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화 인터넷의 빛과 어둠 “필터 버블”을 깨트리는 방법

Mike Elgan | Computerworld 2011.05.11

지금 자신이 인터넷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사용자는 자신만의 인터넷을 보고 있다. 현재 보고 있는 온라인 세상은 바로 자신만이 볼 수 있는 세상이다.

 

구글 검색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사용자가 보고 있는 온라인 세상은 바로 사용자의 정보를 모으고, 사용자가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세계의 맞춤형 버전을 제공하는 이들 업체들이 보여주는 세상이다. 업체들은 사용자가 관심 없을 것이라 판단되는 세상을 감추거나 덜 강조한다.

 

지난 2년간, 세계 최대의 문지기 사이트들은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알아내고 이를 제공해주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최근 발간된 '필터 버블 : 인터넷이 당신으로부터 숨기는 것(The Filter Bubble: What the Internet is Hiding From you)'이라는 책을 보면 문제점을 알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이 책은 정교한 개인화 엔진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온다고 말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사용자를 바보 취급하고 새로운 생각에 대한 노출을 감소시키며, 궁극적으로는 세상과 단절된 사회로 우리를 인도하게 된다고 말한다. 개인화된 인터넷은 마케터나 선전원에게는 호의적일지 몰라도, 새로운 생각을 소개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장애물로 작용한다.

 

이런 인터넷이 우리를 점점 독재자와 우물 안 개구리로 바꾸어 간다. 사담 후세인이나 제니퍼 로페즈의 수행원들처럼 인터넷은 우리가 듣고 싶은 것을 말하고 보고 싶은 것을 보여주며 모든 것을 쉽게 처리하여 우리를 무력하게 만든다.

 

오는 5월 16일 출간되는 이 책의 저자는 MoveOn.org 위원회의 회장 엘리 프레이저이다. MoveOn은 자유 공개정책 그룹이며, 프레이저의 주된 관심사는 정치 분야다. 하지만 "필터 버블"의 개념은 관심사에 상관없이 사용자 모두에게 영향을 끼친다. 이 책이 출간되고 나면 그 개념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듣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는 어떻게 개인화가 이루어지며, 사용자가 이를 원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거품을 터뜨리고 정형화에 기반해 사용자의 인터넷을 검열하는 시스템을 거부하는 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자신만의 구글 검색

구글 검색의 "비법 양념"은 공동 설립자 래리 페이지의 이름을 따서 지은 페이지랭크(PageRank)라 불리는 알고리즘이다. 하지만 2009년 12월 4일 구글은 사용자의 개인적 속성에 따라 검색 결과를 조절하는 추가적인 알고리즘을 발표했다.

 

프레이저에 따르면 구글은 검색 결과를 조정하기 위해 57개의 "신호"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는 사용자가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구글은 이런 신호의 개수를 확인해 주지 않았다.

 

이런 "신호"에는 사용자의 위치, 과거에 클릭했던 것, 친구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구글은 사용자의 브라우저와 디바이스 타입, (사용자가 검색을 하는 장소에 기반하여) 얼마나 검색을 하는지, 검색결과를 얻고 첫 클릭을 시도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는지 등 많은 것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이런 데이터를 토대로 구글은 사용자의 검색 결과를 어떻게 분류할지 결정한다. (구글의 대변인은 구글이 링크들의 우선순위를 매기기보다는 이를 숨긴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필터"라는 용어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여기 재미있는 실험 한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구글에서 아무것이나 검색을 하고 한두 명의 친구들에게 같은 것을 검색하게 한다. 결과가 어떻게 다른지 보이는가? 많은 링크들이 동일하다. 하지만 그 순서가 다르고 한 방향 또는 다른 방향으로 미묘하게 "왜곡"되었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점점 더 많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함에 따라 우리의 정확한 위치, 우리가 있었던 곳, 우리가 들어간 상점과 식당, 우리가 만난 사람, 심지어는 전혀 관련성 없는 우리의 활동까지도 고려해서 우리가 보고 못보는 것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이 이루어진다. 실제적으로 구글이 약속한 검색기능 향상에는 더 많고 더 깊은 개인화가 수반된다.

