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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RTX 20 시리즈 발매 2년, 레이트레이싱과 DLSS의 현주소

Brad Chacos | PCWorld 2020.09.10
미래의 언젠가 역사학자들이 게임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온 그래픽 카드를 되돌아본다면 아마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할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 시리즈일 것이다. 가장 먼저 이 시리즈를 구입한 게이머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엔비디아는 9월 1일 출시를 앞둔 차세대 그래픽 카드 지포스 RTX 3090의 혁신적인 설계 정보를 공개했다. 지난 2년간의 레이트레이싱 게임과 DLSS 발전 양상, 가격 인하 변화 등을 되돌아보면서 새 그래픽 카드가 어떤 모습일지 예상해 보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부분, 부정적인 부분이 혼재한다. 엔비디아 RTX 기술은 두드러지는 성과도 갖고 있지만, 동시에 상당한 문제점도 있었다. 지원하는 게임은 기대에 못 미쳤다.  마인크래프트 RTX처럼 눈을 즐겁게 하는 게임도 있지만 말이다. 
 

RTX가 게임 환경 개선에 기여한 점 

2018년 9월 출시된 엔비디아 RTX GPU에는 게임을 향상시키는 기술들이 가득했다. 
 
ⓒ NVIDIA
 
가장 큰 조명을 받은 것은 당연히 실시간 레이트레이싱이다.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다이렉트X 레이트레이싱 API를 기반으로 실제 게임에 구현되는 프레임률로 첨단 라이팅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첫 번째 그래픽 카드를 선보였다. 이런 작업은 전용 RT 코어가 도맡았다. 또한 지포스 RTX 20 시리즈에는 엔비디아 데이터센터의 기술이 적용됐다. 게임에 머신러닝 역량을 응용한 텐서 코어를 말한다. 자체 개발한 DLSS(Deep-Learning Super Sampling) 기술을 바탕으로 AI가 프레임률을 향상시키고, 레이트레이싱이 가져오는 성능 하락을 줄이는 기술이다. 

이런 RTX 기술에 더해, 엔비디아 튜링 GPU에 새로 도입된 VRS(Varable Rate Shading)과 메시 쉐이딩(Mesh Shading) 기술은 개발자들에게 복잡한 장면에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스마트한 도구를 제공할 수 있다. 경쟁 상대가 없는 최고성능 지포스 RTX 2080 Ti는 4K 해상도에서 시각적인 성능 향상 없이 60fps라는 장벽을 넘은 첫 번째 일반용 그래픽 카드다. 이것은 새로운 4K 게임용 모니터 제품 다수의 출시로 이어졌다. 클릭 한 번으로 RTX GPU의 성능을 강화하는 자동 오버클러킹 도구도 제공하고 있다. 몇 달 후에 AMD 라데온 소프트웨어도 유사 기능을 도입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기술 발전은 놀라웠다. 많은 기술이 윈도우 PC와 차세대 엑스박스 시리즈 X 콘솔을 기술적으로 통합하고 ‘전체 게임 생태계의 전력 승수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다이렉트X 12 얼티밋 API의 주춧돌 역할을 맡았다. 신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한 엔비디아는 레이트레이싱 하드웨어를 탑재한 그래픽 카드의 이름을 그때까지의 GTX에서 RTX로 바꿨다. 지포스 RTX 20 시리즈는 모든 세대를 망라한 게임들의 토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RTX가 게임 환경 악화에 미친 영향 

엔비디아의 새로운 하드웨어는 게임 생태계에 변화를 가져왔지만, 그 변화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환영 받지 못한 변화도 있었다는 의미다. 
 
ⓒ NVIDIA

지포스 RTX 20 시리즈 모델들은 이전 세대보다 훨씬 더 비싼 가격에 출시됐다. RTX 2080의 출시 가격은 700달러로, 600달러였던 기존의 GTX 1080보다 100달러가 더 비쌌다. 지포스 RTX 2070도 100달러 정도가 더 비쌌다(처음 몇 달 동안 실제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은 이 수준을 넘어섰다). 지포스 RTX 2080 Ti의 가격은 무려 1,200달러였다. GTX 1080 Ti보다 500달러가 더 비싼 가격이었다. 엔비디아는 999달러짜리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3자리 수에 이르는 높은 가격이 책정된 RTX 2080 Ti 모델은 마케팅용 베이퍼웨어에 불과했다. 

제품 리뷰가 나오면서 반응은 더욱 냉담해졌다. 물론 전용 RT와 텐서 코어 덕분에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레이트레이싱 기능을 구현한 GPU지만, 전통적인 게임 성능은 동일한 가격대의 전작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고성능 제품인 지포스 RTX 2080 Ti는 (여전히 경쟁 상대가 없는 수준으로)전례가 없는 4K 게임 환경을 전달했다. 그러나 700달러짜리 지포스 RTX 2080의 성능은 1년 전 출시 당시 700달러의 가격표가 붙었던 GTX 1080 Ti와 비슷했다. 이 또한 전례가 없었던 일이다. 유사하게 500달러짜리 RTX 2070의 프레임 성능은 2년 전 500달러에 출시됐던 GTX 1080과 비슷하다. 
 
ⓒ NVIDIA

게이머들은 실망했다. 출시 몇달 뒤, 엔비디아는 투자자들에게 RTX 매출이 기대 이하라고 인정했다. 1년 뒤에는 RTX 슈퍼 모델이 출시되었고, 지포스 RTX 2060 가격이 인하됐다. AMD 라데온이 부활한 결과였다. 덕분에 매출은 증가했다. 

레이트레이싱을 지원하는 게임 출시가 늦어진 것도 새 카드에 대한 기대 하락에 일조했다. 
 

실시간 레이트레이싱 : 속도가 더딘 도입 

최첨단 기술을 서둘러 도입할 때는 어느 정도의 고통이 수반된다. 지포스 RTX 20 시리즈도 정확히 같은 상황을 겪었다. 

당시 PCWorld는 RTX 20 그래픽 카드를 리뷰하면서 최종 평가를 미루는 전례 없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면서 “지포스 RTX 2080과 지포스 RTX 2080 Ti의 진짜 잠재력은 심지어 리뷰어들도 접근할 수 없는, 현재 제공되고 있지 않은 기술에 달려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레이트레이싱 미래에 대한 비전을 수용한 경우에도, 이 고가 그래픽 카드가 출시되던 시점에서는 레이트레이싱이나 DLSS를 지원했던 게임이 단 1종도 없었다. 게이머들은 말 그대로 약속과 잠재력을 믿고 그래픽 카드를 구입한 것이다. 
ⓒ NVIDIA


심지어 윈도우도 실시간 레이트레이싱을 지원하지 않았다. 지포스 RTX 2080과 2080 Ti는 2018년 9월 20일 출시됐는데. 레이트레이싱을 구동하려면 윈도우 10 2018년 10월 업그레이드를 설치해야 했다. 2018년 10월 업그레이드는 레이트레이싱과 RTX 기술의 기반이 되는 다이렉트X 레이트레이싱 API가 도입된 업데이트다. 그렇지만 2018년 10월 업그레이드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1월 중순까지 업데이트를 배포하지 않았다. 

최첨단 시각 효과를 체험하기 위해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엔비디아의 핵심 RTX 파트너인 배틀필드(Battlefield) V가 곧 출시됐고, 레이트레이싱 리플렉션과 DLSS를 지원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정도는 아니었다. 속도가 빠른 배틀필드 같은 슈팅 게임에서는 레이트레이싱 리플렉션의 영향이 기존의 조명 효과보다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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