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C에 따르면, 스토리지 용량에 대한 전반적 수요가 매년 약 60%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리서치 회사인 엔터프라이즈 스트레터지 그룹(Enterprise Strategy Group)은 연간 데이터 증가율이 30%에서 60% 사이라고 밝혔다.
ESG의 로렌 화이트하우스 분석가는 “조직들은 이 모든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경기둔화로 내년도 IT 예산은 동결되거나 삭감된 반면, 데이터의 증가세는 크게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난관에 봉착한 조직들은 새로 증가하는 정보들로 인해 데이터 센터 내의 기존 정보들을 이전해야 할 일이 없길 바라고 있다고 분석가들은 전했다. IDC의 분석가인 릭 빌라스는 “내년에는 더 많은 기업들이 효율성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여타 IT 리소스뿐만 아니라 스토리지 용량의 활용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것.
일루미네이타(Illuminata)의 분석가 존 웹스터에 따르면, 기업들의 이 같은 노력은 스토리지 가상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끔씩 서버 가상화와 함께 언급되기도 하는 스토리지 가상화는 금년 중 가장 주목 받은 기술 중에 하나였다. 그는 스토리지 공급 업체들이 더욱 많은 가상화 제품들을 내놓고 있으며 동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웹스터는 관리자들로 하여금 신규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궁극적인 필요 용량을 계산해야 할 필요 없이 스토리지 용량을 할당할 수 있도록 하는 씬 프로비져닝 등과 같은 가상화 성능들이 리소스의 활용도를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같은 이론적 리소스와 물리적 리소스의 단절 추세와 더불어 수 건의 스토리지 공급 업체간 인수합병이 이루어져 스토리지 업계의 또 다른 추세를 짐작케 했다.
1. 브로케이드-파운드리(Brocade-Foundry)
12월 19일,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과 파운드리 네트웍스는 100여 년 만의 최대 최대의 금융 및 신용시장 위기의 영향이 본격화 되기 이전인 지난 7월에 발표했던 인수합병 작업을 최종 완료했다. 현재 가치로 26억 달러에 달하는 이번 합병은 향후 SAN(Storage Area Network)와 LAN 기술간의 합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SAN 제조업체들은 오랫동안 패킷의 드롭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고안된 특수 네트워킹 기술인 파이버 채널(Fibre Channel)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나머지 기업 네트워크들은 대부분 파이버 채널보다 저렴하고 속도도 빨라진 이더넷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파이버 채널과 이더넷 모두를 유지하는 것은 스토리지 장비에 더욱 많은 어댑터를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IT 부서의 업무량도 가중시키게 된다. 현재 이 두 가지 타입의 네트워크는 스토리지 네트워크로서의 이더넷의 안정성을 더해줄 수 있는 FCOE(Fibre Channel Over Ethernet) 표준 하에서 점진적으로 통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추후 이더넷은 데이터 센터 전반에 걸쳐 선택 가능한 네트워크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속도도 지속적으로 빨라질 수 있게 된다.
인수합병을 통한 제품 통합을 고려했던 기업이 비단 브로케이드뿐만은 아니었다. 브로케이드-파운드리의 주요 경쟁사가 될 시스코 역시 지난 4월 누오바 시스템(Nuova Systems)를 인수하는 동시에 데이터 센터 전체를 연결하도록 고안된 라우팅 스위치 제품군인 ‘넥서스 7000’을 발표했다. 시스코가 역대 최고의 핵심 제품군들 중 하나로 밀고 있는 넥서스 7000은 최대 1초당 15테라비트의 스위칭을 지원하며 NX OS라는 이름의 가상화된 버전의 IOS를 채택하고 있다. 브로케이드-파운드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넥서스 제품군 역시 기업의 스토리지 및 컴퓨팅 리소스 가상화에 기여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네트워킹과 관리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EMC와 넷앱(NetApp) 또한 올해 PCOE 제품들을 출시한 바 있으나, 2010년 이전까지는 동 프로토콜의 사용이 크게 확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2. IBM-딜리전트(IBM-Diligent)
IBM은 지난 4월 대형 기업 스토리지 시스템을 위한 데이터 중복 방지(de-duplication) 기술 전문 기업인 딜리전트 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비록 IBM이 정확한 인수 가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451그룹에 따르면 내년까지 1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터 중복 제거 시장에 있어서 큰 사건이었다.
