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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스마트폰 베젤 경쟁을 멈춰야 하는 이유

Michael Simon | PCWorld 2019.08.09
스마트폰 베젤을 죽이는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가장 최근 공개된 삼성의 갤럭시 노트 10은 베젤이 거의 없는 디자인으로 시각적 매력이 넘치는 화려한 휴대폰이다. 

삼성만이 아니다. 화웨이와 원 플러스 역시 얼핏 보았을 때 디스플레이 모서리가 실질적으로 눈에 띄지 않도록 만드는 곡면 스크린을 가진 휴대폰을 판매한다. 팝업 카메라와 노치를 적용해 디스플레이를 프레임의 최정상까지 끌어올렸다. 바로 지난 주 오포는 ‘워터폴(waterfall)’ 스크린을 공개했다. 휴대폰 측면을 사실상 디스플레이로 감싸는 88도 접힘을 특징으로 한다. 이들 모두는 흉물스러운 베젤을 영원히 제거한다는 명분 하에서 실행되고 있다. 

그리고 필자는 이제 질렸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듀드롭 스크린(Dewdrop screen) 이 아름다운 외형에 기여한다는 것은 인정한다. 노트 10 사진을 본다면 다른 것을 굳이 볼 필요가 없다. 그러나 아름다움의 이면을 보라. 얇은 베젤이 하는 일은 휴대폰을 사용하기 더 어렵게 만들고 부서지기 더 쉽게 만드는 것뿐이다.   
 

작아진 베젤, 많아진 문제 

목표는 물론 세계 최초의 완전히 베젤이 없는 폰을 만드는 것이다. 몇몇 회사는 컴포넌트와 버튼을 스크린으로부터 또는 스크린 아래로 이동시키는 허황된 개념을 선보였다. 오포는 이미 인-스크린 셀피 카메라를 개발했다. 베젤이 거의 없다는 것은 이미 정상적인 가격보다 더 많은 가격을 지불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궁극적인 신분의 상징이라면 100%의 스크린 비율을 가진 최초의 휴대폰을 소유하는 것일 것이다. 
 
삼성은 갤럭시 S10+(오른쪽)의 베젤을 S9(왼쪽)에 비해 많이 줄였다. ⓒ CHRISTOPHER HEBERT/IDG

일단 곡면 유리의 화려함을 지나고 나면 엣지 투 엣지(edge-to-edge)  디스플레이로 우리가 진정으로 얻는 것은 무엇인가? 이들은 부서지기 더 쉽고, 우발적 터치에 더 민감하다. 

전면 스테레오 스피커, 홍채 스캐너, IR 블래스터를 잃었다면 수많은 특성들 역시 잃었을 것이다. 계속 줄어드는 휴대폰은 베젤 없는 디스플레이의 명목으로 심지어 배터리 용량까지 희생시켰다. 

이제 셀피 캠 역시 좋아지기 보다 나빠질 확률이 높다. 오포의 인-스크린 카메라는 일반적인 셀피 카메라보다 품질이 낮고, 흐림 제거, HDR, 화이트 밸런스 등을 위해 알고리즘에 의존한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구글의 AI 로 구동되는 컴퓨테이셔널 포토그래피(computational photography)가 아니라면 결과는 형편 없다.   

모두 같은 이야기다. 스마트폰 회사들이 아름다운 외형을 위해 경쟁함에 따라 편안함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와중에 기능성과 혁신마저 소실되고 있다. 커다란 휴대폰은 이미 사용하기가 어색하긴 하다. 그러나 베젤을 제거한다면 휴대폰을 편안하게 들고 있기가 훨씬 더 힘들다. 

애플의 아이폰 XS는 거의 완벽에 가깝다. 갤럭시 10의 극히 작은 디스플레이 모서리에 비하면 아이폰 XS의 2mm 베젤은 1인치 두께나 마찬가지이다. 아이폰 XS는 쥐기에 더 편하고, 잠금 해제하기가 더 쉽고, 외형 또한 멋지다. 그러나 삼성은 인피니티 디스플레이가 없는 주력 휴대폰을 결코 내놓지 않을 것이다. 잡기 어렵고 불편한 것은 문제가 아니다. 
 

