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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비언트 컴퓨팅 “과장과 실체의 경계”

Mike Elgan | Computerworld 2018.12.18
모두가 앰비언트 컴퓨팅(Ambient Computing)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야기거리도 많다. 하지만 이 때문에 혼란이 온다. 앰비언트 컴퓨팅이 무엇인지, 어떻게 작용하는지, 목적이 무엇인지에 관해 사람들은 저마다 의견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혼란스럽기만 한 개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 GettyImagesBank
 

앰비언트 컴퓨팅: 과장이면서 실제

우선 가장 중요한 점은 앰비언트 컴퓨팅은 기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터넷 컴퓨팅’, ‘무선 컴퓨팅’ 같은 개념은 매우 구체적인 기술, 프로토콜, 표준, 기기를 말한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그렇게 구체적이지 않다. 그러나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방식, 사람들이 일을 처리하는 방식, 그리고 궁극적으로 인간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리킨다. 

실리콘 밸리의 미래 지향적 기업들은 이미 ‘앰비언트’라는 말에 매료되어 있다. 앤디 루빈은 에센셜 스마트폰의 운영체제를 앰비언트 OS라고 명명했다. 물론 에센셜 스마트폰은 성공하지 못했다. 삼성은 자사 스마트홈 운영체제를 프로젝트 앰비언스라고 명명했지만, 그냥 홈오토메인셔을 그럴듯하게 포장한 말일 뿐이다. 

브래드 샘즈의 ‘표면 아래에서(Beneath a Surface)’라는 최근의 책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계획에 관한 것인데, 책에서 샘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용자의 존재를 감지하고 그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전용 앰비언트 컴퓨팅 기기를 개발 중이라고 주장한다.  이 기기는 서피스 제품군에 속할 것이고, 스마트폰 경험에서 신통치 못한 것을 보완하도록 설계될 것이지만, 기기 자체는 스마트폰이 아니다. 소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회의실 컨퍼런스 콜 시스템을 대체할 코타나 기반 스피커를 개발 중인데, 몇몇 사람은 이를 앰비언트 컴퓨팅 디바이스라고 불렀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드러날 일이다. 사실, 앰비언트 컴퓨팅이라는 용어는 1990년대부터 있었다. 그러나 최근까지 정확히 무언가를 특정하기보다는 그냥 막연한 무엇에 불과했다. 우선 앰비언트 컴퓨팅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이야기해보자. 

PC 혁명이 시작될 때, 사람이 컴퓨터를 “운영했다(operated).” 이들은 앉아서 컴퓨팅을 했다. 종종 프로그래밍이었다. 이후 애플리케이션 폭증과 함께, 운영자(operator)는 사용자(users)가 되었다. 사람들은 컴퓨터를 프로그래밍하거나 운영하는 것 외의 용도로 컴퓨터를 사용했다. 예를 들어 수표 책 결산이나 비디오 게임 등이다.  

지금까지의 컴퓨팅 사용은 실제 세계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에서 컴퓨터를 운영하거나 사용하는 쪽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했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이 모두를 변화시킨다. 왜냐하면 컴퓨터를 의식적으로나 의도적으로나 명시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가장 기초적인 앰비언트 디바이스라면 불을 켜거나 문을 열 때 동작 제어를 사용하는 디바이스로, 수십 년 동안 우리 곁에 있었다. 기본적이고 범용적인 이들 디바이스를 통해 앰비언트 컴퓨팅 혁명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다. 

동작 시스템은 인간 행위를 인식하는 전용 센서를 사용한다. 이 센서는 식료품 매장의 문에 도달하거나 방에 들어갈 때 사람의 존재를 인식하고 문이나 조명 등을 활성화한다. 따라서 사람은 문이나 조명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문이나 조명을 ‘사용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이를 무시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원하는 효과는 그냥 발생한다. 