중복 방지 시스템은 스토리지 시스템 내의 동일한 비트의 데이터가 발견되면 이를 중복으로 인식, 제거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 문서와 거의 동일한 문서들이 여러 개 저장되어 있다면 하나의 문서 그리고 다른 파일들과 구별되는 차이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삭제되게 된다.
IBM의 딜리전트 인수는 올해 중복 방지 열풍의 포문을 연 셈이 되었다. 6월에는 HP가 중소 기업들을 위한 중복 방지 시스템 스위트를 선보였으며 기존의 스토리지웍스 백업 제품군에도 일부 기능들을 첨가했다. 이어 11월에는EMC, 퀀텀, 델이 데이터 중복 방지 제품에 공동의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델은 내년 중 본격적으로 중복 방지 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이달 중 EMC와의 전략적 제휴를 2013년까지 연장한 바 있는 델은 이미 EMC 제품들의 주요 재판매 업체이기도 하다.
ESG의 화이트하우스는 데이터 중복 방지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스토리지 용량을 최대 2/3까지 줄여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데이터 중복 방지 기술은 이전부터 사용 가능했으나 올해부터는 많은 기업들이 이를 스토리지 어레이에 통합시키거나 어플라이언스 내에 포함시켜 판매하는 등 턴키(turnkey) 솔루션 형태로 동 기술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또한 데이터 중복 방지 기술을 적어도 일정 기간 보존 대상인 자료들에 한해서라도 신뢰할 수 있는 기술로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화이트하우스는 “만약 데이터 블록 전체를 삭제하여 해당 데이터의 가치가 손상되어 버렸는데 이를 복구해야만 한다면, 어떤 기업들에게는 그야말로 끔찍한 일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화이트하우스는 아직까지 대다수의 기업들이 데이터 중복 방지 기술을 서브 스토리지(secondary storage)나 일정 기간 보존 대상 정보들에 대해서만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 단계는 애플리케이션들이 실시간으로 사용하는 데이터인 메인 스토리지(primary storage)에도 데이터 중복 방지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될 것이다. 화이트하우스는 내년에는 메인 스토리지에도 데이터 중복 방지 기술을 도입할 정도로 이에 대한 사용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7월, 넷앱은 기존의 V-Series 스토리지 가상화 제품들을 한층 더 강화시켜 EMC, 히타치, HP 등 써드파티의 메인 스토리지 시스템에서도 데이터 중복 방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3. EMC-파이(Pi)
지난 2월말, 대표적 기업 스토리지 제조업체인 EMC가 파이에 대한 인수합병을 발표했다. 파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시스템 내에 또는 저장된 혹은 온라인 상의 개인 정보를 지속적으로 추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 및 온라인 서비스 제공업체이다. EMC의 지난해 온라인 백업 제공업체 모지(Mozy)의 인수에 이은 파이 인수는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또는 기업의 데이터를 써드파티의 하드 드라이브에 맡기고 인터넷을 통해 이에 접속하는 것은 자체적 데이터 센터나 홈 네트워크에 모든 데이터를 저장해두는 것에 비해 비용 면에서 더욱 경제적일 수 있다. 일루미네이터의 웹스터에 따르면, 동 기술은 클라우드 기반의 애플리케이션과 병용될 수 있겠으나, 데이터의 압축이나 손상 복구를 위해서도 사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대부분의 경우 데이터가 백업될 때 클라우드 서비스가 목적지로 선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정보가 클라우드로만 전송되거나 클라우드와 전용 테잎 백업 시스템으로 동시에 전송될 수 있다는 것.
웹스터는 내년에는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더욱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 매월마다 추가 용량에 대해 지불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될 경우 동 비용이 IT 부서의 자본예산 항목에서 경제적 여건이 어려울 때 상대적으로 조달이 쉬운 운영예산 항목으로 이동하게 되기 때문. 또한, 아무것도 구입하거나 설치해야 할 필요가 없어 상대적으로 절차가 빠르다는 강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웹스터는 내년중 이와 관련하여 관리 서비스 역시 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들은 스토리지 시스템을 조직 내에서 유지하는 한편, 브로케이드나 IBM같은 공급 업체들에게 비용을 지불하여 이들로 하여금 원격으로 시스템을 관리토록 할 수 있다. 공급 업체는 고객의 네트워크에서 어플라이언스를 변동사항을 모니터하고 필요 시 이에 대응할 수 있다. 그는 만약 IT 직원 수를 삭감해야 한다면 이 방법을 통해 기업의 여타 부서들에게 변함없는 수준의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tephen_lawson@id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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