 

구글의 에릭 슈미츠는 "개인 표적화의 힘, 그 기술은 너무 뛰어나서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맞지 않다고 판단되는 것들을 보거나 소비하기가 매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구글은 명백히 사용자의 관심에 대한 자사의 능력에 책임을 지려 노력하고 있다. 한 대변인은 구글이 "사람들이 결과 페이지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사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관심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대상으로 삼을 뿐 아니라 의도적으로 그러한 관심 밖의 링크를 검색 결과에 끼워 넣는다.

 

페이스북의 반사회적 필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페이스북의 책임이 덜하다. 이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업체는 엣지랭크(EdgeRank)라 불리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용자의 "뉴스 피드(News Feed)"에 무엇을 보여줄지 결정한다. (페이스북은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좋아요(Like)"를 클릭하거나 댓글을 달고 의견을 공유하는 등 사용자가 페이스북 상에서 행하는 일련의 행위를 페이스북에서 내부적으로 "엣지(Edge)"라고 부른다. 각 엣지는 비밀기준에 따라 서로 다른 가중치를 부여 받는다.

 

사용자가 알아야 할 것은 충분한 "엣지"를 갖지 못한 관계나 콘텐츠는 소멸된다는 사실이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고 충분한 엣지 포인트를 얻지 못하는 콘텐츠를 차단한다.

 

예를 들어, 많은 페이스북 친구들은 서로의 상태 업데이트(Status Update)를 읽는 방식으로 관계를 유지한다. 오래된 친구나 동료가 새로운 직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등의 개인적인 목표달성 이야기를 공유하며, 어머니의 날(Mother's Day)에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자랑한다. 친구가 이런 글을 게재하고 사용자는 이것을 읽는다. 사용자는 여기서 상대방과의 연대감을 느낀다.

 

하지만 사용자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페이스북은 이런 관계를 끊을 수 있다. 공개되지 않은 기준을 이용해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그 사람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암암리에 친구의 글을 더 이상 전달하지 않게 된다. 친구는 사용자가 아직도 자신의 업데이트를 읽는다고 생각할 것이고, 사용자는 친구가 더 이상 글을 게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글을 클릭하지 않거나 댓글을 달지 않는 친구는 더 이상 사용자의 상태 업데이트를 받지 않게 될 것이다. 500명의 친구를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중 100명만 글을 전달받게 될지도 모른다. 사용자는 누가 자신의 글을 보는지 안 보는지 알 방법이 없다.

 

페이스북은 콘텐츠도 걸러낸다. 엣지랭크는 사용자의 친구 중 몇 명이나 콘텐츠에 대한 링크에 댓글을 다는지 파악하고, 이 기준을 "탑 스토리즈(Top Stories)"로 설정된 사용자의 뉴스피드 기본보기에 적용한다.

 

기술적인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 이것에 대해 질문하면, 자기 친구들의 활동이 페이스북에서 보거나 보지 못하는 콘텐츠를 결정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모두가 이런 것을 하는 이유

구글과 페이스북만이 보이지 않는 가정과 은밀한 정형화에 기반해 온라인으로 보는 것을 다듬고 걸러내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판도라(Pandora)등 수많은 업체들이 "추천(Recommendations)" 또는 개인화 알고리즘에 기반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그리고 개인화는 하나의 거대한 사업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스트랜즈(Strands)같은 업체는 자사의 개인화 엔진을 다른 업체에 라이선싱(Licensing)한다. 스트랜즈의 고객들로는 주요 은행, 쿠폰 및 할인 서비스, 소매점, 음악 사이트, 광고 기업 등이 있다.

 

인터넷 전체가 빠른 속도로 개인화되어 가고 있다. 모두가 다른 사람들은 공유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세상을 보게 될 때, 그 누구도 어떤 종류의 인터넷(어떤 종류의 세상)이 펼쳐질지 감히 예상하지 못한다.

