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네이트’ 뉴스 덧글, 이름 걸고 달아라”
통합 ‘네이트’ 공식 출범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D데이는 2월28일. 엠파스와 네이트닷컴이 몸을 섞은 모습이 어떤 식으로 나타날 지 관심들이 적잖다.
주요 변화들에 대해서는 여러차례 공지를 통해 대략이나마 소개된 바 있다. 요컨대 이미지·동영상 검색 기능이 강화되고, 싸이월드는 네이트온 메신저와 더욱 긴밀히 연동되는 식이다.
이런 가운데 SK커뮤니케이션즈가 2월25일 통합 네이트 뉴스서비스 운영 방침을 공개했다. 인위적 편집은 사라지고, 덧글은 완전 실명제로 바뀐다.
이를 위해 네이트는 자체 이슈 체크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전까지 주요 포털이 특정 주제관련 기사들을 편집자 손을 거쳐 배열한 데 반해, 네이트는 자체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온전히 기계식 뉴스 배열만 제공할 방침이다. SK컴즈쪽 설명대로라면 “관련 이슈에 대해 네이트가 제공하는 언론사 기사를 모두 보여줄 계획”이란다.
알고리즘 작동 방식은 이렇다. ①언론사가 기사 속에서 다룬 주요 키워드를 추출한 다음 ②키워드 중복도, 다른 기사와의 연관도 등을 분석해 이슈가 되는 기사군을 선정한 뒤 ③앞서 추출된 주요 키워드를 토대로 이 기사군의 헤드라인을 뿌려주는 식이다.
이용자는 한 주제에 대해 네이트에서 제공하는 모든 언론사의 기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주제 선정은 ‘시스템’이 담당하고, 주제에 대한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는 형태다. 이를 위해 SK컴즈는 ‘지능형 뉴스 시스템’(INS)을 시범 도입하고 안정성과 정확성을 더욱 높인 뒤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네이버는 일부 언론사가 직접 취사·편집한 기사를 메인화면 뉴스박스에 노출시키고, 해당 기사를 누르면 언론사닷컴 뉴스페이지로 직접 이동하는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은 편집인이 주요 이슈관련 특정 언론사 기사를 선택해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컴즈쪽 설명대로 ‘해당 이슈 관련 모든 뉴스’의 최대치가 몇 개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정해진 공간에서 얼마나 많은 기사들을 독자들이 불편하지 않게 뿌려줄 지가 관건인 셈이다.
덧글에 대한 책임도 강화된다. 새로 출범하는 네이트에선 지금껏 제공된 제한적 본인확인제에 더해 덧글 실명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네이트가 준비중인 덧글 실명제란, 말 그대로 덧글 작성자의 실제 이름이 노출되는 방식이다. 이는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적용해 로그인을 거쳐 덧글을 달고 작성자 아이디나 필명이 노출되는 네이버나 다음보다 좀더 강화된 본인확인 방식이라 하겠다.
이에 대해 SK컴즈쪽은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수준의 덧글을 규제하는 수단으로 작용했다면, 덧글 실명제는 토론 문화를 해치는 무의미한 악플을 제한시켜 악의적 이슈 재생산을 막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SK컴즈가 운영하는 싸이월드는 완전 실명제 서비스로 악플과 스팸이 적은 클린 사이트임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러한 청정 인터넷 문화를 네이트 뉴스에도 적용해, 보다 건전한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통합 네이트와 싸이월드간 뉴스 덧글도 통합되며, 이용자가 지정한 관심 키워드별로 최신 뉴스를 제공하는 ‘뉴스포켓’ 서비스로 맞춤형 뉴스 기능도 강화할 예정이다.
주형철 SK컴즈 대표는 “이번 네이트 뉴스 개편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다양성 추구에 중점을 두었다”며 “새 뉴스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은 시스템을 통한 객관적 잣대로 선정한 헤드라인 뉴스와 해당 관련기사를 한 페이지에서 모두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덧글 실명제 방식이 SK컴즈쪽 생각대로 ‘악플을 제한시켜 악의적 이슈 재상산을 막는 데 효과가 있을’ 지는 의문이다. 필명이나 아이디가 노출되는 것과 실명이 노출되는 방식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 지도 뚜렷이 입증된 바 없다. ‘악플 방지’란 명분은 정부당국이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도입할 때도 똑같이 내세운 논리 아니었던가. 어차피 본인 확인을 거치고 로그인해 덧글을 다는 지금의 제한적 본인확인제로도 덧글 작성자 신분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이름 걸고’ 덧글 달면 적어도 작성자의 심리적 자기검열 효과는 줄 수 있을 테다. 굳이 지금의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두고 실명 덧글제를 도입하는 것도 이런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일 게다. 허나 실명으로 줄줄이 도배되는 웹사이트가 ‘청정 인터넷’의 필요조건은 아니다. ‘악플’은 법에 따라 처리하면 되고, ‘비판글’은 논리적으로 반박하거나 수용하면 될 일이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다. 찬양과 칭찬 일색의 덧글만 놓고 제대로 된 소통이라 믿지 않는다면 말이다. 자꾸 본인을 노출시키는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만 골몰하느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덧글을 더 잘 노출시킬 시스템을 짜는 데 정성을 쏟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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