생체 인식의 붕괴 

사라져가는 베젤은 오래 전부터 스크린 아래의 지문 센서를 예고했다. 여러 해 동안 안드로이드 폰은 후면 센서를 가지고 있었다. 수용할 수 있지만 언제나 이상적이지는 않은 해법이다. 이제 이 센서가 이론 상 나무랄 데가 없는 온스크린 버전으로 대체되고 있다.  

필자는 온스크린 지문 센서를 발전으로 보아야 하는지 확신할 수 없다. 몇 가지를 테스트해보았지만, 어느 것도 물리적 스캐너와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더 느리고, 더 불편하다. 그리고 처음 몇 번의 시도에서 이들은 아예 작동조차 않기 일쑤였다.   
 
인디스플레이 지문 센서는 미래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용적이진 않다.ⓒ MICHAEL SIMON/IDG

한편, 온스크린 센서의 발전은 안드로이드 폰에 애플의 페이스 ID에 필적할만한 무엇도 없다는 의미이다. 거의 2년 전부터 애플은 보다 편리하고 안정적인 안면 인식을 위해 홈 버튼과 터치 ID를 버렸다. 안드로이드에서 이에 가장 가까운 것이라면 LG의 G8에 있는 ToF(Time of Flight) 센서 정도이다. 

정말 중요한 차세대 생체 측정은 베젤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으로 인해 뒤로 밀려난 것이 분명하다. 삼성은 S10에서 홍채 스캐너까지 버렸다. 베젤이 너무 줄어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왼쪽의 아이폰 XR은 원 플러스 6T나 픽셀 3XL, 갤럭시 노트9 등에 비해 베젤이 두껍긴 하지만, 이 중 가장 좋은 제품일 수도 있다. ⓒ CHRISTOPHER HEBERT/IDG

아이폰 XR의 79% 스크린 비율은 S10+의 89%에 비하면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브랜드 충성심이 아니라면 필자는 대다수 사람들이 삼성의 주력 모델보다 애플의 저가형 휴대폰을 더 선호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삼성조차도 눈에 보이는 베젤을 가진 2019년 주력 모델이 여전히 아름다움을 갤럭시 S10e에서 증명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최고의 안드로이드 폰은 대개 가장 부서지기 쉽고 가장 불편한 휴대폰이었다.  
 

구글의 구원 

그래서 픽셀 4가 2019년의 가장 매력적인 휴대폰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주 구글은 이 출시가 임박한 휴대폰의 최고급 기능 가운데 하나를 선보였다. 이는 노트 10에서보다 약간 더 많은 베젤을 필요로 한다. 안정적인 안면 인식 생체 측정에 더해 픽셀 4는 휴대폰을 제어하는 새로운 방식 역시 포함할 것이다. 

구글은 이를 모션 센스(Motion Sense)라고 부른다. 일련의 카메라, 센서, 레이더를 이용해 휴대폰 디스플레이를 터치할 필요 없이 노래를 건너 뛰고 알람을 정지시키는 등의 일반적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실제로 시험해보기 전까지 어떻다고 말할 수 없는 종류의 기능이긴 하다. 그러나 이것만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구글은 외형이 아닌 기능 위주로 휴대폰을 설계하는 유일한 안드로이드 폰 메이커라는 것이다. 
 
구글은 픽셀 4의 상단 베젤 안에 카메라와 센서를 넣었다. ⓒ GOOGLE

필자는 픽셀의 디자인을 공격하는 기사를 여러 차례 썼다. 그러나 이제는 구글이 차별화된 게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픽셀 3a의 출시에 이어 픽셀 4에서 우리가 알게 된 것은 두터운 베젤의 실용적 디자인은 결함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분별 있는 결정이다. 픽셀 4는 아름다움이 결여되어 있지만 올해 최고로 진화된 휴대폰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작은 베젤을 위해 혁신, 배터리 수명, 기능성, 허약성을 기꺼이 희생할 것인지 여론조사를 해보라. 필자는 거의 100%의 사람이 2밀리미터 베젤을 기쁘게 선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구글의 유행을 거스르는 행보가 진정한 아름다움은 얇은 베젤이 아니라 실용성임을 나머지 스마트폰 세계에 일깨워줄 것인지 관전하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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