초한다. 커뮤니케이션 장벽을 극복하고 부서를 연결할 때 필요한 것은 우연한 운이 아니라 체계적인 계획이라고 서한은 주장했다. 여러 부서의 구성원이 프로젝트를 이야기하려면 용도에 필요한 슬랙 채널을 만들고 논의하자고 요청하면 된다. 프로젝트를 상의하는 사람들이 같은 시간대에 우연히 같은 엘리베이터에 타기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후자가 확실히 더 나은 방법이고, 원격으로도 가능한 일이다.
 
아직 가상 회의의 수준이 대면 회의에 미치지 않는다는 점은 필자도 인정한다. 텍스트는 물론 회상 채팅에서도 포착할 수 없는 사회적 작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필자를 비롯한 일부 사람들은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쪽이 더 편하고 참여 의지도 강해진다고 느낀다. 그러나 이런 점도 직원이 가상 채팅에 익숙해질수록 그 중요도가 낮아질 것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주 3일 사무실 출근이라는 경직되고 강압적인 전사적 정책은 부담이 될 뿐이다.
 
필요에 의해 원격 운영 방법을 배울 수밖에 없었던 기업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애플만큼 그 시스템을 원활하게 운영할 조건을 갖춘 기업은 없다. 맥북 프로부터 아이패드 프로, 에어팟과 스튜디오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애플은 필요한 이동성과 성능에 따라 직원 요구를 충족할 완벽한 하드웨어를 보유했다. 실제로 애플 마케팅 자료를 보면 이와 같은 제품을 원격 작업에 이상적인 툴로 홍보한다. 

애플은 자체 메시징 및 화상 채팅 앱이 있고 내부 보안 및 소프트웨어 전문 지식도 보유했다. 애플은 필자를 포함한 7명의 기자와 애플 제품 데모 부서가 참여하는 화상 채팅을 개설하고 저널리스트들에게 원격으로 기밀유지 협약 서명을 받아간 다음날 리뷰 샘플을 보냈다. 이 정도라면 내부 회의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우연한 발견, 대면 토론을 바탕으로 한 문화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더라도, 애플 직원이 지적하듯 그런 생각은 팬데믹 이전에도 사실이 아니었고, 당연히 미래에 지속될 필요도 없다. 사실 애플의 특별한 점은 뛰어나고 헌신적인 인력과 그 인력이 어디서나 효과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 자원이 거의 독보적인 수준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애플이 직원의 불만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 인력은 재능을 발휘할 다른 곳을 찾아 나서게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Tags 원격근무 하이브리드업무환경 재택근무 애플 애플파크 팀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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