 

업체들은 개인화가 사용자를 만족시키기 때문에 개인화를 공격적으로 추구한다. 개인화는 기존의 믿음과 편견을 입증한다. 프레이저는 "세상의 정보가 우리의 생각에 일치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 쉬우며, 그 자체로도 유쾌한 일이다"라며, "우리의 생각과 다른 정보에 대해 새로운 방법으로 생각하고 우리의 가정에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프레이저에 따르면 개인화는 "정체성의 올가미(Identity Loop)"을 형성할 수 있다고 한다. 일시적인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링크를 클릭한다면, 알고리즘은 훗날 그런 링크를 더 선호하게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링크가 많을수록 더 많이 클릭하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스스로의 활동을 모니터하고 특히 관심 있어 한다고 결론 내릴지도 모른다. 개인화는 개인의 관심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화는 개인의 관심을 형성한다.

 

그리고 활동에 기반한 개인화는 하찮은 오락거리와 광고에 호의적이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일시적인 현실도피를 위해 아무 생각 없이 클릭한다. 하지만 우리가 중요한 정보 대신에 그런 콘텐츠를 선호하도록 인터넷을 훈련시킨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궁극적으로 개인화는 마케팅에 이상적이다. 우리는 쇼핑을 할 때 완벽한 적합성을 원한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소셜 로코(Social-Loco) 컨퍼런스에서 한 벤처 투자가는 "사용자가 상점으로 걸어 들어가면, 자신에게 맞는 크기의 신발과 옷만 고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세계의 구글과 페이스북은 광고 업체들이다. 그들의 고객은 사용자가 아니라 광고주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고객은 개인화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고객과 판매의 수익을 잇는 최단노선이기 때문이다.

 

물론, 콘텐츠의 대부분의 출처는 "편향"되어 있다. 예를 들어, 지금 보고 있는 사이트도 말하자면, 라틴 음악보다 기술 관련 콘텐츠에 호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 차이점은 온라인 개인화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무엇이 걸러지지는 왜 걸러지는지 알지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을 콘텐츠가 걸러지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인식하지 못한다.

 

필터 버블을 터뜨리는 법

인터넷이 보이지 않는 특정 정형화에 의해 걸러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여기 그 버블을 터뜨리는 방법이 있다. 이것은 필자의 방법과 신간 '필터 버블'에 소개된 방법을 조합한 것이다.

 

- 개인화 엔진이 사용자들을 분류하기 힘들도록 의도적으로 링크들을 클릭하라. 스스로 정형화하기 힘들도록 만들라.

- 가끔 브라우저 히스토리와 쿠키를 제거하라.

- 나중에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은 콘텐츠를 찾아볼 때는 "익명"의 윈도우를 사용하라.

- 페이스북 대신에 트위터를 이용해 뉴스를 보라. (트위터는 개인화를 하지 않는다.)

- 페이스북이 이미 차단한 친구들의 상태 업데이트를 차단 해지하라. 페이스북 뉴스 피드 페이지의 바닥에 있는 "옵션 설정(Edit Options)" 링크를 클릭하라. 그러면 누가 차단되어 있는지 보여주는 대화상자가 보일 것이다. 친구들을 수동으로 숨기거나 나타낼 수 있고 모두를 차단 해지할 수도 있다. 이 대화상자는 오직 친구들로부터 사용자에게 오는 것에만 영향을 끼친다.

- 매주 글을 게재하고 관심 있는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좋아요" 링크를 클릭하고 댓글을 달도록 요청하라. 이런 활동을 통해 추후에 페이스북이 이런 친구들의 댓글을 걸러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필터 버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사용자가 인식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보는 인터넷은 필자가 보는 인터넷과 같지 않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인터넷은 사용자를 이용하고, 입증하고, 도전하지 않고, 이해시키고 교육시키기 위해 최근에 재설계된 것이다.

 

필터 버블은 분명히 현실이다. 하지만 터뜨릴 수 있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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