동작 제어 시스템은 주변적인(Ambient) 경향이 있지만, 이들은 대개 컴퓨팅 디바이스가 아니다. 에코(Echo) 같은 스마트 스피커는 대다수 사람이 마주치는 최초의 앰비언트 컴퓨팅 디바이스일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시리 같은 것을 사용하는 것으로부터 아마존 에코 같은 스마트 스피커를 사용하는 쪽으로의 미세한 변화를 생각해보라. 시리는 몇 년 전 가상 비서를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스마트폰에서 시리를 사용하는 것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다. 아마존 에코를 사용하는 것은 ‘방에게 말을 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예를 들면 지능형 온도 조절기이다. 최신 온도조절기는 온도를 어떻게 설정하는지 주목하고, 아울러 시간대와 집에 누가 있는지도 관찰한다. 그리고 AI를 사용해 이에 따라 온도를 조절한다. 궁극적으로 사람은 온도조절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AI가 온도를 조절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사용자가 온도조절기를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이를 조절하는 것이다. 

이제 동작 제어문 및 조명, 스마트 스피커, 스마트 서모스탯의 기본 개념을 확대해보자. 다시 말해, 최첨단 센서, AI, 그리고 이미지 인식, 음성 인식, 머신러닝 등의 기술이다. 
 

기술이 아닌 앰비언트 컴퓨팅의 정의

그렇다면 ‘앰비언트 컴퓨팅’의 정의는 무엇일까? 노트북, 데스크톱, 휴대형 디바이스, 웨어러블 등 광의의 하드웨어 컴퓨팅 플랫폼 용어는 사람이 하드웨어를 사용할 때 하드웨어가 위치하는 장소와 함께 오래 전에 끝이 났다.  앰비언트(Ambient)는 ‘공중의(in the air)”이라는 의미이다. 기기의 위치가 덜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앰비언트 컴퓨팅에 의해 사용자는 이를 사용하기 위해 이에 대해 어떤 것도 알 필요가 없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음성이나 허공의 제스처 인터페이스, 음성 인식, 사물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웨어러블 컴퓨팅, 자가 건강 측정, 증강 현실, 햅틱 기술, 그리고 무엇보다, 인공 지능 및 머신러닝의 조합 내지 진화에 다름 아니다. 이들 기술을 총망라해 놓은 듯하다. 

그러나 앰비언트 컴퓨팅은 사용자가 얻는 효과를 정의하는 것이다. 앰비언트 컴퓨팅을 주변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은 사용자가 ‘사용자’로써 행동하기 위해 활동이나 생각을 명시적으로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그냥 그곳에 있으면서 사람의 삶에서 사람을 안내하고 이끄는 것이다. 앰비언트 컴퓨팅 디바이스는 백그라운드에서 보이지 않게 작용한다. 사용자를 식별하고 모니터하고 말을 듣고, 요구와 습관에 반응한다.

따라서, 앰비언트 컴퓨팅의 적절한 정의라면 ‘사용자의 실질적 참여 없이 백그라운드에서 일어나는 컴퓨팅’이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별개의 기술군이 아니라, 컴퓨터와 인터넷을 실질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이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모든 기술을 말한다.  

20년이 지나면, 디바이스를 들어올리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이를 사용하는 것이 기이해 보이는 시대가 될 것이다. 모든 컴퓨팅이 앰비언트가 될 것이다. 언제나 우리 곁에 있으면서 우리에게 속삭이고, 처방 받은 안경과 자동차 유리창을 통해 현실을 증강하고, 우리의 감정과 욕망을 인지하고, 우리가 비즈니스 목적을 달성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백그라운드에서 작용할 것이다. 

컴퓨터를 실제로 사용하는 것으로부터 갈수록 백그라운드에서 작용하는 컴퓨팅 자원 쪽으로의 매우 흥미로운 여정이 모두에게 펼쳐질 것이다. 

필자가 예측한다면, ‘앰비언트 컴퓨팅’이라는 말이 넘쳐날 것이고 사람들은 이에 압도될 것이다. 아마 가장 과도하게 쓰이고 혹사되는 마케팅 유행어의 하나가 될 것이다. 앞으로 1~2년 후 모든 종류의 IT 제품, 비즈니스 서비스, 통합 서비스에 ‘앰비언트 컴퓨팅’이란 말이 붙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 용어는 단순히 과장에 불과할 수 있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대단한 것이기도 하고(지능형 머신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영원히 변화시킬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이기도 하다(컴퓨팅이 시작된 이후 존재했던 사용이자 인터페이스의 진화의 연장선에 불과한 것이다. 즉 기계는 우리를 이해하고 돕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고, 우리는 이를 사용하기 위해 덜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앰비언트 컴퓨팅에 대해 기대해도 좋다. 그러나 허황된 말은 경계하자.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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