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

거대기업 오라클과 SAP, “민첩성 잃었는가?”

Thomas Wailgum | CIO 2010.01.19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SAP와 오라클 간의 전쟁은 IT 분야의 가장 뜨거운 경쟁 관계 중 하나가 되었다. 물론 레드삭스와 양키즈 또는 코카콜라와 펩시 간의 경쟁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치열함이나 중요성만큼은 이들에 뒤지지 않는다.

 

현재 이 두 업체는 대형 업체이다. 매출이나 고객, 시장 역량뿐만 아니라 직원 수도 많다. 오라클은 약 8만 3,366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SAP는 인사말 정도는 독일어로 할 수 있는 직원이 4만 7,804명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필자는 한 가지 의문 사항이 생겼다. 특히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여전히 국제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신규 고객 확보와 추가 라이선스 판매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이 거대한 업체들이, 다양한 사업군과 오래된 제품 포트폴리오, 기득권을 가진 내부 인력 간의 경쟁, 그리고 진정한 변화에 대한 타고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이 업체들이, 어느 시점에서 현재는 물론 미래의 고객에게 봉사하려는 업계 전반의 노력에 합류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SAP와 오라클은 이 새로운 시대, 즉 지속적인 변화와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의 등장, 가격 체계의 격변, 혁신 우선의 비즈니스 전략 시대에 경쟁하기에는 너무 덩치가 크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 두 업체가 상당히 비대해 졌으며, 시장의 복잡성이 이들 업체의 의사결정과 전략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정답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도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SAP이나 오라클 같은 업체가 속으로 곪고 있는 문제들을 처리하고 있으며, 이것만으로도 이들 임원들은 벅차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업체는 제대로 관리하기에 너무 커진 것일까? 이런 질문은 MIT 슬로 매니지먼트 리뷰의 한 기사 제기한 것이다. 물론 SAP와 오라클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이 기사는 상당히 흥미로운 전제를 내세운다.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살아남은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돌아보면, 이들 기업은 실패할 만큼 규모가 컸을 뿐만 아니라 관리하기에도 너무 큰 것이 아니었는가 하는 것이다.

 

대규모 조직 내부의 복잡성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스스로를 드러내는데, 저자인 줄리안 버킨쇼와 수잔 헤이우드는 이를 “제대로 동작하지 못하는 경영 관리, 위기관리 실패, 과도한 내부 규제, 관료주의 장벽, 시장 수요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 능력 부재” 등으로 정리했다.

 

결론적으로 버킨쇼와 헤이우드가 주장하는 바는 “일부 기업은 효율적으로 운영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는 것이다.

 

물론 오늘날 대규모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은 매우 복잡하며 때론 사나운 짐승처럼 통제가 안될 때도 있다. 오라클의 경우에는 주체할 수 없는 인수 욕심이 오라클의 생태계에 새로운 비즈니스와 제품, 새로운 전략, 새로운 직원 등을 지속적으로 추가하면서 복잡성이 날로 높아지는 상태인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가까운 미래에 “대규모 복합 기업 오라클”이라는 수식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더해 “관리하기에 너무 큰 규모”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소는 새로운 SaaS와 클라우드 컴퓨팅 모델에 대한 이들 업체의 대응을 살펴보는 것이다

 

SAP가 자사의 온디맨드 소프트웨어 스위트인 비즈니스 바이디자인(Business ByDesign)과 관련해 과도한 약속을 하고 제때 발표하지 못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 잘못된 조직 관리의 부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오라클의 차세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인 퓨전 애플리케이션 스위트의 더딘 진척에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복잡성이란 것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 버킨쇼와 헤이우드는 “다양한 사업부와 국제 규모의 운영이 가치를 갖는 경우도 있다. 복잡한 관리 구조는 인수 합병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며, 성공적인 사업 계획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복잡성은 역기능만을 가지고 있으며, 결국은 엄청난 경영상의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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