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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2021년형 애플TV 4K, 스트리밍 박스에 대한 집념의 결정판

Jared Newman | TechHive 2021.06.09
애플TV 4K를 보고 있으면 애플의 집념에 감탄하게 된다. 모두가 '50달러 이하'의 스트리밍 동글을 선호한다는 압도적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여전히 '179달러'짜리 스트리밍 박스를 고집한다. 애플은 가장 빠른 프로세서, 최고의 소재, 멋진 부가 기능 등 어떤 것도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홈킷(HomeKit) 스마트 홈 허브이자 스레드(Thread) 보더 라우터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이 덕분(?)이다.
 
© Jared Newman / IDG

결과물은 확실히 정교하다. 신형 애플 TV 4K는 속도, 소재, 앱 지원, 프라이버시에서 다른 스트리밍 플레이어를 능가하고, 2021년형 새 리모컨은 이전 버전의 최대 불만을 불식한다. 또한 이 제품은 볼만한 영상을 고르는 경험을 즐겁게 만드는 소소한 기능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 중 어떤 것도 이 가격표를 정당화하기에는 부족하다. 아마존의 파이어 TV 스틱 4K(Fire TV Stick), 크롬캐스트 구글 TV(Chromecast with Google TV) 역시 4K HDR을 재생하지만 가격은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들 기기 역시 자신만의 특별한 기능도 지원한다. 애플 TV 4K는 그만한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면 돈값을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니라면 굳이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애플 스트리밍 박스의 내부

2021년형 애플 TV 4K는 이전 모델과 같은 검은 퍽 디자인이고, 상부는 무광택 마감이다. 둥근 모서리의 측면은 광택 마감이다. 파워 서플라이가 박스에 매립돼 있어 전선에는 뭉툭한 어댑터가 달려 있지 않다. 후면에는 전원 커넥터, HDMI 2.1 입력 단자, 기가비트 이더넷 포트가 있다.

애플 TV 4K는 A12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2017년의 A10에서 업그레이드됐다. 그러나 속도 차이는 구분하기 어려웠다. 둘 다 부드러운 스크롤, 정교한 애니메이션을 자랑하고 홈 버튼을 더블 탭 해 최신 앱 사이를 전환할 수 있다. 또한 둘 다 4K TV의 메뉴를 스크롤 할 때 간혹 디스플레이가 고르지 못하다.
 
저렴한 경쟁 제품과 달리 애플 TV 4K는 기가비트 이더넷 포트를 지원한다. USB 액세서리는 사용할 수 없다. © Jared Newman / IDG

눈에 띄는 성능 향상은 없지만, A12 칩은 초당 60프레임의 돌비 비전 HDR이 가능한 듯하다. 이전에는 돌비 비전 콘텐츠는 초당 최대 30프레임이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이론적인' 장점에 불과하다. 거의 모든 영화와 TV 프로그램이 초당 30프레임을 지원하고 거의 모든 스포츠 행사가 1,080p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아이폰 12 프로를 쓰는 사용자라면 직접 제작한 돌비 비전 영상을 애플 TV를 통해 대형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규격은 이전과 동일하다. 돌비 비전, HDR10+, 돌비 애트모스 오디오를 지원한다. 또한 애플 TV 4K는 외부 헤드폰 연결을 위한 블루투스를 지원하고, 다른 기기로부터의 미디어 스트리밍을 받아 전송하거나 아이폰 콘텐츠를 TV에서 재생하는 에어플레이 2(AirPlay 2)를 지원한다.
 

리모컨 개선

2021년형 애플 TV 4K의 가장 큰 변화는 스트리밍 박스가 아니라 시리 리모컨이다. 논란거리였던 2017년 버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이전 애플 TV HD와 애플 TV 4K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로 판매하기도 한다.
 
2021년형 시리 리모컨에는 클릭 가능한 방향 패드, 전원 버튼, 음 소거 버튼이 들어갔다. © Jared Newman / IDG

그렇다. 신형 리모컨에는 이제 제대로 된 방향 패드가 달려 있고, 스와이프 제스처를 선택 기능으로 바꿨다. 방향 패드를 스와이프하면서 메뉴 사이를 이동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외부 링을 클릭하면 된다.

또한 리모컨은 이전 모델보다 더 길고 더 크고 더 무겁다. 소파 쿠션 사이로 사라질 확률이 줄었다. 깨지기 쉬운 유리 대신 전·후면 알루미늄을 채택했고, 버튼 역시 부드러운 질감의 코팅 덕분에 약간 개선된 느낌이다. 리모컨은 이제 음성 제어가 있었던 부분에 전원 버튼과 음 소거 버튼이 있다. 시리 버튼은 리모컨의 우측으로 이동했다.
 
새 리모컨은 기존 리모컨보다 두껍다. 시리 음성 명령 버튼은 오른쪽 모서리로 위치를 옮겼다. © Jared Newman / IDG

실질적으로, 이는 평범한 사람에게 '덜 이질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금속 마감은 애플 TV 4K가 다른 스트리머보다 더 세련됐다는 인상을 준다. 또한 아무런 설정 없이도 음량 조절을 위해 TV나 사운드바를 탁월하게 감지한다. 물론 필요하다면 IR 음량 기능을 수작업으로 설정할 수 있다.

리모트가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리모컨 상에서 스와이프해야 할지 클릭을 해야 할지 정말 혼란스럽다. 그리고 심지어 클릭하더라도 우발적으로 스와이프가 심심찮게 이루어진다. 터치패드는 애플 메뉴에서 완전히 끌 수 있지만, 대신 편리한 빨리 감기나 되감기 기능을 쓸 수 없다. 또한 방향 패드 주위의 회전 제스처로 영상에서 신속히 이동할 수 있지만 이는 실행하기가 까다로웠다. 애플의 하이브리드 터치-앤-클릭 개념은 여전히 훌륭하지만 애플은 소프트웨어 측면을 더 다듬어야 한다.
 
