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저 / 윈도우

MS의 야심작 엣지 브라우저가 '엣지'를 놓친 이유

Ed Tittle | CIO 2016.09.08
2014년 10월, 윈도우 10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기본 웹 브라우저 엣지가 출시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엣지가 30년 역사를 가진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자리를 이을 것이라며 홍보했다. 그러나 새 브라우저 도입률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사기관 넷마크트쉐어(NetMarktShare)에 따르면, 윈도우 10의 데스크톱 점유율은 16%이지만, 엣지 점유율은 3.07%에 불과하다. 윈도우 10 사용자 중 20%만 엣지로 웹을 탐색하고 있다는 의미다.

엣지가 경쟁력을 얻으려면?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홈페이지는 가이드 투어와 광고 문구를 통해, 엣지가 가장 빠르고, 안전하고, 대부분의 표준을 지원하고, 가장 '쿨'하게 웹 탐색을 즐길 수 있는 브라우저라고 홍보한다. 이유로는 비디오 스트리밍에 소모되는 배터리 사용 시간을 크게 개선했다는 점, 코타나와 연동된 기능, 주소 표시줄의 검색 기능 등을 강조하고 있다. 또, 엣지 창에 열려 있는 탭 위로 마우스를 가져가면 해당 웹 페이지를 미리보기 할 수 있다. 윈도우 10 작업 표시줄의 애플리케이션 아이콘에 마우스를 가져갔을 때처럼 썸네일이 표시된다. 페이지에 메모를 기록해 다른 사람과 공유하거나, 원노트에 저장할 수 있다. 태블릿 화면에 최적화된 전체 화면 모드로 태블릿 친화적 기능도 지원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웹 브라우징에서 지향하는 새로운 방향을 엣지가 대변한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마찬가지로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디자인과 분위기를 탈피한 브라우저라는 주장을 반박하기도 어렵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데스크톱 점유율이 엣지(7월 31일 기준 30%)보다 약 10배가 많고 선두 주자인 구글 크롬의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 점을 감안하면, 엣지의 브라우저 시장 점령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금까지는 사용자들이 엣지의 기능과 특징, 성능에 크게 만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럴 만한 이유도 어느 정도 존재한다.

엣지 배터리 성능의 실상에 대한 논란
마이크소프트는 엣지 공식 홈페이지에 흥미로운 차트 한 개를 공유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파이어폭스 및 크롬보다 HD 영상을 각각 43%, 70% 더 오래 재생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차트다.

그러나 2016년 6월 27일 PCWorld가 진행한 테스트는 조금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벤치마크 테스트 담당자 고든 마 웅은 장시간, 그리고 여러 웹 활동에서 발생하는 변수를 없앨 수 있도록 설계된 EMBC 브라우징 벤치를 통한 테스트 결과, 엣지의 배터리 사용 시간이 가장 길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엣지는 385분, 두 번째인 크롬은 355분 지속했다. 다시 말해 두 브라우저의 절전 성능 차이가 70%까지 나지는 않는다. 또, 다음 차트에서 알 수 있듯 뒤를 잇는 오페라(352분), 파이어폭스(338분), 인터넷 익스플로러(335분)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약간의 플래시 콘텐츠가 포함된 가벼운 웹 탐색 활동을 했을 때, 마이크로소프트의 두 브라우저가 최고점과 최저점을 각각 기록했다.

고든 마 웅은 기사에서 웹 브라우저 동작 테스트가 매우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테스트의 대상이 되는 콘텐츠 소스와 상호작용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테스트 결과가 부정확하거나 잘못됐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엣지는 가장 좋은 결과, 다른 브라우저는 그렇지 못한 결과가 나오도록 테스트를 구성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폴 터로트는 '엣지 브라우저의 배터리 사용 시간을 강조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윈도우 10 1주년 업데이트에서 개선된 엣지 배터리 사용 시간'이라는 기사에서 엣지가 전력 효율성이 높은 브라우저이고, 갈수록 성능이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페라 브라우저 개발에 관여한 개발자들은 이러한 주장에 비판적이다. 이들은 '오버 더 엣지(Over the edge)?'라는 블로그에서 오페라 v39 브라우저(광고 차단 도구가 기본 탑재된)의 사용 시간이 엣지와 크롬 v51보다 각각 22% 및 35% 더 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누구도 측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과연 사용자가 브라우저의 배터리 사용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는가’라는 항목이다.