다양한 TV와 사운드바 등을 제어할 수 있다. 볼륨 제어를 수동으로 설정할 수도 있다. © Jared Newman / IDG

리모컨을 분실했을 때 쉽게 찾을 수 없는 문제도 있다. 리모컨을 추적할 스피커 또는 U1 칩을 포함했다면 좋았을 것이다(물론 가격이 더 올라갔을 것이다). 현재는 시리 리모컨을 잃어버리거나 고장 나면 59달러를 내고 새로 사야 한다. 에어태그를 붙이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광고 없고 프라이버시 강화

애플 TV는 2017년의 마지막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후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두드러진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미 당시부터 tvOS는 미래 지향적인 TV 플랫폼의 하나였다. 다양한 앱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를 둘러보기 할 수 있는 통합 콘텐츠 가이드까지 지원했다.
 
한 화면에서 다양한 TV 프로그램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 Jared Newman / IDG

단, 이 가이드의 이름은 혼란스럽게도 ‘애플 TV 앱’이다. 홈 버튼을 누를 때마다 나타나 시청했던 마지막 영화 또는 쇼를 보여주고 다음에 시청할 추천 영상을 제시한다. 이는 스트리밍 TV가 주는 즐거움이지만, 아직도 넷플릭스와의 통합되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전통적인 앱 런처도 홈 버튼 두 번 클릭으로 사용할 수 있다. 1회 클릭을 기본값으로 변경할 수 있다. 앱의 다양성은 다른 스트리머 보다 더 뛰어나다. 파이어 TV, 로쿠처럼 홈 화면을 어지럽히는 광고가 없고, 심지어 앱을 폴더로 정리할 수 있다.
 
불쾌한 배너가 없어 앱이 화면의 더 많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 Jared Newman / IDG

데이터 프라이버시 또한 특별하다. 새 앱을 시작할 때마다 다른 앱 또는 웹사이트와 데이터를 공유할 것인지 묻는다. 애플의 앱이나 웹사이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크게 보았을 때, 애플은 표적 광고를 목적으로 이용자의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 반면 로쿠, 구글, 그리고 여러 스마트 TV 업체는 이를 이용해 돈을 번다. 애플 TV는 만능 프라이버시 방패는 아니지만(개별 앱은 여전히 이용자의 시청 습관에 대해 무슨 데이터든지 수집할 수 있다), 데이터 유통을 제한하는 데 있어 다른 플랫폼보다 더 신경을 쓰는 것은 분명하다.
 
애플 TV 앱은 사용자를 추적할 때 반드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완벽하게 차단할 수도 있다. © Jared Newman / IDG

애플은 로쿠 및 파이어 TV 소유자에게 골치 아픈 일이었던 채널 방영 계약 문제라는 촌극에서 그럭저럭 벗어나 있다. 즉 애플 TV 상에서 일시적이든, 또는 그렇지 않든, 인기 앱을 쓰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다른 소소한 개선 사항들

지금까지 필자는 애플 TV 4K가 커다란 즐거움을 선사하는 부분을 개괄적으로 다루었다. 그러나 이 기기는 다른 스트리밍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소소한 기능이 가득하다.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 블루투스 헤드폰이 무난하게 작용한다(파이어 TV는 그렇지 않다).
  • 최근 앱 사이를 전환할 수 있는 메뉴가 있다(엔비디아 실드 TV만 유사한 기능이 있다).
  • 음성으로 비밀번호를 입력할 수 있다.
  • 스마트폰으로부터 미디어를 전송하거나 TV를 여러 방의 오디오에서 재생할 수 있는 에어플레이(AirPlay)를 지원한다.
  • 스마트 홈 기기를 제어하는 홈킷 허브로서 기능한다.
  • PIP(Picture-In-Picture) 기능을 지원한다.
  •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를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근사한 iOS 게임 시스템이 된다.
  • 애플워치를 가지고 있다면 애플 피트니스플러스(Apple Fitness+) 운동 중에 대형 화면에서 훈련 데이터를 볼 수 있다.
 
애플 TV는 에어플레이로 시스템 전반에 걸쳐 PIP를 지원한다. © Jared Newman / IDG

애플 TV에서는 시리 또한 빛을 발한다. 상세 장르 검색 시 특히 편리하다. '인디 공상 과학 영화’나 ‘90년대 범죄 드라마’ 등을 말로 검색하고, ‘가장 인기 있는 것만’이라든지 ‘넷플릭스에 있는 것만’ 같은 명령어로 결과를 추가 필터링할 수 있다. 별도 조작 없이 음성으로만 영상을 시작할 수 있는 앱도 다양하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손을 사용하지 않고 이러한 명령을 홈팟(Homepod) 스피커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 기능이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다른 어느 기기보다 더 통합됐다고 느끼게 한다.
 
시리는 원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찾을 때 매우 편리하다. © Jared Newman / IDG

단, 애플 TV 4K에도 여전히 한계가 있다. 아마존의 파이어 TV 기기와 구글 크롬캐스트는 핸즈-프리 음성 제어에서 여전히 우월하고, 로쿠는 무료 콘텐츠를 선별하는 데 뛰어나다. 엔비디아 실드 TV는 HD 영상 처리가 훌륭하고 프로 제품은 미디어 센터나 DVR 서버를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멋진 고급 기능이 있다.

정리하면 애플 TV의 179달러 가격표는 여느 4K HDR 스트리밍 기기와 영상 품질이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히 부담스럽다. 그러나 다른 여러 가지 기능과 활용성을 고려하면 이 제품은 역대 애플 TV 중 가장 멋진 기기이고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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