아직 한참 부족한 엣지 확장 프로그램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은 브라우저의 동작을 맞춤 설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엣지 브라우저 최초 버전은 어도비 플래시, asm.js(웹 애플리케이션 지원용 중간 언어), PDF 리더를 기본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달리 BHO(Browser Helper Objects)나 액티브 X 컨트롤을 지원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2016년 3월, 인사이더 프리뷰 릴리즈부터 서드파티 확장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8월 2일 공개된 윈도우 10 애니버셔리 업데이트에서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확장 프로그램 기능이 공식적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16년 8월 중순을 기준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엣지 확장 프로그램은 정확히 13종이다. 확장 프로그램 목록을 알파벳 순으로 정리했다.

• 애드블록(Adblock)
• 애드블록 플러스(Adblock Plus)
• 아마존 어시스턴트(Amazon Assistant)
• 에버노트 웹 클리퍼(Evernote Web Clipper)
• 라스트패스(LastPass: Free Password Manager)
• 마우스 제스처(Mouse Gestures)
• 오피스 온라인(Office Online)
• 원노트 웹 클리퍼(OneNote Web Clipper)
• 페이지 애널라이저(Page Analyzer)
• 핀터레스트(Pinterest Save Button)
• 레딧(Reddit Enhancement Suite)
• 포켓(Save to Pocket)
• 엣지용 번역기(Translator for Microsoft Edge)

이 13개 중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확장 프로그램이 5개를 차지한다. 크롬 웹 스토어의 경우 확장 프로그램의 수가 수백 개에 달한다. 범주 별로 중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크롬 확장 프로그램 개수는 다음과 같다.

범주별로 분류한 크롬 확장 프로그램 개수

중복이 많다고 해도, 마이크로소프트가 극복해야 할 격차, 개발자를 설득해 극복해야 할 격차가 아주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주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도 모른다.

엣지의 또 다른 문제점
마이크로소프트는 엣지가 표준을 준수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HTML5테스트 결과를 확인하고자 했다(사용자들도 원한다면 지금 당장 직접 테스트를 할 수 있다). 27개 카테고리 아래 283개 항목으로 구성된 HTML5 컴플라이언스 및 지원 테스트에서 만점은 555점이다. 크롬이 492점으로 가장 점수가 높다. 파이어폭스는 461점, 엣지는 460점을 기록했다. 사파리는 370점에 불과하다. 이번 테스트에는 오페라를 포함하지 않았다. 오페라의 최근 테스트 점수는 489점으로 크롬과 파이어폭스 사이인 2위에 위치한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312점으로 아주 낮다.

테스트 결과는 엣지가 웹 표준을 충실히 지원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장 앞서 있는 것은 아니다. 1994년부터 HTML과 웹 개발 기술을 개발한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브라우저 표준을 한 단계 발전시켰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미래의 '엣지', 미래의 경쟁력
출시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엣지는 여전히 계속 발전하고 있는 '미완성품'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엣지를 매일 유용하게 사용하기란 쉽지 않고 꽤 번거롭다. 이런 경험은 비단 필자만 겪는 것이 아니다. 윈도우 10 관련 사용자 커뮤니티인 텐포럼닷컴(TenForums.com)의 이메일∙브라우저 포럼을 방문하면, 수많은 사용자가 엣지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사용 편의성 측면의 불만이 크다. 필자는 엣지에 적응하기 위해서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지만, 고백하건대 지금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브라우저는 크롬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브라우저 환경을 이용해야 하거나 엣지에 최적화된 마이크소프트 웹 페이지를 방문하는 경우에도 엣지가 아닌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엣지의 확장 프로그램 생태계가 풍요롭게 발전하도록 개발자를 유치할 수 있을까? HTML5같은 웹 표준 지원 역량을 개선할 수 있을까?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가 있는 쟁점이다. 만약 이런 목표를 달성한다면 시장 점유율은 자연스럽게 급상승할 것이다. 그러나 실패할 경우에는 과연 어떻게 될까?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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